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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Oct 03. 2021

[21-10-01] 주간제이팝

비즈, 백 넘버, 스캔달, 렉스, 뱅크 밴드, 텐더 등

[Single]


아직 티저밖에 뜨질 않았네요 ㅜ

비즈(B’z) ‘Unite’

코로나 상황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타파해보고자 기획된 라이브 이벤트 < B’z presents UNITE #01 >을 기념해 선보이는 신곡이다. 이미 지난 9월 미스터 칠드런과 오사카에서, 글레이와 카나가와에서 공연을 개최한 바 있으며 이 노래를 발표한 것으로 봐서는 해당 이벤트가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 선 굵은 기타 리프를 타고 흐르는 특유의 하이노트 보컬이 본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전매특허의 매력을 선사하는 노래다. 후렴의 싱어롱을 유도하는 부분 역시 기획의도와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 


백 넘버(back number) ‘黄色’

코바야시 타케시의 프로듀싱이라 그런지 현악 세션이 좀 강조되어 들린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랄까. 여태까지 발표한 곡들과 크게 차이는 없지만, 이요리 시미즈의 그 짝사랑을 넘어선 그 절절함이 생생한 가사만큼은 정말 불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느낌이랄까. 타이틀인 ‘노란색’은 신호등에 비유해 멈추지도 나아가지도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노란불에 비유한 내용이며, 사람들이 그들을 찾는 이유를 정확히 반영해 곡에 녹여내 이번 역시 많은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래다. 


스캔달(SCANDAL) ‘one more time’

‘걸밴드’라는 수식어를 넘어 이젠 밴드신 전체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명확히 구축하고 있는 스캔달. 어느덧 27번째 싱글이 되는 노래로, 퍼커션 운영에 변화를 주어 보다 댄서블한 느낌을 의도하려 한 듯한 트랙이다. 격정적인 록의 느낌보다는 정돈된 댄스 넘버라는 인상을 주며, 그래서 그런지 DNCE 같은 팀도 연상되는 듯. 여유 있게 곡을 이끌면서도 텐션을 놓치지 않는 대목에선 그들의 완숙미를 엿볼 수 있다. 참고로 한해에 싱글 세장 이상을 선보이는 건, 2014년 이후 7년만의 일이라고.  


이브(eve) ‘群青讃歌’

우타이테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브의 신곡으로, 커리어 처음으로 선보이는 EP의 프로모션 트랙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게인 < 프로젝트 세카이 칼라풀 스테이지 >의 1주년을 기념하는 곡으로, 게임에는 하츠네 미쿠의 가창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도 주목. 더불어 이브가 보컬로이드 악곡을 업로드 한 것은 3년만으로, 자신의 원점을 돌아보는 느낌으로 작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록과 신스팝의 조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흐름이 일정 이상의 대중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느낌. 


오모이노타케(omoinotake) ‘EVERBLUE’

도입부에서 왠지 모르게 야마시타 타츠로가 떠올랐다고 하면 듣는 이들이 공감할지 모르겠다. 피아노 록을 표방하는 밴드의 신곡은, 시티 팝이나 뉴 뮤직과 같은 선배들의 사조를 멋지게 재해석한 리드미컬하면서도 세련된 작품으로 완성되고 있다. 조금은 변별력이 없는 최근의 결과물들이 조금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인데, 이렇게 그 우려를 한방에 씻어줄 결정타 한 방이 나와주니 음악 애호가 입장에선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이 발표했던 싱글 중에서는 베스트로 꼽고 싶은 곡. 


문 드랍(moon drop) ‘リタ’

올 초 미니앨범 < 拝啓 悲劇のヒロイン >으로 괄목한 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던 밴드의 신곡은, 보편적인 정서를 추구함과 동시에 그 정석적인 운용만이 선사할 수 있는 진정성이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다. 여전히 훌륭한 송라이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덕분에 전체적으로 탄탄하다는 인상을 주며,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있진 않지만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잘 하는’ 미덕을 보여주며 새 시대의 록스타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느낌. 사실 클리셰라고 느끼기 쉬운 스타일인데, 그 지점을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는 점은 밴드의 역량 측면에서 높게 치고 싶은 부분. 



[ALBUM]


렉스(LEX) < LOGIC >

같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힙합 신을 뒤흔들고 있는 래퍼 렉스의 4번째 정규작이자 10대에 선보이는 마지막 작품이다. 트랩 중심의 타이트한 비트와 발음을 흘려 자신만의 독특한 플로우와 라임을 구사하는 그의 퍼포먼스가 열 다섯개의 트랙에 단단히 새겨져 있다. 전체 러닝타임은 34분에 불과해 곡의 길이를 짧게 짧게 가져가는 최근의 경향을 십분 반영하고 있기도.


