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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Nov 29. 2021

[21-11-03] 주간제이팝

우타다 히카루, 래드윔프스, 니쥬, 맨 위드 어 미션, 아이나 디 엔드

와 이번주 너무 힘들었습니다.

주간제이팝 사상 최대분량...

네임드들 앨범이 이렇게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건

실로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네요.



[Single]


정식 뮤직비디오는 12/9 공개... 

우타다 히카루(宇多田 ヒカル) ‘君に夢中’

반년만에 선보이는 신곡으로, 드라마 < 最愛 >의 주제곡으로 타이업. ‘One Last Kiss’에 이어 공동 프로듀서로 A.G.Cook이 참가했다. 초반은 피아노의 아르페지오와 심플한 리듬으로 전개한 후, 꽤나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중반부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곡의 매력을 더하는 구성이 인상적.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그의 의욕적인 모습이 담겨 있는 노래이기도 하다. 내년 봄 새앨범의 발매가 예정되어 있으니, 일단은 이 곡을 들으며 조금만 더 기다려보기로 하자. 


야마(yama) ‘世界は美しいはずなんだ’

생각지도 못한 아티스트의 곡 제공인데, 이게 너무 잘 어울린다. 베테랑 밴드 애시드맨(ACIDMAN)의 프론트맨인 오오키 노부오의 대중적인 송라이팅이 이 신예 싱어의 음색과 정확히 부합하며 예상 외의 시너지를 내고 있는 노래다. 힘을 빼고 보다 자연스레 뻗어나가는 보이스 컬러가 상승조의 멜로디를 감성적으로 감싼다. 기타/베이스는 곡을 제공한 오오키 노부오 본인이, 드럼은 라이즈의 멤버인 카네코 노부아키가 맡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


어썸 시티 클럽(Awesome City Club) ‘雪どけ’

이들에게 2021년 한 해는 평생 잊지 못할 한해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勿忘’가 대히트하며 일반 대중들에게 확실히 자신들의 이름을 알림과 동시에 < 홍백가합전 >에도 출장이 결정되었으니. 그 기세를 이어 선보이는 새 싱글은 겨울의 계절감을 물씬 담아낸 시즌 송이다. 포린과 아타기의 하모니가 곡 전반에 걸쳐 전개되는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듀엣곡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다만 그룹의 음악을 쭉 들어왔던 입장에서는 과하게 팝적인 성향으로 돌아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내가 알던 팀의 장점은 이런게 아니었던지라 ㅠㅠ


레오루(Reol) ‘Boy’

언젠가부터 하마사키 아유미와 굉장히 유사하게 들리기 시작한 레오루… 이번 작품 역시 특유의 리듬감과 날카로운 고음이 강조된 댄스 튠. 동어반복의 느낌은 있지만, 비트를 타며 발군의 가창을 보여주는 그의 역량만큼은 질리기에는 아직 너무 매력적이다. 12월 15일 발매되는 미니앨범의 선공개곡이기도. 


리갈 리리(リーガルリリー) ‘アルケミラ’

밴드 최초의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되는 싱글로, 초반부와 후반부의 구성과 선율이 완전히 달라지다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오는 곡. 허들이 다소 높은 과격한 사운드의 팀인만큼, 이번이야말로 자신들의 진정한 매력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TV에 나온다고 해서 타협을 했다거나 하는 기색 없이, 정공법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더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의욕으로 가득찬 트랙.  




[ALBUM]


래드윔프스(RADWIMPS) < FOREVER DAZE >

앨범이 거듭될수록 밴드의 색이 옅어지고 있는 이들의 어느덧 열번째 스튜디오 작품. 쿠와하라 아키라의 부재로 인해 2인조가 되버린 지금, 더더욱 노다 요지로 개인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묻어나는 듯한 느낌의 내용물로 구성되어 있다. 예전부터 언급했지만, 이제 더이상 일리언(illion)이라는 자아를 꺼내들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 앨범을 통해 래드윔프스라는 이름이 가진 제한을 완전히 깨부순 셈이 되었으니 말이다. 


은근히 요네즈 켄시의 작풍이 느껴지는 리드미컬한 ‘海馬’, 퍼즈 가득한 기타와 트랩비트의 색다른 조합을 내세운 에이위치와의 듀엣 ‘SHIWAKUCHA’, 소절마다 다른 질감의 소스 조합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선율을 뽐내는 ‘MAKAFUKA’, 앰비언트와 EDM 그 중간 어딘가를 지향하는 사운드 스케이프를 보여주는 ‘グランドエスケープ’, 그간 영화 OST를 제작하며 쌓은 노하우가 드라마틱한 편곡으로 반영되어 있는 ‘鋼の羽根’ 등 이젠 온전히 밴드 편성으로만 이루어진 곡을 찾기가 힘들 정도. 음악적인 완성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날개를 달고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아쉽게 느껴질지도. 


