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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28. 2021

[21-08-05] 주간제이팝

우루, 차이, 사우시 도그, 하루카토미유키 등

[Single]


우루(Uru) ‘Love Song’

‘プロローグ’(2018)의 히트 이후 새로운 가희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한 우루의 통산 11번째 싱글. 드라마 < 推しの王子様 >의 주제곡이기도 한 노래로, 현악과 피아노 선율을 기반으로 드럼의 사운드를 좀 더 크게 가져간 덕분에 발라드임에도 어느 정도의 리듬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감성을 부각시키는 섬세한 아티스트의 수준급 가창은 곡의 테마를 효과적으로 전달, 심플한 편곡에도 곡이 풍성하게 만드는 마법을 선보이는 중.


챠이(CHAI) ‘miniskirt’

전세계로의 글로벌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는 챠이의 지금을 해상도 높게 관찰할 수 있는 노래로, 3집 < WINK >에 참여했던 해외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쿨하면서도 칠한 일렉트로니카-사이키델릭 사운드가 몽롱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그들만의 멜로디 센스가 겹쳐져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박자를 찰지게 쪼개는 유나의 드럼연주가 인상적. 초기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화를 착실하게 해내고 있는 그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작품. 데뷔 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괜시리 흐뭇하다. 


크리프하이프(クリープハイプ) ‘しようもな’

오자키세카이칸 특유의 감성히 날뛰는 듯한 공격적인 접근이 반갑게 느껴진다. 초반의 차분한 무드를 일거에 뒤집으며 전개되는 스피디하면서도 쫀쫀한 록 사운드와 빠른 워딩으로 전개해 나가는 가사 및 멜로디. 시간이 갈수록 짙어지는 그들만의 색이 잘 담겨 있는 작품으로, 뮤직비디오에는 얼마 전까지 조쿠(ZOC)로 활동했던 카티(KATY)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토후비츠(tofubeats) ‘CITY2CITY’

네온사인이 가득한 밤거리를 달려나가는 듯한 화려함과 질주감. 댄서블한 비트 아래 간결하고도 포인트 있는 가창파트가 좋은 합을 보이는 뮤지션 특유의 댄서블함을 만나볼 수 있는 트랙이다. 중반부에 노래파트를 반복재생해 후크를 만들어내는 부분이나, 신시사이저를 옅게 깔아 공간감을 구성한다거나 하는 부분 등은 이 베테랑 아티스트의 센스를 만나볼 수 있는 구간. 도쿄의 거리를 감각적으로 매칭한 뮤직비디오에도 주목하면 좋을 듯.


즈카라데루(ズーカラデル) ‘シーラカス‘

이번엔 고향 삿포로에서 만난 찰나의 풍경과 청춘이기에 느껴지는 특유의 울적한 마음을 경쾌한 곡조에 담아냈다. 과함 없이 중심을 잘 잡고 있는 탄탄한 합주 사운드와 중간에 들어가는 빈티지한 키보드가 어우러져 정말 청춘영화에 깔릴 법한 고퀄리티의 BGM을 들려주고 있다. 중독성 있는 리드미컬한 가창과 자연스런 맛을 자아내는 연주의 합이 몇 번을 반복해도 질리지 않을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작품.


유키치카사쿠멘(諭吉佳作/men) ‘絵で’

선라이즈와 아소비시스템이 손을 잡고 전개중인 미디어 믹스 < Artiswich >의 일환이 되는 작품으로, 아기자기하게 짜놓은 소리들이 마치 토쿠마루 슈고와 나카타 야스타카를 합쳐놓은 듯한 무드를 들려주고 있는 노래다. 사운드 구성이나 멜로디 전개가 일반적인 곡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전개를 선보이고 있으며, 두 남녀 보컬의 조합은 곡의 대중성을 보조하는 좋은 울림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대중음악을 살짝 비껴간 듯한 그 방향성이 이상적으로 다가오는 싱글. 


쥬버나일(JUVINILE) ‘シーリングライト·ファン feat. DAZBEE’

DJ이자 사운드프로듀서인 쥬버나일이 6월, 7월에 이어 선보이는 빠른 주기의 신곡으로, 피처링은 한국의 유명 우타이테이기도 한 다즈비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 시티팝에 기반한 일렁일렁대는 감성이 곡 전반에 스며있으며, 다즈비 역시 스모키한 음색을 무기로 발음이나 전달헤 있어선 현지인 저리가라 할 정도의 표현력을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3개월 연속으로 발매한 싱글들의 원체 상이한 스타일을 들려주고 있어, 비교해보면서 듣는 것도 재미있을 듯.


