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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03. 2022

[22-04-01] 주간제이팝

[Single]


템팔레이(Tempalay) ‘Q’ (뮤비가 없네요 ㅠ)
 일본에서 방영되는 WOWOW TV 오리지널 드라마 < 青野くんに触りたいから死にたい >의 주제가로, 특유의 기묘한 음계의 신시사이저에 이어지는 로우파이한 록 사운드와 부유하는 보컬의 조합이 딱 그들답다고 느껴지는 곡이다.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충실히 이어가는 느낌이며, 중간에 하드록 적인 접근법을 차용했다는 점 역시 절대 평범하게 가기를 거부하는 이들의 애티튜드가 잘 반영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뮤비공개가 4/10이라 이걸로 대신... 페기즈 갤러리 항상 수고가 많으십니다.

더 페기스(the peggies) ‘ハイライト·ハイライト’
 애니메이션 < 쿠노이치 츠바키의 속마음 >의 주제곡으로 타이업 된 곡으로, 이전과 같은 강성의 록과는 다른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운 팝 사운드를 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대한 반복되는 느낌이 나지 않도록 편곡 상의 변주를 지속적으로 주고 있으며, 기본 밴드 편성 외 사운드가 풍성하게 들어가 있는 덕분에 기존에 발매한 싱글과도 확실한 차별점을 가진 노래이기도. 다만 잦은 애니메이션 타이업으로 인해 이미지가 고착되어 가는 것이 팬으로서 조금은 우려가 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인지라…


와츠(Wurts) ‘SPACESHIP’

작년 발매한 앨범 < ワンス·アポン·ア·リバイバル >이 일본 시디샵 점원조합이 뽑은 제14회 < CDショップ大賞 >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여주었던 와츠의 신곡. 여전히 틱톡에 의한 바이럴을 기반으로 활동을 펼쳐가는 그의 성향을 반영하듯 크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포인트 있는 구간들이 듣는 이의 신경을 툭툭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다. 칩튠을 연상하는 신시사이저와 댄서블한 무드를 조성하는 비트의 조합을 중심으로 간결하게 가창을 이어나가는 스타일은 이전의 곡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은 듯.


오발(Ovall) ‘Find You In the Dark(feat. Nenashi)’

명망 높은 프로듀서 집단이자 뮤지션들의 뮤지션인 세 멤버에 의한 밴드 오발의 신곡. 재지한 무드를 타고 신시사이저와 기타의 하모니가 은은하게 허공에 흩어지며, 진짜 진심은 슬쩍 감춰놓은 듯한 팔세토 가창이 곡이 가진 특유의 대기를 완성하고 있다. 여러가지 소리들이 섬세하고도 입체적으로 담겨 있어 들으면 들을 수록 듣지 못했던 부분이 발견되는 노래이기도 하다.  


니(NEE) ‘DINDON’

작년 메이저 데뷔와 함께 야심차게 선보인 정규작이 나름 많은 록 팬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는데, 이번 신곡 역시 그런 기세를 이어나가는 듯한 에너지가 가득차 있다. 전체적으로 정공법과는 살짝 거리를 두었던 지난 스튜디오 앨범과는 달리, 경쾌한 곡조와 캐치한 선율을 통해 대중성 구현에 조금 더 집중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밴드 특유의 거칠거칠한 사운드 질감은 잘 살아 있으니, 반드시 들어보기를 권한다. 정도와 사도 그 중간 어딘가에 살짝 걸쳐 있는, 그들의 행보를 계속 쫓게 만드는 노래.



[ALBUM]


사카낙션(サカナクション) < アダプト >

야심차게 진행 중인 두 프로젝트 중 첫번째인 < ADAPT >의 일환으로 발매한 앨범이 드디어 대중들앞에 도착. 사실 작년 말 대부분의 수록곡들을 온라인 투어인 <SAKANAQUARIUM アダプト ONLINE >에서 선보인 바 있으며, 본인 또한 티켓을 끊고 관람했던지라 이제나 저제나 앨범이 공개되기를 기다렸는데 드디어.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 나갔는지를 기록한 앨범으로, 머릿속에 떠도는 불안과 그로 인해 변해가는 인간상을 이들만의 실험적인 접근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신시사이저를 대동해 느긋한 곡조로 삭막한 일상을 그려낸 ‘キャラバン’, 언젠가부터 무의식중으로 자극적인 것들을 찾는 자신의 모습을 기타의 16비트 피킹과 브라스, 퍼커션 기반의 중독적인 후크로 그려낸 ‘ショック’ 등 언제나처럼 그들만의 진지한 음악탐구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본 프로젝트는 이후 지금 시대를 통해 얻은 것들을 어떻게 응용해 나갈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 アプライ > 로 이어지며 또 한 장의 앨범을 연내 발매할 예정.