니쥬(NiziU) < U >

전주에도 리뷰했던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KPOP 싱글 ‘Chopstick’을 필두로, ‘Take a picture’ - ‘FESTA’ - ‘Make you happy’ 까지의 흐름이 매우 좋다. 그룹 특유의 활기를 다채롭게 풀어내는 초반부의 임팩트는 올해 들은 어떤 작품보다도 강력한 한방을 담보.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물은 아니지만, 예상 안에서 그 최대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EDM을 한 방울 떨어뜨려 화학반응을 야기한 ‘Poppin’ Shakin’’, 시즌 송으로도 맹활약할 수 있을 듯한 발군의 계절감이 스며있는 ‘Super Summer’, 잭슨 5가 떠오르는 인트로에 이어 마무리로 어울리는 곡조와 메시지를 담은 ‘Need U’까지. 꽤나 탄탄한 유기성을 담보한 성공적인 정규 데뷔작.


맨 위드 어 미션(MAN WITH A MISSION) < Break and Cross the Walls I >

3년 반 만에 선보이는 통산 6번째 풀렝스는, 그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최대한 반영한 작품이자 내년에 발매될 < Break and Cross the Walls 2 >로 이어질 연작 시리즈 중 첫번째 앨범으로 자리한다. 특유의 믹스처 록 사운드를 필두로,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부분을 부각시키고자 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수록곡들이 한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충실히 채우고 있다. 


상승조의 선율이 희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yoake’, 기타 태핑 사운드와 일렉트로니카 비트의 조합에 이은 ‘썬더’라는 외침이 강한 충격파를 일으키는 ‘Thunderstruck’, 현악세션을 동반해 비장한 무드를 자아내는 ‘Break and Cross the Walls’, 에너지를 아끼다 일거에 터뜨리는 구성의 ‘INTO THE DEEP’, 변칙에 가까운 독특한 그루브가 단단히 머리에 새겨지는 ‘Subliminal’, 폴 아웃 보이의 패트릭 스텀프와 협연함과 동시에 그들의 작법을 빌어온  ’86 Missed Calls’ 등 코로나 시대를 맞아 라이브에 쏟지 못한 에너지가 고스란히 제작에 반영되어 있는, 그 의욕과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


아이나・디・엔드(アイナ・ジ・エンド) < THE ZOMBIE >

진짜 누구봐도 2021년을 찢었다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아이나 디 엔드의 올해만 벌써 두번째 정규앨범. 자신의 데뷔 정규작인 < THE END >와 자신이 속해 있는 빗슈의 < GOiNG TO DESTRUCTION >까지 세면 올해만 세 장의 풀렝스를 선보이는 셈… 진짜 무서울 정도의 작업량인데. 더 무서운 건 하나같이 완성도가 엄청나다는 점이다. 


< THE END >가 보다 내면의 정서에 침잠해 있었다면, 이번 작품은 밴드와의 협업 측면이 보다 강조되어 있으며 조금은 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17곡이라는 방대한 스케일이지만, 각 곡마다의 간격이 확실함과 동시에 대중적인 선율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이나 디 엔드의 송라이팅 역량의 대단함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로킹한 록 넘버부터 처절하고도 슬픈 슬로우 넘버, 그루비한 레트로 트랙, 왠지 옛날이 그리워지는 90년대 JPOP 스타일까지. 그 안에 단단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그의 정체성이 한데 버무러져 너무나도 맛깔난 음악들을 다시 한 번 들려주고 있다. 정말 아무리 봐도 올해 그가 이룬 음악적 성취는 실로 어마어마.


스키마스위치(スキマスイッチ) < Hot Milk > / < Bitter Coffee >

3년 8개월만의 정규작이자, 그들 커리어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두 장 동시 릴리즈 작품. 대중들이 기대하는 파퓰러한 곡들은 < Hot Milk >에,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도전적인 일면은 < Bitter Coffee >에 나누어 담았다는 것이 특징. 본인들 말로는 코어 팬들은 분명 < Bitter Coffee >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해당 앨범의 포문을 여는 ‘I-T-A-Z-U-R-A’는 빅밴드를 중심으로 한 필리 소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GAME’은 베이스가 강조된 얼터너티브 록의 모양새를 띄고 있으니 아무래도 ‘全力少年’이나 ‘奏’를 즐겨 듣던 라이트 팬들은 다소 어색할 소지가 다분. 그들의 전매특허인 발라드곡 역시 플루트 삽입을 통한 클래시컬한 접근이 인상적.


자 그러면 반대편은 어떨까. < Hot Milk >의 첫 곡 ‘OverDriver’에서부터 느껴지는 이 익숙한 감정. 마음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이 희망적인 곡조가 그야말로 ‘우리가 알던 스키마스위치’에 부합한다. 유즈의 초창기나 사이토 카즈요시가 떠오를 법한 포크 록 ‘東京’ 역시 친숙하며, 러닝타임을 마무리하는 ‘されど愛しき人生’는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킨 스케일 큰 발라드로 완성되어 있다. 적당한 변주를 통한 콘셉트 앨범으로 다시금 커리어의 변곡점을 찾고자하는 의지가 엿보이는, 어느 한 장을 쉬이 고르기 어려운 이들의 의욕작. 


