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OP ALBUM of The Year[2023년]

by 황선업

2023년만큼 일본음악이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싶다. 틱톡을 중심으로 한 숏폼의 확산과 OTT로 인한 재패니메이션의 글로벌 보급은 한국 대중에게 있어 점점 쌓여가는 KPOP에 대한 피로도를 덜어낸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하게 되었고, 전세계적으로도 '타이업'이라는 프로모션 수단이 큰 힘을 발휘하며 많은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또한 현실한 된 한 해였다.


그런가 하면 영원할 줄 알았던 쟈니스는 영국 B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른 쟈니 키타가와의 성가해 문제를 공식 인정하며 순식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자리는 한국의 육성 시스템이 키워낸 여러 KPOP 스타일의 보이그룹이 꿰찼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으며, 쟈니스 그룹들이 빠진 홍백가합전의 출연진 리스트는 앞으로 일본의 아이돌 시장이 크게 변화하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하나의 증표로 자리하기도 했다. 이렇듯 상반되는 시선으로 어쨌거나 전세계로부터 주목받은 일본음악신. 올해 역시 양질의 앨범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2023년 한 해를 나와 함께 했던, 소중한 25장의 음반을 소개한다. (순서는 무순)


카네코아야노(カネコアヤノ) < タオルケットは穏やかな >

더 깊어진 시세계, 더욱 광활해진 음악의 스케이프. 1960~70년대 로큰롤과 포크, 사이키델릭을 더욱 적극적으로 포용해 더욱 단단해진 목소리로 듣는 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자신이 정의한 ‘자유로움’의 개념을 다시금 갱신함과 동시에, 미처 포착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세세한 감정들은 한층 더 날카롭게 잡아내는 작품.



카멜레온・라임・우피파이(カメレオン・ライム・ウーピーパイ) < Orange >

글로벌 타깃의 컬러풀한 팝 센스, 독특한 스타일링과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았던 그룹의 성공적인 데뷔작. 순간적인 임팩트에 집중했던 싱글들과 달리, 수록곡들은 팝과 록, 힙합과 EDM 등 여러 요소들을 고심끝에 융합해 부분이 아닌 전체적인 미감에 포커싱한 느낌을 보다 강하게 주고 있다. 진지함을 한 스푼 더해 완성해 낸 새 2023년의 믹스처 팝.



유키(YUKI) < パレードが続くなら >

솔로 데뷔 20주년과 겹쳐내는 작품이지만, 그는 이를 넘어 주디 앤 마리 시절을 포함해 근 30여년 동안 빚어온 유키만의 팝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대답을 이 한 장에 응축해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작곡가와 합을 맞추고, 여러 장르를 통한 실험을 거쳐오면서도 그 중심이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 한결같이 음악과 진실되게 마주하고 따뜻한 애정을 보내왔기에 그 반짝이는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노라고,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나니모즈(Anonymouz) < 11: 11 >

근 3년에 걸쳐 야금야금 전개해왔던 그간의 활동으로 감질났을 사람들의 조바심을 그 이상으로 보답해 주는 앨범. 탄력과 유연함을 동시에 갖춘 보컬이 템포와 무드를 초월한 소화력으로 듣는 이를 단단히 옭아맨다. 음악 자체는 최근 몇몇 아티스트들의 레퍼런스가 감지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이 넓은 바운더리를 이질감 없이 하나로 묶어내는 역량에 감탄하게 되는 결과물이다.



바운디(Vaundy) < replica >

전작 < strobo >로 규정 지은 자신의 정체성을, 3년 간의 커리어를 총망라해 다시금 무(無)로 되돌리고 있는 작품이다. 시대를 역행하는 2CD 구성에 총 35곡 중 19곡이 타이업이라는 무시무시함. 그 와중에 자신은 장르에 속박되지 않고, 그저 ‘팝 뮤직’을 성실히 구축해나가는 아티스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 더 무섭게 느껴질 정도. 아마 바운디를 어느 정도 알았다고 자부해왔던 이들도, 이 앨범을 들으며 그 잠재력의 최대치를 한껏 늘려잡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요 몇년간 가장 주목받은 ‘대중음악작가’의 한 페이즈를 정리한다는 의미에서도 뜻 깊은 디스코그래피다.



에메(Aimer) < Open α Door >

그의 최고 히트곡이라 할 만한 ‘残響散歌’의 수록도 수록이지만, 다채로운 팝 사운드 속에서도 결코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맛이 가장 다채롭고 화려하게 펼쳐져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때로는 비장하게 때로는 온화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타이업 가수라는 이미지가 다소 강하게 박혀있는 이들이라면, 이 앨범을 통해 그가 이토록 바운더리 넓은 영역을 소화하는 훌륭한 싱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수록곡 모두가 고른 완성도를 지님과 동시에 그라는 가수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서포트하고 있는 작품.


