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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26. 2023

[23-04-03] 주간제이팝

하이스타, 히게단, 요아소비, 래드윔프스, 세카오와, 스피츠, 이마세 등

이번에도 격주죠? ㅎㅎ

2주간의 신보를 꽉꽉 눌러담아 봤습니다.


여러분, 후지이 카제 내한소식만 보지 말고

여기도 좀 보고 가세요 ㅠㅠ


[Single]


하이-스탠다드(HI-STANDARD) ‘I’M A RAT’

일본 멜로코어 신의 현재진행형 레전드 밴드 하이스타. 지난 2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드러머 츠네오카 아키라가 생전 마지막으로 녹음에 참여한 곡으로, 그가 세상이 없음이 무색하게 파워풀한 퍼커션의 힘이 곡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는 싱글이다. 2분 남짓한 이 곡 동안 울려 퍼지는 세 명의 합이, 당시는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당연하게도) 전혀 몰랐다는 듯이 완벽한 삼각기둥을 보여주고 있다. 그저, 애도를 보내고 싶다. 츠네오카 아키라, 그의 명복을 빕니다.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TATTOO’

드라마 < ペンディングトレイン―8時23分、明日 君と >의 주제가로 타이업 된 팀의 신곡으로, 보다 신스 팝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 있는 곡이다. 언제나처럼 후지하라 사토시의 보컬이 하이 노트를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이어져 드라마틱함을 구현하고 있으며, 밴드감 보다는 댄서블한 측면을 강조한 트랙 메이킹이 인상적.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サラバ’

세카오와 특유의 팝 센스가 풍성하게 녹아들어 있음과 동시에, 벌스의 변칙적인 드럼 박자가 ‘역시 밴드답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트랙이다. 곡 전반을 거드는 펑키한 커팅 스트로크를 기반으로, 블랙뮤직의 그루브를 그들답게 해석한 무드가 또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듯한 노래로 자리하고 있다. 후반부를 장식하는 다이나믹한 키보드 연주를 놓치지 않도록. 


래드윔프스(RADWIMPS) ‘KANASHIBARI feat. Ao’

이런 곡을 들을 때마다 이젠 솔로 명의로 활동했던 일리언(illion)과의 융합이 끝났음을 재차 깨닫게 된다. 기타 연주가 전반에 깔려 있긴 하지만, 힙합과 일렉트로니카의 크로스 오버에 가까운 곡조는 이미 그들의 음악이 새로운 챕터에 접어든지 오래라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 FOREVER DAZE >(2021) 이후의 음악적 방향성을 죽 이어오고 있는, ‘OST’에서 완전히 탈피해 다시금 자신들의 총알을 장전하는 모습을 5분에 가까운 러닝타임으로 그려내고 있다. 


스피츠(スピッツ) ‘美しい鰭’

확실히 스피츠도 타이업 버프가 필요한 시점이 된 걸까. 정말 요즘 유명 애니메이션의 타이업은 정말 그 영향력이 절대적인 듯. 물론 그에 부응하는 작품을 써내야 하는 것은 주제가를 맡은 아티스트들의 몫일 터. 그러한 책임감으로 인해 더욱 좋은 곡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못갖춘마디의 임팩트로 시작해 혼 세션을 동반한, 어느 때보다도 스케일 큰 사운드가 팬들을 반기는 스피츠의 새 싱글로, < 명탐정 코난 흑철의 잠수함 > 주제가로 낙점된 노래이기도 하다. 그들의 정수를 좀 더 화려하게 담아낸 느낌으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도 상위권에서 선전하는 중. 


요아소비(YOASOBI) ‘アイドル’

애니메이션 < 최애의 아이 > 열풍은 한국에서도 유효한 것 같다. 나 또한 1화를 보고 소름이 소름이… 여기에 부응하듯 요아소비도 어느 때보다 좋은 곡으로, 거기에 기존의 모습과 차별화되는 스타일로 작품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구간마다 변화를 줌으로서 화려함과 어둠이 교차하는 구성, 이를 이쿠라의 랩과 노래로 구체화하는 보컬 퍼포먼스 등 두 사람의 장점이 최대한으로 발휘됨과 동시에 좋은 합을 보여주는 트랙. 


죠오바치(女王蜂) ‘メフィスト’

그런가 하면 이쪽은 < 최애의 아이 > ED곡. 특히나 죠오바치의 최근 기세를 엿보게 하는 곡이기도. 댄서블한 리듬으로 풀어가면서도 독특한 무드를 잃지 않는 팀 특유의 음악성이 뒤틀린 세계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의 분위기와 잘 매치되는 느낌. 벌스에서 후렴으로 넘어가면서 확연히 변화하는 구성, 간주에서 보여주는 디스토션 기타의 솔로잉 등 뭔가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서 밴드의 매력이 극대화되고 있다고 할까. 


이마세(imase) ‘18’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일본음악 히트를 이끌어 낸 Z세대 아티스트의 선봉장 이마세의 신곡. 이 곡은 이전의 세련된 신스팝에서 벗어나 밴드 사운드 기반의 기분 좋은 그루브감을 우선시하고 있다. 어른 반열에 오르는 젊은 세대에게 응원을 보내는 광고 캠페인 < 어른이잖아(大人じゃん) >의 주제가로, 인생에 있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마르시(マルシィ) ‘ただそれだけのことがさ’

밴드가 이런 곡을 한 세 곡 정도 연달아 내준다면 그 때는 확실히 자리 잡았음을 인정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조금은 차별점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이 곡에서 보여주는 송라이팅과 절정으로 끌고 나가 터뜨리는 구성에서의 묘미가 어느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듯한 진화의 모습을 선사하고 있다. 오이오이, 조금만 더 이런 페이스를 보여달라고. 



