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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ug 16. 2023

[23-08-01] 주간제이팝

백넘버, 히게단, 챤미나, 에이위치, 칠리빈스 등

[Single]


백넘버(Back Number) ‘怪獣のサイズ’

‘괴수의 사이즈’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러브스토리를 써내려 가려나 싶었는데… 역시 시미즈 이요리는 윤종신과 비견할 만한, 아니 그 이상으로 찌질한 남성상을 표현하는데 있어 특화된 인간이 아닐지… 흥행 보증수표인 프로듀서 코바야시 타케시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트랙으로, 코바야시 타케시의 트랙이 의례 그렇듯이 현악 세션이 강조되어 애달픔을 더욱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모습. 후반부엔 브로드웨이를 떠오르게 만드는 멋진 편곡도 만나볼 수 있으니 끝까지 집중해서 들을 것.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髭男dism) ‘Chessboard’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 후반부로 갈수록 예측 불가능한 클라이막스로 듣는 이들을 데려가는 곡이다. 소절에 따라 악기 구성이 몇 번을 바뀌는 건지… 정말 집요하고도 끈기 어린 곡 구조에 연신 감탄만을 내뱉게 된다. 본래 < 제 90회 NHK 전국 학교 음악 콩쿠르 >의 중학교 과제곡을 목적으로 제작된 곡이며, 이를 밴드 버전으로 확장시켜 이번에 싱글로 발매하게 된 노래. 참고로 이 노래가 실려 있는 싱글은 2년 5개월만의 CD 싱글로, 밴드 첫 더블 A면 작품이기도.


널바리치(Nulbarich) ‘DAY feat. PUNPEE’

이전의 리얼세션감을 상당부분 배제하고 전자음악에 가까운 소스들로 전개해 나가는 그의 새로운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널바리치의 보컬과 펀피의 랩이 조화롭게 각 벌스를 오가는 와중에, 옅게 깔린 신시사이저와 뭉근한 비트가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쉼을 상기시키는 트랙.


챤미나(ちゃんみな) ‘命日’

정보가 없이 듣는다면 ‘이게 챤미나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랩을 완전히 배제한, 라틴팝 풍의 보컬 트랙이라는 것 부터가 여태까지 시도해 보지 않은 영역이니. 여기에 그의 음색 또한 곡의 분위기에 맞게 살짝 눌러 가창하고 있는 덕분에 기존에 느껴보지 못했던 테이스트를 느껴볼 수 있는 곡으로 자리하고 있다.  


쿠루리(くるり) ‘California coconuts’

키시다 시게루, 사토 마사시, 모리 노부유키라는 오리지널 멤버가 오랜만에 뭉쳐 만든 앨범 < 感覚は道標 >의 선공개곡. 활동 초기의 음악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아마 그 향수에 젖지 않을까 싶을만한 서정적이고 경쾌한, 한편으로는 록적인 열기도 한껏 품고 있는 노래다. 이 곡을 통해 10월에 선보일 앨범에 대한 힌트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듯.


브레이멘(BREIMEN) ‘T·P·P(feat. Pecori)’

여러모로 독특한 전개와 소리, 구성을 보여주는 곡이다. 초반부 리듬을 중심으로 타이트하게 밀어 붙이는 합주나, 예상치 못하게 튀어나오는 이색적인 음색과 멜로디의 기타 연주, 중간에 틈을 절묘하게 비집고 들어오는 오드 풋 워크 소속 페코리의 인상적인 래핑까지. 그루브함을 강조함과 동시에 팀의 정체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느낌. 담겨 있는 요소들이 정말 ‘재미있게’ 다가온다.


하쿠비(Hakubi) ‘拝啓’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써내려간 하쿠비의 신곡. 초반의 피아노 편곡이 감정선을 극대화하고 있으며, 꾹꾹 눌러담다가 후반부에 이윽고 터뜨리는 격정적인 구성이 곡이 지향하고자 하는 곳으로 힘있게 이끌어가고 있다. 나레이션과 보컬을 오가며 마음 속에 있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털어내고자 하는 카타기리의 퍼포먼스가 특히 인상적.


