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선업 Aug 27. 2023

[23-08-02] 주간제이팝

호시노 겐, 베비메탈, 후지이 카제, 원 오크 록, 세카오와, 센트 등

근 9일동안 일본에 머물며

섬머소닉과 스위트 러브 샤워,

이렇게 두 페스티벌을 다녀왔는데요.

조만간 펜타포트와 묶어서

여름 페스티벌 특집 글을 한 번 

작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 역시 코로나 전보다

좀 얌전해진 느낌이 들어 

살짝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제 주 목적이었던

즛토마요와 아이묭을 보고 왔다는 점에선

정말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내년에 둘 다 한국에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던 순간들이었습니다 ㅠ


[Single]


호시노 겐(星野 源) ‘生命体’

TBS < 세계 육상 경기 선수권 대회 >와 < 아시아 경기 대회 >의 주제곡으로, 선수들은 물론 응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혼돈의 극치를 보이는 이 시대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곡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그 말 처럼 곡은 활기차고, 기운을 북돋우는 그런 무드로 듣는 이들을 적극 반기고 있다. 그 와중에 편곡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모노톤의 피아노 연주와 거친 질감의 퍼커션, 중간의 관악 세션 때문에 그런듯. 특히 잔잔하게 깔리는 코러스 워크가 이 곡을 ‘응원가’로 만들어 주는 일등공신!


베비메탈(BABYMETAL) ‘メタリ!!(feat. Tom Morello)

우선 피쳐링부터가 대단하다. 요즘 세대는 낯설 수도 있지만,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뉴메틀 좀 들었다 하는 사람 치고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기타 장인 톰 모렐로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은데. 여튼 중간에 그의 솔로가 작렬함과 동시에, 일본 전통 민요의 요소를 적극 반영한 밴드의 싱글. 이번 섬머소닉 가서 라이브로 이 노래를 접했는데, 확실히 팀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톰 모렐로 아저씨도 영상으로 등장해 멋진 연주를 보여주었고. ㅎㅎ ‘メギツネ’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노래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후지이 카제(藤井 風) ‘Workin’ Hard’

아시아 투어를 성공리에 마친 후 선보이는 신곡으로, 저음 위주로 진행되는 키보드와 후렴, 중간중간 삽입된 독특한 신스 사운드가 구심점을 만들고 있는 노래다.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무드인데다가 비교적 적은 선율의 폭을 가진 곡인데, 이 또한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구나라는 점에서 다시금 그라는 뮤지션에 대해 놀라게 되는 싱글이기도 하다. 


원 오크 록(ONE OK ROCK) ‘Make It Our Alive’

모바일 게임 < 몬스터 헌터 NOW >에 타이업 되는, 팬들로부터는 ‘뜻밖의 떡밥 회수’ 라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한 신곡이다. 사연인 즉슨 2017년 앨범 < Ambitious > 발매 당시 다큐멘터리에 타카가 이 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는 장면이 다시금 포착되었기 때문. 이미 그 당시 음원이 완성되어 있었으나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셈인데, 후보곡으로 가지고 있는 노래가 이 정도니 이제까지 선보인 작품의 완성도가 좋았을 수 밖에. 강렬한 하드록을 기반의 큰 스케일을 그려내는 곡으로, 이들의 ‘록적인 면모’에 관심이 있다면 그 취향을 저격할 곡이라 이야기하고 싶다.


세카이 노 오와리(SEKAI NO OWARI) ‘ROBO’

드라마 < シッコウ!!~犬と私と執行官~>의 주제가로 낙점된 신곡. 최근 몇년간 작사/작곡의 비중이 사오리와 나카진에 조금 더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노래 역시 사오리 작사, 나카진 작곡으로 완성된 노래이기도 하다. 제목이 제목이라 그런지 후카세의 목소리에 이펙트를 주어 보컬로이드처럼 느껴지게 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 아닐런지. 왠지 모르게 ‘炎と森のカーニバル’이 떠오르는 따스한 선율과 와우 페달을 적극 활용한 감초 같은 기타 디스토션이 듣는 이의 감수성을 사정 없이 건들 채비를 끝낸 상태다. 


