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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10. 2022

[22-07-02] 주간제이팝

료쿠샤카, 미세스 그린애플, 사우시 도그, 요루시카, 마하라 쟌 등

[Single]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ブレス’

결성 10주년 기념일인 지난 7월 4일에 선보인 신곡으로, 나가야 하루코 작사, 페페 작곡으로 완성된 그들만의 대중성이 한가득 담겨 있는 슬로우 넘버이다. 페페의 작품인 만큼 곡 전반 및 간주에서 감지되는 키보드의 존재감이 상당히 큰 곡으로 완성되어 있으며, 보컬 파트는 고음 대신 안정된 음역대에서 감정 표현에 보다 집중하는 방향으로 프로듀싱이 되어 있는 듯한 느낌. 살짝 깔리는 색소폰 소리라던가, 엇박을 강조한 연주라던가. 평범하게 가지 않으려는 팀의 의도가 십분 발현되어 있는 편곡에도 주목할 만.


요루시카(ヨルシカ) ‘ブルーメン’

이번 작품은 ‘又三郎’, ‘老人と海’, ‘月に吠える’에 이어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해 만든 곡. 제목에서 눈치 챈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 브레멘의 음악대 >를 주제로 만들었다고. 기타의 볼륨을 조금 낮추고, 키보드와 리듬파트의 비중을 높여 재즈에 가까운 뉘앙스를 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조금 심심한 감은 있지만, 중저음 위주로 전개되는 스이의 보컬이 주는 안정감이 개인적으로는 꽤나 인상적. 


챠이(CHAI) ‘HERO JOURNEY feat. Superorganism)’

서구권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나가는 중인 챠이의 신곡은 다국적 그룹 슈퍼올가니즘의 적극적인 개입하에 완성된 작품. 신시사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여러 댄서블한 장치를 다수 삽입해 비비드한 컬러감의 업텝포 사운드를 완성했으며, 중간중간 개입하는 오로노의 보컬이 감칠맛 나는 양념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러닝타임이 채 2분이 되지 않으니, 정신을 잘 붙들고 집중해서 들을 것!


클레나즘(クレナズム) ‘明日には振り向いてよ’

2018년 후쿠오카에서 결성, 제이팝과 슈게이저, 인디 록 등을 융합한 자신들만의 팝 록을 무기로 하는 4인조 밴드의 신곡. 에두름 없는 대중성을 담아낸 명쾌한 전개에 자신들만의 색을 담아낸 신시사이저나 비트를 덧대 좋은 작품을 완성해내고 있다. 조금씩 전국 진출을 실현시키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멋진 노래. 


[ALBUM]


사우시 도그(Saucy Dog)  < サニーボトル >

전작 < レイジーサンデー >의 수록곡 ‘シンデレラボーイ’가 바이럴 히트하며 다시금 자신들의 입지를 재입증한 밴드의 어느덧 6번째 미니앨범이다. 여러 사랑의 순간들을 세밀하게 그려낸 그들만의 정서로 많은 이들이 공감할만한 대중성을 단단히 구축하고 있다. 연애가 끝나는 순간을 노래하는 애절함 가득한 ‘404. NOT FOR ME’, 누군가를 좋아할 때 느껴지는 그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표현한 ‘ああ、もう。’, 두 사람만의 달달한 시간을 행복감 충만하게 그려낸 ‘優しさの溢れた世界で’, 자신을 의심하며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트랙이자 응원 송인 ‘Be yourself’ 등. 누구나 한번쯤을 겪었을 그 격정의 순간들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낸 수작.


미세스 그린애플(Mrs. GREEN APPLE) < Unity >

페이즈 2를 전개한 이래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니앨범으로, 지금의 팀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스케일 큰 하이브리드 록 트랙으로 자신들의 재출발을 선언했던 ‘ニュー・マイ・ノーマル’, 댄서블함을 강조하며 장르에 대한 한계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ダンスホール’, 싱어송라이터 아스미(asmi)의 도움을 받아 다이나믹하게 전개되는 두 사람의 화음이 입체적인 감상을 전해주는 ‘ブルーアンビエンス’ 등 팀 특유의 장대한 편곡과 함께 표현력 충만한 오오모리 모토키의 보컬이 어느 때보다도 날이 서 있는 듯한, 이전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한 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와누카(和ぬか) < 青二才 >

음악활동을 하려는 생각이 없던 시기에, 2020년 틱톡을 통해 선보였던 ‘寄り酔い’의 히트를 계기로 조금씩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발걸음을 옮겨온 지난 2년 간의 기록이 차곡차곡 겹쳐져 있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첫 정규작. 기존에 발표되었던 9곡에 추가적으로 4곡의 신곡을 더해 그간의 궤적을 돌아볼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전체 사운드 프로듀서를 보카로P인 햐카이오토(100回嘔吐)가 맡고 있어서 그런지 기존 보카로P/우타이테 뮤직의 노선을 어느 정도 따르고 있으나,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그 안에 무언가 꿈틀대는 감정의 본령이 귀를 잡아끄는 정체성 강한 보컬은 집중해서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관악 세션을 과감하게 도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한 ‘浪漫ショー’, 후렴을 리드하는 그루브한 프레이즈가 강한 잔상을 남기는 ‘ラブの逃走’, 독특한 무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 니(NEE)를 초빙해 좀 더 풍성한 록 사운드를 주조한 ‘ミミクリーマン’, 조금 더 가볍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귀여운 사랑을 표현하는 네크라이토키의 못사와의 듀엣곡인 ‘ロックでキス’ 등, 완전히 제로에서 시작해 부족한 점을 있는 그대로 맞닥뜨리며 ‘아직 성장중에 있는’ 그의 탈피 과정을 조금의 과장도 없이 지켜볼 수 있을 터. 


