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 록 페스티벌 > 일본 아티스트 소개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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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현재 일본 메인스트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신진세력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일본음악과 평소에 거리를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지난주에 소개한 레전드급 아티스트들 보다 이쪽이 더 낯설지 않을까 싶은데요. 여전히 일본은 다양한 스타일의 팀이 공존하고 있는 만큼, 가볍게 들어보시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팀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는 시간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바운디(Vaundy) (7/29(토), White Stage)
현시점 일본 메인스트림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 바로 바운디입니다. 2019년 데뷔곡 ‘東京フラッシュ(도쿄 플래쉬)’를 통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이르게도 라우브에게 간택되며 ‘Modern Loneliness (Vaundy Remix)’를 릴리스하는 등 그야말로 될성 부른 떡잎이었죠. 이후 3년 만에 그는 스트리밍 누계 1억 회 재생 돌파 곡을 다수 보유한 슈퍼스타로 거듭났습니다.
스테디셀러로 정착해 3억 회가 넘는 재생수를 기록한 ‘怪獣の花唄(카이쥬노하나우타)’를 비롯해 애니메이션 < 체인소맨 >의 엔딩곡 ‘CHAINSAW BLOOD’와 최근 발매해 역시나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そんなbitterな話(손나비터나하나시)’까지, 정말 히트곡이 한두 곡에 그치지 않지요. 이처럼 장르를 초월해 빚어내는 그 다양한 음악 세계를 기반으로, 아트워크 제작 및 영상 프로듀스까지 담당하는 멀티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이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라이브 퍼포먼스 또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단순히 스튜디오형 아티스트가 아님을 몸소 증명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전국투어인 < one man live tour “replica” >를 개최하며 20여 곳에서의 공연을 끝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올 하반기 아레나 투어를 발표하는 등 대세로서의 행보를 거침없이 이어 나가는 중인데요. 곡마다 그 스타일이 명확히 다름에도 이를 넘나들며 능숙하게 소화하는 보컬-세션 간의 시너지가 여러분들에게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감동과 자유로움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표를 구하기조차 어려운 이 대세 뮤지션의 하이라이트,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실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곡만은 꼭 : 東京フラッシュ(도쿄 플래쉬), 怪獣の花唄(카이쥬노하나우타), ‘踊り子(오도리코)’
사우시 도그(Saucy Dog) (7/29(토), Red Marquee)
화려하고 강렬한 무대들을 잠시 뒤로 하고, 조금은 수수하면서도 포근한 팝록 사운드로 균형을 맞추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팀을 꼭 체크해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바로 슬로우와 업 템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모든 세대를 포용하는 대중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스리피스 밴드 사우시 도그인데요. 2016년에 데뷔해 조금씩 기세를 올리던 중 2021년 ‘シンデレラボーイ(신데렐라 보이)’의 대히트를 계기로 아레나 투어쯤은 거뜬히 동원해 내는 전국구급 밴드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한없이 섬세한 연애 감정을 그려내다가도, 갑자기 돌변해 삶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읊어나가는 이시하라 신야의 보컬은 그야말로 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연약한 듯하면서도 강한 심지를 가진 그의 가창은 일본 태생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서정미를 동반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난 5월 직접 관람했던 이들의 라이브에서 그 목소리에 홀려버렸던 기억이 나네요. 탄탄하게 받쳐주는 합주를 중심으로 여러 삶의 이야기를 풍부한 표현력으로 포장해 선사하는 진정성 어린 음악 선물.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곡만은 꼭 : シンデレラボーイ(신데렐라 보이), 魔法にかけられて(마호니카케라레테), ‘優しさに溢れた世界で(야사시사니아후레타세카이데)
카네코아야노(カネコアヤノ) (7/30(일), White Stage)
개인적으로 가장 라이브를 보고 싶은 아티스트 중 한명이 바로 지금 소개할 카네코아야노입니다. 어딘가 그리움이나 애수가 깃든, 동시에 충동적이고 직관적인, 종잡을 수 없는 그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곤 하는데요. 중얼거리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감정을 폭발시켜 일거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특유의 가창이야말로 아티스트의 정체성이자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60~70년대 일본 포크 록에 영향을 받은 사운드를 기반으로, 주어진 길을 갈지자로 걷는 듯한 노랫소리의 자유로움이 세상의 룰을 없애고 카네코아야노라는 세계만을 남겨둘 기세죠.
일본에는 시디숍 점원 조합이 주최하는 < CDショップ大賞(시디 숍 대상)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디숍 점원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가 결정되는 시상식으로, 2009년부터 시작되어 꽤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행사인데요.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정규작 < 燦々(산산) >이 2020년에 대상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고 지금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시간이 나신다면, ‘감정의 이면을 날 것 그대로 새겨낸 서정시’와 같은 그의 무대를 한번 체험해 보시기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이 곡만은 꼭 : 抱擁(호요), やさしい生活(야사시이세이카츠), わたしたちへ(와타시타치에)
히츠지분가쿠(羊文学) (7/29(토), Green Stage)
한국 대중들에게는 ‘양문학’으로 읽는 것이 더욱 익숙한 3인조 밴드죠. 성장을 거듭해 어느덧 메인 무대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위용을 거머쥐었네요. 이들의 음악은 ‘고밀도의 단단한 얼터너티브 록과 캐치한 선율을 내세운 일본 인디 록의 융합’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양 요소를 결합해 만들어 낸 절묘한 균형감도 발군이지만, 듣는 이의 마음을 관통하는 시오츠카 모에카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무엇보다도 장점으로 다가오는 팀입니다. 엘르가든과 함께 올해 펜타포트를 방문할 예정인데, 내한소식이 발표된 후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저 또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시디숍 점원 조합이 주최하는 < CDショップ大賞(시디 숍 대상) >에서 < our hope >가 올해 대상을 받고, 하반기에는 최대 규모의 전국투어가 잡혀 있는 등 어느 때보다 좋은 기세에서 풍성한 디스코그라피를 감상할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다른 요소 없이 노래와 연주만으로 오롯이 빛을 발하는 밴드의 진면목, 그들의 커리어 사상 가장 큰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인 만큼 더욱 영롱하게 나에바 스키장을 물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곡만은 꼭 : ‘光るとき(히카루토키)’, ‘1999’, ‘あいまいでいいよ(아이마이데이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