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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Oct 02. 2022

[22-10-01] 주간제이팝

범프 오브 치킨, 래드윔프스, 아지캉, 오드 풋 워크 등

[Single]

뮤비가 따로 없어서 애니 오프닝 영상으로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 ‘SOUVENIR’

많은 이들이 기다렸을 애니메이션 < 스파이 패밀리 > 2쿨 오프닝으로 낙점된 것은 바로 범프 오브 치킨. 1쿨의 히게단과 호시노 겐에 이은 초특급 타이업인 셈.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어려있는 전개를 보여주었던 ‘ミックスナッツ’과 같이, ‘SOUVENIR’에도 타이트한 16비트 하이햇으로 ‘범프만의 긴장감’을 곡 안에 새겨 놓고 있다. 동시에 극적인 전개보다는 일정한 흐름에서 보다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권리를 듣는 이에게 부여한다는 느낌을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최근 들어 드라마/애니메이션 타이업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간다는 느낌이 있다. TV에 출연하지 않는 아티스트들에게 있어 대중들에게 노래를 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수단이지만, 결국 그 곡만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기를 얻음으로서 전체 커리어와 불균형을 이루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듯. 얼마전에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무기한 활동중지에 들어간 페기스도 이런 예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여튼 일본에서의 최근 히트곡은 SNS 중심의 바이럴 히트 / 타이업 이 두 카테고리에 거의 포함되는 것 같다. 앞으로 이 경향이 심화될지 말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듯.


래드윔프스(RADWIMPS) ‘すずめ feat.十明’

신카이 마코토와 래드윔프스의 세번째 태그가 되는 < 스즈메의 문단속 >의 주제가로, 틱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던 토아카가 보컬을 맡고 있는 곡이다. 노다 요지로의 목소리는 말미에 아주 짧은 코러스로 등장할 뿐이니 래드윔프스의 팬들은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무엇보다 어느덧 OST가 부업이 되었다고 할 만큼, 이제는 명확히 밴드의 색과 OST 삽입곡의 색을 분리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웅장한 코러스 워크를 동반한 비장미 넘치는 전개는 신비함과 동시에 애절함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신카이 마코토와의 협업에서 좋은 타율을 보여온 이들이기에 이번 노래 역시 다시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쨌든 애니메이션과의 싱크로율이 중요하기에 정확한 평가는 이후에 내리는 걸로. 


츠유(ツユ) ‘雨模様’

음악을 들으면 알겠지만, 이들 역시 보카로P 출신이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3인조 음악 유닛이다. 캐치한 선율과 곡의 고조에 맞춰 그 모습을 바꾸는 편곡, 애절함을 한껏 머금은 레이의 보컬이 이 팀이 가진 투명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느낌. 2분 40여초라는 짧은 러닝타임에 자신들의 역량을 집결하고 있으며, 제목과 같이 마지막에 빗소리를 삽입함으로서 곡이 가진 정서를 효과적으로 극대화 했다. 유튜브 100만 구독자도 돌파한만큼 전국투어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아티스트. 


아야세(Ayase) ‘飽和’

요아소비가 단기성 프로젝트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예상치 못한 대히트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왔지만, 이제 서서히 각자의 길을 모색해야할 시점이기도. 활발하게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이쿠라에 이어, 아야세 역시 첫 오리지널 가창곡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커리어 패스의 시발점을 마련하고 있다. 요아소비에 비하면 기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채 인간적인 매력을 곡에 담아내려 했다고 할까. ‘이렇게 노래를 잘했어?’ 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별 후의 마음을 생생하게 표현한 가창이 이 곡에 가장 큰 들을거리. 가수로서의 실력을 많은 이들에게 증명하고 있는 본격적인 솔로 선언이자 자신작이다.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 < 出町柳パラレルユニバース >

곡조만 듣고 ‘애니메이션 타이업인가?’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ㅎㅎ. 애니메이션 < 四畳半タイムマシンブルース >의 주제가로 기용된 이들의 29번째 싱글이다. 복잡하게 꼬지 않은 단순하면서도 선 굵은 기타리프를 중심으로 시원스레 펼쳐지는 고토의 가창이 아지캉 특유의 대중성을 부족함 없이 발현하고 있다. 커플링으로는 위저의 노래를 커버한 ‘I Just Threw Out The Love Of My Dreams’가 수록, 에이미와의 색다른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으니 이 역시 반드시 들어보기를 권장한다.