에이미(AAAMYYY) < ECHO CHAMBER >

지긋이 자신의 내면에 집중했던 전작 < Annihilation >과는 달리, 이번 신보엔 여러 피쳐링진을 맞아들여 자신의 음악 세계를 외연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일본 블랙뮤직 신의 선두에 있는 프로듀서를 초빙해 이전과 다른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모습 또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후지이 카제를 성공으로 이끔과 동시에 많은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야플(Yaffle)이 주도한 공간감 가득한 사운드가 캐치한 선율과 좋은 합을 보이는 ‘生きてみるわ’, 오부쿠로 나리아키와 포스(Foux)의 공동작업으로 완성된 미니멀하면서도 자극적인 비트에 랩과 싱잉을 넘나드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이상적으로 발현되는 ‘Ignition’, 인더스트리얼의 강렬함이 그에게서 목격하지 못했던 또 다른 색을 발견하게끔 하는 아노(ano)와의 합작 ‘あの笑み’ 등 예상치 못한 결과물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작품. 전작과 비교하며 들으면 더욱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옐로우 벅스(¥ellow Bucks) < Ride 4 Life >

제이지를 연상케 하는 피아노 루프로 시작하는 첫 곡 ‘Ride With Me’에서 심상치 않은 비장미가 감지된다. 2020년 이후 나고야 힙합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그가 2년 만에 두번째 정규작을 발표했다. 선배로부터 물려받은 1966년 식 빈티지 카로부터 영감을 받아, 차의 커스터마이징과 병행하며 제작된 작품이라는 점에 주목. 지역 특성상 차의 활용도가 높은 그의 차와 관련된 라이프스타일이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작법을 동반해 우직한 발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팽팽한 텐션의 래핑에 이어지는 티나의 피쳐링이 강한 임팩트를 주는 ‘Tonight’, 두 래퍼가 자신들의 랩 스킬을 아낌없이 퍼붓는 ‘GIOTF’ 등 2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훅 지나가버릴 정도의 몰입을 선사하는 작품. 


미네기시 미나미 쨩 오랜만 ㅠ

마하라 쟌(マハラージャン) < 正気じゃいられない >

댄서블한 펑크/소울 뮤직에 자신만의 시세계를 더해 독특한 화학반응을 이끌어 내는, 터번을 쓴 비주얼이 그 유니크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뮤지션의 새 정규작. 작년 3월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뮤지션으로 완전히 전직한 후 선보이는 작품이기에 그 밀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 첫 감상에서의 느낌. 세션으로도 웡크(WONK), 서치모스, 사나바건, 오카모토스 등 총 15명의 명성 높은 이들이 가세하며 연주 측면에서도 확실히 파워업. 첫 작품은 다소 화제성으로 접근했다고 하면, 이번에야말로 음악으로 끝장을 보려는 그런 기세가 가득 담겨 있다. 팝 앨범으로도, 블랙뮤직 앨범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이로서 ‘마하라 쟌’이라는 뮤지션이 그 위용을 완벽히 갖추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프렌즈(プレンズ) < Superb >

래퍼 포지션으로 팀에 흥을 북돋는데 큰 역할을 했던 히로세히로세의 탈퇴 이후 4인 체제로 선보이는 첫 작품. 명확히 영역이 다른 투 보컬 체제에서 오카모토에미 단독보컬 중심으로 그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과정에서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기도. 시티팝 리바이벌 신의 기조를 따름과 동시에 역시 이런 무드엔 오카모토에미의 보컬이 찰떡임을 알 수 있는 ‘夜は嫌い’, 세세하게 박자를 쪼개는 드럼과 두텁게 잡은 베이스, 은근히 깔리는 신시사이저, 여기에 관악 사운드가 멜로우한 대기를 형성하는 ‘crusing memories’ 등에 주목. 여전히 좋은 곡들을 선보이고는 있으나, 그들만의 색이 옅어졌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이 드는 듯. 어썸 시티 클럽하고도 조금 포지셔닝이 겹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콜드레인(coldrain) < Nonnegative >

어느덧 결성 15주년. 라우드 신의 중진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밴드의 7번째 오리지널 앨범. 라이브가 본격적으로 재개 중인 지금 분위기에 맞춰 공연장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을 만한 팀 특유의 어프로치 강한 사운드와 선율로 가득차 있는, 듣는 이를 땀으로 흠뻑 적실 화끈한 러닝타임이 기다리고 있다. 뉴메틀 기조의 스피디하고도 명료한 전개에 이어 시원스런 마사토의 보컬이 리스너들을 습격하는 ‘Cut me’, 초반의 강렬한 드러밍을 시작으로 라이브에서의 관람이 기대되는 ‘Bloody Power Fame’,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하나 숨쉴 곳 없는 긴장감 넘치는 구성을 통해 콜드레인의 진수를 구현하는 ‘Rabbit Hole’ 등 화끈한 록 앨범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추천 하고픈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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