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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05. 2018

제이팝 신보 소개(2월 첫째주)

원 오크 록의 내한공연이 있었던 주였습니다.

애석하게 저는 본업으로 인해 참석하지는 못했는데,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는 후기들이 여기저기...

뭐 왕오쿠야 라이브 끝판왕이니까 ㅎㅎ


제가 취재하지는 않았지만,

웹진 IZM에 조만간 인터뷰와 라이브스케치가

올라갈 예정입니다!

다시 만나서 아는척좀 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ㅎ


SINGLE

E-girls ‘あいしてると言ってよかった’

엑자일(EXILE)이 소속되어 있는 리듬 존(Rhythm Zone)의 주력 걸그룹의 21번째 싱글. 퍼포먼스를 장기로 하는 팀이나 이번엔 색다르게 발라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평소에 엑자일을 비롯, 특히 산다이메의 곡을 많이 제공하는 오다케 마사토의 곡인데, 특별할 건 없지만 반음씩 떨어지는 멜로디 라인이 반음성애자인 본인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 잘 듣고 있는 중. 같은 싱글에 수록되어 있는 댄스 튠 'Run with you'도 준수해 더블 A면으로 밀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중간 점에 있어 타깃 층이 애매하게 느껴지는 점은 여전한 옥에 티.

GLIM SPANKY ‘愚か者たち’

곡을 듣고 깜짝 놀랐다. 너무 좋아서. 6-70년대 영미 사이키델릭의 정체성이 점점 커져가는 와중에도, 대중성이 떨어지기는 커녕 소구력 있는 멜로디를 적절히 조화시켜 오히려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에 그저 놀랄 뿐. 묵직한 스트레이트 펀치 같은 기타리프의 무게감이 강한 의지를 내비치는 가사에 힘을 실은, 이 두 명의 방랑자를 더 없이 잘 설명하고 있는 트랙. 애매한 2집을 지나 3집으로 개화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곡으로 미루어 보아 얼마나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올핸 꼭 라이브 보러 가야겠다!


SEKAI NO OWARI ‘サザンカ’

'Rain' 이후 선보이는 또 하나의 발라드 싱글.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제가로 의뢰받아 쓰여진 곡인 만큼 그룹의 색깔보다는 보편적인 매력을 좀 더 우선시해 쓰여졌다는 느낌이다. 올림픽 주제가하면 떠오르는 유즈의 '栄光の架橋'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등이 아니어도 괜찮아. 남들 모르게 흘린 눈물과 땀을 응원해' 류의 메시지를 담은 노래인데, 참 이런 류의 내용은 뻔하면서도 언제나 감동적이라 '이건 정말 반칙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카오와라는 이름을 빼고 들으면 좋은 슬로우 템포지만, 그룹의 성향을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평범한 노선을 지향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death disco' 같은 곡을 만들라는 건 아니지만... ㅎㅎ


MAN WITH A MISSION

feat. TOKYO SKA PARADISE ORCHESTRA

‘Freak It!’

중년의 신사와 늑대의 만남이 예상 외의 간지를 선사. 라이브에서 보면 같이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할 듯 하다. 음악 또한 댄서블한 사운드와 스케일 큰 혼 세션의 만남으로 두 팀이 만나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중독적인 후렴구로 미루어보아 만위즈의 대표 레퍼토리로서 활약할 공산 또한 커보이고.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의 예시로 남을, 베테랑 두 팀이 주최하는 신나는 파티.



ALBUM

ゴ-ルデンボンバー(Golden Bomber)

< キラ-チュンしかねえよ >

'킬러 튠 밖에 없다고'라는 앨범명에서부터 팀 특유의 개그가 작렬. 에어밴드를 표방하는 만큼 단순한 개그팀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전곡의 작사작곡을 담당하는 키류인 쇼의 재능은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엔카부터 힙합, 어쿠스틱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장르운용, 다른 선배 밴드들을 오마주한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재치, 'CD가 팔리지 않는' 현 시국을 메탈 사운드에 얹어 표현하는가 하면 '생일에서 결혼식에도 사용할 수 있는 노래'라며 보편적인 축하의 메시지를 담아낸 트랙 등 독자적인 유머감각까지. 자신들의 특기를 음악에 담아 전력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팀의 역작이다. 단순한 개그밴드라고 생각했다면 반드시 이 앨범, 들어보기를 권한다. 아마 팀에 대한 인식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THE STARBEMS < STAY PUNK FOREVER >

아재는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90년대 후반 인기를 모았던 펑크밴드 비트 크루세이더즈 출신의 리더 히다카 카오루가 이끄는 스타벰즈의 신보는 여전히 젊고 뜨거우며 직관적이다. 11곡을 27분에 때려붓는 이 폭격에 가까운 록 사운드의 향연은 가볍게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딱 좋은 배경음악으로 자리할 터. 펑크라는 기본 골격에 충실한 연주와 캐치한 선율엔 히다카 카오루의 장인정신이 엿보이기도. 작년 정말 오랜만에 앨범을 선보였던 하이 스탠다드의 < The Gift >가 많이 떠오르기도 하나, 그 쪽이 좀 더 날카로운 소리로 좁은 범위를 찌르른 듯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면 이들은 좀 더 표면적이 큰 돌덩이로 넓은 부위를 둔탁하게 내려치는 쪽에 가깝다. 결론은 이 쪽이나 그 쪽이나 모두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


FIVE NEW OLD

< TOO MUCH IS NEVER ENOUGH >

들으면 딱 알겠지만, 서치모스나 네버영비치 등과 같은 카테고리로 묶을 수 있는 팀이다. 알앤비를 비롯한 블랙뮤직과 80년대 시티팝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꾸려가고 있는 중. 'Ghost in my place' 같은 노래를 듣다보면 과거와 현재를 잘 섞어 맛 좋은 한 잔의 칵테일을 선사하는 바텐더가 생각날 정도. 디스코에 가까운 리듬과 피아노 및 혼 세션의 적극적인 사용, 서프 뮤직이 생각나는 코러스 라인 등이 한 곡 안에서 사이좋게 자리잡고 있는 걸 보면 또 하나의 범상치 않은 신예가 등장했구나 싶다. 하기야, 토이즈팩토리가 아무나 데려올리가 없지.  


EINSHTEIN & 言Xtheanswer < Two Pawns >

일본의 10대들에게도 힙합은 화젯거리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케이블 음악예능인 < BAZOOKA!!! >의 코너로 2012년 시작한 < 고교생 랩 선수권 >. 일본의 < 고등래퍼 >라고 할만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10대 래퍼들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두 명이 이 EINSHTEIN과 言Xtheanswer다. 프로그램 출연 후 4년이 지나 어느 정도 자리 잡은 지금 자신들의 성장을 증명하고자 내놓은 콜라보레이션 작이 바로 이 앨범. 흐름 자체는 우리나라의 여느 힙합 앨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랩비트에 기반해 자신들의 스웩을 보여주는 'WeAre-A' 같은 트랙은 진부하나, 하우스 스타일의 'フルボッコ'와 펑키 리듬이 넘실대는 'SUMMER NIGHT BIKINI' 에선 나름의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최근 두각을 보이는 일본의 젊은 래퍼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 앨범이 가장 적합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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