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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04. 2021

[21-07-01] 주간제이팝

요아소비, 퍼퓸, 시샤모, 오랄 시가렛 등

[Single]


요아소비(YOASOBI) ‘三原色’

빠른 페이스로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자 하는 그룹의 어느덧 10번째 싱글로, 리드미컬한 곡조와 살포시 얹히는 서정성을 기반으로 여전한 대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폭넓은 표현력과 물 흐르듯 흘러가는 유려한 워딩을 무기로 하는 이쿠라의 보컬, 기존의 음악성에 플라멩코 느낌의 기타연주를 얹는 등 약간의 변주를 통해 음악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아야세의 프로듀싱은 현 시점에서 최고의 듀오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모티브가 된 원작소설은 코미가도 유이치로의 ‘RGB’로, 노래제목이 왜 ‘삼원색’이 되었는가를 알 수 있는 힌트이기도. 


인트로에도 나오지만, 영상이 좀 잔인한 편이니 시청 주의바랍니다~

오랄 시가렛(THE ORAL CIGARETTES) ‘Red Criminal’

참고 참았던 에너지를 일거에 폭발시키는 듯한 파괴력. 록 밴드라면 응당 보여주어야 할 퍼포먼스를 기존의 두배, 세배 응축해 담아낸 듯한 스트레이트함과 강렬함이 돋보이는 이들의 14개월만의 신작이다. 작년 자신들의 진화를 증명해낸 정규작 < SUCK MY WORLD >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기타 톤의 활용과 클라이막스로의 전개, 전체적인 악기 사운드의 배열 등 ‘밴드뮤직’으로서의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린 듯한 감상을 가져다준다. 물론 야마나카 타쿠야의 좌중을 압도하는 보컬의 카리스마야말로 여전한 팀의 핵심으로 자리해 전장을 진두지휘하는 느낌. 아, 이 노래도 빨리 록 페스티벌에서 직접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퍼퓸(Perfume) ‘ポリゴンウェイブ’

8월에 개최 예정인 라이브 콘서트 < Perfume LIVE 2021 [polygon wave] >와 동명의 곡으로, 이벤트에 맞춰 내놓는 상징적인 신곡이다. 개인적으로 캡슐의 느낌이, 그것도 특히 ‘Sugarless girl’의 레트로함과 선율감이 복합적으로 다가와 꽤나 첫인상은 꽤나 친숙. 아무래도 후렴의 멜로디 전개, 베이스 라인의 구성 등에서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최근 선보인 월드와이드 지향의 트렌디한 일렉트로 팝 노선에서 다시 한번 방향을 트는 트랙으로, 초기 퍼퓸 팬이라면 그야말로 그 당시의 ‘향수’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는 결과물로 자리한다.


어썸 시티 클럽(Awesome City Club) ‘color’

확실히 적당한 템포의 곡에서 두 보컬의 하모니가 더욱 빛나는 것 같다. 이 노래 역시 어느 정도 비트가 있는 곡이지만, 그루브를 타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 두 보컬의 호흡을 듣는 재미가 살아 있다. 특히 메인 멜로디를 번갈아 가며 부르다 마지막에 합쳐지는 후렴에서 밴드의 매력을 생생히 느껴볼 수 있다. 올해 전성기를 맞은 팀의 기세를 무리 없이 이어가는, 자신들의 장점이 잘 살아있는 트랙. 


오모이노타케(Ominotake) ‘プリクエル’

올해 선보이는 노래들의 완성도가 심상치 않다. 피아노 트리오라는 팀의 특성을 잘 살림과 동시에 보컬인 후지이 레오의 팔세토 보컬이 곡 전반을 리드하는 러닝타임의 매무새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듯한 감성 튠으로, 기본 피아노가 아닌 독특한 신시사이저 톤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 뉴웨이브의 감성이 매만져기지고 하고, 킨의 초창기 넘버를 듣는 것 같기도 하다가, 후반부의 관악 세션엔 튜브나 안전지대와 같은 레트로 제이팝이 쑥 들어오기도. 자신들의 음악적 베이스를 감칠맛 나게 섞어낸, 귀에 착 붙는 노래로 완성되어 있다.