카나분(KANA-BOON) < Honey & Darling >

3인조로 재편, 무려 5년만에 선보인 신보는 음악성에 있어 많은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는 타이트하고 댄서블한 리듬을, 날카로운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를 주무기로 장착했던 그들이었지만, 이제는 조금 더 감성적인 측면을 더한 선율 중심의 팝록으로 거듭났다고 할까. 전체적인 연주의 톤도 더욱 공들여 정돈한 듯한 인상이다.


개인적으로는 최는  년간의 싱글을 들어오면서 유니즌 스퀘어 가든카나분  해석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기도 했었는데. 이전과 같이 무대를 상상하며 관객간의 커뮤니케이션에 강조점을 두었던 시절과는  다른, ‘음악자체만으로 충분히 승부할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욕작이다. 전작의 ‘Fighter’ 이번 앨범의 ‘Torch of Liberty’ 연달아 들어보면  차이가 무엇인지 확실히   있을 . 참고로  글을 쓰는 당일 새로운 베이스를 맞이해 4인조로 다시 전열을 재정비하기로 했다고.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 プラネットフォークス >

어느덧 결성 25주년. 통산 10번째 스튜디오 앨범은 ‘열심히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는 그들다운 보편적인 테마를 기반으로, 여러 동료들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발산이 흥미롭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뭔가 본질 외에 것들은 모두 쳐내가는 듯한 작법도 이번엔 보다 풍성하고 스케일 크게 가져가고자 한 느낌이 여실히 다가오기도. 코러스와 함께 끝나는 순간까지도 텐션상승에 여념이 없는 ‘解放区’, 아지캉의 ‘애니메이션 타이업 모드’가 그대로 담겨 있는 대중적인 작법의 ‘Dororo’, 로스 바트 바론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록 사운드를 구현해 낸 ‘You To You’, 래퍼인 첼미코의 레이첼과 오무스비를 초빙해 랩 뮤직으로의 얕지 않은 접근을 보여주는 ‘星の夜, ひかりの街’ 등 탄탄히 쌓아온 뼈대를 기반으로 이전과는 조금 다른 재료들을 붙여 만들어 낸 탄탄한 뮤직 타워를 구축하고 있다. 정말 이 정도면 록 장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듯.


킥 더 캔 크루(KICK THE CAN CREW) < THE CAN >

지금 세대는 아마 크레바는 알아도 이 그룹은 잘 모르지 않을까 싶다. 1996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2004년에 잠시 한차례 멈춰선 후, 2017년 부터 다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유서 깊은 힙합 그룹 킥 더 캔 크루의 이야기다. 지금 듣기에 조금은 올드할지언정 아이덴티티 만큼은 확실한 이들의 메이저 다섯번째 스튜디오 앨범. 마치 90년대 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초반 트랙에서 받을 수 있지만, 약간 낯설더라도 귀를 기울여 보면 완성도로 환원되어 있는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몸 속 깊숙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좋은 붐뱁을 들었다는 인상을 주는 ‘YEAH! アガってこうぜ’을 특히 추천.


