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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Sep 26. 2021

[21-09-03] 주간제이팝

바운디, 아이코, 히라테 유리나, 다다레이, 아이나디엔드 등

[ Single ]


바운디(Vaundy) ‘Tokimeki’

올해만 벌써 5번째 신곡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거침없이 약진 중인 바운디. 후지 록 페스티벌을 통해 전세계 대중에게 어필한지 근 한 달만에 선보이는 질주감과 그루브가 공존하는 트랙이다. 도요타의 CM 송으로 사용되는 만큼, 차를 타고 어떤 노래를 들을지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을 기반으로 했다는 뮤지션 본인의 소개멘트도. 리드미컬한 곡조로 하여금 다함께 들으면 더욱 즐거움을 공유함과 동시에 배가할 수 있는 그런 노래가 아닐까 싶다. 끝없는 상승곡선을 그려가는 그의 기세가 잘 묻어나 있는 노래. 


아이코(aiko) ‘食べた愛’

이젠 꾸준하다고 말하기에도 입아픈 아이코의 41번째 싱글. 무언가 봄에 어울릴 법한 업템포 리듬이지만 가사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좀처럼 다가가지 못하는 애달픔을 그린 전매특허 곡조-가사간 언매칭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솔직히 말해 확 꽂히는 선율의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만의 감성이 아직은 현재진행형임을 알려주기도. 더불어 간주에 기타 솔로잉이 슬며시 등장한다던가, 중간에 잠시 힘을 빼고 신시사이저를 강조한다던가 하는 등, 최근 작품들에선 유난히 편곡 측면에서의 바리에이션이 다양해지는 느낌은 확실히 있는듯. 


히라테 유리나(平手 友梨奈) ‘かけがえのない世界’

데뷔부터 탈퇴까지 오로지 센터만을 도맡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케야키자카48의 상징적인 존재 히라테 유리나의 솔로 두번째 싱글. 본래도 그 존재감은 특출났지만, 본인의 색깔을 잘 살릴 수 있는 댄서블한 넘버와 퍼포먼스로 홀로서기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있다. 기승전결을 고려하기 보다는 소절마다의 포인트를 강렬하게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케이팝의 영향력이 느껴지기도. 참고로 본인도 작곡에 참여했으며, 전체적으로 그룹 시절과는 명확히 선을 긋고 솔로 아티스트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결과물이다. 노력의 결실이 엿보이는 댄스도 꽤 수준급이니, 가급적 퍼포먼스와 함께 감상해보도록 하자. 


카루토(CVLTE) ‘kuromi feat. 4saki, Sacha Online’

라우드 록과 일렉트로니카가 절묘하게 버무러져 있는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일품인 곡으로, 2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세 아티스트가 자신의 개성넘치는 목소리를 조화롭게 흘려보내고 있다. 음악 전반을 주조한 카루토도 그렇지만, 피처링만으로도 분위기를 휘어잡는 사사키의 존재감은 그가 왜 현 음악 신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있다. 헤비한 디스토션 사운드를 좋아하는 이들도, 비트 중심의 트렌디 뮤직을 좋아하는 이들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야말로 ‘새로운 감각’으로 빛나는 싱글. 


펑키 몽키 베이비(FUNKY MONKEY BABY) ‘エール’

2013년 해산 이후 8년만에 재결합, 그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싱글이다. 그들만의 보편적이고 공감대 어린 가사와 멜로디가 여전한 매력을 발신하고 있다. 참고로 그들의 특징이기도 한 이번 싱글 재킷의 주인공은 개그맨 다이고. 이전 스타일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크게 설명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좋은 노래’에 집중해 온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의미있는 작품이다. 어느 순간 무의식중에 이 노래의 선율을 흥얼거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게 될지도. 


아타라시이각코노리다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 ‘Pineapple Kryptonite’

레이블 < 88 rising >으로 이적 후 세계를 겨냥한 활동을 지속 전개 중인 그룹의 신곡은, 팀이 가진 독특한 색채에 영미권 음악의 트렌드를 잘 접합시킨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인트로를 장식하는 틱톡 챌린지에 적합한 딱 떨어지는 리듬과 프레이즈, 이후 급반전되는 칠하면서도 몽환적인 후렴구로 이어지는 완성도 있는 구성은 베테랑 프로듀서/트랙메이커인 머니 마크(Money Mark)에 의한 것. 여기에 자신들이 직접 만드는 역동적인 안무가 곁들여져 자신들만의 힙한 느낌을 십분 자아내고 있다. 타깃 시장에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는 콘셉트이긴 하나, 이 노래를 통해 헤매지 않고 자신들의 방향성을 잘 잡아나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게끔 만드는 노래.



[ ALBUM ]


다다레이(DADARAY) < ガーラ >

카와타니 에논에게 과연 쉬는 날이란 있는 것일까. 인디고 라 엔드, 제니하이에 이어 이번엔 다다레이의 출격! 두번째 정규작은 곡 작업에 있어 멤버들의 참여도를 높임으로서 본래 가지고 있던 정체성을 더욱 짙게 구축한 작품으로 자리한다. 