오다케이(OdAkEi) ‘PSYCHO’

122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겸 멀티 아티스트 오다케이가 선보이는, 특유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EDM 댄스 튠이다. 그 예전에 셔플 열풍을 불러왔던 'Party Rock Anthem'이 떠오르는, 조금은 촌스럽게도 느껴질 수 있는 구성인데, 이를 상쇄할만큼의 중독성의 쓰나미가 단번에 밀려오는 것이 인상적. 생각없이 듣고 있다 푹 빠져버려 이렇게 소개하게 되었다. 프로듀싱은 다수의 아티스트를 스타덤에 올린 Ryosuke”Dr.R"Sakai가 담당하고 있으며, 작사/작곡은 미레이와 니쥬의 히트곡을 탄생시킨 Yui Megino가 참여하는 등 나름 유수의 스탭이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곡이기도. 


어나니모즈(Anonymouz) ‘If I Was(feat. K.E.I)

앨범을 한 장 낼때도 된거 같은데 꾸준히 단타를 때리며 간을 보는 어나니모즈의 신곡. 독특한 톤의 기타와 심플한 비트가 자아내는 판타지가 두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맞물리며 유니크하면서도 대중적인 매력으로 환원 중. 최근 라이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좀처럼 정보를 얻기가 힘든 아티스트인지라 공연 내용이 굉장히 궁금하기도 하다. 여튼 당분간은 꾸준히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쫓아보는걸로. 


[ALBUM]


오드 풋 워크(ODD Foot Works) < Master Work >

첫 곡의 로킹한 어프로치가 한층 넓어진 이들의 음악적 외연을 짐작케 한다. 비교적 차분한 무드로 블랙뮤직 기반의 밴드 사운드를 펼쳐 보였던 이들의 3년만의 작품은, 어디에서도 만나보기 힘든 자유로운 역동감으로 가득하다. 훨씬 리드미컬해짐과 동시에 보다 라이브감을 중시한 편곡을 선보이고 있으며, 보다 명확히 들리는 훅을 통해 진보된 대중성 또한 확보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파스피에의 하네다 나리타, 킹누의 세키 유가 각각 키보드와 드럼을 맡아 이들의 변화상을 보조하는 ‘卒業証書’, 필리 소울과 록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스킬풀한 랩을 로맨틱하게 풀어놓는 ‘ジュブナイルジャーニー’ 등 역량 집약을 통해 완성한 자신들의 첫 챕터가 설득력 있게 펼쳐지는 작품.


오메데타이아타마데나니요리(オメでたい頭でなにより) < オメでたい頭でなにより3 >

맥시멈 더 호르몬의 프랜차이즈 밴드인 코레나나모레모모에서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세키항의 본진이기도 한 오메데타의 세번째 정규작. 언뜻 들으면 파퓰러함을 잘 섞은 라우드 록 밴드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조금은 정신이 나간듯한 가사와 예측불허의 곡 전개 등 흘러넘치는 유머러스함이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이번 작품 역시 자신들의 정체성에 잘 부합하는 트랙들이 짜임새 있게 배치되어 있으며, 단순히 ‘재밌는 팀’에서 나아가 여러 화두를 던지는 ‘흥미로운 팀’으로 거듭나려는 팀의 애티튜드가 앨범의 기초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는 느낌.


슬립낫의 ‘Eyeless’의 ‘Here comes the pain’ 샘플링을 오마주로서 활용해 기세 좋게 완성해 낸 라우드록 ‘超クソデカマックスビッグ主語’, 오렌지 렌지와 맥시멈 더 호르몬, 심(SiM)을 합쳐 놓음과 동시에 시시각각 조성을 오가며 전개에 대한 예측을 거부하는 ‘ダンシングオールナイトレディ’, 코레나나모레모모의 일원이기도 한 댄저x디어의 도움을 받아 EDM으로의 색다른 외도를 감행한 ‘HAKUNA MATATA’, 아이돌 오타쿠의 삶을 전형적인 아이돌 곡 스타일과 오타게를 섞어 재미있게 풀어낸 ‘推しごとメモリアル’ 등 여러모로 충실한 러닝타임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양한 계층의 리스너를 모두 포획할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의 앨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 


류 마츠야마(Ryu Matsuyama) < from here to here >

프로모션 트랙인 ‘hands’의 멜로우한 곡조에, 이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코로나를 거치며 느꼈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온기를 실어 있는 힘껏 발산하고 공유하려는 팀의 의지가 뼛속까지 스며오는 듯한 느낌이랄까. 피아노를 기반으로 한 평온하고도 광활한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가둬둔 상자의 리본을 슬며시 풀어내고 있는 새 앨범이다. 


싱어송라이터 유가(優河)와의 화음이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하는 ‘kid’, 빔(BIM)을 게스트로 맞아들여 보다 리드미컬한 정체성을 이끌어 내려한 업템포 트랙 ‘ordinary people’, 평화로운 아침의 산책을 연상케 하는 릴렉스한 곡조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blue blur’ 등 자극적이지 않은 내추럴한 매력으로 가득 채워 진 11개의 트랙이 음악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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