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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11. 2023

[23-04-02] 주간제이팝

아이묭, 범프 오브 치킨, 미레파X시이나 링고, 만위즈X미레이 등

[Single]


아이묭(あいみょん)’愛の花’

그의 장기인 기타 한 대 + 노래를 기반으로 살짜기 살을 붙인, 선율과 가사에 충실한 베이직한 아이묭이 가득 담겨 있는 신곡. NHK 연속 TV 소설 < 란마루 >의 주제가로, 기교 없이 담백하게 건네는 목소리가 잦 들어도 쉬이 질리지 않는다. 어느덧 언제나 평타치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 긴 시간 동안 우리 곁에서 노래할 아이묭이 선명히 그려지는 작품이기도.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 ‘窓の中から’

2016년부터 17~19세 1000명을 선발해 1회 한정의 퍼포먼스를 만들어 나가는 NHK 주최 이벤트 < 18祭 >. 올해의 주인공은 바로 스무해가 넘도록 10대의 불안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베테랑 범프 오브 치킨. 이번 신곡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많은 10대들과 마음을 모아 부르기 위해 만들어진 곡으로, 어느때보다도 따스한 온기가 곡 전반에 흘러 넘치는 동시에 후반부에 변화 무쌍한 전개가 엿보이는 6분 30여초의 대곡이다. 더불어 신곡이 싱글의 커플링으로서 수록되는 것은 ‘firefly’ 이후 11년 만이라고.


밀레니엄 퍼레이드(millennium parade) & 시이나 링고(椎名 林檎) ‘W●RK’

상상도 못했던 꿈의 콜라보레이션. 근데 정작 츠네타 다이키는 2019년 부터 목적 없이 느긋~하게 시이나 링고와 작업을 해왔다고. 단지 그저 ‘작업을 위한 작업’이었기에 딱히 어디에 발표하지 않던 와중에, 애니메이션 < 지옥락 >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와 그와 별개로 새롭게 만든 곡이 바로 이 노래 되시겠다. 디스토션과 시이나 링고의 음색이 겹쳐 들려오는 강렬한 임팩트와 더불어 전반적으로 자극적이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의 하이브리드 록 사운드가 몰아치는 형국이다. 이전에 작업한 곡은 이 ‘2045’라는 제목으로 5월에 발매될 CD 싱글에 함께 실릴 예정이라고.


맨 위드 어 미션(MAN WITH A MISSION) x 미레이(milet) ‘絆ノ奇跡

애니메이션 < 귀멸의 칼날 : 도공 마을편 > 오프닝과 엔딩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두 아티스트의 협연.  특히 작사, 작곡은 카지우라 유키가 맡고 있어 만위즈로서는 외부 작곡가의 곡을 부르는 흔치 않은 케이스이기도 하다. 확실히 두 사람이 부르던 선율의 흐름과는 다른, 애니메이션 주제곡 특유의 뉘앙스가 느껴진다. 그래도 두 팀이 보여주는 하모니가 각자의 개성을 담보한 상태로 좋은 합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뮤비가 킬포

차이(CHAI) ‘We The Female!’

서구권을 타깃으로 한 활동을 오래 이어가며 일본 로컬의 색은 거의 옅어진 밴드의 신곡으로, 스타일리시하고도 통통 튀는 밴드 사운드를 축으로 작은 소품 같은 소리들이 곳곳을 채우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한 곡에서 하나의 흐름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그 얼굴을 다채롭게 변경하는, 진화한 차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트랙이다. 


카나-분(KANA-BOON) ‘ぐらでーしょん(feat. 北澤ゆうほ)

페기즈의 부활만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있어, < 봇치 더 락 >의 작곡 참여에 이어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내는 키타자와 유우호의 모습이 반가울 뿐. 거기에 더불어 노래도 엄청 좋다! 정석적인 팝 록 사운드에 캐치한 선율이 시원스레 터져나오는 곡조가 완전히 취향 저격. 멜로디에 키타자와 유우호의 흔적이 묻어나오는 거 같은데 공동작곡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네… 여튼 카나-분 노래인데 카나-분 이야기는 뒤로 미뤄놓게 되는 그런 노래. 


비알리스톡스(Bialystocks) ‘頬杖’

영화감독으로 활동중인 호키모토 소라와 재즈 피아니스트 키쿠치 고라는 특이한 조합으로 이루어진 2인조의 신곡으로, 메이저 1집 < Quicksand >로 받은 주목을 고스란히 작품으로 환원시키고 있는, 다시금 진열을 가다듬는 애티튜드를 보여주는 트랙이다. 조금은 낮고 뭉득한 소리를 깔아 놓은채 여러 코러스를 겹쳐 나가며 펼쳐 나가는 독특한 팝 센스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드는, 유니크한 음악세계를 펼쳐보이는 신곡.



