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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03. 2023

[23-07-01] 주간제이팝

요네즈 켄시, 타니 유키, 코넬리우스, 제니하이, 아사키 등

[Single]


참고로 게임이 개쩝니다

요네즈 켄시(米津 玄師) ‘月を見ていた’

비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곡의 중심 정서를 만들어가는, 어느때보다도 어두운 무드의 신곡. 게임 타이틀 < Final Fantasy XVI >의 주제가이기도 한데, 작품 자체가 워낙에 다크하기 때문에 그걸 생각하면 딱 맞아 떨어지는 그런 노래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초반부를 듣자마자 이건 안 어울릴 수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 과연 게임의 어느 부분에 이 노래가 울려퍼질지, 내심 기대하는 중.


키드 프레시노(KID FRESINO) ‘that place is burning(feat.ハナレグミ)

래퍼이면서도 밴드 편성을 애용하고,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마다 않는 그인만큼, 이번에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이 나왔다. 중반부까지는 거의 하나레구미의 노래가 아닌가 싶은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중간에 등장해 단숨에 공기를 바꿔버리는 그의 래핑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정확히 각인시킨다. 이렇게 모험적으로 접근하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합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울 정도. 올해 들은 가장 신박한 콜라보레이션 트랙이다. 


타니 유키(Tani Yuuki) ‘械物’

록적인 문법을 적극 끌어들여 분위기 반전을 꾀한 신곡으로, 어느때보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심상이 그의 커리어에 힘을 실어주는 노래다. 좀처럼 쉴 틈을 주지 않는 가운데, 디스토션을 정석적으로 구현하기 보다는 그만의 댄서블함을 섞어 유니크한 톤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그가 낸 노래 중 가장 스트레이트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곡.


단단(DURDN) ‘TOKIDOKI’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보컬 바쿠(Baku)와 아이즈원, 노기자카46 등에게 곡을 제공한 프로듀싱 팀 티 티(tee tea)의 야코(yacco)와 신타(SHINTA)로 구성되어 있는 3인조 팀의 신곡. 이력만큼 케이팝과 같은 무국적 댄스 트랙을 메인으로 하고 있는데, 중간중간 UK 개러지나 펑크(funk), 일렉트로니카가 적재적소에 가져와 보다 역동적인 댄스 뮤직을 만드는 데 성공하고 있다.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 얼굴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활동에 더욱 주목해볼 만한 팀. 


스페셜 아더스(SPECIAL OTHERS) ‘Bed of the Moon’

타이트한 리듬감과 함께 퍼져나가는 뭉근한 느낌의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30년에 가까워오는 커리어가 이들의 관록을 예감케하는 밴드의 신곡은, 보컬 없이 긴 시간을 걸어온 팀의 관록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멋진 연주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각 소절마다 주인공을 바꿔가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구성이 약 7분여의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든다. 그들의 노하우와 역량이 이상적으로 드러나 있는 노래. 


클렙토(KLEPTO) ‘Rain’

작년과 올해 일본 시부야에 있는 타워레코드를 찾았을 때 신인을 소개하는 매대에 꽤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이 바로 이 클렙토. 과거의 유산을 절묘하게 소화해 새로운 록 사운드를 구현하는 그들의 진면목이 바로 이 신곡 ‘Rain’에도 잘 담겨 있어 한번 소개해 보고자 가져와 봤다. 조금씩 여기저기서 이름이 보이는 것을 보니 올해 잘 갈고 닦으면 내년 쯤에는 록 페스티벌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이 노래가 괜찮았다면 작년에 선보인 앨범 < Aboutage >도 들어보기를 권한다.


[ALBUM]


코넬리우스(Cornelius) < 夢中夢 >

이번에 선보이는 6년만의 정규작 역시 어느 장르에도 속하기를 거부하는 독창적인 음악세계가 어김없이 발휘되어 있다. 정말 듣다보면 옛날의 오야마다 케이고와 오자와 켄지는 당시 어떻게 음악을 같이 했는지 의아할 따름. 인디록, 일렉트로니카, 신스팝, 앰비언트 등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자신만의 요리법을 활용해 본 적 없는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그 역량만큼은 탁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다양한 기타 톤으로 전개됨과 동시에 신시사이저나 디스토션으로 중간중간 오묘한 불안감을 제공하는 ‘Too Pure’가 특히 인상적. 


