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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Nov 13. 2022

[22-11-01] 주간제이팝

유키, 료쿠샤카, 로스 바트 바론, 와치 등 

[Single]


유키(YUKI) ‘My Vision’

솔로 데뷔 20주년을 맞아 내놓는 2022년 제2탄 EP의 프로모션 트랙. 아직도 주디 앤 마리의 유키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투어를 동행하는 밴드 멤버들과의 호흡으로 완성된 이 록 사운드가 조금은 그 그리움을 덜어줄지도 모르겠다. 다른 요소 없이 리얼 세션으로만 이루어진 곡조와 함께 예전에 비해 전혀 녹슬지 않은 유키의 목소리가 사방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모습이 괜시리 반갑게 느껴지기도.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ミチヲユケ’

작사 나가야 하루코, 작곡 고바야시 잇세이와 아나미 신고 체제의 신곡이다. 타이업 러브콜을 쉴새 없이 받고 있는 대세 밴드인 만큼 이 노래 역시 < ファーストペンギン! >의 주제가 기용이 확정된 상태. 정석에 가까운 팝록 사운드를 구사해 왔던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편곡적인 측면에서 과감한 시도를 감행했다는 점이 이 노래의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에 재즈를 떠올리게 만드는 즉흥성 어린 합주라던가, EDM이나 트랩 스타일의 간주 삽입 등 듣는 재미를 더욱 배가. 계속 진화하는 밴드의 행보를 엿볼 수 있는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노벨브라이트(Novelbright) ‘PRIDE’

모든 것을 쏟아부은 드라마틱한 노래들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5인조 밴드의 신곡. 애니메이션 < 겁쟁이 페달 LIMIT BREAK >의 엔딩 테마로 낙점된 만큼, 이 만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자전거 경주의 스피디함도 물씬 묻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한 의도가 담겨 있는 작품으로, 밴드의 기존 곡들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이 곡 역시 취향을 저격할 그런 결과물로 다가올 것이다.


제작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빗슈(BiSH) ‘脱・既成概念’

어느덧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빗슈. 이번 신곡은 거의 모든 곡을 내부에서 조달했던 기조와는 다르게 외부에서 곡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트로만 들어봐도 ‘이게 빗슈 노래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존의 밴드 사운드가 아닌 파편과 같이 다가오는 다양한 비트의 향연이 흥미를 유발한다. 작사/곡을 도맡은 이는 제네레이션스 프롬 엑자일 트라이브의 멤버인 시라하마 아란. 디스토션 기타는 중간중간 양념의 역할을 할 뿐, 전체적으로 댄스 뮤직에 가깝게 주조가 되어 있어 지금까지의 빗슈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하고 있다. 안무는 틱톡으로 충분히 구현 가능한 심플한 동작을 위주로 했다고. 정말 SNS 숏폼은 우리나라나 일본을 포함 전세계가 피해갈 수 없는 프로모션 포인트가 된 듯 ㅠ


마츠시타 코헤이(松下 洸平) ‘MUSIC WONDER’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지는 미처 몰랐네. 희망을 뿜뿜 내뿜는 가스펠 스타일의 곡조 위에서 리듬감 있게 목소리를 실어 내는 모습에서 수준급의 가창력을 짐작케 한다. 가수로 데뷔했음에도 배우로서의 활동이 훨씬 도드라지는 탓에 부각되지 못했던 그의 또다른 페르소나가 날개를 달고 맘껏 하늘을 유영하는 느낌을 주는 노래. ‘시스터 액트’를 보고 가수의 길을 가겠다 마음 먹었던 그 때의 기억이 반영되어 있는 것인지, 이번 노래 역시 영화에 삽입되어 있을 것 같은 합창 스타일의 곡이라는 점에도 주목.


호시마치스이세이(星街すいせい) ‘灼熱にて純情(wii-wii-woo)’

버추얼 유튜버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밟아나가고 있는 호시마치스이세이. 성대 수술로 잠시 활동을 중단한 후 선보이는 싱글로, 유니즌 스퀘어 가든의 타부치 토모야가 작사/곡을, 펭귄 리서치의 베이시스트이자 호리에 쇼타가 편곡을 도맡은 타이트한 편성의 팝 록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스피디한 곡조에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보컬의 안정감이 깊게 뿌리를 박고 있으며, 반주 역시 발군의 연주력을 기반으로 한 완벽에 가까운 합을 보여주는 트랙, 



[ALBUM]