아타라요(あたらよ) ‘8.8’

2019년 기타/보컬의 히토미를 중심으로 결성된 4인조 밴드로, 아트워크 및 영상까지 셀프 프로듀스로 진행하고 있는 그야말로 신예/인디밴드. 첫 오리지널 곡인 ‘10月無口な君を忘れる’가 틱톡을 중심으로 화제가 되어, 현재 1,500만회의 재생수를 기록 중으로, 될성부른 떡잎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는 중. ‘슬픔을 먹고 커가는 밴드’라는 캐치프라이즈에 맞춰 이번 노래 역시 이별의 감정을 보편적으로 풀어내고 있으나, 그 안에서 보여주는 보컬과 연주의 밀도는 결코 가볍거나 흔하지 않다. 음 하나하나 자신들의 색을 명쾌하고 선명하게 새겨내며, 노래에 집중하다보면 은은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밀물이 어느덧 마음을 적시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ALBUM]


슈리켄 파프(Shurkn Pap) < NEW ERA >

힙합 신의 주축 세력으로 위상을 굳힌 크루 메종도(MaisonDe). 그 안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슈리켄 파프의 메이저 데뷔앨범이다. 타이트한 트랩비트와 랩-싱잉의 조화를 몽환적으로 펼쳐놓는 ‘ROCKET’, 많은 지지층을 끌어모으고 있는 옐로우 벅스(¥ellow Bucks)와 멋진 호흡을 보여주는 ‘OASIS’까지만 듣는다면 최근 들려오는 여느 작품들과의 경계선을 쉬이 그려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반전은 그 다음부터다.


다른 앨범을 듣는 건가 착각이 들만큼 질주감 넘치는 디스코-로큰롤의 믹스쳐 위를 자유로이 타고노는 ‘ミハエル・シューマッハ’, 보컬에 힘을 실어 시티팝의 정서를 아련히 담아낸 ‘どこまでも’, 가스펠 스타일의 코러스와 곡 전개가 본인의 스타일과 적절한 교집합을 그려내는 ‘ALONE’ 등 러닝타임이 끝남과 동시에 포괄하는 장르와 스타일이 굉장히 넓음을 자연스레 체감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왜 주목받고 있는지를 작품의 완성도로 보여주는 성공적인 메이저 안착. 


시샤모(SHISHAMO) < SHISHAMO 7 >

시샤모만큼 꾸준히 작품 단위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뮤지션이 있을까. 어느덧 사람들의 보편적인일상과 희로애락으로 훌쩍 들어온 밴드의 일곱번째 정규작이다. 전반적인 결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어느덧 정립된 ‘시샤모 스타일’의 밴드사운드와 미야자키 아사코의 목소리가 기분좋게 울려퍼지는 것도 여전. 코러스의 활용으로 조금은 다른 뉘앙스를 의도한 ‘人間’, 공감가는 가사들과 시원스러운 합주가 특유의 대중성을 발하는 ‘明日はない’, 여름의 계절감의 한껏 살린 질주감 있는 러브송 ‘ドライブ’, 마츠오카 아야가 처음으로 작사를 담당한 ‘はなればなれでも’, 미야자키 아사코가 가진 목소리의 감정이 손에 닿을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壊したんだ’ 등 어김없이 늘 같은 자리에서 편안히 사람들을 반겨주는 음악이 빼곡하게 담겨 있다. 


아베 유마(阿部 勇磨) < ファンタジア >

네버 영 비치의 아베 유마가 자신의 레이블인 < Thaian Records > 설립 후 릴리즈하는 첫 솔로 정규작으로, 데이글로(DYGL)의 카모토 코헤이와 단(D.A.N)의 이치카와 진야 등 친분이 있는 동료들과 힘을 모아 만든 결과물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몸을 맡겨서 만든 작품”이라는 그의 말처럼, 수록곡들은 미니멀한 포크 록뮤직을 지향하며, 특별한 꾸밈이나 장식없이 자연스레 쌓여 러닝타임을 이루고 있다. 그룹 시절에도 엿보였던 그런 선배 뮤지션들에 대한 리스펙트 역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 있어, 듣다 보면 핫피엔도와 같은 1960~70년대의 로우파이 포크 록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침 호소노 하루오미가 4곡의 믹스를 담당하고 있기도. 


와가마마라키아(我儘ラキア) < SUPERIORITY >

사전정보 없이 음악을 듣고 프로필을 봤을 땐 당연히 밴드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아이돌 그룹이란다. 그만큼 결과물들이 콜드레인(coldrain), 토탈 팻(TOTAL FAT), 텐-핏,(10-feet), 심(SiM)과 같은, 그야말로 얄짤없이 라우드 뮤직을 표방하고 있다. 리프의 전개나 엇박의 느낌이 심(SiM)을 연상케하는 ‘JOKER’, 하드록과 트랩, JPOP의 크로스오버가 마치 폭풍을 연상케 하는 ‘FUTURES’, 기타 없이도 웅장한 아레나 록 뮤직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돋보이는 ‘FLASHBACKS’ 등 흥미로운 결과물들로 가득한 미니앨범. 우리나라로 따지면 드림캐쳐 정도의 포지셔닝이려나. 결과물들은 확실히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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