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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Oct 29. 2023

[23-10-03] 주간제이팝

아도, 텐-핏, 인디고 라 엔드, 에이위치, 아마자라시, 아이나 디 엔드

요즘 거의 격주로 올리네요 ㅠ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리며...

10월 마지막 주간 제이팝 보내드립니다.


[Single]


아도(Ado) 'オールナイトレディオ'

아도가 말아주는 시티팝은 못참지. 보카로P인 Mitchie M이 그가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 < 올 나이트 닛폰 >의 요소와 라디오 방송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린 연극이자 라디오 드라마 < あの夜であえたら >의 스토리를 가져와 제작한 신곡이다. 장르와 스타일을 가리지 않는 아도의 보컬 역량이 어김없이 드러나 있는 트랙으로, “이런 것까지 어울려?”라고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만드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내년 2월부터 4월까지 월드투어를 돈다던데, 한국에 와서 이 노래 한번 불러줬으면.... ㅠ 


텐-핏(10-FEET) 'Re方程式'

뭐 ‘第ゼロ感’ 이전에도 헤드라이너급 밴드이긴 했지만, < THE FIRST SLAMDUNK >를 통해 데뷔 20여년만에 전성기를 맞이한 텐-핏의 새 싱글. 지난 4월 밴드를 인터뷰하며 놀랐던 것은, 슬램덩크가 밴드에게 있어 첫 타이업이었다는 사실이었다. 난 당연히 텐-핏 정도면 타이업 많이 했을 줄 알았... 여튼 록 신에서의 명성에 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팀이었던 것은 사실인데, 여튼 이렇게 최고의 해를 보내는 와중에 드라마 주제가 타이업까지 하게 되니 오래 봐왔던 입장에서는 감격스러울 따름. 드라마 < フェルマーの料理 >의 주제곡으로, 그들다운 파워풀하면서도 멜로디컬한 하드/펑크록으로 완성되어 있다. 


야마 카케루 봇치보로마루(yama × ぼっちぼろまる) 'ハロ'

일본은 아직도 < 포켓몬스터 >가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이 곡은 새로운 오프닝으로 낙점된 노래로, SNS 시대가 낳은 크리에이터 야마와 싱어송라이터이자 버추얼유튜버로 활동 중인 봇치보로마루의 예상외의 태그가 재미있는 시너지를 발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타깃 층에 소구할만한 희망적인 가사와 대중적인 선율이 크게 호불호 가리지 않고 어필할 듯한 접근성 높은 팝 록 트랙. 


아이나 디 엔드(アイナジエンド) 'アイコトバ'

빗슈 해산 이후 활발하게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그의 신곡. 아래 앨범 란에서도 소개하겠지만, 자신이 직접 쓴 곡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이전의 솔로활동과 달리, 타인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는 모습이 이 곡에도 담겨 있는 듯한 모습. 싱어송라이터 이시카와 휴이가 제공한 이 곡은, 작곡자의 아이덴티티가 스며 있는 와중에 이를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아 업그레이드를 일궈 내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애니메이션 < 약사의 혼잣말 > 엔딩 곡으로 타이업. 어쨌든 요즘은 타이업 안되면 장사가 안되는구나 싶기도... 


모리 칼리오페(Mori Calliope) 'SNEAKING'

< 메탈 기어 > 시리즈와의 공식 콜라보를 성사시킨, 글로벌로 자신의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버츄얼 유튜버의 신곡. 에이위치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옌타운(Yentown)의 챠키 줄루가 처음으로 그를 위해 제공한 곡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만 하다. 에이위치에게 주는 작품과는 다르게 여백 없이 꽉 찬 사운드를 선사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모리 칼리오페의 음색에 부합하는 비장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 게임을 해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적에게 발각되었을 때 울리는 경고음이 곡에 삽입되어 있다는 점 또한 협업이기에 할 수 있는 색다른 시도이기도. 