히트 싱글 ‘ なんでも言っちゃって(feat. JP THE WAVY)를 포함, 거친 음색으로 포효하는 듯한 래핑이 인상적인 ‘HELP!(feat. Young Coco), 그루브한 리듬과 싱잉-랩 간의 컬러풀한 조화가 선명하게 다가오는 ‘Without you’, 최근 영미권의 펑크-얼터너티브 록 유행을 반영한 듯 50여초간 록스타로의 변신을 보여주는 ‘No.1’ 등 조금의 머뭇거림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그의 패기와 상승세를 엿볼 수 있는 음악들이 한가득. 트렌드함으로 하여금 우리나라의 힙합 팬들이 들어도 크게 어색함이 없을 앨범이기도 하다. 현재 애플뮤직 앨범차트 5위 순항 중.

 

뱅크 밴드(Bank Band) < 沿志奏逢4 >

미스치루의 사쿠라이 카즈토시와 프로듀서 코바야시 타케시가 뱅크 밴드라는 이름으로 손을 맞잡은지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 무엇… 앨범 타이틀엔 4라는 숫자가 붙어있지만, 본작은 정규작이 아닌 이제까지의 역사를 집대성한 베스트 앨범이다. 


2장의 시디로 구성, 한 장은 여태까지 발표한 곡을 새로 부름과 동시에 미야모토 히로지와 함께한 신곡 ‘東京協奏曲’을 수록. 다른 한 장은 그들이 정기적으로 주최해 온 < ap bank fes >의 라이브 음원을 엄선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팀을 속성으로 알아보기에 안성맞춤이며, 사쿠라이 카즈토시가 부르는 다른 아티스트의 명곡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Various Artists < What a Wonderful World with Original Love? >

어느덧 데뷔 30주년을 맞은 오리지널 러브 타카마 타지오. 이 작품은 커리어 첫 오피셜 커버 앨범으로, 오랜 시간동안 그와 친교를 쌓아온 다양한 세대와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모여 ‘오리지널 러브’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여는 듯한 다양한 방향성의 리메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시부야계가 막 붐이 되던 시절의 일본으로 데려다 주는 듯한 그리우면서도 도회적인 음색이 새로운 감상에 젖게하는 하라다 토모요의 ‘朝日のあたる道’, 즉흥적이면서도 열정적인 재즈의 매력을 한껏 살려낸 시이나 링고의 ‘LET’S GO!’, 스윙이라는 루츠 뮤직에 몸을 깊숙이 담금과 동시에 두 아티스트의 무기이기도 한 기타 솔로잉을 맛깔나게 삽입한 사이토 카즈요시 & 레이의 ’JUMPIN’ JACK JIVE’, 그에게 영향을 십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곡의 바이브와 찰떡궁합을 보여주는 요기 뉴 웨이브스의 ‘月の裏で会いましょう’ 등 원곡의 감성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잊지 않은 트랙들이 귀를 즐겁게 한다. 여기에 본인 역시 두 곡의 커버에도 참여함으로서 여전히 음악활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중. 오리지널 러브를 알고 모르고는 중요하지 않다. 이 작품을 들으면, 그의 음악은 여전히 이 시대가 원하는 소리임을 알게 될테니. 


호쿠토(hokuto) < plums >

재즈에서 들을 법한 코드 전개의 키보드와 다소 클래식한 붐뱁 비트, 웅장하게 사운드 전체를 감싸는 혼세션으로 이루어진 첫 곡 ‘plums’에서 간만에 작품을 선보이는 그의 의욕이 이르게도 느껴진다. 트랙 메이커 호쿠토의 5년만의 풀 앨범으로, 힙합에 한계를 두지 않은 다채로운 사운드와 대중적인 선율을 잊지 않은 송메이킹을 통해 한단계 업데이트를 단행한 의미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둔탁한 비트와 윌리웡카의 저음 래핑이 은근히 듣는 이를 몰입하게 하는 ‘Kid’s Dream’, 서정적인 멜로디를 중심으로 피처링 진의 대비되는 음색이 듣는 재미를 유발하는 ‘Good Time(feat. TOCCHI & HANG), 보다 비트와 랩에 포커싱해 트랙메이커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한 ‘Imposter’에 이르기까지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난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쳐보이고 있다. 공백이 길었지만 그만큼의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해주는 결과물. 


