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Nov 21. 2021

[21-11-02] 주간제이팝

리사, 바운디, 크로이, 페드로, 안도 유코 등

[single]



리사(LiSA) ‘明け星/白銀’

애니메이션 < 귀멸의 칼날 >의 히로인답게, 새롭게 시작하는 시리즈인 무한열차편의 오프닝과 엔딩을 독점. 어느덧 작품을 상징하는 뮤지션이 되어버린 그의 새 싱글이다. 3년만의 양 A면 싱글이자, 프로모션 트랙의 작사작곡에 관여하지 않은 작품은 < ASH > 이후 4년만이기도. 좀 더 웅장한 편곡으로 비장함을 전면에 내거는 오프닝 ‘明け星’, 보다 대중적인 질주감이 인상적인 엔딩 ‘白銀’이 상반된 매력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을 취향저격할 예정.


바운디(Vaundy) ‘踊り子’

이쪽도 요즘 다작 체제여서 한번쯤 건너뛸까 했지만, 노래가 너무 좋아서. 이번엔 보다 팜뮤트 피킹을 기반으로 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나즈막한 싱잉으로 감성적인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뮤직비디오에는 얼마전 스다 마사키와의 결혼을 알린 코마츠 나나가 출연, 노래와 영상의 조화에도 주목해 볼 만. 


히라이 다이(平井 大) ‘愛しき日々の真ん中で’

올해 선보인 디지털 싱글만 10곡이 훌쩍 넘은 상황에서, 최근 < NHK 홍백가합전 >의 첫 출장이 결정되며 그 성실함을 보답받은 싱어송라이터의 신곡이다. 특유의 자극적이지 않은 오가닉 사운드를 기반으로, 비트를 최대한 배제한채 대부분의 리듬감을 그의 가창에 맡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제목이 마치 지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와누카(和ぬか) 'The Fog'

데뷔곡 ‘寄り酔い’의 관련 콘텐츠의 틱톡 조회수가 1개월 반만에 1억 조회수를 돌파하며 또 한 명의 신성으로 떠오른 싱어송라이터 와누카. 그의 신곡은 촘촘하게 짜여진 반주를 기반으로, 마치 요네즈 켄시의 영향을 받은 듯한 타이트하면서도 명확한 포인트의 후렴이 대중들의 귀를 확실하게 잡아 붙드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초반의 돌풍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듯, 집중된 시선을 고스란히 지지층으로 환원하려는 의욕과 역량이 돋보이는 노래. 


빔(BIM) ‘Yearn’ 

시작부터 들려오는 캐치한 멜로디가 곤두세우고 있던 긴장을 무장해제 시킨다. 3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랩과 싱잉을 오가는 뿜어내는 중독성을 통해 자신의 대중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뮤지션의 신곡.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음악을 즐기며 살아가는 그의 생각이 가사와 곡조에 한껏 묻어나고 있다는 것도, 누구라도 리듬을 타며 즐길 수 있는 친숙한 트랙으로 자리하게 되는 큰 요인일 터. 


니시나(にしな) ‘debbie’

카와타니 에논의 솔로 프로젝트인 비테키케이카쿠(美的計画)에 참여하며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던 신예 싱어송라이터 니시나. 올해 활발한 릴리즈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해, 어느덧 2021년에만 8번째 싱글이 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풍부한 성량과 함께 음색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주술적인 느낌이 그만의 정체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완성도 높게 주조된 록 사운드 기반의 슬로우 템포 넘버에서 그러한 표현력이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어느덧 노래에 몰입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신비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트랙. 


