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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Mar 05. 2018

제이팝 신보 소개(3월 첫째주)

아 카카오 채널의 위력이 이렇게 대단할줄은.

아무로 나미에 글이 노출된지 6시간만에

15만 히트가 넘어가네요...

구독자 분들도 많이 늘었으니 저도 계속 힘내서

여러 콘텐츠들을 업로드해보려 합니다.


이번주에는 모노아이즈를 비롯,

아시아 4개국의 밴드가 참여한

< Far East Union Vol.3 >의

라이브 레포트도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SINGLE

호시노 겐(星野 源) 'ドラえもん(도라에몽)'

극장판 도라에몽의 주제가로 타이업되긴 했지만, 제목까지 아예 '도라에몽'으로 할 줄은 몰랐다. 그럼에도 '뮤지션 호시노 겐'과 부딪히거나 하는 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싱글로서의 존재감을 가져간다는 점이 흥미롭다. 뭔가 어설프면서도 친숙한 캐릭터, 일상에서의 행복을 강조하는 음악철학이 도라에몽이라는 만화가 가진 지향점과 딱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던 일. 기본적으로 '恋'의 후속편 격인 구성이지만 인트로에서 보여주는 기타와 현악세션의 이상적인 하모니와 후렴구의 8비트 리듬 등 지루하지 않도록 변주를 주었다는 점 등 남솔 원탑의 기세를 이어가기에 충분한 곡이다. 이 노래를 통해 호시노 겐은 어린이들에게 있어 '실사판 노비타(진구)'로서 자리매김 할지도.  


사유리(さユリ) '月と花束(달과 꽃다발)'

산소결핍소녀(酸欠少女)를 캐치프라이즈로 하는 사유리의 통산 여섯번째 싱글. 여러 애니메이션 타이업과 노다 요지로의 작곡 참여를 통해 한껏 높아진 인지도를 팬덤으로 고스란히 가져갈 만한 곡이다. 감정의 폭주에 바로미터가 맞추어진 후렴구, 다른 조성과 분위기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활용한 구성 등이 눈여겨볼만한 점. 노래의 요소요소가 내면의 어두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뮤지션의 의도와 부딪히며 일으키는 스파크가 제법 뜨겁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데이글로(DYGL) 'Bad Kicks'

리버브가 강하게 걸려 있는 사운드와 자유분방하게 내지르는 보컬 스타일에서 클래시(The Clash)가 떠오른다. 게다가 영어 가사를 차용하고 있어 언뜻 들으면 일본 아티스트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정도. 한때 시티팝 리바이벌의 선두주자 중 한 팀으로 화제를 모았던 와이키키비트(Ykiki Beat)의 멤버가 소속되어 있기도 한, 현 인디록 신의 대표주자는 이렇게 월드와이드를 지향하고 있다. 현 메인스트림 록신의 대중적인 경향에 맞서는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작품이 결국 로우파이로 향해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역시 유행은 돌고 도나 봅니다.


Yo-Sea 'I think she is'

캔디타운(KANDYTOWN) 등과 작업하며 힙합 신의 대표적인 프로듀싱팀으로 자리매김 중인 BCDMG. 그 크루 중 한명으로 분하고 있는 오키나와 출신의 알앤비 싱어 Yo-Sea의 데뷔작이다. 감각적인 비트와 애수어린 키보드의 미니멀한 구성 안에서 리듬을 타고 노는 감미로운 음색이 시미즈 쇼타 같은 로컬라이징 보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자아낸다. 랩과 노래의 경계를 오가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는, 한 장의 컴팩트한 자기소개서.



ALBUM

코다 쿠미(倖田 來未) < AND >

오랫만에 그녀의 앨범을 접한 사람이라면, 완벽히 클럽튠을 지향하고 있는 첫 곡 'PARTY'에 당황스러울지도. 외국 작곡진들과 거의 모든 곡을 작업하며 변신을 꾀한 15번째 스튜디오 앨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큐티 허니'와 같은 통속적인 제이팝의 비중을 줄이고, 힙합과 EDM, 알앤비 등의 비중을 늘임으로서 심화된 장르음악을 하고자 하는 욕심과 의도를 담아냈다. 다만 본래 엔카스러운 창법을 가지고 있던 그녀이기에, 트렌디한 반주와의 미스매치가   곳곳에 보인다는 것이 좀 아쉽다. 또한 'Never enough' 이후부터 급격히 무너지는 앨범으로서의 일관성도 문제. 이전의 장점을 새로운 시도에 잘 녹여내고 싶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우왕좌왕하는 듯한 인상이 남는다. 늦기 전에 변화를 시도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나, 엄밀히 말하면 절반의 성공.  