제니하이(ジェニーハイ) < ジェニークラシック >

한층 다채로운 스타일과 농밀한 대중성으로 무장한 제니하이의 세번째 정규작. 이 프로젝트가 처음 시동을 걸 때만 해도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카와타니 에논의 창작력과 성실함은 정말 무서울 정도... 나카지마 잇큐도 요즘은 토리코보다 이쪽 활동이 더 많아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혼 세션을 중심으로 게스트 보컬 야마의 지원이 들을 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モンスター’, 피아노와 현악 사운드가 고급지게 맞물리며 제목대로의 클래식함을 뿜어내는 ‘ジェニークラシック’, 강한 디스토션과 피아노의 흥미로운 하모니 위에 어느 때보다 큰 에너지를 보여주는 나카지마 잇큐의 보컬이 인상적인 ‘超最悪’ 등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이전의 작품들 보다 훨씬 임팩트 있게 다가오는 듯. 


아사키(4s4ki) < CODE GE4SS >

애니메이션 < 코드 기어스 : 반역의 를르슈 >의 캐릭터와 장면에 영감을 얻어 이를 독자적으로 재해석해 써 내려간 곡들로 이루어진 콘셉트 앨범. 중간중간 실제 애니메이션의 대사 등이 삽입되어 있는 등 연결고리를 명확히 하고 있어 애니메이션을 본 이들에게 더욱 와닿을 듯한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다. 뭐 음악 자체는 기존에 구사하던 하이퍼 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의 팬들도 무리없이 접근이 가능. ‘Shirley’는 극중 인물인 셜리가 가진 를르슈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했다고.


시미즈 쇼타(清水 翔太) < Imsomnia >

자신이 가진 불면증이 너무나 싫지만, 그렇게 잠들지 못하는 시간에 음악을 만든 덕분에 그것을 꼭 나쁘게만 생각할 건 아니구나라는 마음으로 붙였다는 타이틀로 하여금, 고독과 다퉈나가는 그런 모습을 테마로 한 작품이라고. 제작 당시에는 좀처럼 진행이 되지 않는 난항이 지속되었지만, 자신의 뿌리를 돌아볼 수 있는 장소를 여행하며 지금의 솔직한 감정과 대면하며 기어코 탄생한 소중한 곡들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어려움과 부딪혀 나가며 만든 트랙들이 진솔한 그의 퍼포먼스과 결합해 진정성을 발하고 있는 앨범.  


무카데 & 인만(百足 & 韻マン) < MILLION >

빌보드 재팬이 발표하는 스트리밍 누계 횟수에서, 요아소비의 ‘アイドル’, 뉴진스의 ‘OMG’에 이어 2023년 세번째로 1억 재생 수를 돌파한 히트곡 ‘君のまま’의 기세를 등에 업고 선보이는 두 래퍼의 콜라보 앨범. 챤미나가 참가하기도 했던 < 第15回高校生RAP選手権 >에서의 화제성을 등에 업은 작품이긴 하나, 나름 준수한 완성도의 트랙들이 충실히 러닝타임을 채우고 있다. 다만 이들만의 특별한 장점은 아직 잘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신 사키우라(Shin Sakiura) < Inner Division >

알앤비의 신성 후루이 리호와 함께한 ‘n.o.y.b’의 그루비한 후렴이 초반부터 기선을 이르게 제압한다. 시럽과 무카이 타이치, 텐더, 이리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멀티 프로듀서의 4번째 정규작. 알앤비와 록, 힙합과 일렉트로니카를 넘나드는 가운데 자신만의 댄서블함을 동료 아티스트들과 차곡차곡 구축해 나가는 모습이 선명히 담겨 있다. 


사토 치아키(佐藤 千亜妃) < BUTTERFLY EFFECT >

작년 8월과 올해 1월에 각각 선보였던 EP < NIGHT TAPE >와 < TIME LEAP >의 수록곡에 신곡 4트랙을 더해 완성시킨 솔로 세번째 정규작. 앨범마다 다양한 접근방식을 보여왔던 그인만큼, 이번엔 록의 잔상을 싹 제거하고 그 자리를 블랙뮤직의 농밀한 무드로 채운 느낌이다. 리드미컬하면서도 도회적인 분위기가 분위기를 일신하는 ‘ECLOSE’, 오리엔탈 느낌의 선율이 의외로 그의 음색과 잘 맞아 떨어지는 ‘花曇り’, 이쿠타 리라와의 듀엣을 통해 이색적인 시너지를 선보이는 ‘線香花火 feat.幾田りら’ 등 그에게 있어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할 그런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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