나토리(なとり) '金木犀’

이전부터 틱톡과 유튜브에 데모가 공개. 발매 전에도 이미 재생 횟수가 130만을 돌파했던 그 곡이 새로운 버전으로 정식 발매. 질주감 있는 키보드와 기타 줄의 탄성이 체감되는 연주가 만들어 내는 리듬감이 여느 라틴팝을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나토리나 이마세 같은 경우 틱톡에 먼저 데모나 후렴을 올리고 반응이 좋으면 이를 완곡으로 발전시켜 시장에 내놓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는데, 이미 어느 정도 소비된 곡이라는 점에서 어찌 보면 양날의 검이 아닌가 싶기도. 


에이루(Eill) ‘罠’

“사랑은 서로가 설치하는 함정에 빠져 들어가는, 마치 도박과 같은 한판 승부”라는 테마로 완성한 싱어송라이터 에이루의 싱글. 중간중간 오리엔탈스러움을 강조한 편곡이라던가, 여전히 능수능란하게 리듬의 결을 소유하려 하는 그의 보컬이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소리의 함정을 은밀히 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10월에 내한이 확정된 상황이기에, 미리 예습한다는 차원에서도 들어볼 필요가 있는 노래다. 


신세이카맛테쨩(神聖かまってちゃん) ‘フロントメモリー(feat. ACAね)’

2014년에 선보인 곡을 밴드 결성 15주년을 맞아 즛토마요의 아카네를 초빙해 제작한 버전으로, 이전 카와모토 마코토가 피쳐링 했던 버전과 비교하면 조금 더 청춘의 아슬아슬함이 부각된 느낌이라고 할까. 지금까지 노코를 포함해 이 곡을 총 4명이 불렀는데 미묘하게 파생되는 감정이 다르다는 점이 신기하다. 이 곡이 가진 도화지랄까, 누가 어떤 붓을 대드냐, 어떤 색을 칠하느냐에 따라 전달되는 감정의 폭이 참으로 큰 노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 노래를 들으며 새삼스럽게 하게 된다. 물론 저는 즛토마요의 팬이므로 아카네에 한표를. 


콘튼 캔디(Conton Candy) ‘baby blue eyes’

개인적으로 신진세력 중에서 흥미롭게 보고 있던 중, 올초 ‘ファジーネーブル’가 바이럴 히트하며 단숨에 인지도 상승의 계기를 마련한 밴드의 신곡이다. 특유의 팝 센스가 잘 살아있으며, 세 명으로서의 합도 확실히 이전보다 단단해졌다는 감상이다. 사실 작년 11월에 라이브를 봤을 당시에는 조금 더 경험이 필요하겠다, 조금 더 다듬어져야겠다는 생각이 앞서긴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 조만간 페스티벌 같은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ALBUM]


센트(CENT) < PER→CENT→AGE >

빗슈 멤버들은 한사람 한사람 마주하면 정말 그 매력과 재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음악적인 측면에서 그러한데, 이미 솔로로 자리잡은 아이나 디 엔드, 밴드 페드로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마구 표출하는 아유니디에 이어, 이번엔 센토치히로치치가 수준급의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첫 곡 ‘すできな予感’을 들으며 느끼는 것은, ‘원래 이렇게 노래를 잘했나?’ 라는 사실. 아이나디엔드와는 또 다른, 기본적인 테크닉 위에 진솔함이 한 꺼풀 잘 덮여 있는 느낌이랄까. 여기다 대부분의 트랙이 자작곡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신선한 충격은 배가 된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아우르는 가운데, 긴난보이즈의 미네타 카즈노부와 함께 한 ‘決心’이 특히 인상적인 구간. 일청을 권한다. 


