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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an 31. 2022

[22-01-04] 주간제이팝

료큐오쇼쿠샤카이, 아도, 스캔달, 사우시 도그 등


[Single]

사우디 도그(Saucy Dog) ‘ノンフィクション’

무엇이 진짜 자신인지, 자신다움이란 무엇인지 알수 없게 되었을 때의 불안을 표현한 밴드의 신곡. 업템포로 달려가는 와중에도 이시하라 신야의 온기 어린 보이스 컬러가 듣는 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코러스 워크로 여운을 남기는 구성 역시 좋은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꾸준히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최근의 기세로 하여금 믿고 듣는 밴드로 진화하는 중.


히토리에(ヒトリエ) ‘ステレオジュブナイル’

오와카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지도 어느덧 3년. 그의 의지를 이어가려는 멤버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에너지 가득한 록 사운드가 인상적인 신곡. 자신들의 힘으로 새로운 그룹의 이미지를 그려나간 앨범 < REAMP >에 이어, 보다 ‘지금의 히토리에’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이정표 같은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과는 다른 방향일지 몰라도, 앞으로 나아갈 밴드의 여정 또한 응원하게 만드는 좋은 트랙.


야바이티셔츠야상 & 오카자키 타이이쿠(ヤバイTシャツ屋さん & 岡崎体育) ‘Beats Per Minute 220’

4월에 있을 두 아티스트의 합동 라이브 < Red Bull SoundClash >의 테마송으로, 두 팀의 음악적 색깔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흐름이 매력적인 트랙이다. 야바티 특유의 댄서블 록 사운드를 중심에 놓고, 여기에 트랩비트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밸런스 있게 각자의 퍼포먼스를 펼쳐보이며 다이나믹한 하모니를 선사한다. 원래부터 친했던 아티스트들이라 그런지 합이 아주 잘 맞는 느낌.


브레이멘(BREIMEN) ‘あんたがたどこさ’

텐더, 템팔레이, 널바리치, 메가 신노스케 등 여러 아티스트들의 세션 멤버로 활약하며 ‘업게 최전선 플레이어 집단’으로 널리 알려진 밴드의 신곡. 리얼세션을 기반으로 하나 장르를 넘나듦과 동시에 실험적인 사운드를 구현하며 평범한 흐름을 전력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각 연주자들의 섬세한 테크닉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이면서도 신비스러운 광경이 듣는 이를 기다리고 있을 터.


[ALBUM]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 Actor >

다양한 표정으로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배우’로 분했다는 의미로 지은 듯한 타이틀처럼, 일상을 살아가며 맞닥뜨리는 여러 감정을 특유의 팝 센스로 구현하고 있는 어느덧 세번째 풀앨범. 전작인 < SINGALONG >(2020)과 기본적인 맥락은 같으나, 타이업 곡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곡마다의 캐릭터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모두가 싱어송라이터로서 작곡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하나, 아나미 신고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이 포인트이기도. 만든 이의 성향이 곡에 고스란히 녹아들고 있으니, 크레디트를 보기 전 이 곡은 누가 쓴 곡인지 추측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최근 1~2년간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새겨져 있다.


아도(Ado) < 狂言 >

‘うっせぇわ’가 히트를 넘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언급된 것도 벌써 1년. 보카로P/우타이테 신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젖힌 시대의 심볼이 선보이는 대망의 첫 정규작. 그의 히트가 놀라웠던 건, 보카로P/우타이테 출신 아티스트들이 메이저에 진출하며 조금 그 색을 옅게 하거나 다른 명의로 재데뷔하는 기존의 루트를 완전히 부정하는 과정이었기 때문. 동시에 넷 상으로만 활동하던 우타이테들의 성향이 곡의 주제와 잘 맞아 떨어지며 그 신에 열광하고 있던 10~20대를 단숨에 공감하게 만든 것이 ‘うっせぇわ’의 히트요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인데..  


