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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12. 2023

[23-06-01] 주간제이팝

즛토마요, 사카모토 마아야, 네버영비치, 코디리 등

[Single] 


네버 영 비치(never young beach) ‘らりらりらん’

어째 점점 과거로 가는 듯한 네바양구… 이번 신곡은 블루스의 뿌리를 제대로 한 번 찾아보고자 한 의도가 읽힌다. 기본적인 블루스 리듬에 자신들만의 하모니를 얹어 유유자적한 삶의 애티튜드를 슬며시 내밀고 있는 곡으로, 최근 밴드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트랙이라는 생각이. 


워츠(Wurts) ‘BORDER’

단독 라이브 투어를 앞두고 선보이는, 경쾌하고도 심플한, 뉴메틀을 경량화 시킨 느낌의 신곡. 그의 자유로운 워딩과 후킹한 후렴의 조화를 통해 그만의 캐주얼한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만화 < 사카모토 데이즈 >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전개 중인 다양한 이벤트와도 연계해 프로모션 하는 중. 



린네(Rin音) ‘Good Bye(feat. asmi)’

아스미는 이 정도면 치트키 아니냐 ㅎㅎ 솔직히 크게 관심 없는 아티스트도 피쳐링 아스미 붙어 있으면 무지성으로 듣게 되네.. 더군다나 린네는 아스미와 콜라보가 벌써 몇번째인지 ㅎㅎ 여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離婚しようよ >의 주제가로 낙점된 린네의 신곡으로, 그루브한 디스코 리듬을 기반으로 두 명의 음색이 좋은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굉장히 리드미컬하게 진행되는 덕에 몰입감이 상당하며, 역시나 아스미의 참여는 신의 한수!


포마레(FOMARE) ‘Heroine’ 

시종일관 달려나가는 직관적인 록 사운드를 원한다면 강추. 강성의 펑크 록이긴 하지만, 나름 사운드의 결도 잘 다듬어져 있고 훅 또한 대중적인 덕분에 머리를 비우기에는 최적의 트랙이 아닌가 싶다. 가끔은 이런 단순명쾌한 록이 듣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그 목적에 아주 잘 부합하겠다 싶은 노래를 만났다. 


마이클 카네코(Michael Kaneko) ‘Lovers’ 

로우파이한 질감의 사운드와 리버브가 어려 있는 보컬 트랙, 왠지 모르게 아련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습기 어린 정서가 러닝타임 전반에 서려 있는 신곡이다. 혼네 같은 신스팝 듀오의 노래들이 떠오르기도 하는 가운데, 라스트 1분여를 장식하는 기타 솔로잉은 이 곡의 백미를 장식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위스키 한잔 삼키고, 눈을 감고, 음악에 취하고 싶을 때 듣고 싶어질 것 같은 노래다.


미유나(みゆな) ‘笑って’

올곧은 사운드와 목소리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싱어송라이터의 신곡은 어느 때보다 자신의 정체성이 전면에 드러나 있는 느낌이다. 후반부의 조 바꿈을 통해 분위기를 일신하는 구성은 이 곡의 감상 포인트. 세션에는 하이애투스와 토의 드러머 카시쿠라 타카시, 카와타니 에논이 이끄는 밴드 라이산(礼賛)의 기타를 맡고 있는 키노시타 테츠 등이 서포트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ALBUM]


즛토마요나카데이이노니.(ずっと真夜中でいいのに。) < 沈香学 >

개인적으로 최근 1~2년간 최애 뮤지션 중 한명인 즛토마요의 세번째 정규작이 드디어 릴리즈!… 긴 하지만 수록곡 13곡 중 9곡은 이미 EP 등으로 공개되어 귀가 닳도록 들은 곡들이라 막 새앨범 느낌이 나지는 않는구만 ㅎㅎ. 그래도 창작에 있어 물이 오를대로 오른 그의 작품들을 새로운 트랙 리스트로 한번에 들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이만한 축복이 따로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다소 편파적이도 이해 바랍니다.) 


폭발적인 에너지의 브라스 세션과 극강의 그루브의 조합이 초반을 장악하는 ‘花一匁’, 팝펑크 기조를 품고 있음과 동시에 효과음으로 하여금 요네즈 켄시의 ‘ゴーゴー幽霊船’이 떠오르게 하는 ‘馴れ合いサーブ’ 등 적재적소에 프레시함을 불어넣는 신곡의 역할에 보다 주목해 들을 것을 권장. 그저 이를 어떻게 라이브로 구현할 건지가 궁금할 따름인데, 섬머소닉 오사카에서 관람할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후기를 조금만 기다려주시길.


