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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28. 2021

[21-02-04] 주간제이팝

시샤모, 니쥬, 야마, 바운디 등

[Single]


시샤모(SHISHAMO) ‘君の目も鼻も口も顎も眉も寝ても覚めても超素敵!!!’

제목 무엇… 이라는 첫인상이 들게끔 했던 밴드의 신곡으로, 미야자키 아사코의 보컬 역량이 나날이 발전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노래다. 키보드 만으로 시작하는 인트로와 슬로우 템포로 마무리 짓는 아웃트로의 변칙적인 구성을 제외하면, 시샤모 특유의 일상성이 느껴지는 가벼우면서도 상쾌한 익숙함이 주된 감상평이 될 것이다. 그래도 언제 들어도 봄 날씨와 같은 경쾌함을 꾸준히 가져다 주는 팀이 또 어디 있으랴. ‘꾸준함’이라고 하면 누구에게도 지지않을 밴드의 공력이 느껴질 것이다. 


공식이 아직 뜨지를 않았네요 ;;

니쥬(NiziU) ‘Poppin’ Shakin’

비교적 트와이스의 컨셉트를 이어받고 있는 팀의 캐릭터인 만큼, 신곡 또한 그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이미지를 기반으로, 트와이스의 ‘Dance the night away’가 떠오르는 리듬과 악기 구조가 익숙하게 다가온다. 대중적인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히트는 예정된 수순이겠으나, 약간 심심하게 들리는 멤버들의 가창과 랩은 전작인 ‘make you happy’나 ‘Step and a step’에 비해 조금 아쉬운 부분. 


야마(yama) ‘名前のない日々へ’

보컬리스트로서의 장점을 가득 담아낸 우타이테 출신 뮤지션의 신곡. 슬로우 템포이나 정교하게 짜여져 있는 리듬과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하는 풍부한 선율감의 현악세션이 따스한 그의 목소리와 만나 듣는 이의 마음 속 여운을 살포시 남긴다. 예상을 살짝 비껴가는 멜로디 라인의 전개가 특히 흥미로우며. 이미 유튜브 채널 < THE FIRST TAKE >에서의 라이브 영상을 통해 큰 호응을 얻었던 그의 대중적 면모를 더욱 강조하는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오오모리 모토키(大森 元貴) ‘French’

지난주의 예측이 무색하게 본인 명의로 등장. 그의 첫 솔로 싱글은 이전의 밴드 색을 완전히 벗어던진, 전자음악 기반의 몽환적인 사운드가 근간을 이루고 있다. 무언가 원초적이면서 야생적인 리듬의 합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성과 진성, 오버더빙을 통한 코러스 등 자신의 목소리 역시 하나의 악기로서 자유자재로 활용. 작정한 듯 싱어송라이터 오오모리 모토키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 지난주에 내가 들은건 뭐였지? 


바운디(Vaundy) ‘融解sink’

살짜기 레이백이 걸린 듯한 느낌의 느긋한 비트 메이킹과 규칙적으로 따라붙는 심벌의 다이나믹, 여러 음색을 활용한 신시사이저와 여성 코러스를 중간중간 활용해 듣는 이의 몰입도는 높히는 보컬 파트 등. 작년 한 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던 이 싱어송라이터는,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구현한 듣기 좋은 블랙뮤직 튠으로 2021년 역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끝낸 듯한 모습이다. 촘촘하게 짜여진 사운드 구성, 캐치한 송 메이킹 등 좋은 노래의 기본 또한 놓치지 않고 있는, 그의 재기와 역량이 동시에 발현되고 있는 노래. 


오이시 마사요시(オーイシマサヨシ) ‘神或アルゴリズム(feat.りりあ。)

오랫동안 밴드 활동 및 애니메이션/게임 뮤직, 버라이어티 방송 등에서 활약해 온 오이시 마사요시의 신곡으로, 작년 한해 유튜브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어모았던 여성 싱어송라이터 리리아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노래이다. 전반적으로 리드미컬한 커팅 스트로크와 메인 신시사이저 루프로 뼈대를 잡은 레트로 펑크(Funk)로, 소절에 따라 주도하는 악기의 변화, 클라이막스로 인도하는 후주의 기타 솔로잉, 두 사람의 음색을 영리하게 활용한 보컬 프로듀싱 등 전체적인 짜임의 완성도가 굉장히 높다. 언뜻 듣기에 오레사마(ORESAMA)가 떠오르기도 하는,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레트로 댄스 뮤직. 


신세이카맛테쨩(神聖かまってちゃん) ‘僕の戦争’

한때 세카이노오와리와 인디신을 양분하던 팀으로, 혹은 세카이노오와리와 사이가 굉장히 안좋았던 팀으로 알려져 있는, 산전수전 다 겪고 이제는 자신들의 팬 기반을 확실히 다지고 있는 신세이카맛테쨩. 특유의 일그러져 있는 보컬과 특유의 분위기가 서려 있는 기타 사운드가 프론트맨인 노코의 장인정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여기에 덧붙여 대곡 지향의 장대한 구성이 새삼 이들의 역량과 시도를 리스펙하게 만든다. 


