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of The Year[2022년]

다시금 돌아보는 2022년 일본 음악신의 경향

by 황선업

2022년 결산, 그 마지막 시간으로

작년 한해 일본음악신의 경향을 살펴보았습니다.

주간 제이팝은 다음주부터 다시 돌아옵니다!



일본에서도 예외는 아닌 Tiktok의 영향력


2022년 역시 이 숏폼 플랫폼 덕을 본 아티스트들이 적지 않았다. 젊은 세대들에겐 더이상 음악이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아닌 ‘참여하고 공유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콘텐츠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 2021년에 발매했음에도 뒤늦게 주목받아 올해까지 그 흐름을 이어간 타니 유키의 ‘W/X/Y’, 그리고 갑작스레 자신의 이름을 만방에 알린 나토리(なとり)의 ‘Overdose’가 틱톡의 덕을 본 대표적인 트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토리 -Overdose

그런가 하면 전략적인 활용을 통해 기회로 삼은 이들도 존재. 요 몇년간 히트곡 측면에서 다소 지지부진하던 세카이 노 오와리는 포인트 있는 댄스를 가미한 ‘Habit’로 많은 이들의 챌린지를 독려하며 레코드 대상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2대 보컬리스트 우타하를 맞아들이며 전화위복을 노렸던 스이요비노캄파넬라(水曜日のカンパネラ)의 ‘エジソン’ 역시 틱톡이 없었으면 그만큼의 반응을 이끌어 내긴 힘들었을 터.


그 밖에 주류에서의 존재감은 미미했으나 허니웍스(HoneyWorks)의 ’可愛くてごめん(feat. かぴ)’나 아스미(asmi)의 ‘PAKU’, 슈퍼 프루츠(THE SUPER FRUIT) ‘チグハグ’ 등의 챌린지들이 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꽤나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최근 사이비 종교 논란에 휩싸인 후지이 카제는 2020년 선보였던 앨범 < HELP EVER HURT NEVER >에 수록된 ‘死ぬのがいいわ’가 역주행하며 홍백가합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하는 등 생각지 못한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것도 조회수 1억이 넘었네
エジソン 챌린지 모음



유명 드라마/애니메이션 타이업에 의한 히트곡 증가


원래도 타이업의 힘이 절대적인 시장이었지만, 2022년은 유독 그 영향력이 강했다는 느낌이다. 라이브 활동 중단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아티스트들이 적극적으로 작품을 발매했다는 점과, 예년에 비해 주목할 만한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의 수가 늘었다는 점이 맞물려 빚어낸 시너지 효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 더불어 타이업은 보통 밴드나 록 성향의 뮤지션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수의 팀들이 올해 록 페스티벌에서 무대에 올린 시그니처 곡들을 한 두곡씩은 살뜰하게 챙기지 않았나 싶다.


대표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애니메이션 < 체인소맨 >. 요네즈 켄시(米津 玄師)가 담당한 OP ‘KICK BACK’도 강렬했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12화의 ED에 모두 다른 아티스트를 기용했다는 점일 것이다. 이브, 바운디, 즛토마요, 맥시멈 더 호르몬, 슈도, 아노, Tk from 린토시테시구레, 에메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초호화 캐스팅은 많은 음악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의 주제가들은 치우침 없이 고르게 사랑받으며 한해의 화젯거리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위용을 보였다.

편곡을 함께한 킹누의 츠네타 다이키와의 협연

그밖에 < 귀멸의 칼날 유곽편 > OP로 삽입된 에메(Aimer)의 ‘残響散歌’가 대히트를 기록했고, < 원피스 필름 레드 >는 단순히 주제가 개념을 넘어 ‘우타’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도(Ado)의 메인스트림 진출에 탄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더불어 킹 누(King gnu)의 ‘一途’(< 주술회전 극장판 >)와 ‘カメレオン’(< 미스터리라 하지 말지어다) >, 오피셜히게단디즘의 ‘ミックスナッツ’와 범프 오브 치킨의 ‘SOUVENIR’(< 스파이 패밀리 >), 다시 한 번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손잡은 래드윔프스의 ‘すずめ(feat. 十明)’ ( < 스즈메의 문단속 > 등 다시 한번 일본에서 타이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사례가 많았던 한 해 였다. 여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 First Love 初恋 >를 통해 우타다 히카루의 ‘First Love’가 다시금 주목을 받기도.


