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묭, 아도, 슈퍼 비버, 미스터 포르테 등
24년 2월 첫번째 주간제이팝입니다!
아이묭(あいみょん) ‘リズム64’
2024년 아이묭의 제 1탄 싱글은, 그로서도 처음이 되는 CM 타이업. 시세이도 뷰티 웰니스가 내세우는 ‘아름답다, 는 것은 살아있다(美しい、は生きている)’라는 콘셉트에 맞춰 써내려간 곡으로, 특히나 빈티지한 신시사이저로 하여금 레트로한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뭔가 심심한 것 같으면서도, 곱씹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그의 수수함이 어김없이 발휘되고 있는 노래. 근데 최근 싱글들이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구만...
아도(Ado) ‘ショコラカタブラ’
롯데의 초콜릿 사업 60주년을 기념하는 CM의 주제가로 아도가 낙점! 그의 표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다시금 체감할 수 있는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소절에 따라 바뀌는 악기 구성과 함께, 정말 음절 단위로 창법을 바꾸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 가창력의 흡입력은 정말 타 아티스트와 비교불가 수준. 2월 24일 단독공연이 더더욱 기대되는구나..
슈퍼 비버(SUPER BEAVER) ‘幸せのために生きているだけさ’
꾸준히 진지한 가사를 노래하며 삶에서 파생되는 여러 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해 나가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있어 슈퍼 비버, 그리고 시부야 류타의 존재의의가 아닐까.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펼쳐지는 큰 스케일의 신곡은, 그만큼이나 진중하게 음악에 임하는 밴드의 애티튜드와 겹쳐 나가며 꽤 큰 울림을 가져다 준다. 모든 것을 가볍게 여김과 동시에 쿨한 감성만을 찾는 시대, 그렇기에 한 곡 한 곡이 더욱 소중해지는, 무게감 있는 한 곡.
시럽(SIRUP) ‘GO!!’
이렇게 가볍고 경쾌한 스타일도 제법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한 자동차 회사의 신 모델 CM 송으로 타이업 된 그의 신곡은, ‘인생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기반으로 한 빠른 BPM의 댄서블한 넘버로 완성되어 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펼쳐 내는 그의 캐주얼한 워딩이 복잡해진 머리를 비우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느낌.
콘튼 캔디(Conton Candy) ‘もっと’
보컬인 츠무기의 경험을 토대로 한 슬로우 넘버. 정석적인 느낌의 이별 송이지만, 사랑의 끝을 이야기하는 밴드의 쓸쓸함이 이어폰 너머로 생생히 전해져 온다. 개인적으로는 보다 탄탄해진 송라이팅의 진화가 특히 눈에 띄는 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노래다.
어나니모즈(Anonymouz) ‘あらいざらい(feat.春野)’
여백을 강조한 그루비한 리듬을 기반으로, 예상외의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이는 트랙. 별도의 화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선율을 다른 음색으로 밟아나가며 색다른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상대방에게 내 맘을 털어 놓고 싶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는 답답함을 그려낸 가사가 많은 공감대를 자아낼 노래이기도.
리콘덴세츠(離婚伝説) ‘あらわれないで’
시티팝의 무드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노스탤지어를 펼쳐낸 ‘愛が一層メロウ’로 일약 주목받은 듀오의 신곡. 라이브에서는 꼭 빠지지 않는 넘버를 이번 기회에 정식음원화한 트랙으로, 베이스와 드럼의 탄탄한 리듬을 기반으로 한 펑키함이 마츠다 아유무의 보컬과 맞물려 몽글몽글한 정서를 자아내고 있다. 이 곡을 듣고 올해 펼칠 활약이 더욱 기대되기 시작.
미스터 포르테(Mr.ふぉるて) < 音生 >
음악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청춘의 반짝임과 여러 갈등을 노래한 2번째 정규작이다.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뻗어 나가는 여러 갈래의 빛깔들은 현재 그들의 음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다. 탄탄한 합주 역량은 기본, 보다 파워업된 표현력을 보여주는 이노 츠카사의 보컬, 무엇보다 어느 트랙에서나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선율로 하여금 송라이팅 측면에서의 진화를 엿보게 만든다. ‘明晰夢’와 같은 곡들을 필두로 한 중반부의 동화와 같은 분위기는 세카오와의 초창기 커리어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엔기(the engy) < Hold You Again >
전작을 들은 이들이라면 예상치 못했을 강한 에너지가 초장부터 고막을 습격하는 ‘Hold You Again’을 필두로, 보다 대중친화적으로 방향을 전환하고자 하는 팀의 행보가 담겨 있는 한 장이다. 얼터너티브 록을 표방하면서도 앰비언트나 칠아웃 등 공간감 있는 크로스오버 뮤직을 전개해 왔던 이전에서 일신해, 블랙뮤직 기반의 명쾌한 록 사운드와 선명한 멜로디 라인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구축하려는 모습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전과 같은 EDM과의 접합이라고 해도 ‘Tonight’과 같이 댄서블하게 풀어가는 광경을 보면 이 앨범이 어느 지점을 지향하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을터. 리스너들과의 거리감만큼은 확실하게 줄여줄 작품이다.
라이트(LITE) < STRATA >
‘인스트루멘탈 록밴드’라는 정체성을 무게감과 실험성을 동시에 갖춘 독자적인 음악세계로 구체화해 나가고 있는 밴드가 선보이는 4년만의 신작. 레코딩에서 믹싱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을 멤버인 쿠스모토 코조가 도맡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자신들이 하고픈 것들이 자유롭게 구현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인상적인 신시사이저로 시작해 서서히 디스코 펑크의 세계로 듣는 이를 끌어들이는 ‘Deep Inside’, 공격적인 어프로치의 사운드에 일본어 랩을 얹어 미경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Thread’, 뉴웨이브적인 색채가 도드라지는 ‘Left Unsaid’ 등이 특히 인상적. 곡마다 콘셉트가 명확해 듣는 재미가 있음과 동시에, 적재적소의 보컬활용을 통해 청자의 지루함을 상쇄하고 집중력을 단단히 잡아채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