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Aug 01. 2021

[21-08-01] 주간제이팝

리사, 레오루, 에이위치, 더 버스데이 등

[Single]


엥 뮤직비디오 따로 안만드는거야? ㅠ

리사(LiSA) ‘HADASHi NO STEP’

드라마 < 프로미스 신데렐라 >의 주제가로 타이업된 새 싱글은, 보다 자연스러운 그의 가창이 한층 편안하게 다가오는 곡이다. < 귀멸의 칼날 > 타이업으로 인해 애니메이션 주제가 전담가수 이미지가 다소 강하게 박혀 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이 곡은 보다 대중적인 흐름의 곡조를 통해 범대중적인 ‘가수’로서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있다. 러닝타임을 온화하게 이끌어 가는 트럼펫 세션의 활용이 특히 인상적이며, 평소에 힘 빡 주고 노래하던 그도 이번만큼은 보다 릴렉스한 상태에서 멜로디와 가사를 내뱉고 있다. 개인적으론 이 방향성이 좀 더 맘에 든다.


우라카미 소키(浦上 想起) ‘甘美な逃亡‘

2019년 데뷔 후 독특한 음악성으로 뮤지션과 음악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신예 아티스트의 신곡으로, 평소에 작사/작곡/편곡 및 모든 악기를 연주하던 작업방식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색스폰 연주자인 마츠마루 케이를 게스트로 맞아들여 완성한 트랙이기도 하다. 언뜻 들으면 토쿠마루 슈고나 오자와 켄지의 팝 사운드가 떠오를 법한 여러 아기자기한 소리들이 첫인사를 건네며, 후카세가 떠오르는 미성의 보컬 역시 한편의 동화를 써내려가는 듯한 감성적인 음색으로 예사롭지 않은 준비자세를 갖추고 있다. 자신의 커리어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듦과 동시에 보다 대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겠다는 각오가 서려있는 흥미로운 노래.  


에이위치(Awich) ‘GILA GILA’(feat. JP THE WAVY & YZERR)

힙합신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오키나와 출신 래퍼 에이위치의 신곡은, 블랙뮤직의 선봉에 있는 두 뮤지션간의 협업을 통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각 뮤지션들의 래핑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코러스가 동반된 비장한 비트 메이킹이 그 뒤를 탄탄히 받혀주고 있다. 개인의 퍼포먼스 보다는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 집중했던 평소의 트랙들과는 달리, 각자의 스킬과 플로우에 집중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러나 저러나 에이위치가 보여주는 요 몇 년 간의 포스는 그야말로 극강인듯. 


레오루(Reol) ‘白夜’

발군의 보컬 퍼포먼스를 기반에 둔 근 8개월만의 신곡 발표. 감각적인 비트 메이킹, 랩과 노래를 오가는 그의 가창을 두축으로 삼아 전개해 나가는 것은 동일하다. 유독 돋보이는 것은 상당한 하이노트로 점철되어 있는 후렴구를 발군의 가창력과 표현력으로 돌파해 나가는 그의 역량이다. 순간적으로 듣는 이들의 주의력을 흡수하는 노랫소리는, 초반의 중저음을 지나 후반부의 애드립에 닿기까지 완벽에 가까운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심기일전한 그의 애티튜드를 일거에 터뜨리는 듯한, 강한 충격파가 마음을 뒤흔드는 노래다.


코 슈 니에(Co shu Nie) ‘undress me’

마구 뛰어노는 피아노 터치와 활기를 돋우는 혼 세션. 트렌디한 비트 메이킹을 장식하는 재즈와 라틴의 아로마가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기에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듣는 이를 매혹하는 나카무라 미라이의 가창까지. 일반적인 록 트랙에서 한발 비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특징이 확실한 사운드로 다시 한번 메인스트림을 공략하는 밴드의 신곡이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단숨에 플로어를 달구는 그 정열 어린 행동과 몸짓이 관능적으로 다가오기도. 



