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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12. 2022

[22-03-01] 주간제이팝

지난 2주간 릴리즈 된 작품을 모았습니다.

밀린 회사일 하고 돈 준다는 글 쓰느라

한주 쉬어간 주간 제이팝입니다.

대신 지난주에 발매된 작품까지

꽉꽉 눌러담았습니다.(특히 앨범)


아 힘들다!


[Single]


킹 누(King Gnu) ‘カメレオン’

정식 발매는 3월 16일이나 이미 지난주에 선공개되어 차트 1위를 찍고 있는 킹 누의 신곡. 오르간 소리 때문인지 뭔가 조금 더 성가대스러운 ‘百日’ 같다고나 할까.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사운드를 조금 더 쉽게 풀어낸 듯한 구성을 띄고 있으며, 밴드를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금방 빠져들 수 있을 그들다운 노래. 근데 최근 곡들이 뭔가 비슷비슷한 느낌인 건 나만의 느낌인겨?


퍼퓸(Perfume) ‘Flow’

뭔가 오랜만인 것 같아 찾아봤더니 전작 ‘Time Warp’로 부터 무려 1년 반만의 싱글. 드라마 < ファイトソング >의 타이업이기도 하다. 어슴프레 몽환적으로 퍼져나가는 공간감 있는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특징으로, 시간이 어느 순간 멈춰버린 듯한 그룹의 음악세계를 여전히 세련되게 구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카타 야스타카가 참 대단하단 말이지.


크리피 넛츠(Creepy Nuts) ‘パッと咲いて散って灰に’

고교 야구 대회의 주제가로 쓰이는 만큼 한껏 텐션을 높이는 알 시테이의 목소리가 유난히 가슴으로 파고드는 듯. 자신의 힘을 의심하는 네거티브 마인드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환하자는 듀오만의 응원가로 마감질 되어 있다. 비트 보다는 현악세션이나 베이스가 중심으로 흘러가는 만큼 타격감은 좀 부족하다 느낄수도.


시럽(SIRUP) ‘Superpower’

술을  마신다 하는 사람은 한번쯤 접해봤을 위스키 제임슨(JAMESON)과의 콜라보레이션 곡으로, ‘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라는 브랜드의 이념에 부합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탄성있는 비트를 감싸고 있다. 듣다 보면  특유의 그루브가 자아내는 중독성이  없이도 취하게 만들 기세.


너무 야윈거 아닌가 미레이짜응 ㅠㅠ

미레이(milet) ‘Flare’

정말 소처럼 일하는 듯한 미레이.. 이번 싱글은 그의 목소리가 가진 개방감이 극대화 된, 드라마 타이업이었던 ‘us’나 ‘ordinary days’가 떠오를 법한 청량한 분위기의 곡. 미레이가 좋은 건 다크함과 밝음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유연한 보컬 스타일 때문. 특히나 브라스와 기타, 코러스 세션 등 마치 히게단을 미레이 스타일로 해석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럭키 테잎스(LUCKY TAPES) ‘ナイトダイバー’

신시사이저만으로 흘러가는 초반의 무드가 참 감미롭다. 4월에 새앨범을 앞두고 있는 밴드의 선공개곡은. 그들 특유의 아련한 무드가 참을 수 없이 마음을 간질간질 건드리는 노래다. ‘살아가는데 있어 어떤 계기는 스스로 만들기도 하고 의지에 반해 갑자기 오기도 한다’라는 메시지를 러브송인듯 러브송이 아닌 듯 풀어낸 타카하시 카이의 센스가 돋보이는 트랙.


[ALBUM]

에이위치(Awich) < Queendom >

최근 몇년간 내는 앨범마다 범상치 않은 완성도를 보여준 오키나와 출신 에이위치의 신보. 지금까지의 작품이 정상으로 가기 위한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드디어 궤도에 올라선 자신을 위풍당당하게 대중에게 제시하는 풍경이 그려져 있다는 점이 포인트.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같은 크루원인 옌타운(YENTOWN)의 차키 줄루(Chaki Zulu)가 프로듀싱을 도맡고 있으며, 그가 지금까지 줄곧 펼쳐온 서사에 근거한 결코 가볍지 않은 스웩이 세련되고 강렬하게 러닝타임을 휘감는 작품. 제이피 더 웨이비와 아나키, 케이주와 옐로우 벅스 등 피처링진 또한 이 작품의 완성도를 격상시키는 데 일조하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의 작품 후보 중 하나.


