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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18. 2022

[22-03-02] 주간제이팝

아도, 야마, 이브, 인디고 라 엔드, 시샤모 등

[Single]


아도(Ado) ‘永遠のあくる日’

어떻게 보면 살짝 올드한 가스펠 팝 스타일임에도 이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아티스트의 표현력이 무서울 정도. 이젠 자신을 그저 화제의 중심이 아닌 ‘보컬리스트’로 봐달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슬로우 템포의 신곡이다. 작사작곡은 ‘ギラギラ’를 제공했던 테니오하가 다시 한 번 담당. 우타이테신과 대중음악신을 모두 섭렵해 가려 하는 아도의 침투력을 가속화 하는 트랙으로 자리한다.


야마(yama) ‘MoonWalker’

보카로P 니토。작사작곡에 의한 야마의 신곡. 이 노래의 데모를 듣자마자 어레인저 선정부터 편곡 방향성까지 단번에 협의, 이 곡이 사용되는 < dアニメストア > CM의 테마인 ‘좋을 대로 맘껏 휘두르자(好きに全振ろう)’를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한 스킬풀한 노래로 완성되었다. 평소보다 힘을 주어 보컬의 강약을 강조한 가창, 그리고 현악과 브라스가 함께 터져 나오는 스케일 큰 편곡까지. 조금의 흠도 잡을 수 없는 ‘완성형’의 야마를 보여주고 있는 신곡.


칠드스팟(chilldspot) ‘your trip’

평소와는 다른, 딱딱 끊어지는 기타 주법이 뭔가 이색적으로 다가왔는데, 알고보니 프로듀서를 맡은 이가 요루시카의 나부나. “현실에서 멀리 여행을 떠날 정도로 괴로운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지만, 그만큼 괴로워지면 이 곡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이 곡이 날아가주기를 바란다.”라는 생각을 담은 곡이기도 하다. 그들의 음악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들었던 명쾌한 대중성과 질주감이 또 다른 페이즈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느낌.


시샤모(SHISHAMO) ‘春に迷い込んで’

계절이 지나도 좀처럼 기분이 바뀌지 않는, 삶의 무상함에 무언가 미련을 놓지 못하는 주인공의 기분을 그려낸 미디엄 템포의 신곡.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밴드의 리더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좋은 보컬리스트로서도 그의 존재감은 빛나고 있다는 느낌이다. 뮤직비디오에는 미야자키 아사코의 요청으로 초청된 미나미 코토나가 출연, 노랫말과 좋은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봄에 어울리는 노래와 영상.


이것이 원 버전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 ‘春は溶けて’

작년 < FM802春のACCESS!> 캠페인으로서 그가 써내려 갔던 노래를 셀프 커버한 작품으로, 특유의 투명한 기타 사운드와 생동감 있는 가창이 잘 어우러졌으며, 이 곡을 냈을 당시와는 또 다른 느낌의 편곡을 통해 마치 다른 곡을 듯한 느낌도 자아내고 있다. 당시에는 료쿠사카의 나가야 하루코, 프레데릭의 미하라 켄지, 야마 등이 함께 부른 노래였기에, 밴드만의 정서를 오롯이 느껴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 들어보기를.


미우라 토코(三浦 透子) ‘私は貴方’

영화 < 드라이브 마이 카 >의 미사키 역으로 열연하며 우리나라에도 널리 이름을 알린 미우라 토코. 슬쩍 그의 커리어를 들여다 보면, 6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해 벌써 20년이 넘은 연기경력과 함께 여러 레코드를 취입하고 홍백가합전에도 출전한 가수로서의 히스토리 또한 눈에 들어온다. 그런 그가 6개월 만에 내어 놓는 싱글은, 오드 풋 워크(ODD Foot Works)의 아리모토 켄치가 사운드 프로듀싱을 맡아, 저음의 피아노와 단촐한 현악기를 사용해 심상의 저너머 풍경을 그려내며 새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무덤덤한 목소리 속 명확히 새겨져 있는 감정이 마치 영화 속 미사키와도 이어지는 듯한,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의외라고 느끼면서도 어느덧 그의 노래에 설득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ALBUM]


이브(eve) < 廻人 >

본인 커리어에 큰 전환점이 된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타이업 ‘廻廻奇譚’를 포함, 근 2년만에 선보이는 3번째 정규작이다. 꾸준히 싱글을 선보여왔던 만큼, 마치 베스트 앨범과 같은 볼륨을 자랑하는 것이 본작의 장점이자 포인트. 전체적으로 자신의 색을 유지함과 동시에 콜라보레이션이나 트렌드와의 융합 등 다양한 도전을 감행한 모습이 선명하게 담겨 있는 느낌이다. 요루시카의 스이가 참여, 두 사람의 감성적인 보이스 컬러가 좋은 합을 보이는 ‘平行線’, 타이트한 비트의 퓨쳐 베이스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히는 ‘YOKU’, 애니메이션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주제가로 인트로의 교차되는 기타연주가 영화의 결을 쫓아가는 ‘深海’ 등 한결 넓어진 음악적 바리에이션이 듣는 이에게 명징하게 다가오는 작품.