아노(ano) '涙くん、今日もおはようっ'

아이돌 그룹 유루메루모의 멤버를 거쳐, 지금은 솔로활동과 밴드 아이즈(I’s)를 겸하고 있는 아노의 신곡. 애니메이션 < 체인소 맨 >을 본 이들이라면 엔딩곡 ‘ちゅ、多様性。’의 존재감이 강하게 남았을 텐데, 이 곡으로 주목도를 확 끌어올린 후 물 들어올 때 노 젓듯 릴리즈를 이어나가는 중. 이 곡은 신세이카맛테쨩의 노코가 제공한 곡으로, 특유의 비음 섞인 보컬을 한껏 살린 댄서블한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듣다보니 확실히 노코의 감성과 부합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인트로 딱 들으면 누가 봐도 노코 작품 ㅋㅋ


아타라시이각코노리다즈(新しい学校のリーダーズ) 'tokyo Calling'

기세에 힘입어 10/29에 아레나 원맨 투어 < HAMIDASHITEIKU >를 개최하는 이들. 이 곡은 이 날 처음 공개될 한 제약회사와의 콜라보 CM송으로 제작되었으며, 더욱 놀라운 것은 CM 감독을 직접 맡는다는 사실. 선 굵은 신시사이저 리프를 중심으로 이전의 분위기와는 다른,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구성과 멜로디를 배제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대신 한 소절을 메인에 놓고 반복하며 확장해 나가는 전개가 역시나 범상치 않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곡. 그룹의 자유도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커리어에 있어 기념비적인 싱글이다. 


크로이(Kroi) 'Hyper'

내년 1월 부도칸 공연을 앞둔 밴드의 신곡. 인트로에서 전례 없던 파워풀한 디스토션을 선보인 후, 특유의 쫄깃한 그루브함으로 단숨에 듣는 이의 신경을 빼앗는, 수준 높은 강탈 스킬을 담아내고 있는 노래다. 애니메이션 < 언더 닌자 >의 오프닝으로 타이업, 중간중간 가세하는 혼 세션이 곡의 스케일을 확대함과 동시에 듣는 이를 압도하는 음압을 선사한다. 여러모로 고민하고 신경 쓴 흔적이 이곳 저곳 남아 있어, 이를 찾아 내는 재미가 쏠쏠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곡이다. 


아스미(asmi) '開青'

감미로운 음색을 기반으로 SNS를 통해 히트해 여러 아티스트의 피쳐링으로 존재감을 알린 아스미의 신곡. 드라마 < マイ・セカンド・アオハル >의 삽입곡으로 간택되며 슬슬 솔로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겠다는 의향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어느 때 보다도 록 적인 테이스트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는데, 반주의 볼륨이 커서 그런지 이전에 들었던 곡들에 비해서는 그의 강점이 살짝 눌려 있는 듯한 느낌. 완성도 자체는 흠잡을데 없지만, 조금 더 잘하는 쪽에 집중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은 솔로 커리어에 있어 과도기에 있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ALBUM]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 < 哀愁演劇 >

어느덧 카와타니 에논의 주력은 슬며시 게스노키와미오토메에서 인디고 라 엔드로 옮겨온 듯 싶다. 그도 그럴 것이 그에게는 음악경력을 가장 먼저 시작한 팀으로, 자신의 본래 모습이 가장 잘 새겨져 있는 곳이기도 할테니. 그런 그에게 있어 이번 8번째 정규작은, 지금까지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응축된 작품이라고 말할 정도의 작품으로 완성되어 있다 전하고 있다. 어떻게 해도 자신이 만는 곡에 스며있는 ‘애수’를 ‘연극’이라는 테마로 빚어내고자 했다고. 인디고 라 엔드가 구현하는 자신만의 ‘대중성’을 증명하는 작품, 어느 때 보다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침투할 듯. 


에이위치(Awich) < THE UNION >

“퀸덤 제2장의 개막”을 선언하는 1년 7개월만의 정규작. 이전이 한 왕국의 여왕으로 군림하기까지의 과정이 중점적으로 전개되는 작품이었다면, 이번엔 지금의 지위를 통해 큰 무브먼트를 일으키려는 그의 야망이 본격적으로 드러나 있는 결과물로 완성되고 있다.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오키나와의 민요와 정서를 적극 활용한 초반부 트랙에 이어, 그와 떼놓을 수 없는 프로듀서인 챠키 줄루 외 료스케 Dr.R 사카이, 스터츠, KM 등 든든한 지원군이 비트 폭격을 더해주고 있다. 참 앨범 단위의 결과물을 특히나 잘 뽑는 느낌을 준다. 이번 작품 역시 완성도로 따지면 퀸덤에 대등, 아니 그 이상이라는 것이 중론