오카노 아키히토(岡野 昭仁) < Walkin’ with a song >

2021년 시동을 건 솔로활동을 차곡차곡 엮어 만들어낸 데뷔 25년만의 첫 솔로작. 전체적으로 그가 소속되어 있는 포르노그라피티의 색을 많이 벗어나려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여러 신진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구체화시켜나가고 있다. 요루시카로 유명한 나부나가 주도한 ‘インスタント’, 역시나 보카로P 출신인 이브의 도움을 구한 ‘ハイファイ浪漫’, 킹누의 이구치 사토루가 피쳐링을, 밴드 브레이멘이 프로듀싱을 맡아 발매 당시 화제가 되기도 한 ‘MELODY’ 등 이전과는 다른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보다 유연한 애티튜드로 무장한 그의 각오가 엿보이는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아이(AI) < RESPECT ALL >

묵묵하고 우직하게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블랙뮤직 뮤지션으로서의 길을 걸어오며 대중적 성취와 선/후배 및 동료 아티스트들의 리스펙트를 획득한 아이. 그런 그가 1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은 보다 비트를 중시해 리드미컬한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최근 활발한 활동을 통해 끌어올린 텐션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하는 결과물이다. 야플이 프로듀싱하고 챤미나가 피쳐링한 ‘WORLD DANCE’라던가, 가스펠의 매력을 십분 반영한 희망적인 메시지의 ‘Start Again’, 그리고 G7 히로시마 서밋의 차세대 심포지엄에서 선보였던 빌 위더스의 명곡 커버 ‘Lean On Me’ 까지. 자신의 루츠와 일상에서 생겨나는 메시지를 앨범의 생명력으로서 불어넣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자신의 존경심으로 환원하는 베테랑 뮤지션의 자신작.


모리 칼리오페(Mori Calliope) < JIGOKU 6 >

여러 아티스트와의 공작을 메인으로 하는, 일종의 콘셉트 EP. 강렬하게 밀어 붙이는 연주를 기반으로 레오루의 보컬이 그 속도감에 기세를 더하는 ‘虚像のCarousel’이 듣는 이를 압도하며 스타트. 스이요비노캄파넬라의 프로듀서인 켄모치 히데후미의 작법이 그대로 묻어나는 ‘未来島’, 현 시점 최고의 흥행 프로듀서라 할만한 츠타야 코이치가 프로듀싱을 맡은 ‘Black Sheep’ 등 어떤 프로듀서를 붙여놔도 일정 이상의 시너지를 보장하는 모리 칼리오페의 잠재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외에도 린토시테시구레의 TK, 서브컬쳐 신에서는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Tom-H@ck과 테니오하 등이 참여.


아타라요(あたらよ) < 季億の箱 >

릴리즈 페이스가 굉장히 빠른데? 싶은 3인조 밴드의 두번째 정규작. 프로듀서 츠타야 코이치가 이끄는 프로젝트인 케렌미와 함께한 ‘ただ好きと言えたら’을 비롯, 여러 타이업과 기존에 선보였던 계절을 테마로 한 디지털 싱글과 신곡 3곡을 얹어 선보이는, 그들의 성실함을 베이스로 한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타이틀의 계억(季億)은 계절의 기억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사람 수 만큼 계절의 추억이 있다고 생각하는 보컬 히토미의 생각이 반영된 내용이기도. 또 한 번의 여름이 지나가는 지금 듣기에 딱 괜찮은 작품이지 않나 하는 감상. 


아타라시이각코노리다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 < マ人間 >

특유의 쇼와가요스러운 멜로디를 적극 반영해 탄생한 5곡짜리 EP로, 올해 발매 50주년을 맞은 야마모토 린다의 ‘狙いうち’의 커버버전과 유튜브로 미리 선보인 바 있는 ‘オトナブルー from THe FIRST TAKE’과 신곡 3곡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블랙뮤직과 신스팝, 시티팝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을 만들어나가는 그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오며, 특히나 송라이터 측면에서 착착 달라붙는 선율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


네크라이토키(ネクライトーキー) < 踊れ!ランバダ >

이번 미니앨범에도 그들만의 깜찍하고 발랄한 파퓰러함이 잘 살아 있다. 흥겨운 리듬을 기반으로 한 디스코 록 넘버 ‘ランバダ・ワンダラン’가 보여주는 변화무쌍함, 못사의 경쾌한 보컬이 곡이 가진 대중성을 극대화 하는 ‘優しくなれたなら’와 같은 곡을 듣다보면 자신들의 장점을 정말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90년대~2000년대 스타일의 멜로디가 느껴지는 ‘今日はカレーの日’ 역시 필청 트랙.


매거진의 이전글 [23-08-01] 주간제이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