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의 '메세지성'이 음악에 미치는 악영향을 논하다.
일요일에 있을 인터뷰를 준비하며 읽어보던 중
한부분 발췌.
#2. [Alexandros],
< Rockin' on Japan > 16년 12월호 중
코야나기 다이스케 : 즉, (가사를 쓰실 때는) 메시지 위주가 아니라는 거네요.
카와카미 요헤이(이하 카와카미) : 그렇죠. 저는 그런 곡이 가장 멋있게 느껴지고, 그런 곡을 좀 더 많이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생각을 눌러 담은 숨막힐 듯한 곡보다는, 모두가 질투할 만한 노래를요. 요컨대, 사토야스(역주:드럼담당멤버)의 경우 드럼만으로는 표현이 어려워요. 느낌을 전달하는 정도인거죠. 제 포지션이 가장 알기 쉬운 축이네요.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러브 송을 부르면 바로 '멋있다'라는 반응이 옵니다. 사실 그건 굉장히 쉽게 가는 거에요. 누구든 알 수 있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말을 쓰는 거죠, 저희들은. 인간으로서의 표현력이 없으면 노래가 제대로 전해질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이 없어도) 전달이 조금은 가능하겠구나 싶었던 곡이 'Feel like'입니다. '아, 나도 가능하구나' 싶은 느낌이었어요. 가사도 악기구나, 이렇게 가사가 다른 악기에 달라붙는구나 싶었습니다.
코야나기 다이스케 : 과연 그렇군요. 그러니까 반대로 메시지가 있는 거군요.
카와카미 : 있는 걸까요?(웃음)
코야나미 다이스케 : 이상적인 상태로서요.
카와카미 : 아, 곡 안에 이상적인 형태로서군요.
코야나미 다이스케 : 언어로서가 아니라요.
이소베 히로유키(이하 이소베) : 하지만, 그렇게 말한다면 순수하게 멜로디야말로 사람들을 기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존재가. (역주 : 대중들이 멜로디에 집중하는 탓에 음악 전체를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파악됨)
카와카미 : 뭐 그렇지만, 멜로디와 가사로 나눠봤을 때, 가사가 멜로디를 방해하는 순간도 있는거니까요.
이소베 : 그렇지.
카와카미 : 그렇잖아. 언어라는 건 누구든 알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보지 않아도 좋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에요. 좀 더 소리 측면을 느껴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때는, "음.. 이 곡은 반주만으로 괜찮지 않아?" 같은 이야기를 하곤 하죠. 'ムーンソング(Moon song)' 같은 곡이 그랬어요. "이걸로 된거 아냐?"라는 느낌이었죠.
코야나기 다이스케 : 하하하, 역시 그러네요.
이소베 :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면 아무래도, 음악 자체 보다는, 저 사람의 됨됨이가 우선적으로 비추어 보이니까요. 'Feel like'와 같은 방식이 순수하게 음악으로서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방법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노래도 곡도 아닌, 음악이라는 개념에서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어가면
아무래도 음악 자체보다는
저 사람의 됨됨이가 비추어 보이니까요.
일본음악은 '가사의 음악'이다. 20년이 넘게 장수하는 국민밴드 미스터 칠드런도, 신성으로 떠오른 세카이노 오와리도, 노랫말을 빼놓고서는 인기요인에 대한 설명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내가 열도의 신을 열심히 챙기는 이유도, 언어를 통한 자기각성의 경험은 대부분 그 곳으로부터 이루어지는 탓이다. 이처럼 노래의 생명력은 음악의 완성도 보다는 '한줄의 인생구절'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믿는 나의 믿음을, 이 밴드는 본 인터뷰를 통해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다.
사실 어떤 아티스트의 팬이 되는 것은 '좋은 음악' 그 자체가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들의 가치관을 공유받음으로서 위로와 깨달음을 얻고, 나아가서는 인생을 그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일본은 그러한 경향이 더욱 큰 곳. 그런 점에서 알렉산드로스는 무모하다. 보편적인 가사의 이점을 버리면서까지 음악적인 완성도를 취하겠다는 의식. 다행히 인터뷰에서 언급한 'Feel like'를 필두로, 최근작 < EXIST! >는 거창한 메시지성 없이도 최정상급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에 성공하고 있다. 일본 록신에서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이른바 가장 성공한 '안티테제'인 셈이다.
물론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시티 팝 군집. 예컨대 Suchmos나 Never Young Beach, Yogee New Waves나 Awasome City Club와 같은 그룹의 음악에서도 가사의 역할은 확연히 줄어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공란'을 향해가는 것과 '무의미'를 향해가는 것은 분명 다르다. 가사의 의미를 지워감으로서 음악 자체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역설적인 시도. 이것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타입의 슈퍼밴드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쪽의 자리를 원 오크 록이 차지한 지금, 그 반대편에 알렉산드로스가 서 있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I feel like singing without a word,
without a word oh yeah
I feel like dancing without a step,
without a step oh ye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