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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23. 2021

[KPOP 명곡100 #82] 밤편지 - 아이유

공개시점에 맞춰 제가 쓴 글을 여기에도 업로드합니다

아이유 - 밤편지(2017)


K-POP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으레 따라붙는 이야기들이 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화려한 사운드라던가, 한치 오차 없는 고난이도의 군무라던가. 이런 시선에서 본다면, 아이유라는 아티스트는 약간 이질적이다. 그의 노래엔 앞서 이야기한 요소들을 찾기 힘들며, 전체적으로 싱어송라이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탓이다. 그럼에도 그가 대표적인 K-POP 아티스트로 거론되는 것은, 독자적인 음악세계가 발하는 이색적인 결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가사. 처음에는 개인의 것이지만 결국에는 모두의 것으로 퍼져 나가는 그만의 감수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밤편지’는 위에서 언급한 그의 장점이 잘 살아있는 노래다. 불면증에 잠 못 이루는 경험을 빌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숙면을 빌어주는’ 유려한 언어들. 기교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감정을 실어낸 진실된 가창. 순간의 폭발력을 지향하는 타 가수들과 달리 잔잔함 가운데 영원의 지속성을 부여하고, 삶에 정착하는 ‘음악’의 소중함을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게 새겨낸다. 아마 누군가에게는 이 노래가 세레나데인가 하면, 누군가에게는 자장가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만큼, 각자에게 있어 자신만의 싹을 틔우는 씨앗의 역할을 해 온 노래임은 분명하다.

세월과 거리를 둔 덕분에 3년 연속 멜론 <연간차트> 진입, 2010년대 <연대차트>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그 업적은 꾸준히 축적되어 왔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많은 이들의 삶을 버티게 해준 만큼의 보답이 차곡차곡 쌓여 일궈낸 성과일지도 모르겠다. 언제 들어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노래라는 건 의외로 흔치 않다. 그 역할을 충실히 지켜온 생명력 넘치는 K-POP 대표 스테디 셀러.

  

                                                                                                                                                    from 황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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