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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Sep 16. 2024

[24-09-01] 주간제이팝

사잔올스타즈, 백넘버, 아이묭, 범프오브치킨, 하이도 등

3주만의 주간제이팝 이네요 ㅎㅎ

글 봐주시는 여러분 항상 감사드리고

추석 연휴 잘 보내십시오!


[Single]


사잔올스타즈(サザンオールスターズ) ‘ジャンヌ・ダルクによろしく’

슬슬 연말 앨범 발매를 향해 시동을 거는 사잔. 이전에 공개된 곡들이 지금의 트렌드를 나름 사잔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곡이었다면, 이 곡은 그야말로 정통 로큰롤 트랙을 표방하고 있다. 메시지 또한 아직 음악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열정을 가득 담고 있어 팬들은 그저 감동. 관록이 넘침과 동시에 지금 여느 록 페스티벌에 나가 연주해도 모두를 뒤게 만들 수 있는 그런 트랙으로 완성되어 있다. 역시 리스펙할 수 밖에 없는 밴드. 


백 넘버(back number) ‘新しい恋人達に’

뭔가 최근 싱글 중에서 멜로디가 가장 내 취향에 맞게 잘 뽑힌 느낌. 드라마 < 海のはじまり > 주제가로 타이업 된 곡으로, 그들 특유의 빼어난 서정미가 바다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노래다. 뮤직비디오는 시미즈 이요리의 유소년기가 담긴 홈비디어를 중심으로, 밴드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리까지의 서사가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이나・디・엔드(アイナ・ジ・エンド) ‘ハートにハート’

지난 9월 11일 있었던 부도칸 공연에서 앵콜로 불렀던 이 신곡이 드디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 강렬한 보컬과 웅장한 합주가 함께 맞부딪혀 눈부신 빛을 발하는, 어느때보다도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노래로 완성되어 있다. 근데 이거 포키 CM이라며. 광고의 의도에 맞게 쓰긴 한거지?


동구리즈(どんぐりず) ‘WANI’

일본 힙합 신을 넘어 음악 신의 희귀 존재로 자리잡아가는 동구리즈. 올해 발표한 앨범도 여러 의미로 참 새로운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단순한 리듬과 가사만으로도 유효한 후크 송을 만들어 내는 재주는 정말 탁월하게 다가온다. 비트의 탄력만으로도 대중을 사로잡을 매력을 차고 넘치게 내뿜는 트랙. 


에이위치(Awich) ‘Are you serious?’

진짜 챠키 줄루와 에이위치의 합은 세계 최강인 것 같다. 신시사이저를 활용해 구현하는 특유의 비장미가 그의 진중하고도 파워풀한 래핑과 정말 좋은 합을 보인다. 사실 라이브보다는 스튜디오 앨범에서 아티스트의 매력이 훨씬 전면에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다시 한 번 내 생각을 신뢰하게끔 한다.


칠리 빈스.(Chilli Beans.) ‘fu uh’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밴드의 신곡은, 고요한 가운데 청명히 울려퍼지는 그런 어쿠스틱 미디엄 튠의 형태를 띄고 있다.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멤버들이 촬영과 디렉션, 편집을 도맡은 작품이라고. 이런 심플한 구성에서 느껴볼 수 있는 그들의 매력을 놓치지 말자.


다다레이(DADARAY) ‘SODA’

카와타니 에논이 요즘 라이산이랑 인디고 라 엔드에 집중하고 있는지라 이 쪽이 조금 소홀했는데, 그래도 나는 레이스의 보컬이 듣고 싶었다. 베이스 중심의 묵직한 리드미컬함이 두 보컬의 나레이션과 보컬과 좋은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는 신곡. 레이스 뿐만 아니라 에츠코도 명확히 한 축을 담당하며 대등하게 존재감을 가지고 간다는 것이 이전과 조금 달라진 구도라면 구도랄까.

 

[ALBUM]


아이묭(あいみょん) < 猫にジェラシー >

아이묭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Z세대를 대변하는 파격적인 성격의 가수라 생각했는데, 앨범이 거듭될 수록 느끼는 것은 그가 세대를 초월해 어필할 만한 포크/가요곡 아티스트의 현대적 버전이라는 것이다. 이번 앨범 역시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음과 동시에 노래의 본질인 가사, 가창, 멜로디에 집중해 지긋이 읊어내는 그런 아이묭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작품으로 자리한다. 남녀의 사소한 연애감정부터 인생의 풍경을 아우르는 여운까지. 다양한 사운드 프로듀서들과 함께 다채롭게 펼쳐내는 음악여정은, 삶을 살아가며 맞닥뜨리게 되는 개개인의 ‘약함’을 그려내고 이를 따뜻하게 보듬는 광경이 유달리 많이 목격되는 듯 하다. 잔잔하기에 더욱 그 울림이 오래 지속되는, 어느덧 일본 대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그의 다섯번째 정규작.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 < Iris >

사실 이 신보가 나올 즈음 해서 트위터에 여러 이야기가 오가는 것을 봤다. 무엇보다 범프가 어느덧 앨범의 미학을 버리고 마치 싱글 콜렉션 같은 작품을 < aurora arc >에 이어 내는 것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많았던 듯. 개인적으로는 전작이 이전의 부진함을 씻어낼만한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라고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았는데, 이번 작품에 대해서라면 좀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여러 애니메이션 타이업으로 선보인 곡들도 딱히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앨범이 발매되고 보니 수록곡들도 뭔가 확 귀에 들어오는 노래들이 많지 않다고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드럼을 일정한 리듬 패턴으로 가져가는 곡들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기승전결 보다는 일관된 분위기와 정서를 유지하다보니 좀 지루하다고 할까. ‘Gravity’와 같은 슬로우 넘버에서의 아련한 정서, ‘窓の中から’의 점층적인 구성 등 그들의 장점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지만, 전반적으로 평이한 곡들이 많은 데다가 대부분 타이업으로 제작되었던 곡을 모아놓고 보니 분위기도 약간 중구난방. 범프의 오랜 팬으로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다. 