[ALBUM]


홈커밍스(Homecomings) < New Neighbors >

나즈막히 울려퍼지는 명징한 선율과 또렷한 연주. 부담스럽지 않게 살금살금 자신들의 감성을 펼쳐나가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밴드의 메이저 두번째 작품이다. 조금씩 물에 젖어가는 듯한 감각을 전해주는, 서서히 흩뜨려가는 그들의 매력을 앨범 단위로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영미권의 록 사운드와 일본 특유의 멜로디 센스를 멋지게 결합하고 있다는 측면 역시 장점.


사이토 카즈요시(斉藤 和義) < PINEAPPLE >

정말 부지런한 아티스트 중에 한 명인 사이토 카즈요시의 어느덧 22번째 오리지널 앨범. 언제나처럼 기본에 충실한 로큰롤에 호소력 있는 음색, 대중을 포섭하는 선율로 일정 이상의 퀄리티를 담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꾸준함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기타와 베이스, 드럼 등 거의 모든 악기를 본인이 연주하고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게스트들이 적재적소에서 러닝타임의 포인트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만 하다. 특히 전체를 영어가사로 채움과 동시에 후지와라 사쿠라가 참여해 특유의 컨트리 감성을 충만하게 채운 ‘Pineapple(I’m always on your side)’가 발군. 


아타라시이각코노리다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 < 一時帰国 >

최근 ‘オトナブルー’를 통해 한국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그룹의 새 미니앨범으로, 그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구성으로 완성되어 있다. 특히 2020년 레이블 < 88 rising >과 계약 이후 그들의 성장세를 맘껏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록적인 테이스트가 앞장서는 ‘じゃないんだよ’와 ‘青春を切り裂く波動’를 필두로, 영미권 활동의 경험이 결과물로서 드러나는 ‘Girl Girl’과 ‘Suki Lie’ 등 한두곡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스펙트럼이 길지 않은 러닝타임을 충실하게 채우고 있다.


린토시테시구레(凛として時雨) < last aurorally >

이렇게 듣기 편한 린토시테시구레라니? 라는 느낌이 앞서는, 메이저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자 5년만의 정규작. 특유의 과격한 어프로치는 여전하지만, 전반적으로 초심자를 배려했다고 할까, 어느 정도 밸런스를 유지함과 동시에 파퓰러한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싶다. 특히 TK의 보컬도 극단적인 하이노트는 자제하고 있는 느낌이며, 이번 작품에서 거의 트윈 보컬에 가깝게 활약하는 345의 역할이 기존과는 다른 차별점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 좀 더 끝까지 가길 원한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울지도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균형감이나 대중성 측면에서는 여태까지 들었던 그들의 작품 중 가장 접근성이 좋다고 느껴지는 작품이다. 


유니즌 스퀘어 가든(UNISON SQUARE GARDEN) < Ninth Peel >

사실 유니즌의 앨범을 통으로 듣는 걸 좀 부담스러워하는 편이었는데, 앞서 소개한 린토시테시구레와 함께 어느 때보다 경쾌하게 스텝을 밟아나가는 밴드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어 만족도가 높게 느껴진다. 사실 이전까지 해오던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초절기교 연주 기반의 캐치한 선율이 주가 되어 있는 수록곡들이 이어지나, 이상하게 이번엔 11곡이 흘러갈때까지 딱히 중간에 끊을 이유를 주지 않는 타이트함이 보다 전면에 부각되어 있달까. 깆곤에 가지고 있는 다소 귀가 지치는 단점을 말끔히 제거한 듯한 느낌. 린토시테시구레와 함께 지금까지 들은 2023년 발매 록 앨범들 중 완성도에서 단연 상위권을 차지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 본즈(The BONEZ) < Yours >

일본의 록 신에서 잔뼈가 굵은 라이즈(RIZE)와 페이 머니 투 페인(Pay money to pain)의 멤버들이 만든 것을 시초로 2011년부터 그 여정을 시작한 라우드/펑크 밴드의 6번째 정규작. 스트리밍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되는 듯 최근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은 팀이기도. 전체적으로 에두르지 않는, 가슴이 뻥 뚫릴만한 정통 록 사운드가 40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각각의 만듦새도 좋고, 곡 마다의 차별점도 명확해 해당 장르의 팬이라면 건너 뛸 수 없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모리사키 윈(MORISAKI WIN) < BAGGAGE >

특이하게 일본에서 연예계 생활을 하고 있는 미얀마 출신 배우 겸 가수의 두번째 앨범으로, 리얼 세션을 동반한 블랙 뮤직 기반의 그루브가 생동감 있게 흘러 넘치는 작품이다. 경쾌한 기타리프와 코러스, 리드미컬한 보컬 운용이 앨범의 성격을 명확히 정립해 주는 ‘Move out’, 꿈결 속을 거니는 듯한 무드를 조성하는 신스팝 기반의 ‘Perfect Weekend’ 등 배우의 실루엣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완성된 뮤지션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는 러닝타임이 대중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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