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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24. 2022

[22-06-03] 주간제이팝

원 오크 록, 비즈, 키린지, 야마시타 타츠로, 오다 카즈마사 등

[single]

원 오크 록(ONE OK ROCK) ‘Save Yourself’ 

9월 발매 예정인 신보 < Luxury Disease >와 함께 북미투어를 앞두고 선보이는 선공개곡. 전작 < Eye of the Storm >(2019)의 기조와 비교해 보다 로킹한 모습을 재탈환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다만 중반부에 부각되는 일렉트로니카의 도입은 여전히 미국 시장에 먹힐 절충점을 고민하고 또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 이번에야말로 미국 진출 이후 최고작이 나올 타이밍이 되지 않았나 하는 기대감이. 


비즈(B’z) ’SLEEPLESS’ 

다들 코로나가 끝나기를 바짝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이들 역시 8월에 선보일 앨범 < Highway X >의 선발 투수를 내보낸 셈. 비즈 특유의 하드록이 변용 없이 그대로 담겨 있으며, 중반부의 솔로잉에 이어지는 피아노 리드의 서정적인 무드 전환, 그리고 이내 마지막으로 달려가는 클라이막스의 흐름이 거대한 다이나미즘을 선사한다. 역시 이후의 정규작이 기대되는 대목.


키린지(KIRINJI) ‘Rainy Runway’

작년부터 호리고메 타카키의 솔로 프로젝트로 전환되어 활동 중인 쿠루리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싱글은, 여유 있는 무드를 타고 흐르는 무겁지 않은 소울 풍의 사운드가 몸을 따땃하게 덥히는 트랙. 뭉근한 신시사이저와 소리들이 갈 길을 차분히 깔아주고 있는 드러밍, 여기에 관악기와 베이스가 풍성하게 그의 가창을 둘러싸고 있는 그 풍경이 많은 마니아들의 기대를 감탄으로 환원시키기에 충분. 


이쿠타 리라(幾田 りら) ‘レンズ’

요아소비와 별개로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나가고 있는 아티스트의 신곡. 자신이 가진 음색의 장점을 잘 살린 슬로우 넘버로, 본인의 작사작곡으로 완성된 작품인 만큼 자신의 역량이 아야세의 작품 외에도 충분히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노래다. 얼마 전 도쿄스카파라다이스오케스트라의 객원보컬로 참여한다는 기사가 났던데, 그 쪽도 굉장히 기다려진다. 


(식)보이((sic)boy) ‘living dead!! feat.KM)

작년 한 해 록 사운드를 적극 활용해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 신예 래퍼가 반년 만에 선보이는 새 싱글. 전작과 마찬가지로 KM이 프로듀스를 맡고 있으며, 타이트한 비트에 이어지는 중독성 강한 싱잉-랩이 2분 30여초 동안 쉬지 않고 펀치를 날려댄다. 어떤 의미에서 그의 초창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초심을 엿보게 하는 작품. 


타니 유키(Tani Yuuki) ‘夢喰’

아직도 음원차트 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W / X / Y’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커리어에 있어 가장 격렬한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는 어퍼 튠을 가지고 돌아온 타니 유키. 부정적인 감정에 먹히지 말고, 자신의 양식으로 해 주었으면 하는 메시지를 담음과 동시에 라이브에 큰 호응을 얻어낼 노래이기도. 스트레이트한 곡조가 나쁘진 않으나 이전 곡들에 비하면 조금은 평범하게 다가오는 느낌.


피어 앤 로딩 인 라스 베가스(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Repaint’

뱅드림에서 파생된 밴드 레이즈 어 스이렌(RAISE A SUILEN)에게 주었던 곡을 본인들이 셀프커버해 재발표한 곡으로, (연주도 직접 했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다른 팀에게 주었다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정신 나간 싱크로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 특유의 록XEDM 믹스쳐 사운드의 밀고 당김이 현란하게 구현되어 있으며, 정말 이쪽이야말로 제대로 된 옷을 입었구나 하는 생각이. 



[ALBUM]


야마시타 타츠로(山下 達郎) < Softly >

시티팝 붐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인지도가 높아진 레전더리 뮤지션 야마시타 타츠로. 싱글은 간간이 내도 앨범은 통 소식이 없던 그가 무려 11년만에 선보이는 14번째 정규작이다. 지금의 어지러운 시대를 음악으로 상냥하고 부드럽게 감싸고 싶다는 그의 의도가 담긴 작품이기도. 2003년에 발매한 싱글의 커플링곡이기도 했던 특유의 아카펠라 송 ‘フェニックス’의 새로운 버전을 필두로, 2000년대 이후 약 20년여의 세월이 응축되어 있다는 것 또한 흥미롭다.


