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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05. 2022

[22-07-01] 주간제이팝

이리, 텐더, 아마자라시, 유즈, 토미타라보 등

[Single]


이리(iri) ‘STARLIGHT’

위켄드의 ‘Blinding light’가 연상되는 리드미컬한 비트로 시작되는 인트로가 인상적. 무려 삿포로 맥주가 주도하는 웹 콘텐츠의 모델로 낙점된 그가 이 기획을 위해 써 내려간 도시의 공허한 화려함이 한껏 묻어나는 스타일리시한 트랙이다. 굳이 벌스와 후렴의 구분을 두려 하지 않는 듯 비트에 맞춰 단숨에 곡을 리드해 나가는 그의 역량이 유독 빛나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그가 주로 구사해왔던 스타일과 달리 신시사이저가 중심이 된 구성임에도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할 만하다, 


텐더(TENDRE) ‘LIGHT HOUSE’

9월 두번째 정규앨범 < PRISMATICS > 발매를 앞두고 그 전초적 격으로 선보이는 신곡. 본인의 허밍과 신시사이저를 맞물려 전개하는 곡조, 건조한 클럽의 대기를 연상케 하는 전자음악의 요소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맘껏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 있는 리드미컬한 노래로 완성되어 있다. 다소 차분하게, 그리고 블랙뮤직에 기대어 전개되었던 첫 정규작과는 사뭇 다른 모습. 


아마자라시(amazarashi) ‘カシオピア係留所’

만화 < 치。(チ。) >의 작가인 우오토와 아마자라시가 서로를 위해 제작한 작품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공통언어(共通言語) 프로젝트의 제 2탄. 지난 3월 우오토가 그의 신곡 ‘1.0’을 듣고 그려낸 일러스트에 이어, 이번엔 아마자라시가 만화 < 치。(チ。) >를 보고 느낀 감정을 자신만의 작법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고민이나 적막과 같은 감정이 그만의 비장한 음악성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그 모습, 그 압도적인 광경은 그 계기가 된 만화를 꼭 봐야 겠다고 마음 먹게 만들 정도. 

그리고 만화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아래 링크를 클릭!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295417935


딥 씨 다이빙 클럽(Deep Sea Diving Club) ‘フーリッシュサマー’

이른바 ‘텐진 네오 시티 팝’을 표방하는 4인조 밴드의 새 싱글. 첫 정규작 < Let’ s Go DSDC! > 이후 근 4개월만의 신곡으로, 처음으로 도쿄에서 레코딩을 감행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곡 전반에 서려있는 댄서블함과 군데군데 양념처럼 자신의 역할을 하는 레트로한 신시사이저의 음색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흐트러짐 없이 보여주고 있는 트랙. 


[ALBUM]


유즈(ゆず) < SEES >

3개월 전에 선보였던 < PEOPLE >에 이어, 20주년을 스스로 기념하는 연작 개념의 신보다.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중간중간 재미있는 변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듣는 입장에선 흥미로운 순간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기도. 투어에서 처음 선보인 ‘君を想う’, 그들 나름의 블루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むき出し’, 오피셜히게단디즘의 후지하라 사토시를 초빙해 협력 하에 만들어 낸 ‘RAKUEN’, 소설가 미야시타 나츠에게 노랫말을 위임한 넷플릭스 시리즈 < 미래일기 >의 주제가 ‘明日の君と’ 등 멈추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이어나가는 그룹의 저력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결과물들로 가득한 앨범. 



