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May 16. 2022

[22-05-01] 주간제이팝

요네즈 켄시, 아이묭, 유리, 무카이 타이치, 나카시마 미카 등

[Single] 


요네즈 켄시(米津 玄師) ‘M八七’

아티스트 특유의 워딩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트랙이다. < 신 울트라 >의 주제가로 낙점된 곡이며, 장엄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신시사이저 중심의 편곡을 따라 속도감 있게 읊어 나가는 그의 목소리가 특유의 대중성을 어김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아이덴티티가 시대의 바람을 타고 있음을 재차 증명하는 트랙.


제발 풀버전 좀 풀어줘 ㅠ

아이묭(あいみょん) ‘初恋が泣いている’

이 노래를 듣고 있자면, 은근히 짝사랑의 감정을 설득력있고 공감대 있게 표현하는 아티스트가 그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든다. 어느덧 창작에 있어 안정권에 접어든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묭의 신곡으로, 히로세 아리스 주연의 드라마 < 恋なんて、本気でやってどうするの?>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그가 이제껏 선보였던 노래들과 큰 차이는 없지만, 어느덧 ‘아이묭'이라는 브랜드가 범대중적으로 구축되었음을 알려주는 노래이기도. 


유리(優里) ‘うぉ’

인트로의 강렬한 기타연주에 이어지는 그의 소구력 있는 음색이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한다. 기세를 타고 빠른 릴리즈 주기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신곡은, 자신답게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바치는 응원가이기도. 뛰어난 가창력도 가창력이지만, 멋진 기타 연주 프레이즈가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모습이 전체적인 발란스를 중시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


오카노 아키히토(岡野 昭仁) & 이구치 사토루(井口 里) ‘MELODY’

포르노그라피티의 오카노 아키히토와 킹 누의 이구치 사토루의 듀엣, 여기에 브레이멘의 프로듀싱이 가세한다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하면서도 예상되지 않는 이 조합이 이 곡을 통해 실현되었다. 1차원으로부터 한참 벗어난 복합적인 구성 속에서 두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하는 보컬운용이 그야말로 환상적. 여기에 후반부에 몰아닥치는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는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 주에 딱 한 곡만 듣는 다면 난 이 노래. 


스미카(sumika) ‘Simple’

초반에는 밴드 색을 쫙 뺀채 비트 중심으로 전개한 후 일거에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리듬을 도입하는 구성이 돋보이는 신곡. 팀만의 팝 센스는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으며, 반복되는 명징한 선율로 하여금 듣는 이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든다. 이전과는 살짝 다른 구질로 던지는 스트라이크를 느껴보고 싶다면. 


린토시테시구레(凛として時雨) ‘竜巻いて鮮脳’
벌써 그렇게 됐나. 팀으로서는 1년 4개월만에 선보이는 신곡. 어디까지나 그들 기준에서 보자면 파퓰러해진 느낌이 강한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자극적이고 파괴적인 사운드를 지향하고 있으나 굉장히 정돈되어 있다는 인상이 공존하고 있으며, 특히 TK와 미요코의 보컬 비중이 거의 반반이라는 점이 특이할만한 사항. TK의 찢어지는 듯한 고음과 샤우팅의 일부분을 미요코의 듣기 편한 음색이 대신하니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일지도. 대신 간주와 후주에 포인트로서 몰아치는 로킹한 난장은 역시나 그들답구나 싶다. 시간이 지나도 대중들을 실망시킬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는 팀의 수작. 


마이클 카네코(Michael Kaneko)  'Girls feat. 大橋 トリオ'

마이클 카네코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그 세번째로, 후지와라 사쿠라와 사카이 유에 이어 낙점된 이는 바로 꾸준한 작업량과 상향 평준화된 완성도를 보여주는 오오하시 토리오.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성에게 각기 다른 스탠스를 취하는 두 사람의 각기 다른 가사가 그루비한 BGM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듯 자연스럽게 듣는 이의 귀에 안착한다. 조합만 보고도 실망시킬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직접 들으니 기대 이상이다. 필청!



[ALBUM]


웡크(WONK) < artless >

실험적이면서도 풍성한 음악성을 선보인 전작 < EYES >와는 달리, 알앤비 중심의 대중친화적 트랙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니 앨범이다. 본인들의 원점을 다시금 돌아보았다는 이 작품에서, 그들은 다시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음악을 만드는 밴드’로서의 의미를 다시금 찾게 되었다고. 원격 대신 합숙으로 빚어낸 유려한 사운드와 선율의 트랙들이, 인간이 가진 온기를 부족하지 않게 담아내고 있다. 이전에 구사했던 팀의 음악이 어렵게 느껴졌던 이들도 이번엔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심플하게 담아낸 직관적인 그들만의 블랙뮤직이 살갑게 손을 내밀고 있으니. 