토키 아사코(土岐 麻子) < Twilight >

황혼기를 사치스럽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이른바 ‘트와일라이트 시리즈’. 7월에 선보인 ‘ソルレム’와 8월에 선보인 ‘NEON FISH’, 이어 10월에 릴리즈한 ‘close to you’를 거쳐 정규작이 발매.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언뜻 보기엔 정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역동적인 진심으로 가득한 그의 내면이 열 개의 트랙에 걸쳐 자신이 지향하는 삶의 방향을 조곤조곤 이야기한다. 좀 더 가까이 귀를 기울일수록 섬세한 사운드 터칭이 감성적으로 다가오며, 죽 듣다보면 자신의 삶 또한 돌아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듯한 느낌이 괜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아다치 카나(足立 佳奈) < あなたがいて >

마치 테일러 스위프트의 초창기 작품을 듣는 듯한 ‘This is a Love Story’의 소박함이 맘에 든다. 착실하게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세번째 정규작. 개인적으로 그의 강점은 가창이 가진 호소력과 표현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때보다 그러한 장점을 부각시킨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 보다 목소리에 힘을 실어냄과 동시에 곡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간주가 인상적인 ‘Film’, 업템포에도 충분히 자신의 감성을 포갤 수 있음을 증명하는 ‘ロードムービー’, 밴드 와씨(wacci)의 보컬 하시구치 요헤이와의 하모니가 곡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キミとなら’ 등 보컬에 초점을 맞춘 러닝타임이 듣는 이의 몰입을 유도하고 있다. 새로운 목소리를 듣고 싶은 이에게 슬며시 추천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로스 바트 바론(ROTH BART BARON) < 無限のHAKU >

내는 앨범마다 높은 완성도로 호평 받아 온 미후네 마사야의 원맨 밴드 로스 바트 바론. 장르를 정의할 수 없는, 일렉트로니카와 밴드 사운드를 융합한 유니크한 소리 세계가 듣는 이를 다시 한번 자극할 채비를 끝냈다. “멈춰버린 호흡을 소생시키는, 새하얀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그의 언급으로 하여금, 이 음악이 울려퍼지는 세상은 마치 매트릭스의 끝없는 가상세계와 같은 곳을 연상케하기도 한다. 


사카모토 신타로, 세로(cero) 등이 연달아 떠오르는 가지런히 떠도는 혼돈 속 아름다움과 정숙함. 한마디로 표현하기 참으로 어려운 이 열 두개의 트랙은, 한편으로는 마음을 마구 흔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켠에 묻어 두었던 상처를 치유해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듣는 이의 감정에 따라 팔색조처럼 그 태세를 바꾸는 결과물들이기에, 새하얀 도화지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기도. 그 말인 즉슨 이 도화지 위에 그림은 듣는 이들이 그려가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끝없이 펼쳐진 무한의 소리 속에서 자신만의 호흡을 되찾기를. 


피플원(People1) < People  >

레코쵸쿠의 < 10월 Breakthrough >로 소개된 아티스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로 < 피쳐 아티스트 >로 결정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밴드의 첫번째 정규작. 도쿄를 거점으로 하는 이 트리오의 음악은 수수께끼의 멤버들 만큼이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넓은 바리에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투 보컬 체제를 기반으로, 힙합과 록을 뒤섞은 듯한 믹스처 음악이 팀의 기본 틀. 탄탄한 송라이팅을 중심으로 풍성한 코러스 라인을 펼쳐나가는 ‘魔法の歌’, 경쾌한 피아노 터치를 기반으로 팀만의 대중성을 가감없이 어필하는 ‘ラブソ・ンング’ 등 자신들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수록곡들이 이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는 중. 앨범차트에서도 선방 중이다.


파노라마 파나마 타운(Panorama Panama Town) < Faces >

2020년에 새 체제를 갖춘되, 자신들만의 소리를 찾아 정진해 온 밴드의 새 미니앨범. 녹음 및 믹스 외의 작업은 기타/보컬의 이와부치 소타의 집에서 진행하는 등 코로나 시대에 자신들만의 방식을 구축해가며 작업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하나의 리프를 반복하는 와중에 조금씩 다른 악기로 살을 붙여가며 확장시키는 그 세계가 이색적이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오는 ‘King’s Eyes’, 좀 더 심플하게 가자는 구상 아래 깊이는 놓치지 않은 ‘Strange Days’, 타이트한 흐름 속에 선율의 입체적인 구성이 블랙 키스(Black Keys)를 떠올리게 만드는 ‘100yen coffee’ 등 어느 허투루 만든 곡이 없을 정도로 응집력 있는 러닝타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리틀 퍼레이드(Little Parade) < 藍染めの週末 >

아쿠아 타임즈 출신의 보컬 후토시와 디자이너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마코토 토노에 의한 공동 프로젝트 리틀 퍼레이드의 두번째 미니앨범. 그룹 시절보다는 보다 리듬에 집중한 듯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風の斬り方’으로 새로운 일면을 보여주는가 하면, 이전의 선율감을 떠올릴 법한 ‘long slow distance’, 어쿠스틱 포크 사운드에 자연스레 목소리를 실어낸 목가적인 느낌의 ‘陽と土と花水木’ 등 새로운 모습과 익숙한 모습 간의 좋은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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