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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n 04. 2018

제이팝 신보 소개(6월 첫째주)

카나분, 히라이 다이, 타카하시 유, 코알라모드., 토키 아사코 등

새소년XYogee New Waves 표 구하신 분 계십니까?

저는 실패했습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ㅠㅠㅠ


타카하시 유우(高橋 優) 'プライド'

어느덧 그도 잔뼈 굵은 베테랑이 되어버렸다. 타카하시 유는 언제나 지치지 않는 열정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어 어떤 의미로는 좋은, 어떤 의미로는 약간 부담스런 ;; 아티스트다. 재킷이 말해주듯 애니메이션 < 메이저 세컨드 >의 엔딩곡으로, 그답게 여전히 "너가 바란다면 어디든 갈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마구처럼 마구마구(;;;) 내뿜고 있는 열혈 트랙이다. 곡이 담고 있는 메시지, 끝없이 상승하는 선율, 텐션을 끝까지 유지하는 힘있는 반주 등 왠지 갑자원에서 울려퍼져도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자신의 캐릭터를 응축해 보여주는, 그만이 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응원가.


히라이 다이(平井 大) 'はじまりの歌'

2016년에 선보인 앨범 < Life is Beautiful >이 아이튠즈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일거에 주목받은 이래 꾸준한 작품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싱어송 라이터의 새 싱글. 듣다 보면 제이슨 므라즈, 제임스 모리슨 같은 팝 싱어들이 차례차례 떠오르는데, 그러한 영미 이지 리스닝의 감성을 일본의 정서로 잘 풀어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아티스트의 인기 요인이 아닌가 싶다. 우클레레를 주력으로 활용하는 만큼 악기에서 비롯되는 어쿠스틱의 테이스트가 기분 좋게 다가오며, 보편적이면서도 흠잡을 데 없는 가창력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알앤비 팝 트랙을 완성시키고 있다. 사람에 따라선 '평범한데?'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그 '기본에 충실하다'라는 느낌을 주는 아티스트도 흔치 않은 법.  


ALBUM

카나분(KANA-BOON) < アスター >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참으로 기복이 심한 밴드가 바로 카나분이다. 앨범은 돌아가며 준작과 졸작을 반복했고, 싱글 역시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지 못해 이래저래 하락세를 타던 중이었는데, 이 앨범 역시 결과적으로 말해 크게 인상적인 부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변화', '믿는 사랑'을 의미하는 꽃 아스터(アスター)를 타이틀로 내건 만큼 '닥치고 달려'라는 분위기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고, 균형있는 구성과 좋은 멜로디에 집중하고자 한 의도가 다분한데, 그러함에도 집중한 부분에서 나오는 퀄리티가 그닥 신통치 않다. 인트로의 중독성을 밋밋한 후렴으로 까먹는 'ベガとアルタイル', 펑키한 기타리프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アスター'는 후크송의 잔재를 떨쳐내지 못한채 평범한 곡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나마 인디 시절의 차분한 매력을 재현한 '線香花火'와 'さくらのうた'가 떠오르는 좋은 밸런스의 '夏蝉の音'가 선방하지만, 이전의 최고작들을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 이 글을 보는 이들이 얼마나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최고의 곡은 '眠れぬ森の君のため'며 최고 히트곡은 'ないものねだり'이며 최고의 앨범은 < Origin >이라는 점은 여전하다. 데뷔 1년동안 엄청난 단기 임팩트를 보여준 밴드의 여정, 이렇게나 고달플줄이야.

코알라모드.(コアラモード。) < COALAMODE.2~街風泥棒~ >

이키모노가카리, 세븐웁스, 케라케라 등등 코알라모드의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아티스트는 너무나도 많다. 그렇다고 그런 기시감을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것은 또 아니다. 그만큼 대중적인 음악, 들리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의미니까. 전작 < COALAMODE. >를 통해 혼성 팝 그룹의 계보를 후계자를 자청한 듀오의 두번째 작품엔 최대한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의 노래를 들려주겠다는 의지가 가득 들어차 있다. 애니메이션 < 보루토 >의 엔딩으로 인기를 모은 시적인 가사의 '花鳥風月', 청량한 기운을 머금은 전형적 팝록 사운드가 익숙하게 다가오는 'トライアゲイン' 등 예전에 들은 좋은 노래들을 새롭게 복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곡들이 대부분의 러닝타임을 점유하고 있다. 좋게 들으면 한도끝도 없이 좋게, 나쁘게 들으면 한도끝도 없이 나쁘게 들릴, 많은 이들이 역사를 관통해 구축한 팝의 스탠다드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작품.

카노죠 인 더 디스플레이(彼女 in the Display) < Get Up >

 메탈이나 라우드에 물을 조금 타 희석시킨 다음 90년대 제이팝 분말가루를 넣고 잘 흔들면 쨔잔~ 카노죠 인 더 디스플레이 완성! 2010년 인디즈로 시작해 햇수로 장장 9년만에 메인스트림의 고지에 등극한 후쿠오카 출신 5인조 밴드의 메이저 데뷔작이다. 미안하게도 쓴소리부터 시작하자면, 개인적으로 봤을때 이 밴드의 단점은 어정쩡함 같다. 사운드로 승부를 내지 못할거면 선율이 끝장나게 좋던가, 팝음악과 거리를 좀 벌리고 싶었으면 연주의 짜임새나 구성 측면에서 좀 더 인상적인 측면이 있어야 할텐데 양쪽에서 줄타기만 하다가 끝나버리는 느낌이다. 최근 애니메이션 주제가로 재미 좀 보고 있는 번아웃 신드롬과 비슷한 무드가 느껴지는데, 이쪽이나 그쪽이나 이미 새로운 흐름을 맞이한 최근 제이팝 신에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긴 좀 어려워보이기도.

토키 아사코(土岐 麻子) < Safari >

기존 시티팝 리바이벌 신이 예전의 것들을 솜씨 좋게 재현해 냈다면, 이건 그냥 '2018년의 시티팝'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것 같다. 어쿠스틱한 아르페지오가 청명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토키 아사코와 오오하시 토리오의 보컬이 건조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Can't Stop', 실재하지 않지만 너무 많은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이공간에 대한 고찰을 뉴웨이브와 펑크(Funk)의 흐름안에서 풀어낸 'Fantasy', 계속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가도 정작 자신이 무엇을 손에 넣고 싶어하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스케일 큰 리얼세션으로 들려주는 'Cry for the moon' 등등. 현대인의 정서를 관통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나 이를 들려주는 방법론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수작. 단연 이주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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