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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Dec 08. 2021

[21-12-01] 주간제이팝

요아소비, 시샤모, 즛토마요, 미시아, 스미카 등

그새 결산의 시즌이 다가오는군요.

올해는 하는 거 없이 너무나 빨리 가버린거 같은데,

여러분도 그런 느낌이신지요?


[single]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猫リセット’

펑크(Funk)를 적극 도입해 보다 진일보한 그루브를 선사하는 그의 신곡. 2월에 발매될 네번째 미니앨범 < 伸び仕草懲りて暇乞い >의 선공개곡이기도 하다. 초반의 칩튠 스타일의 신시사이저의 활용, 베이스의 격렬한 태핑과 피아노의 경쾌한 터치감이 이상적인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창 역시 각 소절에 맞춰 그 표현의 강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등 보컬리스트로서의 존재감 역시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즛토마요 만큼은 데뷔 초의 스타일에 매몰되지 않고 점점 자신의 영역을 성공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는 듯.


이브(eve) ‘藍才’

애니메이션 < 주술회전 >의 주제곡 ‘廻廻奇譚’의 히트로 대중들의 눈도장을 찍은 그의 신곡은 일본 < Spotify まとめ 2021 > TV CM의 타이업. 기존 스타일을 이어가면서도, 보다 차분한 곡조를 기반으로 감성적인 일면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히는 트랙이다. 리듬이 강조된 신스팝스러운 느낌의 전개도 삽입되어 있으며, 후렴구를 장식하는 상승조의 캐치한 멜로디에도 주목해 볼 만 하다. 뜯어보면 뜯어볼 수록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듣는 재미가 있는 싱글. 


도스 모노스(Dos Monos) ‘王墓’

변칙적인 리듬으로 예상치 못한 전개를 이끌어 내는 구성이 인상적. 이색적인 혼 세션이 곡 전반에 갈려 있으며, 이와 함께 타이트하게 뱉어내는 래핑이 드라이한 비트를 타고 독특한 대기를 형성해 간다. 프리재즈와 프로그레시브를 기저에 둔 새로운 감각의 음악을 과감하게 내미는 3인조의 패기 넘치는 트랙. 한번에 감상만으로는 이 곡의 정체를 가늠하기 어려울 지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형태의 힙합뮤직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마후마후(まふまふ) ‘ブレス’

이번에 발표된 홍백가합전 출연자 중, 가장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 바로 마후마후였다. 그로 말할 것 같으면, 서브컬쳐 신에선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도쿄 돔에서 공연할 정도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이름조차 낯설게 다가올, 단연 현 시대를 상징하는 우타이테 출신의 아티스트. 그런 그가 역시 보카로P의 한 사람으로 트렌드를 이끌어 온 DECO*27과의 합작으로 내놓은 신곡이다. 특유의 날카로운 하이톤을 적극 보조하는 강렬한 믹스쳐 록 사운드가 듣는 이의 쾌감을 유도하고 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홍백에 출연하려나 ㅎㅎ.


[ALBUM] 


신곡은 요거 하난데 12/12 뮤비 공개라네요.

요아소비(YOASOBI) < THE BOOK 2 >

전작으로부터 11개월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미니앨범. 사실 이들의 행보를 쭉 쫓아왔던 이들이라면, < THE BOOK 1 >과 같이 거의 싱글 모음집에 가까운 이 작품에 큰 흥미는 가지 않을 듯도 싶다. 전통음악의 무드를 가미한 차분한 분위기의 신곡 ‘もしも命が描けたら’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미 싱글로 발표했던 곡들. 그간 이래저래 이들의 신곡을 챙기지 못했던 이들은 한해동안의 활약을 다이제스트로 보는 듯한 감흥을, 열심히 디스코그라피를 챙겨왔던 이들이라면 곡이 모여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흐름이 색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다만 큰 변화 없이 너무 빠르게 이미지를 소모해 가는 듯한 모습은 다소 아쉽기도. 내년만 되도 그 힘이 확 떨어질 것만 같아서.


시샤모(SHISHAMO) < ブーツを鳴らして >

겨울을 테마로 멤버가 한곡씩 작사를 담당하며 새로운 일면을 내비치는 4곡들이 미니앨범. 늘 업템포 위주의 곡으로 활동해 와서 그런지, 인트로를 지나 서정적인 슬로우 템포의 ‘ブーツを鳴らして’을 슬며시 내미는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낯설다. 그럼에도 미야자키 아사코의 가창이 현악 세션과 만나 어느때 보다도 짙은 호소력을 발하고 있어, 그 과감한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커리어 두번째 작사가 되는 마츠오카 아야의 ‘マフラ’는 밴드 특유의 균형감이 담겨 있는 정통 쓰리피스 사운드를, 이어 어쿠스틱의 따스함이 스며 있는 요시카와 미사키 작사인 ‘ミルクコーヒー’까지. 계절감을 풍성히 담아낸 짧지만 알찬 앨범.


