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자들이 아프리카 어느 물웅덩이 근처에 카메라와 스피커를 설치해 두었다.
그리고 물을 마시러 오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에게 여러 맹수의 소리와 인간 목소리를 들려주며 반응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동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인간이었다.
사람 말소리를 들은 동물들은 하나같이 움찔 놀라며 줄행랑쳤다.
심지어 사자의 울음소리를 듣고 스피커를 공격한 코끼리 떼마저 공포스러워하며 황급히 도망쳤다.
동물들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 동물인지 잘 안다.
바다 최강의 포식자인 범고래는 특이하게도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추정한 이유는 인간에 대한 학습된 두려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한번 자신을 공격한 상대는 무자비하게 절멸시키는 습성이 있다.
설령 공격한 적이 없어도 필요에 따라 혹은 재미 삼아 마구 죽인다.
이 사실을 대대로 학습한 범고래들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인간은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다는 설이다.
먼 옛날 호주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호모 사피엔스가 처음으로 발을 디디고 얼마 되지 않아 그곳의 동물들이 대부분 씨가 마르는 일이 벌어졌다.
현재 남은 동물종은 인간이 나타나기 전에 살았던 동물종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우리는 단지 죽이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아예 뿌리를 뽑아버린다.
또한 우리 인간은 동족을 가장 많이 해친 동물이기도 하다.
30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굶어 죽고 병들어 죽고 맹수의 공격으로 죽은 사람이 더 많을까, 아니면 같은 종족인 인간의 손에 죽은 사람이 더 많을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오늘날 세계의 전쟁광들을 보면 후자가 많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인류학자들은 원시인들의 머리뼈에서 인간이 공격한 흔적을 흔히 발견한다고 한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잔혹하고 폭력적인 동물이 되었을까?
우리는 누군가 나쁜 행동을 하면 ‘짐승 같은 놈’이라고 욕하지만, 어쩌면 동물들은 ‘사람 같은 놈’이라고 욕하지 않을까?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은 잔혹함의 끝판왕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런데 소문이 늘 그렇듯 우리만 그걸 모른다.
하늘이 무심하지 않다면 이런 인류를 언제까지 참아줄까?
우리는 이 죄를 어떻게 갚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