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이번엔 진짜죠?"

믿음의 발등, 제대로 찍힌 사연 (feat. 통쾌한 역전승)

by 산뜻한

모든 사건은 개인이 특정되지 않도록 각색되었고, 이를 위하여 내용 중에 허구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변호사님, 저희만큼 꼼꼼하게 일하는 업체도 드물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뒤통수를..."


수십 년간 한 우물만 파며 정밀기계 부품 제작 외길을 걸어온 '꼼꼼정밀기계(가칭)'의 박사장님. 그의 손에서 탄생한 부품들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찾아갈 만큼 품질 하나는 끝내줬습니다. 그런 박사장님에게 몇 해 전, 야심 찬 신소재 개발로 업계의 주목을 받던 '미래산업솔루션(가칭)'으로부터 달콤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바로 신제품에 들어갈 핵심 부품의 금형 제작과 수백만 개에 달하는 부품 양산 계약이었죠.


계약금도 시원하게 입금됐고, 박사장님은 밤낮없이 기술진과 매달려 약속한 날짜보다 빠르게 최고 품질의 금형을 개발해냈습니다.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부품을 납품했고, 미래산업솔루션 측은 군말 없이 물건을 받아 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꼭!" 사장님의 끝나지 않는 약속들


문제는 잔금 지급일이 다가오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래산업솔루션의 김대표(가칭)는 "아, 박사장님! 요즘 자금 흐름이 잠시 막혀서요. 다음 주에는 꼭 정리해 드리겠습니다!"라며 다급한 목소리로 양해를 구했습니다. 박사장님은 어려운 시기, 서로 돕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에 흔쾌히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는 한 달이 되고, 두 달이 되어도 오지 않았습니다. 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김대표는 온갖 이유를 대며 지급을 미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박사장님이 "김대표님, 이러시면 저희도 힘듭니다. 조금이라도 먼저 처리해주시죠"라고 호소하면, "네, 맞아요.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든..."이라며 채무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시간만 끌기 일쑤였죠. 이런 대화 내용은 혹시 몰라 꼼꼼히 녹취해두었습니다.



"이럴 수가!" 뒤늦은 하자는 누구의 작전?


그렇게 수개월이 흘렀을까요. 더는 기다릴 수 없었던 박사장님이 법적 절차를 언급하자, 김대표의 태도가 180도 돌변했습니다. "박사장님, 사실 저희가 받은 부품에 심각한 흑점이 발견됐습니다. 이건 명백한 하자 아닙니까? 이런 상태로는 대금을 지급하기 어렵습니다!"


아니, 납품할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이제 와서 하자라니요? 박사장님은 기가 막혔습니다. 그동안 수십 차례 납품하면서 단 한 번도 문제 제기가 없었고, 오히려 잘 쓰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터였습니다. 게다가 하자라고 주장하는 부분은 사용 과정이나 보관상의 문제일 수도 있는 미미한 점들이었습니다. "이건 명백히 대금을 주지 않으려는 수작이다!" 직감한 박사장님은 그동안 모아온 계약서, 수십 장의 인수증,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인 통화 녹취록들을 들고 저희 법무법인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사장님, 돈 빼돌릴 생각은 접으시죠?" 통쾌한 한 방, 가압류!


상담을 진행하면서 한 가지 불안한 점이 있었습니다. 미래산업솔루션이 시간을 끌며 재산을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죠. 실제로 확인해보니 회사 명의의 부동산도 딱히 없었습니다.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빈 껍데기만 남은 회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본안 소송을 제기함과 동시에 미래산업솔루션의 주거래 은행 계좌들에 '가압류'를 신청한 것입니다. 채무자가 돈을 함부로 인출하거나 은닉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힘을 빌려 묶어두는 조치였죠. 며칠 뒤, 법원은 저희의 신청을 받아들여 가압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제 김대표는 꼼짝없이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법정에서 드러난 진실, 그리고 짜릿한 승리!


재판이 시작되자 미래산업솔루션 측은 여전히 "부품 하자 때문에 손해가 막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차분하게 반박 증거들을 제시했습니다. 수십 회에 걸친 정상적인 납품 및 인수 과정, 하자 주장이 있기 전까지 대금 지급을 약속하며 채무를 인정했던 김대표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 그리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뒤늦은 하자 제기 시점 등.


결국 법원은 꼼꼼정밀기계 박사장님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대금 수천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 판결문이 낭독되는 순간, 박사장님의 얼굴에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씻어내는 듯한 시원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싸움은 때로 길고 고달프지만, 정의는 살아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신뢰를 저버린 거래처의 변명과 시간 끌기에 맞서, 꼼꼼한 증거 수집과 발 빠른 법적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특히, 채무를 인정하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약속을 어기는 상대방에게는 때로는 단호한 법적 조치가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혹시 비슷한 일로 속앓이하고 계신가요?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혼자 힘들어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땀과 노력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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