[ALBUM]


더 버스데이(The Birthday) < サンバースト >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밴드 미셸 건 엘리펀트의 치바 유스케, 쿠하라 카즈유키가 주축이 되어 결성된 지도 어느덧 15년. 과격하면서도 스트레이트한 로우파이 로큰롤을 한 손에 쥐고 꾸준히 나가가고 있는 팀의 11번째 정규작이다. 여전히 터프하고 선 굵은 기타, 굳이 스킬을 내세우지 않는 우직하고도 투박한 베이스와 리듬이 용광로같이 뜨거운 보컬과 맞물려 생성되는 폭발적인 에너지가 러닝타임을 지배하고 있다. 블루지한 하드 록이 이들의 관록을 보여주는 ‘12月2日’, 왠지 모르게 토리코(tricot) 스타일의 매스 록이 떠오르는 인트로를 지나 베이스를 주축으로 각 악기 간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내는 ‘月光’, 치바 유스케의 걸걸한 보컬을 필두로 갑작스러운 가속을 통해 시원스런 드라이브감을 만끽하게 해주는 ‘晴れた午後’ 등 단단하게 굳혀진 정체성을 여러 방향성으로 구현하려한 의도가 깔린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마무(Mom) < 終わりのカリカチュア >

특출난 팝 센스를 보여주는 트랙메이커/싱어송라이터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마무의 네번째 정규작으로, 래퍼와 송라이터의 자아를 오가며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만들어가는 그 모습이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다. 여러 기타 사운드를 겹쳐낸 풍성한 선율감에 이어지는 타이트한 비트, 여기에 중독적인 랩-싱잉이 겹쳐져 대중적인 파장을 퍼뜨리는 ‘フェイクグリーン’, 마치 포스트 말론, 혹은 더 올라가자면 에미넴의 ‘Sing for the moment’가 떠오르는 록과의 조우가 인상적인 ‘Momのデイキャッチ’, 여러 샘플을 조합해 구축한 골격을 기반으로 멜로디어스한 보컬을 들려주는 ‘ワールドイズユアーズ’ 등 굉장히 폭넓은 스타일을 구사하는 그의 작법으로 하여금 지루할 새가 없이 1시간여가 훌쩍 지나간다. 19 트랙이라는 큰 볼륨을 무리없이 끌고 나가는 그의 프로듀싱 역량이 특히나 돋보이는 작품. 


호쿠록쿠비(黒子首) < 骨格 >

어쿠스틱 기반의 감성적인 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3인조 밴드의 첫 정규작. 디스토션을 절제한 기타와 안정적인 리듬을 중시하는 베이스와 드럼의 조합, 여기에 기교 없이 진솔하게 다가오는 보컬이 뛰어난 균형감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멜로우한 분위기의 연주와 선율, 허스키한 음색을 통해 특유의 우울감을 자아내는 ‘Champon’, 인트로의 코러스 활용에 이어 리드미컬한 배킹 기타와 일렉의 솔로잉이 주고 받는 연주의 호흡이 일품인 ‘熱帯夜’, 가장 뚜렷한 기승전결로 자신들의 감성을 맘껏 터뜨리는 마지막 곡 ‘静かな唄’까지. 전체적인 완성도도 빼어나며, 다소 고독하고 어두운 정서로 하여금 작품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뭔가 마음 속에 응어리가 진 이들이라면 잠시 이 앨범을 위한 시간을 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다울(Doul) < One BeyonD >

모든 곡과 비주얼 모두를 스스로 프로듀싱하는 신예 아티스트의 미니앨범으로, 작년에 느꼈던‘16yrs’에서의 충격과 잠재력이 착각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기존 발표되었던 곡 외 3곡은 핀란드 출신의 프로듀서와 함께하며 트렌디함을 더했고, 프로모션 트랙인 ‘Bada Bing Bada Boom’에는 기타로 참 팍(CHARM PARK)이 힘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지향의 팝 사운드로 완성되어 있으며, 감각적인 비트와 워딩이 그의 자신감 넘치는 보컬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만 ‘Heart is Breaking’은 빌리 아일리시의 레퍼런스 느낌이 강하고, 다른 트랙들도 여러 KPOP과 이미지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 어떻게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전략 구상은 좀 필요할 듯.


        

매거진의 이전글 [21-07-04] 주간제이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