킹 누(King Gnu) < THE GREATEST UNKNOWN >

스스로 ‘무명’이기를 자처함과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심기일전. 다시금 데뷔 초의 실험적이고 과감한 면모를 되찾은 작품이다. 타이업 중심으로 전개되었던 탓에 자신들의 창작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던 전작 < CEREMONY >의 아쉬움을 되갚음과 동시에, 스물 한 개 트랙의 유기적인 흐름 또한 점점 잊혀져가는 ‘앨범으로서의 가치’를 재차 격상시키고 있다. 한편으로는 츠네타 다이키가 거쳐왔고 또 유지중인 서버 빈치와 밀레니엄 퍼레이드를 킹 누의 작품 속으로 끌고 온 느낌이 들기도.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 沈香学 >

싱글콜렉션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완성도를 선보임과 동시에 대중과의 눈높이도 완벽하게 맞춰낸 덕분에 그의 최고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 싶다. 더욱 캐치해진 선율, 더불어 각 악기의 개성이 더욱 강조된 덕분에 듣는 맛이 배가된 세션 편성은 아카네의 보컬과 맞물려 더욱 파워업된 시너지를 내뿜고 있다. 대중적으로 접근하던 음악적으로 접근하던 각 방향에서 최고의 포만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이 앨범이 가진 최고의 미덕.

근데 진짜 오밤중 누구 짓이냐고


사토(SATOH) < BORN IN ASIA >

래드윔프스나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 범프 오브 치킨과 제이 록을 자신들의 루츠로 두고, SNS와 스트리밍으로 인해 문화적 국경이 사라지고 있는 작금의 환경을 자양분 삼아 탄생한 새로운 시대의 하이퍼 팝이라 할 만하다. 얼터너티브 록과 제이팝, 트랩, EDM 등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믹스쳐 사운드의 폭격. 3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신선함이 이들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킨다. 뮤지션들을 둘러싼 최근의 음악적 환경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쿠비(Hakubi) < Eye >

보컬 카타기리의 호소력을 필두로 좋은 작품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하쿠비. 이 작품은 타 밴드와의 차별점에 있어 고개를 다소 갸웃하게 만들었던 이전 작품들에 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결과물로 다가온다. 특히 EDM를 끌어옴과 동시에 탁 트인 가창력이 강한 소구력을 보여주는 ‘Twilight’와 같은 트랙은 밴드의 정체성을 보다 굳건이 하는 키 트랙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그 외에도 얼터너티브 감이 강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조금 다른 방향으로 풀어나고자 한 방향성이 러닝타임 곳곳에서 목격되는 등, 경험치가 쌓여가며 점차 완숙해져 가는 그들의 모습이 설득력있게 담겨 있다.



홈커밍스(Homecomings) < New Neighbors >

2023년에 들은 가장 서정적인 밴드 음악. 자극이 판치는 현대 사회에서 그야말로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이 느껴지는 은은한 그들만의 감성 사운드가 어느 때 보다 짙게 구현되어 있는 결과물이다. 영미권의 록 사운드와 제이팝 특유의 멜로디 센스를 멋지게 결합하고 있으며, 과함 없이 이토록 마음 속에 몽글몽글한 감정을 캐치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놀랍다. 특히 ‘ラプス’는 이 노래 말고 애니메이션 < 너는 방과 후 인섬니아 >의 엔딩 곡으로 쓰일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싱크로율을 보여주기도. 덕분에 한 해가 설레고 따뜻했다.



죠오바치(女王蜂) < 十二次元 >

시대를 앞서갔던 밴드가 오랜 시간을 거쳐 드디어 대중과의 눈을 정확히 맞추게 된 기념비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파격적인 콘셉트와 실험적인 측면이 강했던 노래들로 하여금 마니아 위주의 밴드라는 시선을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앨범은 보란듯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장 파워풀한 대중성으로 전국구 밴드로 나아가는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특유의 오리엔탈 뉘앙스와 곡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하는 사운드와 아부의 보컬 퍼포먼스까지. 듣는 재미가 넘쳐나는,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엔터테인먼트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니(NEE) < 贅沢 >

듣는 순간 이건 올해의 앨범이다 싶었다. 형식을 크게 따지지 않는 자유로운 구성과 어필할 부분은 확실히 강조하는 선율과 훅, 밴드뮤직의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덧칠하는 과감함. 그야말로 풍성한 버라이어티함이 파도처럼 듣는 이를 습격하는 작품이다. 특히나 전체적으로 ‘큰 스케일’을 지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 향후 라이브에서의 파괴력 또한 배가 되겠구나 싶었던, 록 밴드로서의 포부를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하나비에。(花冷え。) < 来世は偉人! >

라우드 뮤직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먼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4인조 걸 밴드의 메이저 데뷔작. 일렉트로니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어, 로딩 인 라스 베가스나 패스코드가 떠오르기도. 강렬한 밴드 사운드 안에 스며있는 만만치 않은 파퓰러함이 굉장히 자극적이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굉장히 일상적인 주제로 가사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도 흥미롭다. 특히 한때 유행했던 파라파라를 가져와 혼종을 만들어 낸 ‘今年こそギャル〜初夏ver.’에서의 센스가 특히나 발군. 결과물 측면에서 2023년 한 해 가장 독특하게 다가왔던 한 장.



