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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Dec 12. 2022

[22-12-01] 주간제이팝

사우시 도그, 신도쿄, 펀피, 오오하라 사쿠라코 등

크윽 이거 격주제이팝으로 

이름을 바꿔야 되나 싶을 정도로

계속 2주 한번 페이스로 올리게 되네요.

바쁜 것도 게으른 것도 있고

반반입니다 사실 ㅠ

빨리 페이스를 회복해야 할텐데...


그새 연말인지라

22년 결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신인, 올해의 앨범 정도를 

한번 꼽아볼까 싶은데,

쟁쟁한 작품이 많아 추리기가 어렵네요 ㅎㅎ


여러분은 한 해 동안

어떤 노래와 작품을 가장 좋게 들으셨나요?

문득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Single]


사우시 도그(Saucy Dog) ‘現在を生きるのだ。’

정말 < 제101회 고교사커선수권대회 > 주제가에 걸맞는 제목이 아닌가 싶다. 직선적인 업템포의 곡조와 후회 없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써내려 가기를 바라는 가사가 가슴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노래로, 여러 감정을 섬세하게 다룰 줄 아는 밴드의 특기가 잘 드러나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곧 홀 투어를 시작하는 자신들에게 대입해도 크게 어긋남이 없는 우리들의 지금을 잘 그려내고 있는 감동적인 작품.


시바사키 코우(柴咲 コウ) ‘TRUST’

이것이 연기자의 내공인가. 듣다보니 노래에서 느껴지는 그 독자적이고도 세밀한 표현력에 어느덧 홀려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성과 진성을 테크니컬하게 오가고 있는 그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이를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 매몰됨 없이 오롯이 노래 속 화자의 마음을 드러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KOH+를 제외하면 본인 명의로는 2년 만의 싱글인만큼 여러모로 공을 들인 티가 나는 듯 하기도. 


신도쿄(新東京) ‘ショートショート’

잘게 쪼갠 리듬으로 줄곧 곡을 리드하는 드럼연주와, 중간중간 16비트의 속도로 퍼커션과 발을 맞추는 신시사이저의 흐름이 굉장히 감각적으로 이어지는 곡. 옅게 퍼져나가는 안개이지만 그것이 중첩되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그런 신비한 밴드의 음악세계로의 길을 열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그룹명처럼 그야말로 ‘새로움’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싱글.


칠리 빈스.(Chilli Beans.) ‘daylight’

비트를 삽입해 보다 댄서블한 록 트랙을 선보이고 있는 팀의 신곡. 콜 앤 리즈폰스 스타일의 후렴구나 보다 흩뜨리는 방식을 선택한 보컬 레코딩이 또렷한 이미지를 추구했던 이전의 작품들과는 명확히 선을 긋는 느낌을 준다. 올해 나온 정규작의 기세를 이어 진화해 나가는 밴드의 모습이 구체화 되어가는 순간의 포착. 


단단(DURDN) ‘年の瀬に’

한국 출신의 보컬리스트 바쿠, 아이즈원과 노기자카46에게 곡을 제공하기도 한 프로듀서 듀어 티 티(tee tea)로 이루어진 3인조 그룹 단단. 이력과는 달리 블랙뮤직에 기반한 트렌디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곡 역시 한밤 중 네온사인으로 둘러싸인 텅빈 도로를 차를 타고 달리는 무드를 자아내는, 그루비함과 동시에 센티함도 느껴지는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자아내는 노래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나 장르 특유의 기교를 가짐과 동시에 자신만의 독특한 음색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 바쿠의 보컬이 머리 속을 맴돈다.


[ALBUM]


펀피(PUNPEE) < Return of The Sofakingdom >

그만의 SF 판타지를 펼쳐 보였던 전작  < The Sofakingdom >(2020)의 엑스트라 콘텐츠를 자처하고 있는 미니 앨범으로, 현재 진행중인 < The Sofaking… Damn!!! Tour >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총 5곡이 담겨 있으며, 다수의 미국 출신 프로듀서를 맞아들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 그의 강점인 레트로와 트렌드를 절묘하게 섞어내는 그 역량이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으며, 현실과 상상을 가로지르는 그의 작품세계를 한껏 맛볼 수 있는 한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칸디타운(KANDYTOWN) < LAST ALBUM >

이토록 우직한 붐뱁이라니. 아쉽게도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크루의 해체를 선언한, 최근 몇년간 일본 힙합신을 호령했던 칸디타운의 신보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 더더욱 과거의 유산을 각자의 스타일로 해석하는 데에 몰두하고 있는 인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가장 자신다운 상태에서 최상의 칸디타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사실 트렌드를 심하게 타는 우리나라와 달리 시대와 상관없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개인적으로 이런 올드스쿨 힙합이 더 취향이기에 이들의 멋진 퇴장이 아쉬울 따름. 둔탁한 비트에 스크래칭 사운드가 적극 개입하고 있는 ‘Curtain Call’만 들어봐도 크루의 지향점을 단번에 알 수 있을 터.


