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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24. 2022

[22-07-04] 주간제이팝

호시노 겐, 래드윔프스, 아사키, 덴파구미잉크 등

[Single]


호시노 겐(星野 源) ‘異世界混合大舞踏会 (feat.おばけ)’

아내인 아라가키 유이가 출연하는 영화 < ゴーストブック おばけずかん >의 주제가로, 이제는 완연히 장르리스 뮤지션으로 거듭난 그만의 위트가 담겨 있는 신스 팝 트랙이다. 인간과 인간 외의 존재들이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곡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잘 들어보면 베이스가 강조된 디스코 뮤직의 형식을 일부 반영하고 있으며, 후렴은 최대한 쉽고 명확하게 가져가는 등 영화를 보게 될 타깃층을 고려한 전략적인 측면이 엿보이기도 하는 노래.


래드윔프스(RADWIMPS) ‘人間ごっこ’

이제는 거의 완연하게 노다 요지로 1인 프로젝트 유닛으로 자리 잡은 래드윔프스의 신곡. 일리언과 래드윔프스를 일원화 할 거라는 예전 노다 요지로의 예언은 이렇게 현실로... 드라마 < 石子と羽男-そんなコトで訴えます?- >의 주제가로 타이업되기도 했다. 록적인 색채는 완전히 걷혀 있으며, 사운드와 구성으로 보자면 팀이 재구축한 그들만의 EDM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듯. 참고로 재킷은 만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눈’을 모티브로, 노다 요지로 본인의 안구를 촬영한 사진에 광채를 합성한 결과물이라고.


미우라 토코(三浦 透子) ‘点灯’

영화 < 드라이브 마이 카 >의 여주인공인 미우라 토코의 신곡으로, 음악활동도 꾸준히 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결과물이다. < 이태원 클라스 >를 리메이크한 < 롯폰기 클라스 >의 삽입곡이기도 해, 드라마를 보고 있는 이들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올지도. 그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일상 속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듯한 그런 먹먹함을 불러 일으키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연기만큼이나 가창에서의 표현력도 발군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트랙이기도.


아사키(4s4ki) ‘Freedom Kingdom(feat. Swervy & Masayashi Iimori)’

독보적인 비주얼과 음악적 아이덴티티로 차세대 팝스타 자리를 노리는 아사키의 신곡. 우리나라의 래퍼 스월비의 참여가 색다른 시너지를 자아내고 있는 노래이다. 평소에도 두 아티스트 간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기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반갑게 다가오기도 한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구성이 상이하게 흘러가는 편곡에도 주목할 만하며, 특유의 타이트한 사운드 메이킹 또한 건재. 얼른 정규작이나 EP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뿐.


[ALBUM]


브레이멘(BREIMEN) < FICTION >

최근에 만나본 작품 중 가장 경계가 없고, 어디로 튈 줄 모르며, 이토록 비범한 상상력으로 듣는 이를 혼란에 빠뜨리는 작품이 있었나 싶다. 프론트퍼슨 타카기 쇼타를 중심으로, 각 멤버가 수많은 아티스트의 세션으로 참가하고 있기도 한 밴드의 세번째 정규작으로, 타카기 쇼타가 불어넣은 이미지를 장르나 형식의 경계 없이 자유롭게 표현하는 그 경이로운 광경이 밀도 있게 담겨 있다.


1990년대 흑인음악과 댄스뮤직의 정취를 기반으로 빈티지하게 전개되는 ‘ドキュメンタリ’, 퍼지한 베이스에 독특한 리듬감의 워딩을 한소끔 끼얹은 ‘苦楽ララ’, 앰비언트 비트로 일관하다 중간의 여백에 갑작스레 끼어드는 관악 사운드가 오감을 일깨우는 ‘チャプター’ 등 조금도 예측할 수 없는 그들의 세계관이 풍성하게 구현되어 있다.


서스펜디드 포스(Suspended 4th) < Travel The Galaxy >

지난주에 소개했던 콜드레인의 작품이 맘에 들었던 이들은 이 작품에 주목. 기본적으로 얼터너티브/하드록에 기대고 있지만, 중간중간 끼어드는 블루스와 재즈의 뉘앙스, 나아가 헤비메탈에까지 포용하는 넓은 음악적 기개가 아낌 없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초반부만 보면 약간은 전형적인 라우드 록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테크니컬한 연주가 가미된 재즈 기반의 인스트루멘탈 록 ‘Venetzia’, 적극적인 스윙의 차용을 통해 새로운 색깔을 불어넣는 ‘Betty’, 아이언 메이든이 떠오를 법한 브리티쉬 헤비메탈 느낌의 ‘Burn’, 갑작스런 정통 아메리칸 하드 록 스타일의 ‘Tell Them’ 등 거의 6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질 새 없는 다채로움을 보유한 작품.


모리 칼리오페(Mori Calliope) < SHINIGAMI NOTE >

홀로라이브/니지산지로 양분되어 있는 버추얼 유튜버 신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호시마치 스이세이에 이어 또 한명의 아티스트가 메이저 데뷔를 완수. 영어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래퍼 모리 칼리오페의 세번째 미니앨범이자 메이저 첫번째 EP. 첫 정규작에서 서브컬쳐의 색채를 어느 정도는 유지하고자 했던 호시마치 스이세이와는 달리, 음악만 들으면 새롭게 등장한 뮤지션으로 생각이 들 만큼 트렌디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원래 버츄얼 유튜버 활동 전에도 인디 래퍼로 활동하던 중이었다고. 비트나 퍼포먼스 측면에서 강한 어프로치를 선보이고 있어 레오루나 챤미나 등의 선배 아티스트들이 떠오르기도. 전체적으로 쳐지는 곡 없이 좋은 텐션을 유지하고 있어, ‘음악’만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앨범이다.


덴파구미.잉크(でんぱ組.inc)<DEMPARK!!! >

그야말로 “뎀파크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듯한 첫 곡 ‘DEMPARK’에서 부터 앨범의 방향성이 명확히 드러나 있다. 놀이공원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신기하고도 놀랍고, 컬러풀하며 다이나믹한, 그런 스케일 큰 음악들이 앨범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한편으로는 동심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그 감수성으로 하여금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기도 하는 작품. 싱글로 선공개된 ‘プリンセスでんぱパワー!シャインオン!’에서 느낀 그 스펙터클함이 앨범 전체적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이해가 빠를 듯. 다만 그러한 텐션이 줄곧 이어지는 탓에 후반부가면 조금은 귀가 피곤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의 ‘MIKATAせずにはいられないっ’, 오케스트레이션 중심으로 흘러가는 디즈니 풍의 서정적인 발라드 ‘DNA’를 특히 추천. 한편으로는 시리츠에비스츄가쿠의 < 金八 >와 모모이로클로버의 < バトル アンド ロマンス >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스기(ISSUGI) < 366247 >

2006년 결성된 힙합 유닛 몬쥬(MONJU)의 멤버로서 오랜 기간 동안 일본의 힙합 신에 활동해 온 그가 2년만에 선보이는 통산 9번째 스튜디오 앨범. 비트와 샘플링이 멋지게 어우러져 장르 고유의 멋을 뿜어내는 ‘G.U.R.U.’, 피아노 루프의 활용이 곡의 긴장감을 더하는 ‘Game Changer’, 공간감 있는 사운드 활용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는 ‘Real(feat. SPARTA)’ 등 잔재주 없이 직진으로 죽 뻗어나가는 그의 긍정적인 고집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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