무카이 다이치(向井 太一) < ANTIDOTE >

‘해독제’를 뜻하는 타이틀처럼, 폐쇄감이 떠도는 시대의 네거티브를 음악을 통해 지워내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찬 그의 5번째 정규작. 신 사키우라, 티.쿠라(T.Kura), michico, JAY’ED 등 정평이 난 일본의 프로듀서뿐만 아니라, 멜버른을 거점으로 하는 Calyton Fox, 한국으로부터는 KONQUEST와 NOIZEWAVE가 참여해 트렌디한 댄스뮤직을 선보이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여러모로 영미권의 EDM과 국내의 KPOP과도 교집합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드라마틱하면서도 영롱한 소리들이 그만의 팝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그 광경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좀비-창(ZOMBIE-CHANG) < STRESS de STRESS >

일렉트로니카로 회귀한 전작 < TAKE ME AWAY FROM TOKYO >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 더욱 파격적이고도 유니크한 사운드가 가득 담겨 있는 새 스튜디오 앨범. 판데믹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상태를 그대로 밖으로 표출하는 듯한 혼란스러우면서도 직관적이고, 입체적이면서도 1차원적인 그런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타이트한 전자음과 함께 의미없이 익숙한 비디오 게임들의 타이틀을 나열하는 ‘Switch’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스멀스멀. 공격적인 소리들이 정신 없이 오가는 와중에 ‘스트레스 delete 중’이라는 가사가 의도하는 바를 명확히 의도하는 ‘Stress’ 등 각 트랙마다의 캐릭터를 명확히 구분해 놓았다는 점도 포인트. 우리가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작법과 보컬, 워딩으로 가득찬 기발한 러닝타임이 오감을 깨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리리아。(りりあ。) < 記録 >

틱톡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중 2020년 5월 선보인 첫 오리지널 곡 ‘浮気されたけどまだ好きって曲。’가 소속사도 없이 라인뮤직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한순간에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리리아。. 근 2년 간의 기간을 거쳐 데뷔곡 이후 발매한 싱글 5곡에 신곡 ‘君の隣で。’를 한데 묶은 미니 앨범이다. 마치 요루시카의 스이나 야나기나기를 떠올릴 법한 여리면서도 섬세한 감정표현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트랙들이 마음을 촉촉히 적실 채비를 마쳤다. 다만 기타 위주의 단촐한 구성으로 인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조금은 갸우뚱하게 하는 작품이기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감성이 충만한 슬로우 넘버가 듣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 


아이비 투 프로듈런트 게임(Ivy to Fraudulent Game) < Singin’ in the NOW >

포스트 록, 슈게이징과 같은 요소를 팝 록에 유연하게 녹여내는 재주가 뛰어난 4인조 밴드의 네번째 정규작.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훨씬 쉽게 풀어낸 느낌이 강하며, 덕분에 접근성은 좋아졌으나 조금 평범해진 듯한 감상은 숨기기가 어려운 작품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단단히 퍼즈 걸린 기타에 영롱한 신시사이저를 얹어내 색다른 하모니를 보여주는 ‘yaya’, 어두운 무드 위로 그루브한 리듬을 구현한 ‘UNDER LAND’ 등 앨범이 진행될 수록 점점 그들의 색이 짙어지는 구성을 띄고 있으니 처음이 그저 그렇다고 정지 버튼을 누르는 우를 범하지는 말자. 


오이시클메론빵(おいしくるメロンパン) < Cubism >

독특한 리듬감과 미성의 보컬이 맞부딪히는 리드곡 ‘Utopia’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록 신의 차세대 유망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3인조 밴드의 미니앨범은, 한 곡 안에서도 여러 다채로운 전개를 보여주며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만족감이 큰 그런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후렴의 화음이 중독적인 ‘トロイメライ’, 보컬 나카시마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안디모리의 그림자가 살포시 어려있는 ‘水びたしの国’ 등의 본인들의 잠재력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는 트랙들로 알차게 채워진 작품. 


미스터 판타스틱(Mr.FanTastiC) < 朝昼晩 >

화끈하고도 직선적인 펑크(PUNK) 뮤직을 원한다면 이쪽이다. 우타이테로도 활동 중인 메가테라 제로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3인조 밴드의 두번째 메이저 정규작. 정말 한눈 파는 일 없이 앞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시원스러운 사운드와 보컬이 많은 이들의 속을 후련하게 할 기세다. 특히 메가테라 제로의 독특한 음색과 가창력이 그들의 작품에 부스터를 달아주고 있는 듯한 모습. 잠시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을 툭 하고 내려 놓고 싶을 때 적격일 앨범이다.


나카시마 미카(中島 美嘉) < I >

작사, 작곡, 편곡을 포함해 레코딩과 믹스, 마스터링을 넘어 패키지 디자인까지도 모두 참여하며 의욕을 내비친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첫 셀프 프로듀싱 작품이다. 농염하면서도 블루지한 무드가 이색적인 ‘Puzzle’, 그만이 할 수 있는 정통 발라드 ‘僕には’, 레트로한 디스코에 도전한 ‘LIFE IS A DRIVE’ 등 감상을 끝내고 나면, 말 그대로 그간 해보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해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한 테이스트의 트랙들이 러닝타임을 장식하고 있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 극복하고 자신만의 음악을 맘껏 펼쳐보이고 있는 그의 실루엣이 실로 아름답게 느껴지는 결과물. 

매거진의 이전글 [22-04-04] 주간제이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