여튼 유명한 보카로P는 모두 참여한 듯한 화려한 크레디트부터 시작해, 그쪽의 문화를 조금의 순화도 없이 그래도 끌어온 결과물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곡간의 간격이 크지만, 그와 상관없이 어찌 보면 보카로P/우타이테 신을 메인스트림의 영토에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좋은 가창력을 가진 가수와 유명 보카로P가 만난 만큼 작품의 완성도는 보증. 그야말로 보카로네이티브 세대의 충격적이고도 성공적인 침공.


스캔달(SCANDAL) < MIRROR >

전작 < Kiss from the darkness >(2020)가 스트레이트한 록 사운드에 초점을 맞췄다면, 신보는 보다 복잡하고 입체적인 크로스오버 뮤직으로 그 조타수를 돌리고 있다. 예를 들어 첫 곡 ‘MIRROR’에서 들려오는 리듬은 록보다는 일렉트로니카에 가까운 느낌이며, ‘eternal’ 역시 퓨쳐 베이스를 의식한 듯한 비트가 새로운 방향성을 역동적으로 부여하는 중. 마미가 작곡의 반절 이상을 도맡았던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멤버들이 고르게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으며, 보컬 또한 리나가 ‘彼女はWave’, 토모미가 ‘愛の正体’, 마미가 ‘アイボリー’를 담당하는 등 하루나 외의 멤버들도 참여해 보다 버라이어티한 러닝타임으로 완성되어 있다.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무드를 들려주는, 결성 15주년을 기념하는 10번째 정규작.


윌리웡카(WILYWNKA) < NOT FOR RADIO >

헨타이신시클럽의 멤버로 작년 한 해 큰 활약을 펼친 오사카 출신 래퍼의 새로운 의욕을 엿볼 수 있는 EP. 현재 신을 이끌고 있는 프로듀서와 래퍼가 다수 참여하고 있으며, 덕분에 이 앨범 하나만으로도 여러 뮤지션들의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 장점. 자신의 음악을 하고자 하는 느낌이 물씬 나는 비트 메이킹이 인상적이며, 골수 힙합팬이라면 90년대~00년대의 풍경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갈 사운드들이 작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과거의 유산과 지금의 트렌디함을 받아들여 자신만의 음악으로 체화시킨 그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


노멜론 노레몬(NOMELON NOLEMON) < POP >

최근 음악 신에서 검증된 조합이라면 아마 보카로P X 보컬 유닛일 것이다. 이 팀 역시 보카로P 츠미키와 싱어송라이터 미키마리아로 구성된 듀오. 미키마리아는 요아소비의 보컬인 이쿠라가 속해 있던 플라소니카 출신이라 그런지 더더욱 요아소비를 떠오르게 만드는 조합이기도 하다. 다만 이 팀은 곡 제작/보컬로 나누지 않고, 곡도 함께, 노래도 함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보카로P의 음악적 경향을 딱 알맞은 만큼 가져온 듯한 균형감이 느껴지는 지도. 앨범 타이틀처럼 자신들만의 파퓰러함을 꾹꾹 눌러 담아낸 9개의 트랙이 착실히 자신들을 소개하는 결과물로 구성되어 있다.


쉥크(SHANK) < STEADY >

복잡한 머리 속을 시원하게 비워내고 싶을 때 추천하고픈 멜로딕 펑크! 어느덧 데뷔로부터 15년이 다 되어가는 밴드가 선사하는 30여분의 통쾌한 여정이 듣고 있는 장소를 록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탈바꿈할 기세. 헤이-스미스와 함께 흥겨운 스카펑크를 시전하는 ‘Mind Games’, 클래식한 도입부가 오히려 듣는 이를 더욱 흥분시키는 ‘Candy Cruise’, 탁 트인 야외 공연장에서 맥주 한 잔 들고 노을을 바라보며 그날 처음 본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듣고 싶어지는 흥겨운 리듬의 ‘Poker Face’ 등 펑크 안에서도 다양한 변주를 두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작품이다. 아 올해는 록 페스티벌 갈 수 있겠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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