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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Jul 09. 2018

제이팝 신보 소개(7월 둘째주)

Hyde, 우타다 히카루, 오오하라 사쿠라코, 스이요비노 캄파넬라 등

Single

더 페기스(the Peggies) 'なつめきサマー'

전작 수록곡 'Glory'에서 보여준 키타자와 유우호의 송라이팅 역량이 단지 순간적인 기지가 아님을 'サマラブ 超特急'를 듣고 알게 됐다. 캐치한 멜로디와 적재적소에 꽂아 넣는 매력적인 기타리프가 탄탄한 합주력 안에서 만개하고 있는 것을 보니, 기회만 제대로 만나면 바로 대성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안정적인 결과물이 담긴 EP. 요니게나 험프 백 같은 이들이 개성과 표현방법에 있어 점수를 받고 있는 팀이라면, 이 쪽은 보이는 것과 달리 작곡과 연주 등 정석적인 측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어 여타 팀들보다 롱런할 가능성이 보다 크다고 느껴진다. 그러니 소니뮤직재팬은 제발 국가제한 좀 풀어줬으면....

후루야 켄지(降谷 建志) 'ワンダーラスト(Wonder last)'

드래곤 애쉬의 프론트맨이기도 한 그가 햇수로 3년만에 솔로활동에 재시동을 걸었다. 영화 < 虹色デイズ >의 엔딩곡으로 낙점된 본 싱글곡은 작사/작곡/편곡을 비롯해 모든 악기 연주 및 레코딩까지 홀로 도맡아 자신의 프라이빗 스튜디오에서 완성한 작품이기도. 자신의 생활 모든 것이 음악이 된다고 했던 그이니만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보다 서정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모습이 드래곤 애쉬와의 차별점. 사운드 측면에서도 기타는 한발 물러서 있는 대신,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악기간의 조화를 중시해 보다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고자 한 점이 인상적이다. 밴드를 이끄는 kj의 카리스마에 익숙한 이라면, 본 솔로곡에서 보여주는 따스함에 또 한번 반할지도 모르겠다. 피지컬 발매는 7/25로 예정되어 있는 상태.


하이도(Hyde) 'After light'

후루야 켄지가 3년만의 솔로활동이라면, 이 분은 무려 12년만이다. 'Who's gonna save you'와 같이 디지털 선행발매된 통산 9번째 싱글. 'Who's gonna save you'가 신시사이저의 융합을 통한 프로듀싱으로 이전과는 다른 일면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엔 사이키델릭과 라우드를 활용, 스피디하지만 정교한 드러밍, 저음부를 통해 무게감을 부여한 기타리프 등 여느 젊은 피들에게 밀리지 않는 하드한 록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전 솔로작품과도, 라르크앙시엘과도 명확히 선을 긋는 하이도만의 음악세계가 다시금 시작됨을 선언하는 듯한 싱글.

ALBUM

우타다 히카루(宇多田ヒカル) < 初恋 >

앨범 재킷 콘셉트만큼은 참 일관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우타다 히카루의 데뷔 20주년 기념작이자 7번째 정규작. 첫 트랙인 'Play a love song'을 듣는 순간 다시 한번 느낀거지만, 복귀 후의 작품들엔 저마다의 온기가 스며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체적인 테마는 전작 < Fantome >과 유사하나, 파격적인 시도는 자제하고 현악 편곡을 중심으로 한 팝트랙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느낌이다. 단촐하게 시작해 점차 웅장해지는 편곡에 일견 압도되는 알앤비 트랙 'あなた’, 현악과 피아노, 가창과 코러스만으로 깊은 감정의 파고를 만들어내는 것에 다시금 놀라게 되는 '初恋', 드럼을 통해 비트감을 강조하는 가운데 어려운 멜로디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솜씨 또한 뛰어남을 보여주는 'Forevermore'도 그렇지만, 가장 흥미로운 트랙은 역시 'パクチーの唄(고수의 노래)'다. 'ぼくはくま'의 2탄 같은 곡이지만, 인트로로는 예상불가능한 후주의 브라스와 현악의 시너지가 그저 위트 있는 푸드 송에 그칠 수 있는 노래를 고퀄리티의 결과물로 승격시킨다. 처음 감상으로는 '아 이거다' 싶은 느낌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청취가 거듭되는 동안 어느샌가 홀려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터. 분명 전체 디스코그라피 중에서도 손에 꼽을 한 장이다.

