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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15. 2021

[21-06-02] 주간제이팝

맨 위드 어 미션,  제니하이, 도쿄지헨 등

구독자 400명 돌파!

누구에게는 조그만 숫자일수 있으나

저에게는 정말 크게 느껴지네요. 

한때는 매주 이렇게 신곡을 소개하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그래도 일단 꾸준히 해나갈 명분은 

조금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게으르기도 하고 본업도 있는지라

아티스트 소개나 칼럼 등의 글들이나,

주간제이팝의 영상화라던가 등등

마음에만 둔 채 

쉽게 실행을 못하고 있는 시기이긴 하네요.

더 많은 일본음악 애호가 분들이

편하게 와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는 

기회와 장소, 콘텐츠 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꾸준히, 좀 느리더라도 조금씩

전진해 나갈 예정이니 천천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분들,

구독하지는 않아도 콘텐츠를 읽어주시는 분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Single]


맨 위드 어 미션(MAN WITH A MISSION) ‘INTO THE DEEP’

적극적인 일렉트로니카와의 도킹에서 ‘Dog Days’의 느낌이 난다 했더니, 이번 작 역시 붐 붐 새틀라이트의 나카노 마사유키가 편곡에 참여. 영화 < 고질라 vs 콩 >의 일본판 주제가인만큼 전반적으로 웅장하면서도 강렬한 곡조를 띄고 있으며, 중간에 잠깐 쉬어가는 타이밍에서 흘러나오는 음산한 피아노 선율이 클라이막스의 전운을 감지케 하는 등 여러모로 고심한 흔적이 묻어나는 신곡이다. 타이트하게 몰아치며 마무리하는 아웃트로의 후련함을 놓치지 말자.


제니하이(ジェニーハイ) ‘華奢なリープ’

게스노키와미오토메의 노래에 브라스를 추가한 듯한 편곡이 우선적으로 귀에 들어오는 가운데, 피처링으로 참전해 나카지마 잇큐와 주거니 받거니 하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 또한 증명하는 챤미나의 퍼포먼스에 주목해야 하는 노래다. 프로젝트가 가동된 지 어느덧 3년, 이제 이벤트성 팀을 완전히 벗어나 그 존재 자체에 의미를 획득해 냈음을 듣는 이들에게 증명하는 트랙으로 서로간의 매력을 층층히 뿜어내는 보컬 뿐 아니라 각 악기간의 밸런스 있는 합주 역시 발군.


윌리웡카 & 브래스트랙스(WILYWNKA & Brasstracks) ‘Our Style’

헨타이신시클럽의 히트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윌리웡카가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의 ‘No Problem’으로 그래미를 거머쥔 프로듀싱 듀오 브래스트랙스와 만나 주조한 트랙으로,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지 1년여 만에 음원화 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본래 브래스트랙스가 2017년에 발표한 ‘Fever’의 반주에 윌리웡카가 랩을 얹은 결과물로, 폭발하는 브라스에 감각적인 래핑이 얹혀져 라이브 시 최적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기도. 트렌드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신들이 잘하는 곳을 집중 공략하는 데 특출이 난 두 아티스트의 훌륭한 콜라보레이션.  


텐더(TENDRE) ‘PARADISE’

9월 메이저 데뷔 앨범을 앞두고 선보이는 신곡은, 보다 경쾌해진 그의 음악적 스텝을 감지할 수 있는 노래다. 마치 다프트 펑크를 듣는 듯한 일렉트로니카-디스코 리듬이 소구력 있게 울려퍼지며, 풍성한 코러스 워크와 함께 유려하게 퍼져 나가는 그의 목소리가 레트로와 트렌드를 각각 한쪽 볼에 머금은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만의 그루브와 필링이 한껏 멋을 뽐내는 정규작의 예고편. 


로라 데이 로맨스(Laura Day Romance) ‘東京の夜‘

신진 밴드 중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팀 중 하나인 로라 데이 로맨스. 팝적인 센스가 뛰어난 송라이팅과 함께 거칠거칠한 기타톤 등 일부러 세세하게 매만지지 않은 듯한 투박한 록 사운드를 고수하는 밴드의 색이 첫인상부터 꽤나 강렬하게 다가왔던 탓일까. 2개월 연속 릴리즈의 두번째 싱글인 이 노래는 시종일관 담담하고도 절실한 소리를 퍼뜨리는 보컬과 저음부를 강조해 보다 무게감 있게 울려퍼지는 연주의 조합이 흔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 작품이기도. 5분여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빼어난 기승전결의 구조가 이 곡을 더욱 빛나게 하는 듯 하다. 


[ALBUM]


후반부의 시퀀스는 누가봐도 보헤미안 랩소디 오마주 ㅎㅎ

도쿄지헨(東京事変) < 音楽 >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년만에 발매되는 밴드의 신보. 솔로 시절부터 시작된 그 제목의 좌우대칭 놀이는 여전하지만, “요요요 마이크체크”라는 가사와 함께 랩을 쏟아내는 첫 곡과의 만남은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한번 쭉 듣고 드는 생각은 기타의 디스토션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 앨범의 과반수 이상을 키보디스트인 이자와 이치요가 맡음과 동시에 연주에서의 무게중심을 키보드 쪽에 집중적으로 실어낸 인상이며, 장르적으로는 펑크(Funk), 소울 등과 함께 특히 재즈의 문법이 굉장히 도드라지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송 메이킹 측면으로도 봐도, 파퓰러하면서도 명확한 선율을 보여주었던 전작 < 大発見 >(2011)에 비하면 다소 흐릿하고 모호하게 느껴지기도. 