에츠코가 작곡에, 레이스가 작사에 각각 참여한 변화무쌍한 구성의 ‘Ordinary days’는 그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트랙. 16비트의 하이햇과 신시사이저의 하모니가 레이스의 보컬 퍼포먼스를 훌륭히 보좌하는 ‘流光’, 야가미 쥰코의 원곡을 에츠코의 편곡을 통해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黄昏のBAY CITY’, 몽환적인 사운드 스케이프를 그려내는 차분한 곡조의 ‘バリ帰りのレインボー’ 등. 4년만에 정규작인 만큼 리스너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트랙들이 러닝타임 전반을 장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카와타니 에논의 프로젝트 중 ‘보컬’ 측면에서 가장 만족감을 주는 팀인만큼, 이번에도 레이스를 필두로 한 밴드의 색이 짙게 배어나오고 있어 대만족. 다만, 전작의 ‘僕のマイノリティ’ 같은 미친 텐션의 킬링 트랙이 부재하다는 것은 살짝 아쉽.


아이나・디・엔드(アイナ・ジ・エンド) < BORN SICK > 

올해 2월에 정규작을 낸 것도 모자라 11월에 두번째 앨범 발매계획이 잡혀 있는 가운데, 그 새를 못참고 선보이는 네 곡들이 EP가 바로 < BORN SICK > 이다. ‘Retire’의 경우 그의 색이 뚜렷한 록 기반의 트랙인 반면, 두번째 트랙인 ‘家庭教師’는 뉴잭스윙 리듬의 댄스 넘버라는 것이 이색적. 음악적인 변화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이 미니 앨범 속에서도, 그는 이제 아이돌을 벗어난 어엿한 솔로 뮤지션이자 싱어송라이터로 그 존재감을 드높이고 있다. 


선공개되었던 장엄하고도 비장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ロマンスの血’,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로 희망 어린 절망을 노래하는 ‘ペチカの夜’ 등 네개의 노래 속에서도 자신의 뮤지션십을 또렷하게 듣는 이의 심장에 새겨내는 그의 표현력은 가히 발군이다. 이미 올 초 정규작으로 차고 넘치는 활약을 해냈다고 생각하는데, ㄹ곧 선보일  두번째 정규작은 또 어떤 풍경을 그려낼지. 두근두근. 



퍼피(PUFFY) < THE PUFFY >

만약 당신이 퍼피를 안다면, 그리고 ‘アジアに純真’을 안다면, 꽤 연식이 된 제이팝 팬이라고 할 수 있을 터. 간간히 새 싱글을 선보이거나 페스티벌 무대에서 만나보는 등 간헐적인 활동을 펼쳐왔던 그들이, 데뷔 25주년을 맞아 무려 10년만에 선보이는 12번째 정규작이다. 다양한 뮤지션으로부터 제공받은 다양한 스타일의 곡들이 무리 없이 한 앨범안에 공존하고 있으며, 멤버인 오오누키 아미와 요시무라 유미의 퍼포먼스도 세월을 비껴간 듯이 여전한 활기를 듣는 이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그 안에도 ‘엄마’의 입장에서 바라본 곡들이 수록되어 있어 오랫동안 함께 해온 팬들이라면 반가움과 동시에 같은 인간으로서의 공감대도 함께 느껴볼 수 있을 듯 하다.


유니콘의 아베돈이 제공한 업템포 무드의 첫 곡 ‘エッサフォッサ’, 딱 들어도 엘르가든 스타일의 펑크 사운드가 맹렬히 몰려오는 우부카타 신이치 작/편곡의 ‘Pathfinder’를 지나면, KPOP을 자신들의 스타일로 재해석함과 동시에 엄마로서의 고충을 유쾌하게 풀어낸 ‘CHOEGOIST’가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자드나 튜브의 명곡을 써내려간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오다 테츠로가 자신의 클래스를 제대로 보여주는 ‘すすめナンセンス’, 역시 신을 대표하는 트랙메이커 토후비츠가 여운이 어린 대미를 장식하는 ‘ALWAYS’ 등 초호화 참여진에 걸맞는 높은 완성도의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더 보디스(THE BAWDIES) < BLAST OFF! >

로큰롤 조상들의 발자취를 꾸준히 따라가며, 그 매력을 자신들의 방법론으로 꾸준히 전파하고 있는 밴드의 신보. 보디스는 워낙에 원류의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팀이기 때문에, 사운드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기 보다는 그 원류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 의도하는 측면이 큼을 이해하고 들으면 이들의 의도를 더욱 뚜렷하게 느낄수 있을 것이다. 


명쾌한 로큰롤 리프에 혼 세션을 가미해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YA! YA!’, 이미 인트로의 드럼/기타 연주만으로도 어깨가 들썩이는 ‘OH NO!’, 햇빛 따가운 캘리포니아가 펼쳐지는 서프 록 스타일을 바탕으로 로이의 보컬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SUN AFTER THE RAIN’,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점점 그 스케일을 확대해 나가는 구성의 묘미가 인상적인 ‘END OF THE SUMMER’ 등 1960~70년대 록 사조에 대한 그들의 애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앨범. 

피노코(pinoko) < lunatic > 

달이 이지러지는 것 처럼, 조증과 우울증을 넘나드는 일상을 그린 신예 여성 래퍼의 새 앨범이다. 먼저 선보였던 조증 상태를 중심으로 한 < Manic EP > 와 우울한 감정을 담아낸 < Melancholy EP >를 묶고, 여기에 신곡을 추가한 17개의 트랙을 통해 콘셉트에 충실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피처링 게스트로는 아스미(asmi)、켄친민(ケンチンミン)、haruru犬love dog天使、트랙메이커는 평소에 친교가 있는 슈가로프(sugarloaf)、키위(Kiwy)、뉴리(ニューリー)、youheyhey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음악상을 러닝타임 안에 구현해 내고 있다. 다소 칠한 분위기의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을 원한다면, 이 앨범이 의외로 취향저격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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