아마자라시(amazarashi) < 永遠市 >

순간적인 감각과 센스가 지배한 시대에서 여전히 호흡이 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아티스트 아마자라시. 1년 반만이 되는 그의 7번째 정규작은, SF 소설을 모티브로 그 안에 등장하는 ‘영원시’를 타이틀로 한 작품. 작년 한 해 엉망이 된 컨디션을 추스려 재기하고자 하는 그런 마음을 담은 곡들이 특유의 절절하고도 호소력 넘치는 가창으로 표현되어 있다. 언제나 그렇듯 반드시 앨범 단위로 들어보는 것을 추천. 


키리에(Kyrie) < Debut >

아이나 디 엔드가 주연을 맡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 키리에의 노래 >에 수록된 곡들을 극 중 이름인 ‘키리에’의 이름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본인 작사/작곡은 물론, 이와이 슌지나 코바야시 타케시 등도 음악 제작에 참여하고 있어, 기존의 솔로 활동과는 다른 영화에서의 그를 떠올리면서 들으면 좋을 듯한 작품이다. 노상 어쿠스틱 라이브를 메인으로 하는 키리에인 만큼 심플한 편곡을 기반으로 그의 정서를 섬세하게 드려내는 곡들이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면 더욱 더 와닿지 않을까 싶은 느낌.


로스 바트 바론(ROTH BART BARON) < 8 >

프로젝트를 이끄는 미후네 마사야가 독일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김에 따라 도쿄를 비롯해 두 거점을 오가며 제작과 활동을 돌입하게 된 밴드의 새로운 출발점을 의미하는 작품. ‘유년시절’이라는 테마는 공고히 두되, 조금 더 스트레이트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수록곡들로 완성되어 있다. 리드 곡 ‘Closer’는 신시사이저를 전면에 내세운 댄스팝으로, 이 곡만 들어봐도 이 팀이 새로운 챕터로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을 터. 그 밖에 태국의 밴드 세이프플래닛이나, 독일에서 새롭게 친교를 맺게 된 뮤지션들과의 협연도 만나볼 수 있는, 음악적 밀도가 높은 한 장이다. 


레오루(Reol) < BLACK BOX >

케이팝의 무국적이고도 화려한 사운드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아티스트라 생각되는 레오루의 신작으로, 전작과 크게 흐름이 벗어나지 않는 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쳐내고 있는 작품이다. 첫 곡 ‘Final Call’의 인트로는 마치 마돈나나 하마사키 아유미의 댄서블한 넘버를 연상케 하며, 레게톤의 뉘앙스를 적극적으로 끌어온 ‘DDD’, 디스토션이 마구 날뛰는 가운데 그 난장을 뚫고 나오는 보컬이 인상적인 ‘赤裸裸’ 등 역시나 들을거리가 풍부한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비슷한 문법이 반복되고 있는 인상이라, 차차 다른 영역으로의 시도 또한 동반되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사노 이부키(Sano ibuki) < 革命を覚えた日 >

언뜻 들으면 범프 오브 치킨의 후지와라 모토오가 연상되는 소년소년한 목소리로 점차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사노 이부키의 새 미니앨범. 음악에는 물론 새로운 시도나 실험, 기획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사와 멜로디가 중심에 있어야 함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언뜻 들으면 평범한 팝록으로 인식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좋은 선율’을 적재적소에 탑재하며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정서와 의도를 직관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주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작품이다.


쿠키코단(空気公団) < 景色一空 >

20년간 잔잔하게 삶을 그려오며 많은 마니아들과 호흡을 공유해 온 밴드가 어느덧 12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 사자성어 만리일공(万里一空)에서 영감을 얻어 창작한 조어가 앨범 타이틀로 붙어 있으며, 결국 모든 감정이나 삶, 죽음은 모두 하늘 아래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런 안타까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또 소중한 감정들을 모두 끌어안고자 하는 밴드의 의도가 감성적인 곡조의 트랙들로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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