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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17. 2023

[23-07-03] 주간제이팝

요네즈 켄시, 아도, 나카무라 카호, 테스트셋, 몽골800

지난 주말에 있었던 

내한 공연들은 잘 보고 오셨나요?

저는 10-FEET를 관람하고 왔는데,

좋은 쪽으로 할말이 많아지는 공연이었습니다.

또한 페스티벌과 단공은 확실히 다르구나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날이기도 했고요.

시간이 되면 후기를 한번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되면요... ㅎㅎ


[Single]


요네즈 켄시(米津 玄師) '地球儀'

사람의 인생이 이어지는 것을 지구본을 돌리는 것에 빗대 표현한 요네즈 켄시의 신곡. 개봉 전까지도 아무런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많은 이들이 궁금해 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작 <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 >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이거 제의가 4년 전에 왔다던데, 파판 16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입이 근질근질해서 어떻게 참았을까 싶은... ㅎㅎ


벌스는 거의 피아노 한대로 심플하게 진행되며, 후렴에도 큰 사운드의 더함 없이 최대한 부르는 이의 감정과 이후에 남겨질 여운에 강조점을 둔 듯한 구성을 띄고 있다. 듣다 보면 왠지 모르게 먹먹해지는 느낌. 과연 애니메이션과 함께 관람하면 어떤 감상일까?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아도(Ado) ‘向日葵’

일본의 전통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올나잇 닛폰 55주년 기념 공연 < あの夜を覚えてる >의 속편이 되는 무대 연극 프로그램 이벤트 생중계 드라마 < あの夜であえたら >의 주제가로 낙점된 아도의 신곡. 싱어송라이터 미유항이 제공한 노래로, 날 선 모습을 내려놓은 자연스러운 그의 목소리가 팝뮤직의 한가운데를 정중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오(ao) ‘4ever’

래드윔프스의 곡인 ‘KANASHIBARI feat.ao’을 통해 존재감을 알린 아오의 신곡으로, 트렌디한 EDM 사운드 기반의 청량감 넘치는 작품. 미레이와 우타하(스이요비노캄파넬라)를 섞어 놓은 듯한 독특한 음색이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아 생명력 넘치는 댄스 튠을 완성하고 있다. 


나카무라 카호(中村 佳穂) ‘スカフィンのうた’

인트로에 울려퍼지는 로우파이 질감의 피아노 연주부터 심상치 않은 낌새를 보인다. 평범하게 가는 법이 없는 그인만큼,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여러 소리가 정신 없이 뒤섞인 혼돈의 세계를 묵묵히 걸어나가는 모습이 연상되는 트랙이다. 후반부 조금씩 볼륨을 키워가며 맞부딪히는 피아노와 비트의 파열음, 점차 타이트해지는 구성 등 짧은 러닝타임에도 기승전결을 심어 놨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 


오토다 마사노리(音田 雅則) ‘fake face dance music’

지난해 선보인 ‘ウエディング’이 SNS에서 주목받았다거나, 리드미컬하면서도 포인트 있는 가사나 가창을 적극 활용한다던가. 여러모로 이마세를 떠올리게 만드는 교토 거주의 20세 아티스트 오토다 마사노리의 신곡이다. 특히 인트로의 ‘洒落た夜に 流れたメロディー 絡まってるのに 愛は解けてゆく’ 부분의 어감이나 선율의 구성이 ‘NIGHT DANCER’와 접점을 이루고 있는 듯한 인상. 확실히 Z세대 지향의 ‘SNS 공략법’은 어느 정도 구체화된게 확실해. 


비알리스톡스(Bialystocks) ‘Branches’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공간감 어린 얼터너티브 사운드로 점차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비알리스톡스의 신곡. 붕 뜬 피아노 선율이 마치 여느 클래식 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며,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연주를 비롯해 유려하게 진행되다 어느 순간 강하게 돌진하는 보컬 등 새로운 차원의 문으로 들어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노래로 완성되어 있다. 기세를 이어 9월에는 두번째 단독공연이 잡혀 있기도. 


[ALBUM]


테스트셋(TESTSET) < 1STST >

스나하라 요시노리와 이마이 레오를 중심으로 결성된, 사실상 메타파이브의 2기가 되는 4인조 밴드 테스트셋의 첫 작품. 다카하시 유키히로나 오야마다 케이고, 토와 테이 등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의 거대한 존재감으로 인해 팀으로의 느낌은 잘 나지 않았던 것이 메타파이브라면, 이번엔 보다 ‘그룹’으로서의 유기성을 강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 역시 과거 YMO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록/일렉트로니카/알앤비의 융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보다 대중적이고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의 차별점일 듯. 


몽골800(MONGOL800) < LAST PARADISE >

일본의 어느 록 페스티벌에나 통용되는 사실이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小さな恋のうた’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것. 결성 25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7년만의 스튜디오 작품으로, 그들만의 따스한 시선이 담긴 순도 높은 12개의 로큰롤 트랙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고 있다. 펑크 외에도 스카와 레게, 오키나와의 전통 민요 등을 적절히 활용해 폭 넓은 음악성을 각 트랙에 풀어넣고 있는 덕분에 지루할 새가 없다. 관악기와 함께 뻗어나가는 시원스런 사운드의 ‘Life is’를 듣고, 개인적으로는 학창 시절 미친듯이 들었던 레이지본의 데뷔 앨범이 생각나기도. 


마하라쟌(マハラージャン) < 蝉ダンスフロア >

댄서블한 소울/펑크를 구사함과 동시에 독특한 시점의 가사가 장기인, 문제의 터번남 마하라쟌의 새 EP. 리드미컬한 베이스 연주를 기반으로 매미소리를 빗댄 가사가 흥미를 유발하는 ‘蝉ダンスフロア’를 비롯해, 자신의 아이덴티티와 대중성의 접점을 탐구하는 그의 커리어가 5개의 트랙에 충실히 담겨 있다. 


카리스마닷컴(Charisma.com) < MOBSTRONG >

디스토션 기타를 앞세워 록적으로 어프로치하는 첫 곡 ‘ローガイズ’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효과적인 한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츠카의 솔로 프로젝트로 재시동을 건지도 어느덧 5년, 왠지 모르게 지지부진하던 그간의 분위기를 확 반전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새 미니 앨범이다. 전체적인 랩의 짜임이 썩 괜찮게 들려오는 ‘そのままポリシー’, 그루비한 베이스와 신시사이저 연주가 미니멀한 댄스플로어를 만들어 내는 ‘そっちモノノ怪’ 등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포만감을 줄 만한 다채로운 음악 스타일을 완성도 있게 구현해내고 있다. 


유키치카사쿠멘(諭吉佳作/men) < ・archive:EIEN19 >

변화무쌍한 템포가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게 맞는건가’ 싶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첫 곡 ‘2.0.0.3’부터 그의 개성이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굳이 정해진 공식에 따르지 않는 그의 자유로운 음악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새 EP로, 일반적인 대중음악과는 다른 갈래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감각들이 듣는 이의 오감을 자극할만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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