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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16. 2023

[23-03-02] 주간제이팝

어썸 시티 클럽, 워츠, 이쿠타 리라, 야엘 등



[Single] 


어썸 시티 클럽(Awesome City Club) ‘Talkin’ Talkin’’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 새겨져 있는 시부야의 음악문화, 그 앞으로의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시작된 < SHIBUYA MARK CITY CITY POP PROJECT >의 이미지 송으로 제작된 ACC의 신곡. 사실 ‘勿忘’로 히트하기 전에는 이 노래와 같은, 그루브로 인해 몸을 흔들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그런 트랙들이 그룹의 본령이었는데, 마침 그런 측면을 팟 하고 내보이는 트랙이 등장해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반가울 따름.


워츠(Wurts) ‘タイムラグ!’

칠리 빈스.가 주최했던 타이반 투어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실현된 콜라보레이션. 80년대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뉴웨이브를 테마로, 칠리 빈스.의 멤버 모토가 게스트 보컬로 참여한 감각적인 레트로 트랙이다. 신시 사이저의 빈티지함과 찰랑거리는 기타 사운드, 남녀의 연애를 테마로 한 가사에 딱 들어맞는 두사람의 호흡이 제이팝의 현재를 명징하게 그려내는 노래. 


토미타 라보(富田 ラボ) ‘Take That ! feat.TENDRE’

자신의 20주년을 자축하는 < 富田ラボ 20th Anniversary Presents “HOPE for US” >의 7월 개최를 앞두고 전초전 격으로 선보이는 트랙이다. 피쳐링은 본 행사에 첫번째 게스트로 발표된 텐더. 그루브한 드러밍과 러닝타임을 유영하는 신시사이저가 결합한 토미타 라보만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기반으로, 인생을 게임에 비유해 풀어내고 있는 메시지가 중독성 있게 다가온다. 그야말로 어반 팝스를 대표하는 두 아티스트의 의미 있는 고퀄리티의 협업. 

이것이 그 쿄세라의 애니메이션

시샤모(SHISHAMO) ‘きらきら’

요즘 본업 출장 건으로 쿄세라 관련 자료를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 아니 쿄세라도 요즘 기업 프로모션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네? 타이세이건설도 애니메이션으로 홍보했던 기억이 있는데, 역시 일본은 아니메의 나라인가… 여튼 서두가 길어졌는데, 이 노래는 바로 그 쿄세라 프로모션 애니메이션의 주제가로서 제작되었다고. ‘나를 믿어보자’라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려낸 미드템포 발라드인데, 미야자키 아사코의 감성적인 음색과 캐치한 선율이 맞물려 최근 들은 시샤모 싱글 중 가장 맘에 들었다는 후문.


토보에(TOOBOE) ‘往生際の意味を知れ!’

보카로P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죤(john)의 솔로 프로젝트 토보에. 주제가 타이업은 처음으로, 동 타이틀 애니메이션의 에센스를 가득 담아낸 내용으로 만들어져 있는 노래라고. 보카로P 특유의 치밀한 프로그래밍에 제법 스케일 큰 관악 및 밴드 등의 리얼세션이 멋지게 하나의 구심점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무언가 중간점을 굉장히 잘 잡아낸 느낌.


챤미나(ちゃんみな) ‘You Just Walked in My Life’

초반부에 1990년대 영미권 팝록의 에센스가 감지되는, 그가 해왔던 음악과는 또 결이 다른 감성적인 보컬 트랙이다. 데뷔 일을 맞아 아무런 예고 없이 발매된 노래로, 어떤 장르를 갖다 대더라고 결국 그만의 개성이 강하게 뚫고 나오는 강한 에고를 여지 없이, 그리고 한결 부드럽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의 노래 중 가장 가볍고 편하게 들을 수 있을 만한 결과물. 


메종데(MAISONdes) ‘もういいもん feat. 缶缶, ⌘ハイノミ’

신진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을 선정해 노래에 따라 부르는 이와 만드는 이가 바뀌는 음악 프로젝트 메종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역시 질주감 넘치는 캐치합 팝 튠을 선보이고 있다. 하이노미가 작사/작곡을, 중성적인 음색의 칸칸이 보컬을 담당. 중간에 전자음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트랜스에 가까운 몰아침이 듣는 이를 강하게 잡아채는 중책을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듯. 