[ALBUM]


럭키 킬리만자로(Lucky Kilimanjaro) < Kimochy Season >

밴드 포맷으로 나지막하면서도 화려한 밤거리의 네온사인 같은 일렉트로니카/신스팝을 들려주는 6인조 그룹의 4번째 정규작. 왠지 모르게 센치하면서도, 켜켜이 묵혀두었던 감정이 조금씩 해방되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오묘한 무드가 이 작품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을 터. 드라마틱함 대신 안정된 그루브 안에서 자신들만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팀의 장점이 십분 발휘되고 있는 작품으로 다가온다. 부담 없이 느긋하게 들을만한 봄의 댄스뮤직이 필요한 이들에게 강추. 


닛쇼쿠 나츠코(日食 なつこ) < はなよど >

모두가 봄하면 ‘만남’을 떠올리는 와중에, 그만큼은 매년 ‘이별’의 계절로 다가온다고. 꽃과 녹말이 서로 섞여가는 듯한 본인만의 감각을 일곱 개의 트랙으로 묶은 그의 미니 앨범이다. 피아노도 피아노지만 현악 세션의 어프로치를 강하게 가져가며 보다 스케일 크게 나아가는 ‘やえ’, 보다 팝적인 뉘앙스를 담아낸 ‘ダム底の春’, 밴드 편성과 더불어 결이 다른 호소력을 동반하는 ‘夕闇絵画’ 등 보다 그를 상징하는 ‘피아노’에서 나아가 더욱 넓은 세계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 고무적으로 다가온다. 


크랙/랙스(CRCK/LCKS) < 総総 >

일그러뜨린 사운드를 기반으로 멜로디나 코드 등 어느 하나 일반적인 흐름을 거부하는 ‘低空’에서부터 이들 특유의 고차원적 하이브리드 음악 세게가 펼쳐진다. 실험적인 면모를 거침없이 풀어넣으면서도 밴드음악의 밀도 또한 놓치지 않는 5인조 밴드의 5번째 EP. 직관적이진 않지만, 듣다 보면 어느덧 홀린 듯이 빠져 들게되는 팀만의 흡입력이 범상치 않게 다가올 터. 반주와 보컬이 잘못 맞물리는 듯한 편곡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Afterlmages’, 다양한 질감의 사운드가 사방을 떠도는 듯한 신기한 부유감을 일으키는 ‘Wellmade’와 같은 트랙들에서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터.


요루시카(ヨルシカ) < 幻燈 >

이번 작품의 포맷은 ‘화집(그림책)’으로, 실제로 구매하면 시디가 첨부되어 있지 않으며 스트리밍으로도 전곡이 서비스 되지 않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면 이 앨범의 음악은 어떻게 듣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켜 그림에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로드가 되어 해당 그림에 해당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원리. 참으로 신박하구나. 


하나의 주제를 카토 류 화백이 그린 그림과 요루시카의 음악 두 측면에서 즐겨 볼 수 있도록 한 콘셉트라고. 총 25곡을 수록하고 있으나 앞서 이야기했든 스트리밍으로는 10개 트랙만 서비스되고 있다. 시디가 발매되거나 남은 곡들이 추가로 서비스 될 일은 당분간 없다고 하니 궁금한 이들은 직접 오프라인 앨범을 구매해보도록 하자. 노래들은 전반적으로 디스토션의 볼륨을 줄이고 템포를 낮춰 스이의 음색을 즐기기 좋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긴 한데… 전부 들어볼 수가 없으니 정확한 평가는 보류.


구카 루(guca owl) < ROBIN HOOD STREET >

순위가 높길래 트렌디한 사운드를 예상했더니, 첫 곡부터 흘러나오는 쿵빡 리듬에 괜시리 마음이 간다. 그의 허스키한 음색과 왠지 모를 트로트스러운 코드 진행이 어우러지는 ‘ROBIN’은 지금의 세대가 원하는 세련됨과는 다른 자신만의 길을 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래퍼로서 지역 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문제를 정면으로 파헤치는 트랙들이 러닝타임을 채우고 있다. 천천히 하지만 또박또박 밟아나가는 랩 한음절 한음절에서 그의 진정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터. 보다 리드미컬한 스타일의 ‘TUTORIAL’에는 헨타이신시클럽의 윌리웡카가 지원사격을 나서고 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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