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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Sep 26. 2022

[22-09-04] 주간제이팝

[Single]


아도(Ado) ‘リベリオン’

원피스 극장판과 연계한 지난 EP가 아직도 상위권을 점령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빠르게도 선보이는 신곡. 보카로P로 맹활약 중인 치노조(Chinozo)가 참여해 다시금 특유의 서브컬쳐 정서를 전면에 드러내고 있는 노래다. 디스토션이 가미된 기계적인 밴드 사운드를 필두로 그만의 공격적인 가창이 3분여의 시간을 마구 뛰어노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이렇게 메이저와 서브컬쳐 신을 맘껏 오가며 인기를 모았던 아티스트가 있나 싶을 정도로, 경이로운 가창력을 기반으로 한 그의 행보가 놀라울 뿐. 그 기세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트랙이다. 


마츠토야 유미 with 아라이 유미(松任谷 由実 with 荒井 由美) 'Call me back'

일본 대중음악계의 거장 마츠토야 유미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베스트 앨범 발매와 함께 선보이는 신곡으로, 무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듀엣을 한다는 흥미로운 기획이 돋보인다. 이렇게만 들어서는 감이 잘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과거 녹음했던 트랙을 가져온 것이 아닌 아라이 유미 시절의 목소리를 AI로 되살려 함께 노래를 불렀다는 것. 세월엔 약이 없는지라 젊었을 적 투명감 있는 음색에 비하면 지금은 힘겨워 보이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도 왕성히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의 성실함을 다시금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타니 유키(Tani Yuuki) ‘もう一度’

어느덧 히트곡 ‘W/X/Y’가 틱톡 재생수 10억회를 돌파한 타니 유키. 그 기세를 이을 만한 곡을 쉽사리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칼을 갈고 선보이는 미디엄 템포의 신곡이다. 어두운 세상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자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낸 노래로, 비장한 현악세션과 둔탁한 비트가 겹쳐 무게감 있는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차트 순위도 10위 안에 안착하는 등 나름의 선전 중.


아사키(4s4ki) '超5次元'

우주와 같은 광활함이 느껴지는 공간감 충만한 사운드가 역시나 아사키 답구나 싶다. 지난 8월 정규작 발매에 이어 앨범 투어를 앞두고 선보이는 신곡으로, 러닝타임이 5분인 드라마 <5分後に意外な結末 > 주제가로 타이업 되어 색다른 시너지를 보여줄 채비를 마친 참이다. 활동 초기부터 합을 맞춰온 마에시마 소시의 조력이 더욱 ‘아사키’스러움을 불어넣고 있는 듯한 인상.  


오오하시 토리오(大橋 トリオ) ‘さよならの無い世界’

아티스트 특유의 온기 충만한 음색과 서정적인 현악 세션이 맞물려 그만이 낼 수 있는 감정선을 그려내는, 점차 추워지는 날씨를 따스하게 데워 줄 노래다. 타이업된 드라마 < さよならの向う側 >의 주제이기도 한 소중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그의 세계관에 살포시 겹쳐낸, 도드라진 계절감이 지금 시기에 듣기 딱 맞는 느낌. 



[ALBUM]


스미카(sumika) < For. >

결성 10주년을 맞아 본인들은 ‘무엇을 위해’ 음악을 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충실히 담아낸 4번째 정규작.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든 스타일을 집대성했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밀도와 다채로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의욕작으로 자리하고 있다. 밴드 스스로도 음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챕터 1의 마무리”라고 이야기할 정도니, 이 작품이 본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 이들의 장점인 팝과 록을 절묘하게 섞어 내는 감각적인 송 메이킹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여기에 발라드나 일렉트로니카로 변주를 줌으로써 14트랙이 흘러가는 동안 조금의 지루함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단. 수록곡 ‘Porter’의 가사이기도 한 ‘Sing for me & Song for you’라는 가사가 밴드의 현 스탠스를 명확히 보여주는 프레이즈라고 하니, 한 번 주의깊게 들어보도록 하자. 


료후(Ryohu) < Circus >

일본음악 좀 빡시게 듣는 사람이라면 첫 곡 ‘Money Money’에서 무언가 익숙한 곡조를 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해산한 와이키키비트(Ykiki Beat)의 ‘Forever'을 샘플링 했기 때문. 워낙 좋아했던 노래라 듣자마자 “어 이거!” 하고 즉각적인 반응이 나왔다는 TMI. 여튼 힙합크루 칸디타운의 주축 래퍼이기도 한 료후의 두번째 정규작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메인 테마로 하고 있다. 욘시와 사토 치아키, 에이미, 텐더, 오카모토 쇼, 토미타 라보 등 초호화 아티스트들이 참여, 무게감과 클래식함을 강조했던 솔로 데뷔작 < DEBUT >와는 명확히 다른 결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예예(YeYe) < はみ出せ >