오케스트라와 성악을 연상케 하는 요소들이 삽입되어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소절이 전개될때마다 시선을 붙드는 사운드적 장치는 마치 하나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쾌감을 자아낸다. 이전부터 그 음악적 역량만큼은 인정받아왔으나 대중과는 거리가 있는 음악성 및 특유의 기괴한 행보로 인해 원치 않게 과소평가 된 느낌이 있어왔으나, 이번 노래만큼은 평소에 약간 이들에게 거부감이 있던 이들이라도 반드시 들어보기를 권하는 바이다. ‘대중음악’의 개념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 


헨타이신시클럽(変態紳士クラブ) ‘Sorry’

집중해서 듣다보면 뭔가 익숙한 부분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My babe. I love you so much Forever U & I’라는 가사와 멜로디. 노래 속 화자가 연인과 함께 들었던 곡을 회상하며 인용되는 이 구절은, 우리가 익히 들었던 그 프리스타일의 ‘Y(Please tell my why)’의 한 소절인 것. 이 노래가 일본에서 리메이크 된 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새삼스레 익숙한 한국노래가 삽입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던 노래. 블랙뮤직 신에서 주목받고 있는 팀인만큼, 보컬/랩 및 비트 메이킹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며, 다만 이전에 보여주었던 작품들에 비하면 조금 무난하다는 느낌은 조금 아쉽다. 


무카이 다이치(向井 太一) ‘BABY CAKES’

굉장히 다양한 소리들이 다이나믹하게 부딪히는 트렌디한 사운드도 사운드인데, 여기에 끌려감 없이 힘있게 리드하는 보컬의 역량이 ‘원래 이 정도로 잘했나’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프로듀서는 아무로 나미에, 히라이 켄, 산다이메 제이 소울 브라더즈 프롬 엑자일 트라이브 등을 담당하기도 했던 T. Kura로, 아무로 나미에의 < Style > 부터 < PLAY > 앨범을 열심히 들은 이들이라면 그의 이름과 소리의 매무새가 낯설지 만은 않을 것이다. 마냥 유려하고 멜로우한 알앤비 말고, 타격감 있는 리드미컬한 알앤비라던가, 보다 듣는 재미가 강조된 파워풀한 곡을 찾는다면. 


[ALBUM]


코지코지(kojikoji) < PEACHFUL >

여러 아티스트들의 피쳐링을 도맡으며 어느덧 블랙뮤직 신의 섭외 1순위가 되어버린 듯한 코지코지의 두번째 EP. 그의 감미로운 음색을 보조해주는 여러 세련되면서도 대중적인 맞춤 옷들이 스타일별로 구비되어 있는 미니 컬렉션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느긋하게 흐르는 비트 위로 자신의 보컬을 툭 던지는 듯한,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한국어 가사가 귀에 훅 들어오는 ‘TASOGARE’, 레게 조의 그루브 역시 무리 없이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VIBES’, 목소리의 감성적인 측면을 극대화 한 발라드 ‘七色の橋の上で’ 등. 피처링이 아닌 본인 명의의 음악을 통해 보다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는 구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텐트웬티(XIIX) < USELESS >

유니즌 스퀘어 가든의 사이토 코우스케가 2019년부터 발동시킨 스토 유와의 밴드 프로젝트로, 실연 기반의 팝록 중심인 유니즌 스퀘어 가든과 달리 장르나 반주 측면에서 보다 자유로이 자신의 창작열을 반영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두번째 정규작이 되는 본작은 보다 트렌드와의 융합을 고민한 흔적이 여러모로 묻어나는 작품. 트랩과 일렉트로니카가 중간중간 고개를 내미는 하이브리드 트랙 ‘Halloween Knight’, 레트로한 댄스뮤직의 구성을 갖춘 ㅇ려한 느낌의 ‘No More’, 마치 오피셜히게단디즘의 음악을 듣는 듯한 키보드의 풍성한 선율감이 곡 전반을 지배하는 감성이 인상적인 ‘おもちゃの街’ 등 이 두명의 조합 만이 보여주는 새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트랙들로 꽉 차 있어, 유니즌 스퀘어 가든의 팬들도 일부러라도 찾아 들을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움-훔(um-hum) < [2020] >

플레이하자마자 등장하는 그루브, 여기에 이어지는 의외의 여성 보컬이 단숨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탁월한 연주력을 기반으로 재즈, 소울, 얼터너티브 등을 자유자재로 섞어 내는 오사카 출신 4인조 밴드의 첫 미니앨범. ‘Ungra’는 조였다 풀었다 하는 것이 듣는 이로 하여금 연주음악의 쾌감을 맛보게 하는 동시에, 훅이 확실한 후렴구까지 갖추고 있어 대중들과 첫 인사를 하기에 더없이 어울린다. 트렌드를 밴드뮤직에 충실히 이식한 이색적인 크로스오버 ‘芥’ 등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자신들의 색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음악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완수하고 있다. 멤버들의 면면을 보아하니 스타성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한, 금주의 발견. 


에다(edda) < CIRCUS > (뮤비가 아직 ㅠㅠ)

두 번째 트랙 ‘Clone’에서,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그의 음악세계가 여전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엔 “기적을 죽여버린 세계의 이야기”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일에 기반한 여석개의 트랙이 그 이야기를 이어간다. 선 굵은 디스토션이 주된 흐름을 이끌어가는 ‘知らない体温’, 현악과 피아노의 이중주에 실은 혼신의 보컬이 비장함을 극대화하는 ‘Frau.Ebene’, 박자를 복잡하게 가져감과 동시에 레트로한 일렉트로니카를 적극 도입해 신비스러움을 자아내는 ‘kaleidoscope’ 등 전체를 다 듣고 나면 정말 하나의 소설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선사해주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가득 담아낸 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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