사카모토 마아야(坂本 真綾) < 記憶の図書館 >

‘폐기된 기억을 주은 소년이, 그 주인에게 그 기억을 돌려준다’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사카모토 마아야의 11번째 정규작. 전작도 콘셉트 앨범이었지만, 이번엔 기존에 발표했던 싱글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세로의 아라우치 유, 토리코, 칠즈팟의 히유네, 사카모토 신타로, 쿠루리의 키시다 시게루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힘을 합쳐 신비하면서도 현실적이고, 한편으로는 각자의 삶 또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얼마전 이 브런치에 게재한 인터뷰를 참조해주시기를 부탁.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 Bee and The Whales >

2016년 활동을 공식적으로 종료한 지 7년 남짓 넘어 재결성을 선언한 뒤 처음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체제와 함께 팀의 새출발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사실 프론트퍼슨인 오자키 유키의 경우 록 자체의 순수한 에너지는 갈릴레오 갈릴레이로, 여러 장르를 반영한 융합체로서의 실험은 BBHF로 양분해 왔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들어보면 딱히 음악적인 구분보다는, 각 팀의 체제와 관계성에서 나오는 그 잠재력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死んでくれ’, ‘色彩’ 등의 곡을 들으면 확실히 신시사이저의 비중이 늘어났음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코디-리(李)(Cody・Lee(李)) < ひかりのなまえ EP >

이번 EP도 대박! 팝 센스를 한껏 살림과 동시에 남녀 트윈 보컬의 장점 또한 극대화 해 굉장히 대중친화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는 이들의 메이저 데뷔 후 첫 미니 앨범이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합주를 깔아놓고 선율 중심으로 곡을 전개하는 와중, 기타 솔로잉이 적재적소에 울려 퍼지는 ‘おどる ひかり’, 레트로한 디스코의 벌스와 캐치한 후렴이 좋은 흐름을 보여주는 ‘1R DISCO’, 일상을 대청소에 빗대 재치있게 표현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여운을 남기는 ‘大掃除のうた’ 등 짧은 러닝타임이 아쉬울 정도의 멋진 트랙들이 줄지어 있다. 확실히 최근 라이징하는 밴드 중에서는 가장 개인적인 취향에 부합하는 듯. 


나나마루산고시츠(703号室) < BREAK >

싱어송라이터 오카야 유나의 솔로 프로젝트 나나마루산고시츠의 첫 정규작으로, 기존 발표한 13곡에 신곡 3곡을 얹어 선보이는 베스트 앨범에 가까운 볼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偽物勇者’의 뮤직 비디오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동시에 틱톡에서도 화제를 모으는 등 여러모로 현 음악신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라고도 할 수 있겠다. 3년에 걸쳐 선보인 곡이 모여 있는 만큼 일관성은 떨어지는 편이나, 그의 다양한 일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첫 만남으로 꽤 괜찮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중반 이후의 조금은 차분하면서도 보컬에 집중되는 곡들에 더 좋은 인상을 받기도. 팀명도 그렇고 첫 곡 ‘非釈迦様’에서 보카로P 스러운 느낌 탓인지 그쪽 계열 아티스트로 오해하기 쉬운데, 천천히 전곡을 음미하다보면 명확히 차별화 된 길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음악도 음악인데 오카야 유나의 가창력이 꽤나 인상적. 


루드-알파(Rude-a) < 25.5 >

2014년 < 제6회 BAZOOKA!!! 고교생 랩 선수권 >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세상에 알렸던 루드-알파.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이어나가 정착시킨 팝뮤직이 비비드한 컬러감으로 담겨 있는 두번째 정규작이다. 랩과 보컬을 오가는 안정된 퍼포먼스, 어떤 특정 장르를 쫓기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 탐구에 더욱 집중하고 있는 13개의 트랙들이 탄탄한 완성도를 담보하고 있다. 팝 펑크 스타일을 차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25’, 키보드의 풍성한 선율감이 인상적인 가스펠 기반의 ‘Special’, 경쾌한 리듬감을 필두로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Stay With Me’, UK 개러지 스타일의 EDM을 활용한 ‘Easy On Me’ 등 다양한 소스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심화하고 있는 작품. 


모리 야마토(森 大翔) < 69 Jewel Beetle >

16살때 영국 런던에서 열린 16세 이하 기타리스트 세계 대회 < Young Guitarist of the Year 2019 powered by Ernie Ball >에서 우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첫 정규작. 전반적으로 자신의 기타스킬을 십분 강조하고 있는 곡들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팝록의 노선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의 활용과 테크니컬한 기타 솔로잉 등 전반적으로 비즈의 과거와 현재를 섞어놓은 듯한 ‘剣とパレット’, 어쿠스틱한 느낌을 한껏 살린 ‘明日で待ってて’, 살벌한 기타 솔로잉과 커팅 스트로크가 곡 전반에 서려 있는 ‘最初で最後の素敵な恋だから’ 등 다양한 방향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모습이 선명히 담겨 있다. 다만 여러 익히 알려진 팝 공식을 여기저기서 끌어온 모습이라 아직 ‘모리 야마토’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단점. 다만 수록곡들의 완성도는 확실히 발군이니 초절기교의 기타 연주와 팝 멜로디를 함께 감상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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