[ALBUM]


이쿠타 리라(幾田 りら) < Sketch >

“요아소비 활동이 생각보다 큰 인기를 얻어, 왠지 자신의 인생임에도 내 자신이 아닌 듯한 감각이 어딘가에 있었습니다.”라고 운을 뗀 후, 겨우내 ‘이쿠타 리라’ 라는 싱어송라이터의 자아를 꺼내 드는 그의 첫번째 정규앨범이다. 아야세가 음악 전반을 지휘하는 그룹 활동과는 달리, 작사/작곡을 모두 자신이 도맡은 덕에 다양한 갈래로 퍼져나가는 노랫소리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업템포와 슬로우템포를 오가며 자연스레 자신의 목소리를 얹는 그의 모습이 어느때보다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은, 아마 자신의 역량은 자신이 제일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듯. 


야지코 걸(YAJICO GIRL) < Indoor Newtown Collective >

2015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오랜 숙성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5인조 밴드의 첫번째 정규앨범. 정석적인 밴드 뮤직의 틀을 여러 장르와 융합해 절묘하게 벗어나는 자유도, 파격적인 흐름 아래에서도 절대 놓치지 않은 대중적인 선율 등 음악 애호가라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 트렌디한 일렉트로니카, 서늘하면서도 짜릿한 댄스 뮤직, 서로간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록 사운드까지. 이 모든 것을 밴드만의 색으로 엮어내는, 새롭게 등장한 신예의 역작.


시나(4na) < 余白にいたら、>

2021년 ‘hazama’의 커버 영상이 틱톡을 통해 바이럴 히트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한 싱어송라이터 시나. 다만 오리지널이 아닌 작품으로 먼저 주목받았기에 그의 창작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 역시 존재했던 것도 사실. 이번 작품은 우선 자신에게 빛을 가져다 준 ‘hazama’의 우에노 슌과 태그를 맺어 자신의 장점을 우선적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인생의 여백’을 테마로, 어딘가 느껴지는 마음의 공백에서 생겨나는 공백과 희망을 자신만의 드라이하면서도 감성적인 목소리로 채워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도쿄가 참여한 ‘hazama’의 재편곡 버전이 특히 귀에 들어오기도. 


야엘(yahyel) < Loves & Cults >

이게 얼마만인지.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중심으로 여러 장르를 마구마구 쉐킷쉐킷한 독특한 음악성으로 많은 마니아층을 구축했던 밴드가 근 5년만에 3집 앨범으로 돌아왔다. 원초적인 리듬감이 지글거리는 디스토션과 주술처럼 느껴지는 코러스에 빨려 들어가는 첫 곡 ‘Cult’ 부터 목격되는 이들의 선제공격이 이 앨범의 방향성을 짐작케 한다. 언뜻 듣기에 쉽지는 않은데 의외로 가볍게 귀로 빨려든다는 것이 이 작품의 미덕이자 밴드가 가진 역량의 크기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즈카라데루(ズーカラデル) < ACTA >

일상을 살아가며 의도치 않게 버려지는 감정을 하나씩 주워 담아 자신들만의 담백한 록 사운드에 담아냈다. 작년 두번째 정규작 후 쉬지 않는 4곡의 싱글 릴리스, 그리고 3곡의 신곡을 추가해 총 7곡의 꽉 찬 미니앨범을 빠르게 선보이는 즈카라데루. 개인적으로는 마치 델리 스파이스가 떠오를 법한 정서에 현악 세션이 덧붙여진 ‘ラブソング’을 베스트 트랙으로 꼽고 싶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그렇기에 질림 없이 오래 두고 들을 수 있는 음악으로서의 장점을 여전히 담보하고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결과물.


신시아(Sincere) < Just Living >

올해 일본 알앤비 신에선 누가 흥할까요? 라고 물어본다면 일단 이 아티스트에게 걸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2021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섞은 자신만의 블랙뮤직 테이스트로 차근차근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온 신시아의 두번째 미니앨범. 감각적인 비트 메이킹과 이를 자유로이 가지고 노는 보컬 운용이 돋보이는 ‘Keeps Beating’을 필두로, 우리나라의 오션프롬더블루(oceanfromtheblue)와 합을 맞춰 보다 딥한 정서를 보여주는 ‘Sixteen, Fifteen’ 등 딱히 일본에 국한되지 않는 무국적 음악을 예리하게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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