이미 공개되었던 다섯개의 트랙 외 여덟 곡의 신곡이 추가되었으며, 멤버 모두가 각 포지션에 있어 절정의 테크니션인 만큼 귀를 즐겁게 하는 퍼포먼스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캐치한 신시사이저 리프와 중후한 베이스 기타, 펑키한 기타리프가 만든 스포츠카를 타고 터널 안을 달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黃金比‘, 보다 리듬을 타는 데에 주력하는 시이나 링고의 보컬이 인상적인 가운데 ‘괜찮아요’, ‘그렇다니까’ 등의 한국어 가사 삽입이 귀를 솔깃하게 하는 ‘銀河民’, 카메다 세이지 특유의 대중적인 감각이 묻어 나오는 ‘獸の理’ 등 오랫동안 기다린 팬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고퀄리티의 결과물들이 한가득 담겨져 있는 수작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멤버들 간의 시너지가 참으로 도드라지는 팀이라는 생각이. 근데 다음 앨범은 또 10년을 기다려야 하는걸까? ㅠㅠ


조쿠(ZOC) < PvP >

오오모리 세이코가 이끄는 아이돌 그룹의 첫 풀 앨범으로, 앨범 타이틀은 팬들의 호칭인 Player와 기도한다는 의미의 Pray의 두 가지 의미를 중첩시켜 네이밍 했다고. 그야말로 전력을 다해 상대방의 고독과 상처를 이해함으로서 서로간의 동질감을 확인하고 치유해간다는 콘셉트로, 쉴틈을 주지 않는 빽빽한 록 기반의 사운드와 처절할 정도로 내지르는 멤버들의 퍼포먼스가 가슴 속 무언가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쓸데없이 에두르지 않는 스트레이트함 만큼은 올해 만나본 작품 중 최고. 더불어 끊임없이 유의미한 노래들을 쏟아내는 오오모리 세이코의 창작력에 대해서도 더더욱 경탄하게 되는 결과물이기도. 


모노 노 아와레(MONO NO AWARE) < 行列のできる方舟 >

악기 소리들이 촘촘히 그물을 짜 복합적인 텍스처를 선사하는 서프 록 느낌의 ‘幽霊船’, 서두의 슬라이드 기타 소리가 순간 핫피엔도를 떠올리게 만드는 일본 로큰롤의 뿌리를 탐구하는 유유자적한 정서의 ‘そこにあったから’, 빈티지한 기타와 키보드 소리가 고색창연히 울려 퍼지며 독특한 풍경을 그려내는 ‘LOVE LOVE’, 리듬파트에서 느껴지는 용수철 같은 탄성이 그들다움을 내포한 ‘ゾッコン’ 등. 조금 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 하지만 그러한 접근이 단순한 리바이벌이 아닌 진화의 양분으로 쓰였음을 러닝타임을 통해 알게 될 것이다. 조금 심심한 듯 하다가도 조금씩 그 은근한 매력에 스며드는 마법 같은 작품.


오돌(odol) < はためき >

밴드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나 그보다 훨씬 많은 음악을 담아내는 바다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후쿠오카 출신 5인조 밴드가 야심차게 내놓는 어느덧 네번째 정규작. 햇수로는 근 4년만에 선보이는 셈이다. 전 곡의 작곡을 맡고 있는 모리야마 코우키의 피아노를 축으로, 끊어질듯 하면서도 강건하게 이어지는 미조베 료의 가창이 자신들만의 서정성을 차분하게 구축해나가고 있다. 


피아노와 현악세션의 조합으로 클래시컬한 슬로우 템포를 주조해내는 ‘小さなことをひとつ’, 비트의 개입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보다 광활하게 펼쳐보이는 ‘未来’, 결은 유사하지만 드럼을 활용한 역동적인 이미지가 다른 코스로 꽂히는 ‘独り’, 자신들만의 밴드뮤직이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는 ‘瞬間’ 등. 화려하진 않더라도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그런 아홉 개의 꽃들이 인생이라는 정원에 꼿꼿하게 피어있다. 


마시코(macico) < eye > 

레트로의 좋은 점만 발췌해 놓은 듯한 시티팝 기조의 첫 곡 ‘eye’에서 이들의 명확한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리드미컬한 비트와 그루비한 기타 스트로크에 이어 바닷가가 그려지는 시원스러운 후렴구가 단숨에 듣는 이를 매료시키는 트랙. 기본적으로 도회적인 무드의 음악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시티 팝 리바이벌 쪽으로 보면 다소 후발주자인 탓에 반감되는 희소성을 팝 센스를 통해 충만히 메워내고 있는 모습이다. 언뜻언뜻 피치카토 파이브나 플리퍼즈 기타와 같은 시부야 케이의 잔상이 느껴지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 


카루토(CVLTE) < praystation2 >

재밌는 작품이다. 트랩과 퓨쳐베이스, 록이 뒤섞인 듯한 사운드가 새로운 방향의 크로스오버를 지향하고 있는 결과물로, 기반은 트랩비트이나 그 주변을 로킹하게 장식해 완성한 익숙하면서도 새롭게 느껴지는 사운드메이킹이 감상 포인트. 국내외 뮤지션과의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이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정체성을 설득력 있게 구체화 한 ‘bloodbath.’, 힙합을 중심으로 꾸려가는가 싶다가도 뉴메틀 사운드로 급변하는 구성이 그들의 호기로움을 보여주는 ‘ritual’, 트렌디한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녹여내면서도 그 기반은 록임을 재차 상기시키는 ‘robbers.’과 같은 노래들을 듣다보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해 미래를 만들어 내는 장면이 자연스레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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