두 애즈 인피티니(Do As Infinity) < ALIVE >]

한때 최애였음에도 재결성 이후 잘 안 듣게 되긴 했었는데, 그런 두애즈도 어느덧 20주년이 코앞... 전작까지 카메다 세이지가 프로듀싱을 맡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드라마, 게임, 애니메이션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와노 히로유키가 지휘를 맡으며 그 스타일을 일신한 신작이다. 그가 작곡한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재미를 좀 봤다고 판단했던 듯... 그렇다고 뭔가 눈이 휘둥그레해질 만한 변곡점은 아니니 예전 두애즈를 좋아했던 이들도, 재결성 이후 두애즈를 좋아했던 이들도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악기나 신스사운드가 구심점을 일구는 'To know you'나 'Silver moon' 같은 곡들은 되려 신선하기도. 여전히 건재함을 알려주는 에이벡스의 효자상품이여, 영원하라~


이리(iri) < Juice >

이런 작품이 늘어나는 추세로 봤을때, 몇년 후엔 '일본의 음악신은 갈라파고스'라는 조롱도 상당부분 사라질 것 같다. 허스키한 음색으로 뿌연 안개와 같은 풍경을 제시하는 신예 알앤비 싱어의 두번째 작품. 디스코 리듬을 가미한 알앤비 튠 'Keepin'’, 어디로 튈지 모르는 리듬의 탄력이 돋보이는 'Corner',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Telephone', 베이스의 연주로 그루브함을 극대화한 'Night Dream' 등 개인의 재능과 역량있는 프로듀싱팀이 빚어낸 퀄리티 높은 트랙들이 연달아 터져나온다. 블랙뮤직을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앨범. 일본 알앤비/힙합의 주류 등극, 진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B: The Beginning < THE IMAGE ALBUM >

넷플릭스 전용 애니메이션 < B : The Beginning >의 이미지 앨범으로, 주제가인 'The Perfect World'가 실려 있기도 하다. 제이팝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 앨범의 총괄 프로듀싱 및 전체 기타를 메가데스 출신의 마티 프리드먼이 맡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지도 모르겠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마티 프리드먼이 일본에서 활동한지는 이미 10년이 넘었고, 모모이로 크로버Z 등의 기타 세션을 한다던가 여러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작곡하고 2012년에는 일본인과 결혼하는 등 이제는 거의 반일본인....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일본의 주류 록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사운드를 선보이고 있으나, 맨 위드 어 미션의 쟝 켄 죠니, 라이즈와 드래곤 애쉬의 켄켄, 크로스페이스의 코이에, 큐미리 파라블럼 불릿의 스기와라 타쿠로, 린토시테시구레의 피에르 나카노 등 호화 피쳐링진에 의한 작품이기에 메인스트림 록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일러주지 않아도 이미 듣고 있지 않을까 싶다. 보컬 곡 외에도 'Giving up the ghost'와 같은, 그의 기타 연주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곡들도 존재하는 등 마티 프리드먼의 독집이라 봐도 무방한 작품이다. 별개로 트랙 트랙들이 일본 주류 록의 요소들을 너무나 적확하게 담고 있어, 마티 프리드먼도 이젠 일본 사람 다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패스코드(Passcode) < LOCUS >

세상은 넓고 아이돌은 많다. 라우드 록/ 트랜스코어 아이돌을 지향하는 패스코드의 얼리 베스트. 인디즈 작품 중 라이브에서 정평이 난 곡들 위주로 선곡해 재녹음하고, 여기에 신곡을 추가했다. 록과 팝, 일렉트로니카가 뒤섞여 만들어내는 난장을 접하다보면 어느샌가 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피어 앤 로딩 인 라스베가스를 아는 이들이라면 팀의 사운드를 보다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곡들이 가진 질주감과 직관성으로 하여금 록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좀처럼 외면하기 어려운, 패스코드의 입문작으로 최적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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