[ALBUM]


에이위치(Awich) < United Queens >

작년 호평 일색이었던 앨범 < Queendom >을 넘어, 올해 의욕적으로 선보인 작품은 여러 신진 여성 래퍼들을 초대해 만들어 낸 그야말로 ‘왕국’의 확장판. 자신들의 욕망, 원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과정에서 구축되는 메시지성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작품으로, 전체 프로듀싱은 영혼의 파트너 챠키 줄루가 이번에도 도맡고 있어 이전의 음악적 특색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저지 클럽이나 드럼 앤 베이스 등 과감한 장르 도입을 통해 다채로운 결을 선보이고자 한 의도 역시 충실히 담겨 있다.


칠리 빈스.(Chilli Beans.) < for you >

수록곡 ‘Raise’가 무려 원피스 엔딩 테마로 타이업 되면서 유망주로서의 입지를 증명한 3인조 밴드 칠리 빈스의 EP. ‘Raise’ 같은 경우에는, 록적인 면보다는 밴드 세션으로 만들어나가는 일렉트로니카 튠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기도. 이미 선공개된 산뜻한 팝록 ‘yon n me’, 약간의 습기를 머금은 듯한 연주와 노래로 사람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드는 ‘aaa’ 등 넓은 바리에이션으로 자신들의 록뮤직을 전개해 나가는 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와누카(和ぬか) < 審美観 >

틱톡이 낳은 또 하나의 스타, 와누카의 두번째 정규작. 보다 역동적인 사운드와 과감한 음악적 전개로 한층 진화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라틴 팝 풍의 ‘審美観’을 필두로, 클래시컬한 무드가 담겨 있는 ‘ふにょい’, 리듬과 피아노가 맞물려 빚어내는 스피디함이 긴장감을 자아내는 ‘隣人さん’ 등 탄탄한 편곡과 연주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효과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인상. 아무래도 즛토마요의 편곡을 서포트하고 있는 햐카이오토(100回嘔吐)의 역할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하쿠.(ハク。) < 僕らじゃなきゃダメになって >

2019년 결성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4인조 걸밴드 하쿠.의 첫번째 정규작.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탄탄한 송라이팅과 안정된 합주로 내실 있는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들으면 들을 수록 빠르게 스며드는 느낌이랄까. 첫번째보단 두번째에, 두번째보단 세번째에 더욱 그 매력이 느껴지는 그들만의 팝록이 꽤나 경쟁력 있게 다가온다. 그야말로 ‘이 주의 발견’!


네코타 네타코(猫田 ねたこ) < dropss >

오가닉한 밴드 사운드로 많은 마니아를 확보 중인 밴드 죠쵸의 보컬 네코타 네타코의 두번째 정규작. ‘생명력’을 테마로 한 7개의 수록곡들이 각자의 울림을 지닌채 명징하게 이를 듣는 이에게 전하고 있다. 피아노와 신시사이저의 단촐한 구성으로 곡을 이끌어 나가는 ‘から部屋’, 마치 한 편의 구연동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의 ‘腑’, 현악세션을 통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Snowflake’ 등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결과물로 완성되어 있다. 


사키야마 소우시(崎山 蒼志) < i 触れる SAD UFO >

실험적인 음악세계를 펼쳐나가는 와중에도 애니메이션 <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와 < 주술회전 > 타이업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도 소홀히 하지 않는 사키야마 소우시. 어느덧 메이저 세번째 작품으로, 20대가 되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인만큼 조금 더 깊어진 감성을 선보이고 있다. 리듬을 부각시켜 킬링 포인트를 만드는 ‘i 触れる SAD UFO’, 그의 가성과 기타 연주가 좋은 합을 보여주는 ‘In your eyes’, 반복되는 프레이즈와 리드미컬한 반주가 넓은 스펙트럼을 대변하는 ‘覚えていたのに’ 등 그라는 이름 안에 수렴되어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흥미롭게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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