코 슈 니에(Cö shu Nie) < Flos Ex Machina >

이 팀 역시 다수의 애니메이션 타이업을 기반으로 특유의 서정성과 테크니컬한 연주 등으로 일본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밴드. 후반부의 일그러지는 듯한 음향 이펙트가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첫 곡 ‘red strand’, 역시나 변칙적인 박자로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끔 ‘BED CHUTE!’ 등 초반부만 듣더라도 이들이 지향하고자 하는 사운드의 특색이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전곡의 작사작곡을 맡고 있는 보컬 나카무라 미라이의 신비스러운 음색과 은유적인 표현까지 맞물려 그들만이 가진 미학을 더욱 진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며,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적극 도입한 강렬한 하이브리드 록 사운드가 여전히 러닝타임 전반에 걸쳐 맹공을 퍼붓는 작품이다. 특히 인디 1st 싱글 수록곡이자 라이브에서 줄곧 마지막 세트리스트로 불러왔던 ‘迷路 ~序章~’, ‘迷路 ~本編~’를 재수록하며 많은 팬들의 염원을 현실화하기도.


비가맨(VIGORMAN) < Chemical Reaction >

작년을 최고의 한해로 만든 헨타이신시클럽의 멤버 비가맨. ‘자신’이라는 소재에 다른 아티스트를 섞어보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지에 주력하고 있는 EP다. 포문만큼은 자신이 직접 열겠다는 의도인지 비장한 무드 속에서 랩과 노래를 오가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Chemical Reaction’, 리드곡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츠바키(唾奇)와의 듀엣 ‘短命治療’, 타이트한 래핑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줄곧 유지해가는 ‘Buster!!’, 파퓰러한 인트로가 마치 그린이나 펑키 몽키 베이비를 듣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My Job’ 등 한 곳에 매몰되지 않은 다양한 음악적 자아를 동료들의 도움으로 펼쳐보이고 있다. 개그(GeG), 호쿠토, 슈퍼 쇼키 등 이름난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포인트.


모리야마 나오타로(森山 直太朗) < 素晴らしい世界 >

‘さくら’로 데뷔해 가수활동을 이어온 지도 어느덧 20년. 언뜻 듣기엔 여린듯 하면서도 그 안에 스며 있는 강한 삶에 대한 애티튜드가 오랜 기간 많은 이들의 삶을 지지해주고 있는 모리야마 나오타로의 20주년 기념 앨범. 정규앨범으로는 근 4년만의 작품이기도 하다. 코로나를 앓았던 경험을 거쳐, 다시금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감사함을 담아낸 작품이기도 하다. 그 주제의식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타이틀과 동명의 곡 ‘素晴らしい世界’, 오케스트레이션이 가미된 활기찬 리듬에 자신의 마음을 살포시 흘려보내는 ‘愛してるって言ってみな’, 하모니카 소리를 실은 포키한 사운드에 나레이션을 읽는 듯한 가창이 메시지성을 더욱 극대화하는 ‘最悪な春’, 여기에 불멸의 명곡을 지금 시대에 있어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さくら(二〇二〇合唱)’과 같은 노래들에서 강하게 느껴지는 생명력. 곧 다시 되찾게 될 평범한 일상을 한 발자욱 더 앞당길, 그런 노래들이 가득 담겨 있다.


요나오(yonawo) < Prescribing The… >(EP)

잔잔하게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밴드 신의 젊은 피 요나오의 새 EP. 좀 더 차분하고 멜로우한 슬로우 템포 기반의 네 트랙이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공간감 있는 사운드와 조금은 붕 뜬 듯한 레코딩의 보컬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ココナッツ’, 무심하게 울려 퍼지는 퍼커션과 빈티지한 신시사이저의 음색이 은밀한 내면을 슬쩍 꺼내보이게끔 하는 ‘空色素肌’ 등 조금은 침잠된 이런 분위기도 그들과 잘 어울리는 듯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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