양스키니(ヤングスキニー) < 歌にしてしまえば、どんなことでも許されると思っていた >

올해의 신인이라면 단연 이 팀. 작년에 코디 리가 있었다면 올해는 양스키니가 있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타 록’에 집중하면서 청춘이 만들어 내는 동시대성과 현장감. 간만에 ‘젊음이란게 이런 거였지’ 라는 느낌을 가져다 줌과 동시에 밀도 있는 결과물들이 미숙함을 우선은 자신감과 용기로 헤쳐나가고자 하는 팀만의 애티튜드를 엿보게 만들기도 한다. ‘本当はね、’로 입문한 이들이라면, 이 앨범에 담겨 있는 박력에 조금은 놀랄지도.



라이산(礼賛) < WHOOPEE >

뭐 매년 한 장은 카와타니 에논 관련 작품이 들어가는 것 같은데, 올해는 인디고 라 엔드의 신보와 이 앨범의 싸움이었다. 그래도 이전에 다다레이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보컬리스트와의 합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덕분에 이쪽으로 조금 더 마음이 기운 것 같다. 특히 오와라이(개그) 콤비로 활동중인 보컬 클레아는 카와타니 에논의 어떤 작품보다 블랙뮤직의 테이스트를 깊게 퍼뜨린다는 점에서 조금 더 색다른 느낌이 들기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시너지, 2023년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이다.



세로(cero) < e o >

기존의 팝문법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서 ‘세로라는 팀의 시그니쳐는 무엇인가’를 재차 정의하고 있는 5년만의 정규작. 불안한 음계의 멜로디와 단촐한 기타, 들릴듯 말듯 최소한의 뼈대만 받쳐주고 있는 드럼과 은근하게 끼어드는 클래시컬한 현악 세션이 이런 불규칙성으로도 팝은 성립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Epigraph エピグラフ’부터 시작해, 틀에 갖히지 않은 그들만의 음악이 듣는 이들에게 역시 최대한의 자유도를 부여하고 있는 작품이다. ‘대중음악’을 듣는 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의 전복이 빚어낸, 각자의 솔로활동으로 얻은 자산을 다시금 세로의 유산으로 환원한 결과물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미세스 그린 애플(Mrs.GREEN APPLE) < ANTENNA >

이제는 밴드보다는 하나의 음악집단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진 미세스 그린애플. 이번 역시 보다 댄서블한 측면이나 악기 구성에 얽매이지 않은 구성 등을 강화해 ‘제2기’는 어떤 모습인지를 구체화해 나가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정석적인 기타 록의 벌스와 비트를 강조한 후렴이 색다른 조화를 일궈나가는 ‘ANTENNA’, 아이리시 느낌의 인트로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Magic’, 복합적인 구성의 대곡을 지향하는 ‘Soranji’ 등 스케일 크게 자신들의 감성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있다. 미세스 그린 애플이 그려내는 팝의 청사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작품.



토모오(TOMOO) < TWO MOON >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그루브함을 그려내는 ‘Super Ball’, 피아노 선율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훅을 들려주는 ‘オセロ’ 등 초반 트랙만 들어봐도 그 역량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게 되는 토무의 메이저 데뷔 앨범. 특히 본인이 추구하는 장르에 꼭 들어맞는, 리드미컬하면서도 섬세한 가창력이 작품의 중심을 잡으며 그 매력을 배가하고 있다. 느린 곡에서도 빠른 곡에서도, 블랙뮤직이라는 키를 단단히 잡고 자신만의 길로 나아가는 심지 있는 그 애티튜드가 작품이 갖춘 높은 완성도의 일등공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타미유(TAMIW) < Fight for Innocence >

점점 어떠한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팀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얼터너티브/트립합을 지향하는 이 팀도 그런 팀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전자음악이나 힙합, 슈게이징 등 여러 재료를 끌어와 생경한 소리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그것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프리칸 비트의 와일드함이 담겨 있는 ‘Fighr for XX’, 빈티지한 비트 메이킹과 이국적인 보컬이 색다른 하모니를 봉주는 ‘Dawn Down’, 자신들의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보컬과 선율의 비중을 보다 강하게 가져간 ‘Kick Off’ 등 새로운 경험을 전해줄 트랙들이 빼곡이 쌓여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무언가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



