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오크 록,에메, 이브, 료쿠샤카, 아도 등
원 오크 록(ONE OK ROCK) ‘Delusion:All’
< 킹덤 : 대장군의 귀환 >의 주제가 타이업이 확정된, 그룹으로서도 꽤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곡이다. 전반적으로 무게감 있는 사운드를 묵직하게 들이미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으며, 타카의 보컬 역시 기복 없는 컨디션으로 곡의 대중성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한 곡이 될 듯.
무라사키 이마(紫 今) ‘ギンモクセイ’
2022년말 틱톡에 올린 ‘ゴールデンタイム’이 주목받으며 데뷔하게 된 싱어송라이터로, 나토리나 이마세, 츠키 등을 잇는 틱톡 출신 싱어송라이터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魔性の女A’가 이미 SNS를 통해 바이럴 히트하며 한 차례 지명도를 끌어올린 상태. 원숙한 느낌의 음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표현력을 보여주는 보컬에서 꽤나 큰 가능성이 엿보이는데,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편곡을 통해 그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를 잘 만들어 놓은듯 하다. 드라마 타이업 이기도 하기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에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에메(aimer) ‘Sign’
아티스트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온 세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물들이는 정석적인 발라드 스타일의 신곡. 애니메이션 < 늑대와 향신료 >에 타이업 된 곡으로, 은은하게 깔리는 현악세션이 이 곡의 킥으로 작용하는 듯한 인상이다. 보다 가수의 노래에 집중하고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이브(eve) ‘スイートメモリー’
확실히 3분기 애니메이션 시작 시즌이라 그런지 타이업 소식이 펑펑. 애니메이션 < 소시민 시리즈 >의 오프닝으로 낙점된 이 노래는, 이브 특유의 경쾌하고도 아련한 팝 뮤직을 시원스러운 상승조의 멜로디와 함께 부담스럽지 않게 표현하고 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심플한 구성임에도, 더 이상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불가사의한 포만감을 가져다주는 노래이기도.
료쿠오쇼쿠샤카이(緑黄色社会) ‘恥ずかしいか青春は’
다른 곡도 그랬지만, 어느때보다 시원스러운 나가야 하루코의 하이노트를 만나볼 수 있는 곡이다. 나가야 하루코 본인 작사/작곡이라 그런지 특유의 곡에서 긍정에너지가 뿜뿜. 스케일 큰 팝 뮤직으로 나아가는 도중 현악이나 관악세션이 가미하며 그야말로 ‘청춘’이라는 분위기를 후련하리만치 상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최근의 싱글라인은 커리어 중에서도 최고조의 기세를 보이고 있지 않나 싶긴 한데, 이 곡에서 그 정점을 찍는 듯한 느낌이다.
사바시스터(サバシスター) ‘ハイエースナンバー’
최근 신예 걸밴드 중 많은 주목을 받으며 쭉쭉 성장해 나가고 있는 사바시스터의 신곡. 굉장히 심플한 구성임에도 후렴 선율에 신경을 씀과 동시에 중간중간 연주에 있어서도 조금씩 변칙을 줌으로서 듣는 재미를 배가하고 있다. 최근 내는 신곡들이 전반적으로 괜찮은지라, 앞으로의 활동을 지속 주목해봐도 좋을 듯.
엘라이자(ELAIZA) ‘たましい’
배우와 모델, 가수, 영화감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케다 엘라이자의 음악적 페르소나 엘라이자. 틀에 갖혀있기를 거부하는 그의 음악적 영역이 이번엔 일렉트로니카로 그 손을 뻗치고 있다. 단순반복적이지만 감각적인 비트를 중심으로 무덤덤하게 읊어나가는 그의 보컬이 은근한 중독성을 듣는 이에게 선사하는 트랙이다. 점점 디스코그라피가 쌓여가고 있는데, 슬슬 앨범 하나 내줄 타이밍 아닌가 싶은데.
