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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Feb 19. 2018

제이팝 신보 소개(2월 셋째주)

설연휴도 그새 끝자락.

짧은 연휴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상에 복귀한 지금, 그 후유증이 어마어마하네요..


아 참고로

뮤직비디오가 붙어 있지 않은 곡들은,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지 않거나

제작되어 있더라도 국외로 공개가 안되거나

하는 이유이니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소니뮤직 재팬의 콘텐츠들은 특히나 깐깐하죠.

제이팝 팬으로서 항상 답답한 부분입니다. ㅠㅠ


SINGLE

Suchmos ‘808’

작년 < THE KIDS >를 통해 새 시대의 록스타로 군림한 6인조 록밴드의 1년 만의 신작. 록과 블랙뮤직이라는 섞이기 힘들것 같은 두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내는 자신들만의 공식이 여전히 유효함을 알려주는 세련된 작품이다. 서두를 장식하는 펑키한 기타리프와 더불어, 키보드와 코러스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이전과는 또다른 매력을 자아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 시티팝 리바이벌이라는 카테고리를 거부하면서도 그 신의 선구자로서 언급될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는, 기존의 제이팝이나 제이록과는 그야말로 '결이 다른' 결과물이다.


ONE OK ROCK ‘Change’

< 35xxxv > 이후의 행보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던 그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확고하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 레이블 < Fueled by Ramen >과의 계약과 신작 < Ambitious >를 통해 상당부분 그 의구심을 떨쳐냈음은 이젠 두말해야 입 아픈 수준일 터. 이 곡은 그간 쌓인 자신감을 표출함과 동시에 이전과는 다른 '월드와이드 밴드'로서 거듭났음을 천명하는 결과물이다. 리얼 세션의 박력은 내려놓는 대신 트렌드에 맞춰 이매진 드래곤스가 연상될 법한 크로스오버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으나, < Ambitious >의 'One way ticket'에도 보여준바 있듯 이러한 시도가 이젠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점에서 밴드의 진화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은건 이들이 어디까지 성장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 뿐.



Mrs.GREEN APPLE ‘Love me Love you’

곡은 좋다. 문제는 이들이 어디로 가려 하는지를 모르겠다는 거. 데뷔 초창기만 해도 더블링을 통한 확고한 팝록 사운드를 구사하던 팀이었는데, 지금은 무슨 연유로 밴드사운드의 지분도 점점 줄여가면서까지 애써 평범한 '제이팝'으로 노선을 돌리는 건지. 보컬 이외의 지분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혼과 키보드 위주의 편곡은 굳이 '팀'으로 존재해야하는 가에 대한 의구심만을 남긴다. 전 싱글이었던 WanteD! Wanted!' 역시 일렉트로니카에 가까운 성격이었던 만큼, 이러한 행보가 자신들의 활동범위를 넓히는 결과가 될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팀으로 남게 만들지. 그들은 지금 위태로운 줄타기 중,  


아야카(Ayaka) & 미우라 다이치(三浦大知)

‘ハートアップ’

그야말로 '호화 콜라보 송'. 솔로 아티스트로서 독보적인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두 남녀의 하모니는 예상보다도 훨씬 좋은 합을 보여준다. 보편적인 이별의 정서를 그리고 있지만, 이것을 단순한 슬픔을 넘어 다음을 위한 긍정적인 경험으로서 받아들이고자 하는 그 의지를 두 사람의 보컬이 호소력 있게 그려나가고 있다. '가창'을 중심에 둔 진득한 슬로우 넘버를 듣고 싶다면 적절한 선택이 될 터.


tofubeats ‘ふめつのこころ’

최근 가장 촉망받는 트랙메이커로서 주목받고 있는 tofubeats의 신곡. 오리엔탈스러운 멜로디라인을 중심으로 쌓아나가는 비트의 다이나믹함이 색다른 감상포인트를 제공한다. 선율의 대중성과 밝은 곡 분위기로 하여금 일본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전세계 어느 누가 들어도 납득할만한 흥미로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나카타 야스타카 이후에 이렇다 할만한 후계자를 찾지 못했던 제이팝 신에 불쑥 떠오른 대기만성형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이 퍼붓는 회심의 일격.


