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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Oct 23. 2022

[22-10-03] 주간제이팝

베비메탈, 즛토마요, 미세스 그린애플, 하라 유코 등

[Single]


베비메탈(BABYMETAL) ‘Divine Attack - 神撃 -‘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이야. 올해 4월 라이브 활동을 ‘봉인’했던 이들이 새출발을 선언하며 야심차게 발표한 신곡.  내년 3월에 발매할 신보와 라이브 활동에 앞서 워밍업 격으로 선보이는 곡이며, 장르 본연의 격렬함과 대중적인 멜로디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그야말로 ‘베비메탈’스러운 곡으로 완성되어 있다. 앞으로 매달 신곡이 선공개될 예정으로, 가상세계 ‘METALVERSE’를 통해 전개될 그들의 활약을 기대해보도록 하자.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残機’

아마 매주 소개하게 될 것 같긴 한데, 지난주 바운디에 이어 애니메이션 < 체인소맨 > 엔딩곡 두번째 타자를 도맡은 곡이다. 올해 즛토마요의 폼은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로 최고조에 올라와 있는 상태. 이번 노래 역시 그 기세를 그대로 타고 있는, 넘실대는 그루브와 긴장 어린 타이트함이 서로를 완벽히 보조하고 있는 트랙이다. 인트로의 베이스 슬랩연주가 단숨에 귀를 잡아 끌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살을 붙여나가는 특유의 점층적 구성의 미 역시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정말 2022년의 즛토마요는 누구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구나. 


미세스 그린애플(Mrs. GREEN APPLE) ‘Soranji’

대곡 지향의 스케일과 ‘힘들지만 자신을 믿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로 하여금 ‘僕のこと’를 떠오르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전의 작품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잔잔한 초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후반부의 격정적인 파도가 듣는 이를 압도하며, 호소력으로 무장한 오오모리 모토키의 보컬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완벽에 가깝게 전달하고 있다. 웅장하고도 거대한 성가대 느낌의 코러스 워크가 인상적이며,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인해 강한 여운을 느낄 수 있는 노래이기도. 


유니즌 스퀘어 가든(UNISON SQUARE GARDEN) ‘カオスが極まる’

치밀하고도 정교한 연주력과 그에 비례해 폭발하는 대중성. 밴드의 장점을 아끼지 않은 팝 록 트랙으로, 애니메이션 < ブルーロック >의 오프닝 주제가를 도맡은 곡이기도 하다. 간주에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살포시 얹어 분위기를 전환하는가 하면, 후반부에 짧게 짧게 무음구간을 삽입해 듣는 이의 몰입도를 제고하는 등 곡 구성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어느때보다도 빠른 BPM의 곡이라 제대로 커버하려면 상당한 연주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ㅎㅎ


죠오바치(女王蜂) ‘MYSTERIOUS’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스타일을 고수했던 밴드가 이번엔 어느때보다도 분위기 있는 모습으로의 변신을 감행했다. 오리엔탈의 느낌을 지닌 사운드 구성과 클래시컬한 현악편곡 등 한마디로 형용이 불가능한 입체적이면서도 복합적인, 그러면서도 대중성은 놓치지 않은 그런 높은 완성도의 트랙이 탄생. 꾸준한 활동 끝에 조금씩 만개하고 있는 팀의 커리어가 이 곡의 만듦새로 환원되지 않았나 싶기도. 


스이요비노캄파넬라(水曜日のカンパネラ) ‘ティンカーベル’

‘믿는 자에게 비행능력을 부여하는 요정 팅커벨이, 그 가루를 사업 아이템 삼아 피터팬, 후크 선장과 함께 회사를 설립해 네버랜드를 좌지우지 하는 기업으로 성장해간다’라는 흥미로운 설정의 가사가 인상적인 신곡. 딥하우스와 UK 개러지 기반의 사운드로 상상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보다 ‘팝’으로서의 기능을 강조했던 히트곡 ‘エジソン’에 비교하면 좀 더 자유롭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ALBUM]


