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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14. 2022

[22-08-02] 주간제이팝

미레이, 아도, 포르노그라피티, 글림 스팽키, 리갈 리리 등

[Single]


미레이(milet) ‘ Always you’

영화 < TANG タング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된 곡으로, 각본을 읽고 작업한만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위와의 관계성이 발하는 긍정을 한껏 담아낸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영화 쪽을 전공했던 만큼 사운드트랙으로서의 용도에 맞게 사운드 스케이프가 가진 웅장한 자체에 보다 포커싱한 느낌이며, 그 장대함을 그대로 수용해 파워풀하게 던지는 그의 가창력 또한 여전한 매력을 담보하고 있는 노래. 


스즈키스즈키(鈴木鈴木) ‘サイレンビート’

틱톡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형제 듀오 스즈키스즈키의 신곡. 디스코 리듬을 기반으로 혼 세션과 함께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댄서블한 튠으로, 듣기에는 마치 스미카와 유즈를 섞어 재해석한 듯한 느낌을 주기도. 서로 주 멜로디와 코러스를 오가는 균형있는 파트 분배, 라이브에서 관객의 동참을 적극 권유할 버스(verse) 삽입 등 4분여의 시간 동안 많은 아이디어가 곡의 완성도를 탄탄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스가와라 케이(菅原 圭) ‘くうはく’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잊고 있던 어떤 감정을 되찾았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스가와라 케이는 중성적이면서도 애수 어린 하이톤을 무기로 많은 이들에게 마음 한켠에 가둬두고 있던 정서를 해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싱어송라이터이다. 간결한 비트와 디스토션, 신시사이저로 이루어진 반주를 놓고, 마치 자연스레 춤을 추듯 목소리를 겹쳐 신비스러운 선율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낸다. 중간 갑작스레 가속도를 올리는 구성을 통해 점점 이 세계에 빨려드는 듯한 효과를 유도해, 듣는 이의 몰입도를 효과적으로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기도.  


모리야마 나오타로(森山 直太朗) ‘茜’

2017년 자신의 무대공연을 위해 써내려갔던 곡을 드라마 타이업에 맞춰 정식 발매한, ‘지금은 더 이상 여기 없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만들어진 노래. 슬픔과 안타까움이 특유의 음색으로 하여금 진정성 있게 담겨 있는 신곡이다. 드라마틱한 영상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모리야마 나오타로 본인이 직접 추천한 배우 나카무라 아오이가 열연, 더불어 전편 필름으로 촬영되어 영상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기도 하다.


키미시마 오오조라(君島 大空) ’19℃’

활동 초기부터 라이브에서 선보여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를 금번에 공식 음원화. 베이스에 킹 누의 아라이 카즈키, 드럼에 밀레니엄 퍼레이드, CRCK/LCKS 등에 소속되어 있는 이시와카 슌 등 참여해 부유하는 멜로우 사운드를 주조하는 데 힘을 보탰다. 특유의 건조하고도 속삭이는 듯한 음색이 잔잔하게 그리고 중독성있게 침투해 나가는 풍경을 목격할 수 있는 노래.


카르마(KALMA) ‘ペーパーバック’

작년 메이저 데뷔 및 첫번째 정규작 발매 등 거대한 이벤트를 성공리에 치뤄내며 많은 경험치를 획득한 밴드의 2022년 제2탄 싱글. 그야말로 깊게 생각할 필요 없는, 명쾌한 메시지와 연주, 선율의 삼각기둥이 빚어내는 오감만족의 로큰롤 트랙이다. 자신들만의 밴드뮤직을 대중적인 눈높이에서 최대한의 에너지로 구현하고 있는 그 모습이 괜시리 흐뭇하다. 라이브에서 보고 싶구만. 


[ALBUM]


아도(Ado) < ウタの歌 ONE PIECE FILM RED >

서브컬쳐의 상징 그 자체인, 올 초 첫 정규앨범을 선보인 그가 약 반년만에 들고 나온 신보. 흥미로운 것은, 그 결과물이 이전과는 180도 다른 극 메이저 성향의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 < ONE PIECE >의 새로운 등장인물인 ‘우타’의 역할을 맡아, 해당 캐릭터의 페르소나를 활용한 여덟 곡이 충실하게 실려 있다. 예전에 나카시마 미카가 나나 역할을 맡아 ‘Glamorous sky’를 불렀던 것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듯.


시작 자체도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 ONE PIECE >인데, 참여한 뮤지션의 네임밸류 또한 굉장히 화려하다. ‘新時代’는 나카타 야스타카가, ‘私は最強’는 미세스 그린애플, ‘逆光’는 바운디 등 신의 최선단에 있는 이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밖의 곡에도 사와노 히로유키, 오리사카 유타, 하타 모토히로까지. 각 트랙에 작곡가들의 성향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아도와 메인스트림 스태프 간 첫 태그인 만큼 그 결과물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들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더군다나 그의 가창력이 어디 갈리 없으니.


포르노그라피티(ポルノグラフィティ) < 暁 >

“희망이 있는 타이틀이 좋다’라는 오카노 아키히토의 의견에 따라 신도 하루이치가 떠올린 단어 ‘새벽(暁)’. 전작 발매 후 각자 활동을 펼쳐나간 두 멤버가 다시금 손을 맞잡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보인 신보는, 이처럼 기존의 음악성과 함께 개개인의 커리어를 통해 얻은 새로운 영역에서의 경험치 또한 아낌없이 반영되어 있는 결과물이다.  전부 15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중 새롭게 써 내려간 9곡 모두 MV를 제작해 기존 6곡의 MV의 이야기와 함께 엮어낸 영상 작품을 극장에서 상영하는 듯 색다른 시도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 프로모션에도 주목. 


