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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17. 2023

[23-03-03] 주간제이팝

주간제이팝 이틀 연속 업로드는 처음인듯??



[single]


바운디(Vaundy) ‘そんなbitterな話’

정말 쉴새 없이 작품을 쏟아내는, 그러면서도 어느 곡 하나 허투루 내는 법이 없는 아티스트의 신곡. 초반에 의외라고 할만한 개러지틱한 기타리프에 이어, 현악세션을 동반한 대중친화적인 무드로 후렴을 감싸는 변화무쌍한 전개가 그의 역량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장르가 바운디라는 말,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키미시마 오오조라(君島 大空) ‘花降る時の彼方’

라이브에서 이미 여러차례 선보이기도 했던 신곡으로, 보컬의 왜곡을 통해 빚어내는 미묘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듣는 이를 압도하는 트랙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작품이 처음인 피아니스트 우메이 미사키와 세션 멤버인 드러머 이시카와 준까지. 세명의 호흡으로 만들어 낸 실험적이고도 독창적이면서, 그럼에도 살갑게 다가오는 풍경. 


노벨브라이트(Novelbright) ‘嫌嫌’

오, 이전에 팀의 음악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그루브함이 온몸을 휘감는구나. 약간 애니주제가 느낌의 곡조에서 벗어나, 보다 성인 취향의 사운드와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팀의 신곡. 여성의 시선에서 남녀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이들의 새로운 일면을 엿볼 수 있는 트랙이다. 


라나(LANA) ‘L7 Blues’

‘TikTok Weekly Top 20’에서 3번이나 1위를 차지하고, 틱톡과 스포티파이가 공동으로 운영중인 < Buzz Tracker >의 11번째 먼슬리 아티스트로 선출되는 등 트렌드를 단단히 부여잡고 있는 래퍼의 신곡. 스피디한 래핑과 가볍고도 통통 튀는 비트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듯한 감상을 제공. 노래와 랩을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하는 그의 모습에서 지금 시대의 스타에겐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된다. 올 한해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가 아닌가 싶다. 


후지패브릭 X 프레데릭(フジファブリック×フレデリック) ‘瞳のランデヴー’

록 신을 단단히 받쳐주고 있는 선후배 밴드의 만남. 모양새는 프레데릭의 곡에 야마우치 소이치로가 목소리를 얻은 느낌이지만, 중간중간 두 팀의 전매특허인 기타와 키보드의 연주가 어우러지고, 두 보컬 간의 화성도 캐치하게 전개되는 등 맞부딪혔을 때의 나올 시너지를 고민한 티가 역력하다. 각자의 색이 분명한 탓에 함께 하는 것 외에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데, 이 협업은 멋진 선례로 남을 듯. 


에이루(eill) ‘WE ARE’

초반부터 몰아치는 반주의 강한 어프로치가 곧바로 따라오는 보컬과 맞물려 꽤나 훌륭한 흡입력을 뽐내고 있다. 리드미컬함을 무기로 하는 그의 보컬은 여전히 곡의 장점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감각적이고도 세련된 매무새가 많은 이들에게 거부감 없이 접근할 만한 대중성을 담보하고 있는 트랙이기도. 



[ALBUM]


도쿄스카파라다이스오케스트라(東京スカパラダイスオーケストラ) < JUNK or GEM >

도쿄스카파라 하면 역시 어떤 게스트를 초청했는가에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 더불어 ‘관악기 3부작’을 끝맺는, 데뷔 30주년을 돌파한 팀으로서도 큰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춘기의 사랑이 가진 애틋함을 역동적으로 그려낸 나가야 하루코(료쿠샤카)의 ‘青い春のエチュード’, 그의 음색의 강점을 살려 드라마틱함을 강조한 이시하라 신야(사우시 도그)의 ‘紋白蝶’와 강한 폭발력과 스트레이트함으로 마이너 풍의 선율을 애절하게 전달하는 이쿠타 리라(요아소비)의 ‘Free Free Free’ 이 세 곡을 축으로, 시원스럽게 터져나오는 관악 사운드가 자신들만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양스키니(ヤングスキニー) < 歌にしてしまえば、どんなことでも許されると思っていた >

신예 밴드들의 첫번째 정규작 타이틀은 다들 왜 이리 긴 것일까. 작년에 코디 리가 있었다면, 올해는 바로 이 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本当はね、’의 히트로 단숨에 다수의 지지층을 확보한 4인조 밴드의 야심을 엿볼 수 있는 앨범으로, 미숙한 것 뿐인 청춘에 있어 연애와 관계에 대한 여러 고찰을 자신들만의 록 사운드에 담아 내고 있다. 