이 앨범 왜 이렇게 좋나요? 이름만 알고 있다가 음악을 제대로 접한건 이번이 처음인데, 들으면 들을수록 진득하게 새어나오는 감칠맛이 귀를 굉장히 행복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작년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였던 < おとな >에 이어 1년이라는 빠른 페이스로 선보이는 새 정규작에는, 시티 팝의 풍경을 껴안은 자신만의 음악세계가 여유롭고도 유려하게 펼쳐진다. 쟁글거리는 기타와 실키한 질감의 현악 세션이 어느 푸르른 가을의 하늘을 그리는 듯한 ‘素っ頓狂’에 그 재능이 응축되어 있으니 이 한곡만큼은 놓치지 말자. 물론 이 곡을 듣게 되면 앨범 전체를 플레이하게 될 테지만. 


타이킹(TAIKING) < TOWNCRAFT >

2021년 2월 활동을 중단한 서치모스. 그 아쉬움을 달랠세라 신속히 음악활동을 전개해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보여온 기타리스트 타이킹의 솔로 데뷔 정규작이다. 기타 뿐 아니라 보컬을 포함해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 거의 모든 연주를 담당, 선율이나 가사 뿐 아니라 소리에서의 뉘앙스까지 자신의 의도를 담아내고자 했다. 전반적으로 록의 거친 질감보다는 블랙뮤직의 그루브를 기반으로 한 긍정적인 느긋함이 러닝타임 전반을 장식하고 있다. 에노시마의 풍경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한 ‘Easy’, 베이스의 연주를 시작으로 자신의 펑크(Funk)뮤직을 펼쳐보이는 인스트루멘탈 트랙 ‘SPOT SESSION’, 여배우 츠치야 타오와의 하모니가 미묘한 긴장감을 불어 넣는 ‘Rules’ 등 서치모스의 기타리스트가 아닌 솔로 뮤지션으로서의 매력을 맘껏 발휘하고 있는 작품. 


파이브 뉴 올드(FIVE NEW OLD) < Departure :  My New Me >

사실 밴드 입장에서 코로나 시기에 앨범을 내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앨범 발매 후 공연으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수익구조이기 때문. 그렇기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앨범을 내는 이 팀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2019년에 단독공연을 보긴 했는데, 지금 시점에서 다시 가면 정말 세트리스트 Pool이 거의 두배로 불어나 있을 테니 완전 새로운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도. 블랙뮤직과의 믹스쳐 음악 한 길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는 이들의 네번째 정규작으로, 앨범 타이틀에서도 볼 수 있듯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성격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활동 초기의 로킹함이 느껴지는 ‘Trickster’나 일렉트로니카를 적극 도입해 댄서블함을 가미한 ‘Perfect Vacation’, 보컬 이펙트를 활용한 미니멀한 앰비언트 ‘One By One’ 등 이전 작품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다양한 시도가 이번 작품의 핵심. 


더블유오디(w.o.d.) < 感情 >

초반 두 곡인 ‘リビド’와 ‘イカロス’를 듣고 떠오른 것은 바로 미셸 건 엘리펀트. 정제되지 않은 보컬과 꺼슬꺼슬한 밴드 사운드가 단박에 이 레전드 밴드를 소환해 낸 셈이다. 현지에서는 ‘신세대 그런지 스타’라고 한다던데 어느 정도 납득이 가기도. 전 곡이 원 테이크로 녹음되었다는 배경을 들어서 그런지 그 약동감이 더욱 처절하게 와닿는 고베 출신 쓰리피스 밴드의 네번째 정규작이다. 야생의 다이나믹함이 넘쳐 흘러넘치는 곡조가 너무 팝적이거나, 블랙뮤직 믹스쳐거나, 정제된 기타 록이 약간 물리는 이들에게 아주 적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ㅋㅋㅋ 진짜 80~90년대 특촬물 스타일로 레트로하게 찍었네 

세이키마츠(聖飢魔II) < LOVE LETTER FROM A DEAD END >

극한의 콘셉트 밴드가 재림했다! 무려 밀레니엄에 선보였던 최종 대교전(大教典) < LIVING LEGEND >를 마지막으로 지구 정복을 완료하고 마계로 귀환했던 세이키마츠가 무려 23년만의 새 대교전을 발표. 사실 5년마다 지구 시찰 겸 투어를 실시하고 있었고, 당초 지구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2020년에 시행하려고 했던 계획이지만, 데몬 각하도 어찌하지 못한 팬데믹으로 인해 2년 미뤄졌다고 보면 되겠다. 기본적으로 멜로딕한 헤비메탈/하드록 사운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각 멤버가 다양하게 곡을 제공해 세이키마츠라는 밴드 안에서의 바리에이션을 느끼기에 충분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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