오오하라 사쿠라코(大原 櫻子) < FANFARE >

이래저래 구설수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법한 그이건만,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지속하는 모습 만큼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느 영화의 삽입곡을 듣는 듯한 마칭 밴드 스타일의 사운드가 인상적인 ‘Fanfare’야 말로 지금의 굳건한 의지를 응축하고 있는 트랙. 전반적으로 ‘사랑’의 여러 모습들을 노래하고 있으며, 작사에는 본인을 포함해 챠토몬치 멤버였던 다카하시 쿠미코, 네고토의 멤버였던 아오야마 사치코 등이 참가하고 있다고. 그만의 청량한 음색이 온기를 한가득 품고 있는 시즌송 지향의 ‘笑顔の種’, 자신의 강점이기도 한 호소력 있는 발라드 넘버 ‘Greatest Gift’ 등 자신이 잘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그 실마리를 풀어내는, 조금은 어수선 했던 최근의 앨범들을 잊게 만드는 반가운 앨범이다. 


데이글로(DYGL) < Thirst >

브릿팝의 유산을 이어 받은 기타 록을 살갑게 그리고 날카롭게 펼쳐 내는 밴드의 네 번째 정규작. 3월 제작을 시작해 올 한해 앨범작업에 집중한 후 선보이는 작품이기에 본인들로서도 감회가 새롭다고. 공간감 넘치는 기타를 시작으로 다른 악기들이 차례로 그 뒤를 따르는 차분한 무드의 얼터너티브 넘버 ‘Your Life’, 랩-싱잉에 가까운 보컬과 함께 빚어내는 나른한 일렉트로니카 록 트랙 ‘Under My Skin’, 일정한 주파수로 연주되는 기타 위로 오토튠을 쓴 보컬이 점차 덩치를 불려나가는 ‘I Wish I Could Feel’, 그들의 초기 사운드가 엿보이는 노이지한 업템포 ‘Dazzling’ 등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이들의 변화양상을 직선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수작.


란도(Lanndo) < ULTRAPANIC >

란도라는 이름은 어색하겠지만 누유리는 그렇지 않을 이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즛토마요의 출세작인 ‘秒針を噛む’에 작/편곡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보카로P/싱어송라이터인 누유리가 지금의 명의로 선보이는 기념할만한 첫 정규작이다. 본인이 말하기를 누유리와 달리 란도는 “타인의 힘을 빌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차별화가 되어 있다고 한다. ‘~~랜드’ 라는 뜻으로 지어진 새 아티스트 네임 역사 함께 어우러져 음악을 발신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짓게 된 것이라고.


먼저 곡을 만든 다음 누구에게 부를지 생각했다는 그의 이야기처럼, 각 트랙마다 게스트 보컬의 특장점을 잘 잡아내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아카네, 레오루, 스다 케이나, 이브, 스이, 나나타키 이마 등 호화 피쳐링진으로 이루어진 러닝타임이기에 한편으로는 종합선물세트 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터. 본인이 직접 아카네와 호흡을 맞춘 ‘青く青く光る’, 이 노래를 내기 위해 앨범을 만들었다고 말할 정도로 현악 편곡 등 그의 도전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冬海’ 등 총 12곡 수록. 


아야카(Ayaka) < たぶん嘘の話 >

사실 익히 알고 있던 그 아야카(絢香)인 줄 알고 플레이했는데 전혀 다른 가수라는 점에서 당황했고, 처음 접하는 아티스트임에도 음악이 꽤 괜찮아서 다시 한 번 당황했다. 오사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신예 싱어송라이터의 미니 앨범으로 명징하게 울려퍼지는 자신의 보이스 컬러를 무기로 한 여섯 곡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명쾌하게 진행되는 팝 록 사운드와 캐치한 선율이 단숨에 귀를 사로잡는 ‘どこで生まれても’, 미디와 리얼 세션을 절묘하게 섞어낸 밝은 분위기의 ‘Know what I mean?’ 등. 그가 스스로 자신의 뿌리라고 언급한 아이코의 영향이 슬며시 느껴지는 그런 파퓰러한 곡들이 꽤나 설득력 있게 들려온다. 그나저나 인터뷰에서 플렌티의 ‘人との距離のはかりかた’에 충격을 받았다고 언급한 부분을 보니, 뭔가 내 취향에 와닿은 이유를 알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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