여러 장르를 융합하는 요즘의 트렌드로부터 벗어나 ‘기타 록’에 집중하고 있는 사운드, 스튜디오 앨범임에도 바로 옆에서 노래하는 듯한 현장감이 록 팬들의 발걸음을 강하게 잡아채는 모양새다. 키보드를 중심으로 팝에 무게중심이 가 있는 ‘本当はね、’를 생각하고 듣는다면, 생각 이상의 박력에 조금은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비거맨(VIGORMAN) < FULL COURSE >

윌리웡카와 함께 헨타이신시클럽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래퍼 비거맨. 팀 동료가 블랙뮤직을 보다 딥하게 접근한다면, 그는 싱잉-랩을 기반으로 보다 팝스럽게 풀어내고 있는 모습을 이 신보를 통해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정교한 비트 위를 타는 캐치한 선율이 귀에 쏙쏙 꽂히는 ‘FULL COURSE’를 필두로, 그룹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선명히 그려내고 있다. 댄스홀과 아프로비트가 버무려진 환상적인 무드 위로 에이위치의 비장함이 힘을 보태는 ‘Neon’이 개인적인 베스트 트랙. 


캬나이(きゃない) < 星を超えて >

또 한 명의 주목받는 남성 싱어송라이터의 첫 정규작으로, 대중적인 선율과 보편적인 메시지로 폭넓은 타깃층을 노리고 있는 작품이다. 백 넘버라던가 유우리, 마르시, 와씨 등이 선보인 팝 록 노선을 잇고 있다고 생각하면 빠를 듯. 이번 작품은 2021년부터 선보인 싱글들을 한 자리에 모은 EP로, 신곡은 없지만 이제 막 그를 알게 된 이들에게는 속성 과외 마냥 그의 존재감을 단숨에 심어줄 킬링 트랙들이 산재한 러닝타임으로 자리하지 않을까 싶다. 앞서 말한 아티스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극강의 선율로 무장한 트랙들도 있는 만큼 한 번쯤은 들어볼 것을 추천. 


메종데(MAISONdes) < ノイジールーム >

어제 소개한 곡이 EP 수록곡이었구나.. 그런 연유로 2주 연속 소개하게 되는 메종데의 작품. 이번 미니 앨범은 창작자와 가창자의 다양한 조합을 경험할 수 있는 그런 버라이어티함이 가득한 러닝타임을 선사하고 있다. 이제는 스타 반열에 들어선 아스미와 질주감 넘치는 스리의 프로듀싱이 맞물린 ‘アイワナムチュー feat. asmi, すりぃ’를 시작으로 이전에 선보인 5곡에 (어제 소개한) 신곡 ‘もういいもん feat. 缶缶, ⌘ハイノミ’ 를 더해 알찬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보카로P 들의 작품을 가장 흥미롭게 접하도록 도와주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느낌. 


하쿠비(Hakubi) < Eye >

좋은 밴드들이 마르지 않고 끊임 없이 샘솟는 록 강국 일본. 하쿠비 역시 최근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팀일 것이다. 보컬 카타기리의 호소력 있는 가창과 애써 다듬지 않은 거칠거칠하고도 드라이한 록 사운드의 조합이 강한 설득력을 보여주는 두번째 정규작이 드디어 우리 앞에 도착. 많은 경험을 축적해 이전에 비해 다양한 방향으로 트랙들을 전개해나가고 있으며, 보다 얼터너티브 감이 강한 밴드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렉트로니카에서나 볼 법한 드롭을 효과적으로 구현한 ‘Twilight’을 비롯, 편곡에는 안도로프의 우치사와 타카히토와 참 파크 등이 참여해 외연 확장에 손을 보탰다. 차세대 유망주로 차곡차곡 발걸음을 겹쳐나가는 그들의 성과를 엿볼 수 있는 작품. 


미스터 포르테(Mr.ふぉるて)<A disease called love >

청량하고도 명징한 팝 록 사운드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4인조 밴드의 EP로, 상쾌한 기타 록 사운드와 시적인 연애관이 인상적인 ‘マールム -malum-‘, 기타를 맡고 있는 아사카가 처음으로 작곡을 담당하고 있는 펑키 리듬 기반의 ‘promanade’ 등 좀 더 분업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한층 진화된 팀워크를 선보이고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작품 발매 후 실시하는 라이브에는, 현재 휴양 중인 요시카와 하논을 대신해 페기즈의 오오누키 미쿠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사토(SATOH) < BORN IN ASIA >

얼터너티브 록과 제이팝을 기반으로, 트랩과 하이퍼팝까지 아우르는 자유로운 음악성이 많은 화제를 불러모은 사토의 첫 정규앨범. 어느 팀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독자적인 믹스쳐 사운드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찾는 이들에게 적격이라고 생각되는, 신선함으로 무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急げ!’와 같은 트랙은 하이퍼 팝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흡수한, 마치 아사키(4s4ki)의 노래를 록으로 풀어낸 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오기도. 


그 외 러브리 서머 쨩(ラブリーサマーちゃん)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ON AIR’, 속도감이 전신을 짜릿하게 만드는 록 튠 ‘TOKYO FOREVER’, 마치 프로디지의 빅 비트가 떠오르게 하는 강렬한 댄서블함이 스며 있는 ‘ゆらせJP’ 등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트랙들로 하여금 음악 애호가들을 두근거리게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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