럭키 킬리만자로(Lucky Kilimanjaro) < TOUGH PLAY >

밴드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농도 짙은 일렉트로니카 팝 사운드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6인조 그룹의 세번째 정규작. ‘여러 장벽이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나가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포한 댄스뮤직이 러닝타임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활동 초기에는 그래도 록의 속성을 어느 정도는 갖추고 있었는데, 신보를 통해 그러한 속박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한 개방감 높은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마치 한 곡 처럼 그 흐름이 이어지는 ‘I’m NOT Dead’와 ‘踊りの合図’에서의 반복되는 구절이 듣는 이의 몸을 예열하게 만들며,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는 키보드의 톤이 괜시리 정겨운 레게 풍의 ‘ぜんぶあなたのもの’, 디스클로저를 연상케 만드는 UK 개러지 사운드의 단출함이 집중력을 배가시키는 ‘週休8日’ 등 듣는 이를 단번에 절정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서서히 달구어 그 열기가 오래 지속될 것만 같은 절제된 소리들로 고개를 끄떡끄떡거리게 만드는 마법을 구사하고 있는 작품.


빔(BIM) < Because He’s Kind >

전작 < Boston Bag >(2020)의 높은 완성도로 하여금 일약 힙합 신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빔. 하드한 스타일과 파퓰러한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의 유연함이 앨범 전반에 반영되어 있다. 랩에 중점을 두고 배드 합 소속의 벤자지와 깊은 교감을 나누는 ‘Skippin’ Rock’, 가볍고 경쾌한 키보드의 터치가 대중적인 구심점을 만드는 ‘Yearn', 역시나 주목받는 래퍼인 다이치 야마모토와 함께 재지한 분위기에 툭 하고 목소리를 던지는 ‘Celebration’ 등 일관성을 해칠 수 있는 흐름임에도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이를 하나로 묶어내는 운용능력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프로듀서로 독일의 라스칼, 프랑스의 아스트로노트, 일본에선 오무스비와 노 버시즈의 콘도 등이 참여. 동료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바이브를 음악 신에 더욱 힘있게 불어 넣는 중.


닛쇼쿠 나츠코(日食 なつこ) < ミメーシス >

반년이라는 빠른 페이스로 선보이는 네번째 정규작. 피아노를 중심으로 풍성한 팝 사운드를 전개하는 그의 특기가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는 앨범이다. 디스코 리듬을 살짝 얹어내 변칙을 꾀한 ‘シリアル’, 중저음을 오가며 보컬의 음역대를 최대한 활용한 ‘クロソイド曲線’, 피아노 한대와 멜로디언, 자신의 보컬 만으로 4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라이브감 충만하게 채워내는 ‘必需品’, 하모니카 소리와 함께 목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편안한 무드의 ‘un-gentleman’ 등 자신만의 정체성이 한가득 담겨 있는 웰메이드 음반. 작년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작품이다.


프레데릭크(プレデリック) < プレデリズム 3 >

첫 곡만 들어도 그 특유의 댄스비트가 귀를 간질이는 느낌. 스피디하고도 타이트한 기타와 키보드의 맹공이 탁탁 끊어지는 드러밍과 함께 그들만의 그루브를 창출하는 ‘ジャンキー' 칼을 갈았다는 인상이 충만하다. 정규작으로는 3년만이나, 꾸준히 선보였던 싱글과 스다 케이나와의 콜라보 앨범을 감안하면 그 작업량이 만만치 않음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역시나 인트로의 아기자기한 키보드 사운드로 포문을 여는 ‘YONA YONA DANCE’, 독특한 리듬 운용을 통해 댄스 본능을 또 다른 방향으로 분출시키는 ‘ラベンダ’과 같은 트랙들에서 자신들의 장점을 부족함 없이 잘 살려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결과물.


딥 시 다이빙 클럽(Deep Sea Diving Club) < Let’s Go! DSDC! >

요번주는 아주 밴드 특집이구나. 밴드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일명 ‘텐진 네오 시티 팝’을 캐치프라이즈로 자신들 만의 레트로 록 사운드를 펼쳐나가는 4인조 밴드의 첫 정규작이다. 펑키한 기타 피킹과 넘실대는 신시사이저가 노을지는 해변가를 연상케하는 ‘CITY FLIGHT’, 가스펠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코러스 워크의 ‘Happy Feet’, 빈티지한 신시사이저 음색으로 레트로함을 한껏 살린 ‘おやすみ Daydream’ 등 조금씩 같은 카테고리의 밴드들과 겹쳐지는 지점도 있지만, 워낙 완성도가 탄탄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할 만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앞으로 자신들의 포지션을 어떻게 잡아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조금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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