[ALBUM]


크로이(kroi) < nerd >

지난 6월 정규 첫 앨범 < LENS >에 이어 발빠르게 릴리즈 행진을 이어나가는 그들의 미니앨범으로, 그들만의 믹스쳐 감각을 엿볼 수 있는 6곡이 알차게 담겨 있다. 자신들의 포텐셜을 아낌없이 터뜨리며 한단계 진화를 선언한, 신시사이저의 활용이 인상적인 ‘Juden’을 필두로, 잘개 쪼갠 드럼과 심플한 기타 리프에 랩을 태워 뉴메틀 시대의 무드를 자아내는 ‘pith’, 피아노를 중심으로 퓨젼재즈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연주곡 ‘blueberry’, 시티팝 리바이벌의 요소를 한스푼 섞은 채 이를 보다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WATAGUMO’ 등 많지 않은 트랙에 자신들의 역량을 응축시켜 놓은, 1초 1초가 밀도 있게 구현되어 있는 수작. 


페드로(PEDRO) < 後日改めて伺います >

아이돌그룹 빗슈(BiSH)의 멤버 아유니디의 솔로 프로젝트이자, 음악 팬들에게는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넘버 걸 소속의 타부치 히사코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화제를 불러모았던 밴드의 세번째 정규작이자, 활동 휴지 전 마지막 작품이다. 작사는 모두 아유니디 본인이 맡고 있는 바 아티스트의 생각이나 철학 등이 직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들으면 보다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팝록에서 얼터너티브, 사이키델릭에 이르기까지 곡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화무쌍한 사운드를 구사하는 타부치 히사코의 연주를 듣는 것도 큰 즐거움 중에 하나.


콘도(Cwondo) < Sayonara >

밴드 노 버시즈(No Buses)의 보컬/기타를 맡고 있는 콘도 타이세이의 솔로 프로젝트, 그 두번째 이야기. 밴드 사운드에 얽매이지 않고, 팝과 인디 록, 힙합과 게임음악에까지 손을 뻗어 그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작품이다. 반복되는 비트와 한참 뒤에서 나즈막히 울려퍼지는 찰랑대는 기타소리, 다층적인 코러스와 사이렌과 같이 들려오는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다른 차원으로의 문을 열어젖히는 ‘Bowyer’, 잔뜩 왜곡시킨 기타 사운드를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의 밴드사운드를 구축하는 ‘Skydriving’, 피아노 한 대로 시작해 점차 스케일을 키워나가는, 제임스 블레이크가 떠오르기도 하는 ‘sayonarabyebye’ 등 보다 견고해진 음악 세계가 선사하는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 


에이프릴블루(エイプリルブルー) < いつかの海 >

청량하면서도 신비한 음색, 파퓰러한 선율, 그 뒤를 받혀주는 드림팝/사이키델릭 사운드. 키노코테이코쿠를 연상시키지만, 그보다는 보다 순한맛이랄까. 이는 어디까지나 스타일을 비유한 것일 뿐, 작품의 완성도가 낮다거나 음악의 밀도가 낮다거나 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소용돌이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운드 메이킹, 그럼에도 절대 존재감이 밀리지 않는 가창과 선율. 비록 여섯곡의 미니앨범이지만, 자신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한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말 그대로 청명한 우울감이 음악에 투영되어 있는 듯한, 강한 정체성을 담보하는 밴드의 의욕작. 꼭 들어보시기를. 


안도 유코(安藤 裕子) < Kongtong Recordings >

수록곡 애니메이션 <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의 엔딩 테마였던 ‘衝撃’로 전세계적인 반향을 이끌어 냈던 안도 유코의 열두번째 스튜디오 앨범. 재즈의 터치가 가미됨과 동시에 그의 보컬 역량이 십분 발휘되어 있는 ‘All the little things’, 댄서블한 비트를 통한 생동감에 이국적인 정취를 더해낸 ‘ReadyReady’, 모드를 180도 바꿔 가사 속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력한 습기 머금은 음색의 ‘少女小咄’ 등 같은 앨범 속에서도 다른 아티스트라고 생각될 만큼의 변화무쌍한 페르소나를 보여주며 앨범에 다채로움을 담아내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21-11-01] 주간제이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