그의 음악을 듣던 사람에게는 생경하게 느껴질 신시사이저 중심의 댄서블함을 선사하는 ‘LOVE’S ON FIRE’, 리듬 악기 위주의 미니멀함으로 승부하는 ‘人力飛行機’, 역시나 최소한의 반주만 남기고 모두 자신의 목소리로 여백을 채워낸 ‘SHINING FROM THE INSIDE’, 어느샌가 휴양지에 와 있는 듯한 느긋한 정서를 그만의 스타일로 구현한 ‘LEHUA, MY LOVE’ 등의 신곡과 기존에 발매되었던 싱글을 포함, 총 15개의 트랙에서 보다 폭넓어진 사운드를 선사함과 동시에 전혀 그 폼이 떨어지지 않은 그만의 음악적 테이스트를 만끽할 수 있다. 

오다 카즈마사(小田 和正) < early summer 2022 >

어쩜 이렇게 한결같을까. 우리나라 나이로 어느덧 76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미성을 세월에 영향받지 않은 음악에 담아낸, 8년만에 선보이는 10번째 오리지널 앨범. 이 작품을 듣고 있자니, 정말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 그리고 과거의 추억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내 몰려오는 주체할 수 없는 여러 감정이 가슴 언저리를 뱅글뱅글 맴도는 것이 전달될 정도로, 커다란 울림을 가진 9개의 트랙이 오랜만의 신보에 그 뿌리를 강하게 뻗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츠 타카코, 주주, 싱 라이크 토킹의 사토 치쿠젠이 코러스로 참여해 보다 따스한 소리를 들려주기도. 이 나이에 아직도 현재 진행형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세대에 상관 없이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가. 


윌리웡카(WILYWNKA) < COUNTER >

헨타이신시클럽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가, 클래식한 힙합 사운드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체화해 아낌없이 펼쳐 내는 3년만의 솔로 앨범. BACHLOGIC, KM, Jigg, 그리고 같은 헨타이신시클럽의 GeG와 같은 일본 유수의 힙합 프로듀서를 비롯, Brasstracks이나 Araabmuzik 등 미국의 뮤지션들도 크레디트를 풍성히 채우고 있다. 강한 드럼과 마른 하이햇이 만들어 내는 붐뱁 트랙 위주의 초반부를 지나, 트렌드를 품어낸 중반부, 그리고 멜로디어스함을 기반으로 한 대중성이 귀를 잡아끄는 후반부까지. 세상의 흐름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것을 하라고, 자신을 줏대를 지키라며 날리는 카운터 펀치 한 방. 


몽골800x와니마(MONGOL800xWANIMA) < 愛彌々 >

일본의 스카펑크 신을 관통하는 두 팀의 스플릿 EP. 엇박의 묘미를 그대로 살림과 동시에 따라부르기 쉬운 선율을 탑재한 첫 곡 ‘愛彌々’에서 들려오는 선후배의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이 듣는 이를 미소 짓게 만든다. 이와 함께 몽골800이 와니마에게 선사한 ‘LAST PARADISE’, 반대로 와니마가 몽골800를 위해 만들어 준 ‘てぃんがーら’와 같이 각자가 서로에게 만들어 준 곡을 어떻게 해석해 들려주고 있는지에도 주목할만 하다. 후반 두 트랙은 서로의 곡 하나씩을 커버하며 훈훈하게 마무리 하는, 의미와 구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앨범이기도.


사지(saji) <  ユーリカ >

2019년 7월까지 팻맨 애프터 스쿨(phatmans after school)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후, 지금과 같은 이름으로 개명해 새출발한 이래 두번째가 되는 정규작. 애니메이션에 타이업되며 잘 알려진 ‘ハヅキ’,’星のオーケストラ’과 같은 곡들을 포함, 스피디한 전개와 타이나믹한 멜로디의 고양감이 전달되는 ‘フォーマルハウト’, 정교한 연주가 선사하는 팝록의 정석과도 같은 ‘アスファルトと水風船’, 베이스 연주로 부각된 그루브함을 살려 또 다른 일면을 보여주는 ‘After the Rain’ 등 그들만의 밴드사운드가 가득담겨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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