하라 유코(原 由子) < 婦人の肖像(Portrait of a Lady) >

뮤지션 부부의 좋은 선례를 보여주고 있는 사잔 올스타즈의 하라 유코가 선보이는 네번째 오리지널 정규작이자 무려 31년만의 신보. 11월에는 남편인 쿠와타 케이스케의 베스트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기도 해 더욱 뜻깊게 다가오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룹 활동 시에는 살짝 가려져 있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역량이 엿보이며, 앨범의 포문을 여는 ‘千の扉〜Thousand Doors’에서 느껴지는 아바의 실루엣과 같이 영향을 받은 팝 아티스트들의 모습도 여럿 느껴진다. 그 밖에 에릭 클랩튼을 모티브로 GS와 쇼와가요를 연상케 하는 사운드를 전개하는 ‘スローハンドに抱かれて(Oh Love!!)’, 앨범 < KAMAKURA >(1985)의 수록곡인 ‘鎌倉物語’의 속편을 상정하고 만든 ‘ 鎌倉 On The Beach’ 등 팀의 키보디스트가 아닌 한명의 뮤지션으로서 존재감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의욕작.


위버(WEAVER) < WEAVER >

내년 2월을 기해 해산이 예정되어 있는 3인조 피아노 록 밴드의 마지막 오리지널 앨범이다. 변함 없는 그들만의 온기 어린 사운드와 보컬이 40여분에 걸쳐 펼쳐지며, 최후의 작품인 만큼 어느때보다 음악에 대한 의지와 자신들을 사랑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퀸의 ‘Radio Gaga’를 오마쥬함과 동시에 현장감을 살려낸 레코딩이 인상적인 ‘LIVE GAGA’, 퓨젼 재즈의 요소를 살짝이 도입함과 동시에 마이너한 음계로 팀 만의 정체성을 강조한 ‘エンドロール’, 해산이 결정된 후에 쓰여진 만큼 듣는 이들의 미래를 비추는 ‘빛’을 가사에 흩뿌린 ‘HIKARI’ 등 완성도 높은 트랙들이 밴드 활동에 있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포마레(FOMARE) < midori >

청춘의 솔직함을 그대로 담아낸 강한 디스토션 사운드가 새삼 반갑게 느껴진다. 군마 출신의 쓰리피스 록 밴드가 빚어내는 열두 개의 눈부신 파편으로 이루어진 메이저 첫 정규작으로, 넘치는 질주감과 섬세한 감정표현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결과물이다. ‘優しさでありますように’와 ’80%’ 등 초반 트랙을 거쳐가며 밴드로서의 합도 좋지만 캐치한 멜로디를 잡아내는 송 라이팅 역량도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될 것. ‘恋につられて’에는 험프 백(Hump Back)의 하야시 모모코가 피쳐링으로 참여해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필로소피노단스(フィロソフィーのダンス) < Red Carnival >

블랙뮤직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자신들만의 아이돌 뮤직을 만들어 나가는 4인조 그룹의 EP. 신곡 4곡과 ‘愛の哲学’의 라이브 버전, 그리고 신곡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펑크(Funk)의 그루브와 아이돌 뮤직의 전형성을 맛깔나게 버무려낸 ‘フィロソフィア’, 뉴잭스윙 기반의 비트가 왠지 낯설지만은 않은, 특히나 멤버들의 음색이 곡의 무드와 딱 맞아 떨어지는 ‘Clap your hands’, 설레는 사랑의 감정을 완성도 높은 합주와 표현력 넘치는 가창으로 구현한 ‘恋をしてもいいですか’ 등 짧은 러닝타임을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로 알차게 채워낸 작품이다.


드레스코즈(ドレスコーズ) < 恋愛大全 >

케가와노마리즈(毛皮のマリーズ)로 커리어를 시작해 독특한 비주얼과 유니크한 록 사운드를 통해 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시마 료헤이의 솔로 프로젝트 드레스코즈. 전작 < バイエル >이 코로나 시대의 비일상적인 상황을 음악으로 기록해두어야 겠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되었다면. 이번엔 그 반대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어떻게든 되찾자”라는 그런 생각에서 제작된 앨범이라고. 수록된 10곡은 각각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는 말 그대로 ‘연애대전’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가공의 단편영화의 사운드 트랙이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시부야계, 특히 플리퍼즈 기타의 초기 음악을 듣는 듯한 아련한 느낌의 ‘聖者’, 1980년대 일본의 로큰롤을 떠올리게 하는 고전적인 구성의 ‘やりすぎた天使’, 빈티지한 신시사이저의 톤과 찰랑거리는 기타가 시티팝의 풍경을 환기시키는 ‘夏の調べ’ 등 시대와 양식에 구애 받지 않은 자유로운 레퍼런스로 드레스코즈만의 ‘팝 뮤직’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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