키키 비비 릴리(kiki vivi lily) < Tasty >

일본 블랙뮤직 신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또 한 명의 음색깡패, 다수의 피처링 작품에서 자신의 가치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세번째 정규작.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감정을 주제로, 자신이 가진 보이스 컬러의 매력을 극대화 한 9곡의 트랙이 담겨 있다. 


소울풀하면서도 밝고 대중적인 곡조를 살갑게 구현한 ‘Lazy’, 베이스의 그루브와 보컬의 리듬감이 좋은 합을 보여주는 ‘手を触れたら’, 인생이란 여러가지 감정을 맛보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yum yum’, 한껏 늘어뜨린 곡조 안에서 연인과의 이별을 위스키를 마시는 것에 비유한 가사가 공감을 자아내는 ‘Whiskey’ 등 보편적인 정서를 풍성한 표현력으로 전달하는 그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참고로 전체 사운드 프로듀서는 밴드 웡크(WONK)의 아라타 히카루가 도맡은 앨범이기도. 


텐더(TENDRE) < IMAGINE > 

카와하라 타로의 솔로 프로젝트 텐더가 내놓는 대망의 메이저 데뷔앨범. 기존의 음악적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다 완성도 높고 일관성 있는 작품으로 선보이려 한 의지가 엿보인다. 리드미컬한 블랙뮤직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대의 레퍼런스를 가져와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시키는 그의 프로듀싱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색소폰 연주가 그리움의 정서를 유발하는 레트로 R&B ‘AIM’, 그루브한 베이스 워킹을 중심으로 테트리스를 쌓듯 다른 악기와 목소리를 박자에 맞게 쌓아나가는 모습이 연상되는 ‘PARADISE’, 가스펠이 연상되는 코러스를 시작으로 포근하고 따스한 정서가 호감있게 다가오는 시럽과의 듀엣 ‘ENDLESS’ 등 이전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듯한 흡입력과 완성도로 듣는 이들을 유혹하는 결과물이다. 특히 보컬 트랙에 많은 공을 들인 듯한 느낌으로, 본인의 목소리라던가 코러스의 존재감이 또렷하게 다가오면서도 연주와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어 이 부분에 좀 더 귀를 기울려 듣는 것도 좋을 듯.


오카모토스(OKAMOTO’S) < KNO WHERE >

정말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펼쳐나가는 와중에 어느덧 일본 록 신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는 위치가 된 4인조 밴드의 어느덧 9번째 정규작. 왕성한 창작욕을 보여주듯 총 17개 트랙, 64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록곡들은 ‘밴드 뮤직’이라는 틀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 느낌이며, 그 안에서 그들이 오랫동안 정체성으로 삼아온 블루스와 로큰롤이 적재적소에 스며있는 듯한 인상. 


인트로의 기타 소리가 몸을 들썩이게 함과 동시에 반복되는 가사의 후렴구가 캐치한 일면을 보여주는 ‘Young Japanese’, 좋은 멜로디를 중심으로 베이스와 드럼이 강조된 밴드 사운드가 친숙하고도 이색적인 느낌을 동시에 자아내는 ‘Sprite’, 레게와 오토튠, 리버브 걸린 기타, 타이트한 비트가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이고도 환상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M’ 등 꾸준히 쌓아온 경험치가 한데 묻어나는 노래들이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선보이는 작품들에서 정말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그들의 유연한 음악근육은 참으로 인상적. 


호시마치스이세이(星街すいせい) < Still Still Stellar >

우타이테나 보카로 P를 지나 바야흐로 버추얼 유튜버의 시대. 신비스러우면서도 안정적인 음색과 가창력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 중인 호시마치스이세이의 첫 정규작은, 지금까지 발표했던 곡들을 총망라한 베스트와 같은 작품임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일반 음악 애호가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작품이기도 하다. 절반 이상의 곡들은 타쿠 이노우에가 담당하고 있으며, ‘Stellar Stellar’에서는 예전 슈퍼셀의 흔적이, ‘NEXT COLOR PLANET’에서는 약간의 시티팝 리바이벌이나 오레사마 같은 그룹이 생각나는 등, 여러 레퍼런스 들이 그의 음색과 함께 좋은 매칭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구성의 곡조가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 약간 지루해지는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치밀하게 짜여진 사운드메이킹과 일정 이상을 담보하는 아티스트의 가창력으로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걱정은 내려놓아도 좋을 듯 싶다. 향후 버추얼 유튜버의 메인스트림 음악활동의 지침이자 가이드, 대표 예시로 계속 언급될 것 같은 나름 상징성 있는 작품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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