하쿠비(hakubi) ‘pray’
남몰래 꾸준히 응원하고 있는 팀들이 개인적으로 몇 있는데, 하쿠비도 그 중 한 팀이 아닐까 싶다. 애니메이션 < 폐급 【상태 이상 스킬】로 최강이 된 내가 모든 것을 유린하기까지(제목 보소...) >에 타이업 된 신곡은, 천천히 힘을 모으듯 나아가는 슬로우 무드의 초반과 모은 힘으로 단번에 달려나가는 중반부 이후의 대비되는 흐름이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노래. 사운드의 결이나 현악 세션의 활용 등은 곡의 웅장함을 배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아도(Ado) < 残夢 >
첫번째 작품이 보카로P들의 전방위적인 서포트를 받으며 우타이테로서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가져온 작품이었다면, 신보는 기존 유명 아티스트들이 여럿 참여해 살짝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일 듯 싶다. 여러 익숙한 보카로P의 이름 속에서 시이나 링고와 비즈, 나토리, 바운디 등의 함께 어우러지고 있는 광경은 아도이기에 가능한 것일 터. 그렇다고 전작의 무드와 큰 차이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워낙 보컬리스트로서의 색깔이 강하게 확립되어 있는 덕분일 터. 그에게서 이전과 다른 색다름을 만끽하고자 한다면 광활한 스케일을 보여주는 ‘DIGNITY’, 시티 팝을 흥미롭게 재해석한 ‘オールナイトレディオ’ 등을 특히 추천.
아코(a子) < GENE >
섬세한 위스퍼 보이스와 독자적인 음악성으로 작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싱어송라이터 아코의 첫 정규작. 자신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버라어티한 트랙들로 완성되어 있다. 나른한 무드 속에서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리듬의 바이브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good morning’, 명확한 선율로 장식한 댄서블한 느낌의 ‘惑星’, 록적인 어프로치가 여러모로 브릴리언트 그린을 떠오르게 만드는 ‘miss u’, 아코라는 뮤지션이 궁금한 이들에게 친절하게 내미는 해설서 같은 작품이다.
뉴스피크(Newspeak) < Newspeak >
언뜻 듣기에 킨이나 콜드플레이 등 브릿팝과 아레나 록의 경계 어딘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3인조 밴드 뉴스피크의 두번째 정규작이다. 2022년 메이저 데뷔 후 ‘Leviathan’으로 지명도를 올린 후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파고들고자 하는 의욕이 곳곳에 묻어있다. 일반적인 기타 록의 느낌보다는 전체적인 사운드의 공간감을 중시하는 만큼, 일본 뮤지션으로서는 나름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점하고 있다는 생각도. 기분좋은 질주감이 온몸을 휘감는 ‘State of mind’, 느긋하게 하지만 유려하게 멜로디를 풀어나가는 ‘White Lies’ 등 영미권 밴드의 잔상이 겹쳐져 있는 트랙들에 이들의 정체성이 깊게 각인되어 있다.
스키마스위치(スキマスイッチ) < A museMentally >
어느덧 10번째 정규작이 되는 본 앨범은, 그들이 그간 쌓아온 자신들만의 파퓰러함을 보다 밀도 높게 선보이고 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서두에서 자신들의 기세를 강하게 표출하는 ‘ゼログラ’, 인트로의 피아노가 커리어 초기의 스타일을 떠올리게 만드는 ‘逆転トリガー’, 목가적인 분위기로 잠시 쉬어가는 구간을 만들어주는 ‘ごめんねベイビー’ 등 고개를 끄덕일만한 충실한 완성도의 곡들이 귀를 즐겁게 해줄 터.
토(toe) < NOW I SEE THE LIGHT >
8월 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통해 내한 공연을 갖는 토의 무려 9년만의 신보로, 오랜 기간 동안 흔치 않은 포스트록/인스트루멘탈 밴드로서 다져온 내공을 아낌 없이 풀어 넣고 있는 작품이다. 음 하나 하나 허투루 지나가지 않는 섬세한 연주들이 이전보다 더욱 타이트하고 정교하게 결합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 리드곡인 ‘LONELINESS WILL SHINE’은 메인 기타 리프를 타고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신비한 무드를 자아내는 등 이전보다 보컬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 역시 포인트라면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