오오하라 사쿠라코(大原 桜子) < Enjoy >

언제나 상큼하고 청량한 보컬을 들려주는 그의 세번째 정규작은, 카메다 세이지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도모한 작품이다. 역시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泣きたいくらい'. 하지만 EDM-팝의 트렌드를 반영한 'one', 신스 사운드를 적극 활용한 댄스곡 'ツキアカリ' 등에서의 변화를 통해 보다 바리에이션이 넓은 가수로 성장해가는 그녀를 목격하는 것도 이 작품을 보다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팝록 'energy' - 발라드 'ひらり'의 원투펀치에서는 성량에서 비롯되는 파워와 배우이기에 발휘될 수 있는 표현력 및 서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좋은 보컬임을 재차 천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챠토몬치의 드러머였던 타카하시 쿠미코와 이키모노가카리의 미즈노 요시키가 각자 작사, 작곡을 맡아 의외의 조합을 들려주는 '夏のおいしいところだけ’, 대표적인 남자 싱어송라이터 하타 모토히로가 도움을 준 'マイ フェイバリット ジュエル' 등 보다 다양한 색깔의 곡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전의 작품과의 차별점이다. 휴일 아침 집을 나서며 이 앨범을 듣는다면, 아마 가장 이상적인 하루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이요비노캄파넬라(水曜日のカンパネラ) < ガラパゴス >

캬리파뮤파뮤가 레이디가가를 노려보는 것 같은 모습으로 인해 '이 구역의 미친 X은 나야'라는 명짤이 탄생했는데, 사실 한차원 더 높은 '미친 X'은 바로 재킷에 있는 코무아이가 아닐까 싶다. 주연, 가창 코무아이, 작곡/편곡 켄모치 히데후미, Dir.F에 의한 음악유닛의 두번째 EP. 이전의 앨범들이 그랬듯 이번에도 여러 실험과 시도로 가득한, 한마디로 형용하기 힘든 작품으로 마감질되어 있다. 인트로의 전통악기로 시작해 잘게 쪼갠 비트 및 브라스를 연상케 하는 신스 사운드로 전환되는 장면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かぐや姫', 아프리칸 리듬을 기반으로 심상치 않은 사운드 소소들을 가득 실어냄과 동시에 다른 차원의 문으로 듣는 이를 이끄는 듯한 'ピカソ', 피치카토 파이브의 시부야 케이를 연상시키는 비트감의 'メロス', 좁은 방안에 탄성있는 비트들을 힘껏 던져놓았을때 펼쳐지는 그 반발력을 메인으로 한 '見ざる聞かざる言わざる' 등 음악도 이처럼 익숙한 낯섦을 주로 하는 가운데, 코무아이의 보컬도 그곳으로 향하는 듯 향하지 않는 몽환적인 가창으로 일관하며, 그 특유의 전위적인 퍼포먼스와 결합됨으로서 스이요비노캄파넬라로서의 음악세계를 완성하고 있다. 좀처럼 듣지 않게 되던지, 아니면 매일 이것만 듣게 되던지. 하게 될 작품.

신세이카맛테쨩(神聖かまってちゃん) < ツンxデレ >

우리나라엔 세카오와의 싸움상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신세이카맛테쨩의 10주년을 기념하는 통산 9번째 스튜디오 앨범. 서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뒤로 마이너한 감성들을 한움큼 쥐어 흩뿌리는 절규에 가까운 노코의 이펙터 걸린 보컬이 트레이드마크인 팀의 음악 스타일은 여전. 다만 전작들에 비하면 훨씬, 아주 훠얼~씬 듣기 편해진,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보다 유해진 이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초창기의 그 악에 받친 절규를 좋아하던 이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듯. 록, 사이키델릭, 힙합, 일렉트로니카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프론트맨의 프로듀싱 능력은 극단의 호불호와 관계 없이 그 재능을 여실히 뽐내고 있고, 10년의 궤적을 열심히 쫓아온 이들이라면 이들도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 구나 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4번 트랙의 '秋空サイダー'는 리걸리리(リガルーリリー)의 보컬인 타카하시 호노카가 참여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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