ALBUM

린토시테시구레(凛として時雨) < #5 >

사이키델릭, 인더스트리얼 록을 표방하는 3인조 밴드의 근 5년만의 정규작. TK의 보컬 및 다소 거친 사운드 구사로 인해 허들이 다소 높은 팀이긴 하나, 뛰어난 음악성과 이에 뒤따른 중독성으로 인해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팀으로 정평이 나있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이전과 다르게 보컬 중점으로 녹음되어 있음과 동시에 선율 또한 대중적인 노선을 타고 있어 이들의 입문작으로 가장 적절한 결과물로 꼽을만. 그렇다고 그 외적인 측면까지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레코딩 측면에 있어 자신들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각잡고 강하게 터뜨리고 있기 때문에 듣는 이에 따라선 어느 때보다도 그들다운 소리를 내뱉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터. 5년만의 컴백작인 만큼, 곡마다의 밀도가 높아 기존의 팬들이 듣기에도 이들을 잘 모르는 이들이 듣기에도 '이것은 좋은 작품이다'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충분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다. 음악 팬이라면, 이 정도는 챙기도록 하자.  


SCANDAL < HONEY >

스캔달도 완연한 록킹온계 밴드로 정착! 데뷔로부터 10년, 비로소 아티스트로서의 새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다. 전 트랙의 작사, 작곡을 도맡는 동시에, 다채로운 작법을 구사하며 '밴드'로 완벽히 정착했음을 선언하고 있다. 기획성 팀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로 스캔달이란 이름을 리드해나가기 시작한 그들. 그런 팀에게 있어 두번째 데뷔작이라 할 만한, 팀 커리어에 있어 단연 최고걸작.  


아사이 켄이치(浅井健一)

& THE INTERCHANGE KILLS

< Sugar >

90년대 초 밴드붐을 견인했던 경연프로그램 < 이카텐 >이 발굴한 최고의 뮤지션이라 여겨지는 블랭키 젯 시티의 아사이 켄이치. 그가 결성한 이 쓰리피스의 기조는 영미 블루스와 로큰롤에 기조를 둔 솔로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합주를 통해 그 표현범위가 넓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터. 일관성 있는 그의 음악철학이 단숨에 와닿는 그런 작품으로 갈무리되어 있어, 아사이 켄이치라는 뮤지션이 궁금한 이들에게 적확한 해답을 알려 제공해 줄 것이다. 물론 안 그랬던 작품이 있겠냐만은.


오오하시 토리오(大橋トリオ) < STEREO >

남성 싱어송라이터 신에서 다작을 도맡고 있는 그의 신보. 음대에서 재즈피아노를 전공한 만큼, 일반적인 제이팝과는 다른 고풍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사운드를 추구하는 모습이 하나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정착되어 있다. 이 작품에도 그 기조는 여전한데, 그 와중에 소리 하나하나가 각자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듯한 생동감을 살린 레코딩이 특히나 인상적. 요란하지 않게 삶의 궤적을 돋보기로 들여다 보는 듯한 그의 음악 여정. 평소 접하던 것과는 다른 심상을 전달해주는 매개체를 만나고 싶다면, 차분함 속에 역동성을 내재한 이 작품을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보아(BoA) < 私このままでいいのかな >

< Kiss My Lips >가 뮤지션으로서의 욕심을 최대한 반영한 작품이었다면, 다시금 퍼포머로서의 보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Camo'나 '내가 돌아'에 이은 이 정규작이다. 3, 4년전 선보인 'Fly'나 'Lookbook'을 제외하면, 다소 갑작스레 나온 새 앨범이기도. 특별한 콘셉트나 일관성 없는 '평범한' 신작으로 비춰줄 수 있으나, 집중해서 들어보면 좋은 곡들이 연속해 포진하고 있는 '팝앨범'으로서의 존재감이 확실한 작품이다. 노련한 훅의 'Lookbook'이나 섬세한 표현력을 뽐내는 '私このままでいいのかな'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을만한 곡이 아닌가 싶다. '대중가수'로서의 특출난 애티튜드를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는 베테랑의 준수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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