로우 벅스(¥ellow Bucks) < Jungle 2 >

2020년 선보였던 < Jungle >의 속편이 되는 그의 세번째 스튜디오 앨범. 다양한 프로듀서 진과 화려한 피쳐링 진을 대동해 힙합의 최전선에 위치하고 있는 그의 지금을 보여주려한 의도가 역력하다. 그간 자신을 둘러싼 환경변화를 의식하면서도, 성공에 대한 열망과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있어 이상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단지 트렌드를 쫓는 것만이 아닌, 각 비트에 어울리는, 그리고 초대한 손님과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자신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그의 실루엣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이도(HYDE) < HYDE [INSIDE] >

라르크와는 명확히 다른 곳을 지향하며 꾸준히 쌓아온 하이도의 솔로 아티스트 여정. 다섯번째 정규작이 되는 이 작품은, 그간의 활동을 총망라함과 동시에 다시금 새로운 막을 열어 젖히는 과감한 시도도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라우드 뮤직과 EDM과 같은 강렬한 요소를 적극 도입, 언뜻 들으면 브링 미 더 호라이즌이나 나띵 벗 씨브스와 같은 노선을 지향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렉트로니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6or9’와 같은 트랙에서 그런 방향성이 더욱 감지되는 듯. 어쨌든 결론적으로 말해 그의 커리어 상 가장 격렬한 사운드로 무장한 작품이라는,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 


하프 타임 올드(Half time old) < 私の風采 >

언제나 뚜렷한 멜로디와 연주로 라이브에서의 흥을 돋우는 데 적격인 4인조 록 밴드의 신보는, 이전의 그들처럼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그런 광활한 관객들의 무대를 만들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는 인상이다. 싱커페이션의 가창이 리드미컬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SENPAI NO UTA’, 조금 템포를 낮춤과 동시에 무게감을 살려 역동성을 극대화 한 ‘ハレルア’, 경쾌한 곡조와 동시에 통통 튀는 후렴의 선율이 중독적인 ‘フラミンゴ’ 등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아침에 어울리는 록 앨범!


켓소쿠밴드(結束バンド) < We will >

전작이 나온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EP인가 하실 분이 계시겠지만, 이 앨범은 좀 특별한 작품이다. 왜냐면 모든 멤버가 한 곡씩 보컬로 참여하기 있기 때문! 여기에 참여한 뮤지션도 화려하다. 사우시 독의 이시하라 신야, 애시드맨의 오오키 노부오, 포리미의 겐, 키노코테이코쿠 출신의 솔로 뮤지션 사토 치아키까지. 각자의 상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모두의 보컬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그런 호화로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투어 < We will >과 연계되어 있는 작품이기에, 참전이 확정되어 있는 이들이라면 반복재생이 필수. 

 

모노아이즈(MONOEYES> < The Unforgettables E.P. >

호소미는 몸이 열개라도 되는가. 언제 또 이런 걸 준비했는지. 모노아이즈로서의 작품은 꽤나 오랜만인 것 같은데, 사실 엘르가든 신보를 듣고 이 작품을 들으니, 뭔가 초창기의 엘르가든 느낌을 이 팀이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보다 단순명료하게 나아가려는 팀의 가벼운 발걸음이 작품 속에 선명히 새겨져 있어 그런 것 같기도. 호소미 타케시의 팬이거나, 엘르가든만 들어봤다고 하는 이들도 모두 만족할 만한, 밀도 있는 네 트랙. 


코 슈 니에(Cö shu Nie) < 7 Deadly Guilt >

특유의 자극적인 음악성으로 자기애의 부활을 선언하고자 한 11트랙 들이 콘셉트 앨범으로 다시금 자신들의 세계관을 펼쳐보이는 그들. 밴드 뮤직을 기반으로 하나의 앰비언트 트랙을 빚어낸 듯한 ‘Burn The Fire’, 둔탁한 리듬을 활용해 리얼 세션에 기계적인 무드를 배가한 ‘Deal With the Monster’ 등 단순히 ‘밴드’라는 포맷에 갇히지 않은 자유도 높은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의 기세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역작이다.


빗케블랑카(ビッケブランカ) < Knightclub >

자신만의 독자적인 팝 뮤직을 조금씩 일본 음악 신에 심어놓고 있는 빗케블랑카의 다섯번째 정규작. 첫 곡 부터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데, 일본의 교과서적인 팝 메이커 마키하라 노리유키,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아야카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 그렇게 시대를 초월한 콜라보를 선보이는 ‘Yomigaeri’를 시작으로, 경쾌한 키보드 플레이가 파퓰러함을 단단히 받쳐주는 ‘Bitter(Days To Glitter Ways)’, 중독적인 신스 루프가 귀를 확 잡아채는 ‘Daddy(Dying in NY)’, 갑작스러운 신시사이저 연주 트랙이 신선함을 자아내는 ‘White ≠ Colorless’ 등, 이번 작품이야말로 그의 음악세계에 진입하게 만드는 입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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