클래시컬한 현악 세션과 다이나믹한 록 사운드의 매칭이 긴박하게 전개되는 ‘悪霊少女’, 노스탤직한 선율이 여운을 남기는 ‘ナンバー’, 비트의 건조함으로 하여금 크나큰 상실감을 노래한 ‘メビウス’, 팀 특유의 팝센스가 가득해 싱글 컷 해도 좋았을 법한 친대중 지향의 ‘クラウド’ 등 러닝타임 전반에서 이들의 자신감과 의욕이 전달되어 온다. 의도치 않게 잠시 이들을 멀리하고 있었다면, 지금이 바로 다시 재회할 시간. 


글림 스팽키(GLIM SPANKY) < Into The Time Hole >

다양한 주제를 모티브로한 여러 사운드의 악곡이 생겨나 마치 단편영화집처럼 느껴졌다는 레미의 코멘트처럼, 하나하나를 작은 구멍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이미지를 의미하는 ‘Into the time hole >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는 밴드의 여섯번째 정규작. 60~70년대의 여러 음악사조를 뿌리로 하는 것은 동일하나, 조금 더 힘을 빼고 내츄럴한 사운드를 구사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인트로 후 심플하지만 복합적인 구성으로 일관하는 ‘レイトショーへと’를 들어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있을 터. 가장 스트레이트한 일면을 보여주는 ‘シグナルはいらない’ 역시 일품이며, 후렴구의 화음이 귓가를 간지럽히는 ‘HEY MY GIRL FRIEND!’ 등 좀처럼 폼이 떨어지지 않은 이들의 웰메이드 작품이 이전과 같이 재현되어 있다. 이와 동시에 그들로서는 첫 시도가 되는, UA, 이시카와 사유리의 커버곡이 실려 있기도.


사유리(さユり) < 酸欠少女 >

장장 5년간의 커리어를 한 장에 담아낸 두번째 정규작으로, 고유의 캐치프라이즈인 ‘산결소녀’를 타이틀로 붙였다는 점에서 그의 단단한 각오를 엿보게 한다. 11곡의 수록곡 중 9곡은 이미 싱글로 선보인 바 있으며, 여기에 신곡 ‘酸欠少女’와 ‘DAWN DANCE’를 추가해 가히 베스트 앨범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격적인 팝록 사운드에 에두르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태도를 설파하는 기조는 여전, 조금 그 밀도가 높아졌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절반 정도의 곡이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와 < Fate/EXTRA Last Encore > 등 유명 애니메이션에 타이업 되었기 때문에 평소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이들이라면 익숙한 곡들이 이어지는 친숙한 작품이 될지도.


리갈 리리(リーガルリリー) < 恋と戦争 >

이대로만 가면 올해 내 마음속 대상은 무리가 없을 것 같은 밴드의 새 EP로, 프론트퍼슨인 다카하시 호노카가 지금 가장 표현하고 싶은 주제인 ‘사랑’과 ‘전쟁’을 음악으로 엮어낸 콘셉추얼한 작품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며 느낀 여러가지 감정들이 비교적 파퓰러한 곡조의 밴드 사운드에 실려 있으며, 이로 하여금 주제의 무게감을 적당히 덜어내고 듣는 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의도가 엿보인다. 마지막 곡은 스피츠의 명곡인 ‘ジュテーム’를 리메이크, 대선배들의 작품을 유연하게 재해석하며 다시금 밴드의 탁월한 역량을 실감케 만드는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여러모로 곱씹어 볼만한 여지가 많은 작품. 


코레사와(コレサワ) < サマラブ >

현실감 있는 가사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코레사와. 이번 신보는 계절에 걸맞는 여러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새 미니 앨범으로, 데뷔 5주년을 기념하고자 1년 5개월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SPARK’와 같은 발랄하고도 활기찬 트랙이 있는가 하면, 기타 한 대와 멜로디언을 동반해 예전 추억을 회고하는 ‘BGMにならない夜’, 컨트리적인 접근방식이 도드라지는 ‘ぷんぷん’등이 러닝타임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가사를 보며 들으면 누구나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씩은 있을 터. 


펀피 & 빔(PUNPEE & BIM) < 焦年時代 >

2018년 < BUDDY >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힙합 신 내 명망 높은 두 뮤지션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독일인 프로듀서인 Rascal이 세 곡, 펀피가 두 곡을 프로듀싱 했으며, 내용적으로 보자면 두 사람이 예전의 추억을 함께 회상하며 향수 어린 여름의 풍경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경쾌한 하우스 리듬을 기반으로 메인 선율이 확실하게 곡을 받쳐줌과 동시에 아프리칸 리듬의 랩 파트가 멋진 조화를 보여주는 ‘トローチ’,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라선 지브라가 타임머신을 타고 1997년으로부터 등장한다는 재미있는 콘셉트의 붐뱁 트랩 ‘Jammin’ 97’, 제목에 어울리는 질주감 있는 비트가 댄스 플로어를 달굴 법한 ‘Night Rider’ 등 짧지만 알찬 다섯 트랙이 간만에 손을 맞잡은 이들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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