어썸 시티 클럽(Awesome City Club) < Get Set >

앨범을 한 바퀴 돌리고 나니 싱글 ‘勿忘’의 대히트 이후 조금 더 팝적인 노선으로 선회했구나 싶은 생각이. 사실 개인적으로는 시티 팝 리바이벌 밴드에 가까운 이미지였기 때문에 최근의 그들은 완전히 다른 팀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브라스를 가미한 힘찬 무드를 기반으로 포린과 아타기의 하모니가 기분 좋게 울려 퍼지는 첫 곡 ‘On Your Mark’에서는 순간 드림스 컴 트루의 잔상이 느껴지기도. (도리카무는 혼성도 아닌데)


최근 프렌즈(フレンズ)의 작품을 즐겨듣는 이들이라면 비슷한 성향임을 금새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雪どけ’ 같은 서정적인 슬로우 넘버는 온전히 자신들만의 트랙. 니시노 카나나 그린이 떠오르기도 하는 리듬이 강조된 ‘you’, 두 보컬의 화음이 유난히 기분 좋게 청각을 파고드는 ‘color’ 등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대중성을 온전히 흡수해 발하는 그 파퓰러함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작품.


히구치아이(ヒグチアイ) < 最悪最愛 >

피아노를 연주하며 내면에 휘몰아치는, 나도 모를 폭풍같은 정서를 노래로 펼쳐 놓는 아티스트의 4번째 정규작. 조금씩 인지도를 올려가던 중 최근 발표한 ‘悪魔の子’가 애니메이션 < 진격의 거인 >에 타이업 된 것을 계기로 단숨에 주목을 받고 있는 타이밍에 발표한 작품이기도 하다. 다소 독특하게 느껴지는 타이틀은 수록곡 ‘悪い女’의 가사로, 보답받을 수 없는 사랑이란 것을 깨달으면서도 자신을 부정해서 까지 연애 관계를 지키려 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노래. 이처럼 피아노를 기반으로 잔잔하게 깔리는 록 편성의 스타일이 일견 서정적으로 보이다가도, 단숨에 일그러진 마음의 상태를 노래하는 듯한 격정적인 정서가 반전처럼 다가오기도.  


카미와사이코로오후라나이(神はサイコロを振らない) < 事象の地平線 >

요즘 같은 싱글 시대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20트랙, 79분의 러닝타임이라니. 어릴 적 한푼 두푼 아껴 음반을 살때는 수록곡이 많은게 마냥 좋긴 했는데, 확실히 요즘은 이런 작품이 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친들 그런 시대의 흐름에도 이러한 대작을 선보인 그들의 패기가 반갑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처럼 그들의 기개가 듬뿍 담겨 있는 첫번째 풀앨범은, 밴드의 영역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는 인상을 준다.


현악 세션의 날카로움이 밴드 사운드를 베어내는 듯한 ‘イリーガルゲーム’, 일렉트로니카와의 융합으로 신스 록 사운드를 빚어낸 ‘巡る巡る’, 베이스의 그루브함이 무게감을 실어주는 ‘LOVE’, 자신들의 대중적인 송라이팅 감각을 숨기지 않는 발라드 ‘あなただけ’ 등 일관된 흐름보다는 최대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의도한 흔적이 가득하다. 여기에 빗슈의 아유니 디와 요루시카의 나부나를 초대해 색다른 시너지를 유도한 ‘初恋’, 콘니치와 타니타상이라는 이름의 보컬로이드로도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 키타니 타츠야와 함께 뿜어내는 16비트 리듬이 경쾌하게 다가오는 ‘愛のけだもの’ 등 잠시 분위기를 환기할 콜라보레이션까지. 최근에 이 정도로 충실한 작품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  


칠리 빈스.(Chilli Beans.) < Daydream >

이 주의 발견. 첫 곡 ‘Tremolo’에서 발견되는 뚜렷한 존재감이 나의 발목을 콱 하고 잡는 느낌. 2019년 결성한 쓰리피스 걸 밴드로, ‘칠리’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에서 따 왔다는 것이 납득이 가는 그루비한 팝 록 트랙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베이스의 존재감이 크게 다가오며, 멜로디나 보컬 스타일에서 영미권의 트렌디한 느낌이 묻어나오는 등 지금 시대의 밴드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결과물들이 인상적.