사이다걸(サイダーガール) < SODA POP FANCLUB 4 >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초반 트랙들이 인상적이었던 전작과 달리, 블랙뮤직의 요소가 가미된 리드미컬한 ‘待つ’로 스타트를 끊는 것이 심상치 않다. 이어지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가미된 신스팝록 ‘猫にサイダー’, 역시나 신시사이저에 집중하는 듯한 ’シンデレラ’ 역시 이전의 고양감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풀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전작의 흐름이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약간은 아쉬운 부분. 


그럼에도 그루브함에 집중함과 동시에 짜임새 있는 연주를 보여주는 ‘ピンクムーン’, 일렉트로니카와의 의미있는 만남을 주선한 ‘かいじゅのゆめ’ 등 중간에 멈춰서지 않고 우직하게 그 변화를 밀고 나가는 모습이 밉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은 잠시 회귀해 자신들스러운 질주감으로 가득한 ‘ライラック’로 마무리. 전작에서 보여준 극강의 대중성에는 약간 못미치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충분한 설득력으로 풀어내고 있는 작품임에는 확실.


미시아(MISIA) < HELLO LOVE >

첫 곡부터 탈일본의 알앤비 감성을 보여주는, 크리스마스감을 물씬 담아낸 흥겨운 필리소울 ‘Welcome One’이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다. “지금 시대에 부른다는 것은 역시 지금 시대에 만든 노래가 아니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현재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차곡차곡 쌓아나간 11개의 트랙들은 장르를 넘어 지금 그라는 뮤지션이 ‘싱어’로서의 존재이유를 알려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후배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주목하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후지이 카제가 처음으로 다른 아티스트에게 준 것으로도 화제를 모은 ‘Higher Love’는 그야말로 현지화에 가까운 농도 짙은 가스펠 곡으로, 미시아가 가진 음색의 장점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곡. 그런가 하면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가수의 잠재력을 펼치게 만드는 카와타니 에논의 ‘想いはらはらと’의 독특한 리듬감은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향하는 콜라보라 할만하다. 그런가 하면 좀처럼 그 결과물을 예상하기 힘든 그린(GReeeeN)과의 합작 ‘好いとっと’은 화려한 디스코 넘버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의 전매특허와 같은 가창력은 이 작품의 테마를 관통함과 동시에 노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담은 드라마틱 발라드 ‘歌を歌おう’에 한 가득. 그런가하면 재즈에도 능한 그의 보컬 스킬이 빛나는 ‘愛にまだ揺れている’ 등 본래 잘하던 것들도 여전히 잘함을 보여주는 곡들도 단단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3년만의 앨범에 걸맞는, ‘미시아’라는 아티스트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터.


우카스카지(ウカスカジー) < どんなことでも起こりうる >

미스터 칠드런의 사쿠라이 카즈토시와 이스트 엔드의 가쿠 엠씨의 두 멤버로 이루어진 유닛 우카스카지의 새앨범. 특유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14트랙이 러닝타임을 풍성히 채우고 있다. 2019년에 발매한 미니앨범 < 金色BITTER >에 수록되어 있는 7곡을 포함, 투어 중 캠핑카에서 완성했다는 따스한 햇살과 같이 느껴지는 ‘PLEASE SUMMER BREEZE’, 축구를 하다 만난 두 사람인만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정하는 일본 대표팀을 응원하는 ’勝利の笑みを 君と ~日本サッカーのために~’ 등 두 사람의 시너지가 여느 때와 같이 에너저틱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이할 만한 점은 엄청난 곡들을 커버했다는 사실. 하나는 야마시타 타츠로가 멤버로 있음과 동시에 지금에 와 더욱 고평가를 받고 있는 슈가 베이브의 ‘DOWN TOWN’, 하나는 빌보드 1위라는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운 사카모토 큐의 ‘上を向いて歩こう’. 두 곡 다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랩 파트를 가미하는 등 조금씩 변화를 주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결과물로 자리하고 있다. 사쿠라이 카즈토시가 보다 편하게 음악을 하는 모습을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스미카(sumika) < SOUND VILLAGE >

처음으로 시도한, 작곡 합숙으로 탄생한 4곡을 수록. 일렉트로니카 장인 테디로이드에게 편곡과 프로듀서를 맡김으로서 미지의 영역을 찾아 나서는 ‘Babel’로 시작해 특유의 드라마틱한 선율이 은은히 스며있는 ‘アンコール’, 상쾌한 질주감이 돋보이는 업템포 ‘一閃’, 혼 세션을 동반해 계절감을 담아낸 시즌 송 ‘Marry Dance’ 등. 분류는 싱글로 되어 있으나 EP에 가까운 충실한 러닝타임으로 귀를 즐겁게 한다. 그룹 특유의 대중성이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담겨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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