EP 중 최애곡


우타이테/보카로P는 가라. 버추얼 유튜버의 음악시장 본격 진출


요 몇년간 이어졌던 서브컬쳐에서의 원석 발굴은, 이제 우타이테/보카로P에서 버추얼 유튜버로 그 초점을 옮겨가는 모습이다. 사실 비교가 안되는 것이, 니지산지나 홀로라이브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인기 버추얼 유튜버들은 이미 슈퍼스타나 다름 없기 때문. 이를 잘 정제해 메인스트림으로 어떻게 그 매력을 전파해 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서브컬쳐의 수요만으로도 너끈히 도쿄돔을 채우는 마후마후의 사례가 있기에 꼭 동반되어야 하는 과정은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호시마치스이세이(星街すいせい). 데뷔작 < Still Still Stellar >(2021)에 이어,음악 프로듀서이자 비트메이커인 타쿠 이노우에(TAKU INOUE)와 태그해 미드나잇 그랜드 오케스트라를 결성. 무려 토이즈 팩토리의 지원사격 하에 또다른 음악세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가는 한 해였다. 자신의 솔로작과 팀으로 낸 음악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유념하며 들으면 더욱 흥미로울 듯.


앞서 말한 호시마치스이세이가 내수로 향해 있다면, 영어권 V-Tuber인 모리 칼리오페(Mori Calliope)는 철저히 글로벌 지향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원래 래퍼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림과 동시에 KPOP 지향의 타이트하고도 현란한 사운드를 반영한 최신작 < SINDERELLA >는 그가 가진 역량에 대한 의심을 거두게 만드는 회심의 한 장으로 완성되어 있다. 앞으로 V-Tuber의 메이저 진출이 가속화되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작품들임에 분명.


모리 칼리오페 X 오랄 시가렛의 야마나카 타쿠야의 콜라보


더 이상 한국의 전유물이 아닌 ‘KPOP’


일본에서 KPOP은 점점 그 파이를 키워가고 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자체 제작 쪽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물론 한국 기획사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팀들이 아직까지는 기세나 완성도 측면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 < Produce 101 JAPAN >을 통해 탄생한 JO1과 INI, 트와이스의 동생 그룹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은 니쥬(NiziU), 하이브 재팬의 야심작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엔하이픈과 막 데뷔한 야심작 앤팀. 여기에 조금씩 그 세를 키워나가고 있는 YG의 트레져까지. 홍백가합전에서 무대를 가졌던 아이브나 르세라핌와 같은 ‘진출’의 사례는 조금씩 줄어들 확률이 커 보이는 실정.

역시 때깔이 좋네

뿐만 아니라, ‘한국이 없는’ KPOP 그룹도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트리플 에이(AAA)의 멤버이자 래퍼로도 활동 중인 스카이-하이(SKY-HI)가 자비를 투입해 제작한 비 : 퍼스트(BE : FIRST)는 대중성과 팬덤 두마리 토끼를 잡으며 작지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 특히 눈여겨봐야 할 쪽은 바로 XG다. 에이벡스에서 각잡고 한국 기획사나 제작체계의 도움없이 스스로 기반을 닦아 선보인 이 그룹은, 완성도 측면에서 결코 한국 KPOP 그룹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여러 이슈와는 별개로 ‘KPOP은 결국 공공재’임을 만인 앞에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영어가사를 차용해 최대한 ‘일본’이라는 존재감을 희석시킴과 동시에 < M COUNTDOWN >에 출연시켜 해외 팬들로 하여금 여느 KPOP 그룹과 다를 바 없이 인식하도록 하는 등 프로모션에 있어서도 크게 공을 들이고 있는 중. 한국의 제작 시스템을 빠르게 흡수해 가고 있는 일본은 향후 과연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K-POP의 K가 한국문화나 전통이 아닌 자본론(Das Kapital)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던 어떤 책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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