[ALBUM]

사우시 도그(Saucy Dog) < レイジーサンデー >

저물어가는 여름의 아른거리는 잔상을 그려내는, 그 여운을 지긋이 담아내는 밴드의 새 미니앨범. 이시하라 신야의 미성은 여전히 그들만의 서정성을 내포하며, 여전히 겉멋이나 기교보다는 송 라이팅과 같은 기본에 충실한 작법으로 좋은 노래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는 작품이다. 일상의 소중함을 되돌아 보는 깊은 여운의 ‘なつやすみ’, 주변의 것들을 섬세하게 묘사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함이 더욱 곡에 몰입하게 만드는 ‘シンデレラボーイ’, 이별을 피하고 싶은 남자의 마음을 공감대 있게 그려낸 ‘君がいない’과 같은 노래들이 특히 귀에 들어온다. 태어났다면 모두가 느꼈을 법한 감정에 자신들만의 음악을 더해 완성해 낸, 보편성을 한아름 안고 있는 수작. 


왜 너네 아무 영상이 없냐 ㅠㅠㅠ 홍보 좀 해라으 ㅠㅠ

하루카토미유키(ハルカトミユキ) < 明日は晴れるよ >

첫 곡을 틀고 하루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왠지 마음이 아려왔다. 릴리즈 텀이 그렇게 길었던 것도 아닌데, 왠지 잊고 살았던 무언가를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이었달까. 이별의 감정을 애절한 음색으로 풀어 놓는 ‘RAINY’ 속 하루카의 목소리는, 겉보기엔 강해보여도 툭 치면 무너져버릴 것 같은 특유의 정서를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기본적인 정서와 별개로 앨범 전반적으로는 보다 파퓰러한 방향으로 나아간 인상. 세션들과 함께한 풍성한 사운드와 캐치한 멜로디가 한결 대중적으로 다가오는 ‘鳴らない電話’, 열심히 살아가는 나에게 누군가 응원 한마디 담백하게 건네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밝은 곡조에 실어낸 ‘言えたらいいのに’ 등 왠지 모르게 옛 아픔을 훌훌 털고 새출발을 하려는 듯한 그들의 모습이 그려지는 앨범이다. 이전의 작품들이 다소 어두운 탓에 가볍게 듣기 어려웠다면, 이번 작품은 훨씬 접근이 용이하게 느껴질 것이다. 


히츠지분가쿠(羊文学) < you love >

호평받았던 앨범 < POWERS > 이후 선보이는 미니앨범으로, 나른한 가운데 정서를 폭발시켜 나가는 밴드의 아이덴티티가 잘 녹아있는 6개의 트랙이 대중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소 뭉득한 디스토션을 기반으로 ‘愛してください’라는 가사가 메아리처럼 마음을 울리는 ‘マヨイガ’, 둥둥 대는 디스토션의 파워코드 소리가 아티스트의 순수한 매력을 대변하는 듯한 ‘あの街に風吹けば’, 특유의 사이키델릭한 질주감이 사랑으로 벅찬 감정을 매만져주는 ‘夜を超えて’와 같은 노래들에서 그들만의 감정파훼법을 선명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라이터즈(LIGHTERS) < swim in the milk >

전체 사운드 프로듀서를 데이글로(DYGL)의 코헤이 카모토가 맡았다고 한다면, 대충 어떤 사운드가 담겨 있을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멤버는 둘이지만 쓰리피스 밴드를 표방하는 팀의 첫 정규작으로, 밴드가 좋아하는 미국의 인디밴드 페이브먼트(Pavement)의 영향을 받은 서구 인디록 사운드에 자신들의 감성을 담아 재해석한 10개의 트랙이 이국적인 감성을 내뿜고 있다. 전체적으로 낮게 깔린 기타 사운드와 공간감 있는 보컬 트랙으로 짜여진 일관성이 포인트. ‘가공의 영화를 위해 쓰여진 사운드트랙’를 콘셉트로 한 만큼, 듣고 있자면 일상의 어느 순간이 나도 모르게 스쳐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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