미스터 포르테(Mr.ふぉるて) < Love This Moment >

2017년 결성해 2019년 부터 꾸준히 자신들의 구질을 만들고 던져 결국 2021년에 메이저 데뷔를 일궈낸 자수성가형 밴드의 첫번째 정규작. 앳되면서도 떨림이 있는 야나우 츠카사의 노랫소리를 중심에 놓고, 기분 좋은 파장으로 울려 퍼지는 록 사운드가 취향 타지 않을 대중성의 바로미터를 가리키고 있는 느낌이다. 자신들의 가장 보편적인 모습을 선보이는 밝은 무드의 리드 곡 ‘君の星’와 ‘夢なずむ’를 지나면,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하는 비장미가 엿보이는 ‘エンジェルラダ’가 등장하는 등 어느 한 곳에 갖혀있지 않은 자유로운 음악자아를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아키야마 키이로(秋山 黄色) < ONE MORE SHABON >

빠르다 빨라. 벌써 세번째 정규작이라니. 여전히 냉철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와 에두르지 않는 록 사운드가 그의 중핵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금새 알 수 있다. 사실 같은 문법을 삼세번 반복하고 있는 셈이지만, 아직은 그 에너지와 설득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스트레이트한 트랙을 싱글로 주로 접하다 보니 키보드를 중심으로 살짝 톤을 낮춘 ‘燦々と降り積もる夜は’ 같은 노래가 조금 더 반갑게 느껴지는 측면은 있는 듯. 변박을 기반으로 선악의 개념을 묻는 ‘アク’, 댄서블한 느낌을 부각시킨 그 리듬감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Night park’ 등 그의 뛰어난 역량의 에센스가 담겨 있는 트랙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산가츠노판타시아(三月のパンタシア) < 邂逅少女 >

보컬 미아를 중심으로 작곡가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닷의 크리에이터가 참여 중인 음악 유닛 3월의 판타시아.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네번째 정규작은 여러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이 특징. 신세이카맛테쨩의 노코와 후지패브릭의 야마우치 소이치로/카나자와 다이스케, 보카로P 미즈노 아츠와 하루카료 등이 참여해 새로운 그만의 블루팝 세계를 창조해내고 있다.


타이트한 사운드 프로덕션이 텐션을 팽팽히 유지하는 ‘101’, 인트로부터 후지패브릭의 색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에도 오히려 그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閃光’, 차분한 가창이 호소력을 담보하는 ‘春に願いを’ 등 아티스트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다. 소설X음악X비주얼 이라는 콘셉트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컬 미아가 직접 써내려간 17작품의 소설이 함께 공개되기도. 그 중 5작품은 트랙으로 제작되었으니, 어떤 노래일지 한번 찾아봐도 재미있을 듯.


하루카미라이(ハルカミライ)  < ニューマニア >

언제나 변치 않는 모습으로 기다려줄 것만 같은 밴드의 최신작. 어느덧 결성 10주년에 선보이는 메이저 세번째 작품이다. 물불 가리지 않는 몰아치는 디스토션의 틈새로 이모셔널한 자신들만의 정서를 흘러넘치게 채워넣고 있는 14곡의 청춘드라마가 듣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이미 폐반이 되어 음원 입수가 곤란한 ‘アワーライフ'와 ‘青春讃歌’가 수록되어 있는 등 오랫동안 지지해주었던 팬들에 대한 배려도 함께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언제나처럼 열정적으로 세상과 싸우듯 음악을 하는 그들이지만, 조금씩 그 방법이 능숙해지는 모양새.


요건 틱톡에서 꽤 흥한듯

야유요(ヤユヨ) < 日日爛漫 >

주목해야 할 신예 걸밴드의 야심찬 록 트랙을 듣고 싶다면 여기로. 첫 정규작이 되는 이번 앨범은 15곡이라는 큰 볼륨 아래서 자신들이 어떤 팀인지 참신하고도 세세하게 알려주는 자기소개서처럼 느껴진다. 단단한 목소리와 캐치한 선율, 연주력을 기반으로 한 팀만의 에너지가 가득한 합주가 삼위일체를 그리는 ‘おばよ、’ 만 들어도 아는 사람들은 빡 하고 감이 올 것이다. 그 정도의 확신으로 러닝타임을 쭉 감상한다면 아마 또 하나의 될성부른 팀이 나왔구나 하고 생각하리라 확신한다. 개인적으로도 왠지 올 한해 헤비 로테이션하게 될 것 같은 작품이랄까.


쿠즈하(葛葉) < Sweet Bite >

최근 빌보드 재팬 다운로드 앨범 집계에서 아도와 우타다 히카루, 유리, 미레이, 요아소비 같은 쟁쟁한 아티스트를 제치고 1위를 거머쥔 작품인데, 아마도 잘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정체는 바로 구독자 121만명을 보유한 버추얼 유튜버. 본래는 게임 유튜버이나 음악 활동 역시 좋은 반응을 보여 앨범까지 내게 된 케이스. 조회수 150만회를 넘기며 좋은 반응을 보인 ‘甘噛み’는 밴드 시드의 베이시스트 아키의 작곡이기도 하다. 그밖의 ‘エンドゲーム’는 미야비가 연상되는 등 전체적으로 준수한 작품이나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자신의 음악색깔이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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