로스 바트 바론(ROTH BART BARON) < HOWL >

식지 않는 창작력으로 매년 앨범을 선보여 온지도 어언 5년. 밴드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많은 이들과의 교류와 협연을 통해 본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잠재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는 7번째 정규작이다. 최근 몇년 간 미후네 마사야가 보여준 크로스오버 세계가 워낙에 음악 신의 스탠다드와는 다른 결을 지녀왔기에, 앨범 발매 주기가 짧다고 해서 그 결과물에 질리거나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뮤지션 들의 뮤지션’이라 불리는 나카무라 카호의 참여로 인트로 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는 ‘月に吠えろ’, 드럼 앤 베이스에 가까운 타이트한 비트 메이킹에 관악/현악 세션이 가세해 장대한 세계를 그려나가는 ‘KAZE’, 폭넓은 음색의 신시사이저 활용으로 특유의 공간감을 표현하는 ‘糸の惑星’, 응축된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듯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가 인상적인 ‘HOWL’ 등, 자세히 들어보면 모든 트랙의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 큰 스케일의 작품. 미후네 마사야의 역량이 어느때 보다도 빛나고 있는 한 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와치(wacci) < suits me! suits you! >

일상에 스며 있는 여러 보편적인 감정을 서서히 물들어가는 수채화와 같이 표현하는 밴드의 다섯번째 앨범. 지난 6월 선보인 ‘恋だろ’가 Tiktok 커버영상을 중심으로 많은 화제를 모으는 와중에 발매하는 신작으로, 어느 때 보다 의욕에 차 있는 결과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스탠다드한 곡풍으로 하여금 다른 밴드들과 크게 변별력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약점인데, 그러한 점은 대중성을 극대화 하는 전략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15곡, 78분에 이르는 이 소소한 서사시가 삶을 살아감에 있어 희노애락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줄 것이다. 


류크토소이네고항(リュックと添い寝ごはん) < 四季 >

‘사랑’을 테마로 전개해 왔던 2년간의 메이저 활동. 그 안에서 자신들이 느낀 감정이나 풍경들을 하나씩 끌어모아 제작한 11개의 심플하면서도 고양감 넘치는 트랙들. 2년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정규작은 무엇보다 서포트 멤버로 참여하고 있던 멤버 눈의 정식 가입으로 4인 체제가 된 후 처음으로 발매하는 작품이기에 그들에게 있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터. 사운드 전체적으로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적당한 여유를 자신들의 노래들에 스며들게 함으로서 가볍게 몸을 끄덕일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적당히 레트로하면서도 적당히 트렌디한, 그야말로 ‘지금의 류크소’가 명확히 새겨져 있는 46분의 러닝타임이다. 


카르마(KALMA) < NO BORDER >

현 시점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록 넘버를 들려주는 이들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 이 팀을 언급하지 않을까 싶다. 청춘의 뜨거운 충동과 열정, 그 이모셔널한 느낌을 에두름 없는 펑크/얼터/로큰롤 사운드로 구현하는 쓰리피스 밴드의 새 미니앨범이다. 한번 들으면 단번에 각인되는 캐치한 멜로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는 불같은 합주가 라이브에서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블랙뮤직의 기운을 쏙 뺀, ‘뜨거운 기타 록’에 목말라 있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작품. 


카즈마(kZm) < Pure 1000% >

세력을 지속 확장중인 크루 옌타운(YENTOWN)의 일원으로서, 자주 레이블 De-void*를 설립하고 이벤트를 주최하는 등 그야말로 ‘열일’ 중인 카즈마의 2년 만의 EP. 힙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과반수의 곡에 쓰리피스 밴드인 글리코(Gliiico)가 참여하고 있는 등 록과 일렉트로니카 등 여러 장르와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 특히 사이키델릭의 잔향이 남아 있는 ‘Summer Of Live’에서의 디스토션은 그가 일정 장르에 갇혀 있는 뮤지션이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각 트랙마다의 특색이 명확함과 동시에 예상되지 않는 일면들을 가지고 있어 들으면 들을 수록 호기심이 생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요나오(yonawo) < After Party >

잠 들기 전에 듣기 좋은 일명 ‘베드룸 사운드’를 모토로 하는 밴드의 세번째 정규작. 짙게 묻어나는 알앤비와 펑크(Funk), 시티 팝의 실루엣이 일상이 새겨 놓은 온 몸의 긴장을 적당히 이완시켜주는 느낌이다. 자극 없고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이 팀의 가장 큰 장점이며, 반대로 그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에겐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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