토미타라보(冨田ラボ) < 7+ >

요즘 어느 뮤지션의 표절 이슈로 본의 아니게 한국에서 인지도 상승중인, 시대를 타지 않고 꾸준히 좋은 작품을 선사하는 중인 프러듀서 토미타 케이이치의 솔로 프로젝트 토미타 라보가 타이밍 좋게 선보이는 3년 반만의 오리지널 앨범. 뮤지션이기도, 프로듀서이기도 한 그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음과 동시에, 호리고메 타카키와 호리고메 야스유키 형제를 필두로 호소노 하루오미 등의 관록 있는 뮤지션부터 에이미, 료후, 텐더, 코지코지 등 장르와 세대에 한계를 두지 않은 게스트를 맞아 들여 더욱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색깔이 강한 여러 뮤지션이 조화롭게 하나의 무지개를 만들어 가는 메세지 송 ‘HOPE for US’, 성우 겸 가수인 하야미 사오리의 유려한 음색이 몽환적인 반주와 이상적인 합을 보여주는 ‘DEEPER’, 웅장하고도 섬세한 현악 세션이 두 남녀 뮤지션의 하모니를 타고 극강의 달콤함을 선사하는 ‘夜汽車’ 등 만듦새가 탄탄하면서도 각 게스트들의 면면을 생동감 있게 살려낸 그의 역량이 아낌없이 반영되어 있는, 코로나로 잠식된 지난 2년간 꾹꾹 눌러담고 있었던 일상회복에의 염원이 기다렸다는 듯 터져나오는 그런 모습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트랙을 한데 모아 마음대로 주물러 완성한 'MIXTAPE'가 장식하는 대미는 올 한해 음악을 통해 만나본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기도. 


송바즈(The Songbards) < Grow Old With Us >

퀸을 연상케 하는 베이스와 피아노 협연이 기분좋은 리듬감을 내뿜는 첫 트랙 ‘2076’ 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됐다.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한 후 5년의 활동을 겹쳐 탄생시킨 두번째 정규작은, 최근 들었던 어떤 앨범보다도 ‘자신들만의 대중성’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이런 피아노 기반의 록은 스타일의 특화를 꾀하기 힘들어 자칫 진부함만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선율이나 구성, 코드 진행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 이런 지루함을 영리하게 잘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가도 묘하게 코드를 꼬며 예상 밖에 멜로디를 선보이는 ‘アイオライト’, 일본의 1980~90년대 팝록을 연상케 하는 정겨운 감성의 ‘ガーベラ’, 공간감 있는 코러스 워크가 곡을 시원스럽게 감싸는 ‘夏の重力’, 의외의 하드록 감성을 펼쳐보이는 ‘ゼロからはじめよう’ 등 자신들만의 작법을 확실히 구축한 뒤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이를 내뿜는 그 광경이 제법 놀랍게 다가온다. 이주의 발견. 


마이클 카네코(Michael Kanako) < The Neighborhood >

캘리포이나에서 자란 이력을 가진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 마이클 카네코. 그가 지금까지 활동해오며 친분을 쌓아온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압박에서 벗어나 동료들과 자연스레 합을 맞추며 즐기는 그의 모습이 러닝타임 전반에 서려 있어 듣는 이 또한 즐거워지는 느낌. 하나레구미와의 합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스탠스를 엿보게끔 하는 ‘RECIPE’. 무려 후지와라 사쿠라의 ‘랩’을 들을 수 있는 그루비한 느낌의 ‘DRIVEAWAY’, 그의 색이 가장 잘 드러나있는 듯한 감상을 받았던 오오하시 토리오와의 듀엣곡 ‘GIRLS’ 등 그가 해오던 음악 반스푼, 그리고 여러 뮤지션들의 색이 반스푼 더해지며 색다른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휴양지에 가서 수영장 앞 선베드에 누워 들으면 최적일 듯한 앨범, 


디오스(Dios) < CASTLE >

보쿠노리리쿠노보요미(ぼくのりりっくのぼうよみ)로 활동했던 타나카가 보카로P 출신의 사사노마리와 기타리스트 이치카를 맞아들여 결성한 디오스의 첫 정규앨범. 기본적으로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으며, 밴드 사운드와 보컬로이드 뮤직의 중간점에 있는 듯한 스타일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마치 미야비를 연상케 하는 초반의 기타 연주에 이어 비트 중심의 어그레시브한 사운드를 전개하는 흐름에서 이들의 스타일이 명확히 감지되는 ‘天国’, 안개가 깔리듯 무드를 조성하는 신시사이저를 기반으로 기타 연주와 베이스의 스랩 사운드가 양념처럼 들어가 있는 ‘残像’, 보다 강한 어프로치의 전자음으로 듣는 이의 기선을 제압하는 와중에 중간의 분위기 전환이 반전을 가져오는 ‘紙飛行機’ 등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려운 스타일을 자신들만의 역량과 감각으로 훌륭하게 꾸려나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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