야지코 걸(YAJICO GIRL) < Indoor Newtown Collective >

트렌디한 일렉트로니카, 서늘하면서도 짜릿한 댄스 뮤직, 서로간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록 사운드까지. 이 모든 것을 밴드만의 색으로 엮어내는, 새롭게 등장한 신예의 역작. 듣다 보면 밴드의 현장감보다는 클럽/라운지 뮤직의 리드미컬함이 더욱 강조되어 있는 작품이라는 것이 인상적. 네오 시부야 케이와 2010년대 초반의 일렉트로니카가 떠오르는 초반부를 지나, 왬(Wham!)이 떠오르는 1980~90년대 영미권 댄스 뮤직/신스팝, 1990년대~2000년대 제이팝을 관통하는 트랙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트랙들 모두 ‘좋은 선율’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강조할 법 하다. 다채로우면서도 한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게끔 만드는, 그야말로 웰메이드 작품이다.



사키야마 소우시(崎山 蒼志) < i 触れる SAD UFO >

그렇게 대중친화적인 음악을 하는 느낌은 아닌데도 < 카케구루이 >라던가,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 그리고 < 주술회전 > 등의 유명 애니메이션 타이업을 맡으며 조금씩 인지도를 올려온 사키야마 소우시의 세번째 작품.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20대가 되어 맞닿뜨린 감성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려 전개해 나가는 모습이 타 싱어송라이터와의 차별점을 구축하고 있다. 리듬의 변화무쌍함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가는 ‘燈’이나 의외의 댄서블함으로 음악적 자유를 뽐내는 ‘プレデター’, 반복되는 프레이즈로 몽환적이고도 칠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覚えていたのに’까지. 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확고히 개척해 나가는 한 젊은 뮤지션의 기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키미시마 오오조라(君島 大空) < no public sounds >

갑자기 생겨난 아이디어를 다듬기보다는 있는 그래도 내보이고자 했다는 그의 말처럼, 담겨 있는 곡들은 굉장히 변칙적이면서도 불규칙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운드와 갑자기 끊어먹는 박자, 특유의 희미한 음색 위로 얹히는 굉장히 파퓰러한 선율. 함부로 예상하는 순간 그 예상을 곧바로 배반하는 발칙한 매력으로 가득한 러닝타임은 그가 이정도로 혁신적인 성향의 아티스트였나 생각이 들 정도다. 세션일 때는 조용히 자신의 모습을 감춰두고 있다가, 솔로작이라는 기회가 올 때마다 내미는 발톱이 이번만큼은 어느 때 보다도 듣는 이를 크게 한 번 할퀴고 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에이위치(Awich) < THE UNION >

자신의 서사, 오키나와라는 배경, 페이소스를 담아낸 래핑,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어내는 비장미까지. 솔직히 2023년에 맞닥뜨린 그의 라이브 무대는 영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 Queendoms >에 이어 다시 한 번 성취해 낸 스튜디오 작품의 완성도는 좀처럼 외면하기가 힘들다. 여성 래퍼를 한데 모으며 남성 중심의 랩 신에 파문을 일으킨 ‘Bad Bitch 美学 Remix’ 부터 시작해 오키나와 전통음악에서 추출한 이국적인 무드가 초반을 단단하게 받쳐주는 ‘THE UNION’과 ‘RASEN in OKINAWA’, 보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통해 여운이 있는 후반부로 달려가는 ‘かくれんぼ까지. 하나의 구심점을 구축해 그 주변을 단단하게 둘러쌓는 성벽같은 작품을 만드는 데에 능한 그의 역량, 이번 역시 완벽하게 통했다.



민요크루세이더즈(民謡クルセイダーズ) < 日本民謡珍道中 >

올해의 크로스오버 앨범 중 하나. 한국에 이날치나 고래야, 씽씽이 있다면 일본에는 이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젊은 이들에게 굉장히 낯설 수 있는 민요를 가져와, 카리브, 라틴, 보사노바, 스윙 등 다양한 월드뮤직을 섞어 재해석한, 독특하면서도 깊이 있는 하이브리드 음악을 들려주는 작품이다. 어찌 보면 동양과 서양의 뿌리를 한 곳에 담아내고 있는 셈인데, 이질적일 수 있는 요소들을 아홉 개의 트랙에 이렇게 넓은 스펙트럼으로 분히 믿기지 않는 광경을 쉴틈 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민요를 ‘민중을 위한 음악’으로 부활시키고 싶다는 그 의지가 러닝타임을 관통하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주목할 법한 ‘전통문화’의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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